2009년 힐스테이트는 파티하기 좋은 집도 그려보았다. 주방과 다이닝 룸, 거실을 연결하는 동선의 중심에 아일랜드 카운터가 있다. 이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해 사람 모이기 좋은 장소로 만든다. 아일랜드 카운터 사이로 미닫이 문을 여닫을 수 있다.
집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일상이 소통하는 공간이다. 현대아파트를 통해 사람들에게 아파트를 고급 주거 문화로 인식시켜준 현대건설. 그들이 브랜드 아파트 시대에 발맞춰 론칭한 ‘힐스테이트’는 ‘배려하는 집’의 모습을 그려 보인다. 힐스테이트가 최근 소개한 두 곳의 모델하우스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여성을 위한 배려의 하나로 새로워진 수납공간을 제시했다. 버려지는 곳 없이 알차게 수납하도록 수납 시스템을 강화한 것. 기존 힐스테이트 아파트에서 시도해온 주방의 가전 소물 小物장, 앞 발코니에 마련한 원스톱 세탁 시스템(세탁기, 손세탁 전용 싱크대, 건조기를 하나의 동선 안에 놓아 세탁 효율성을 높였다)은 2004년 김포 고촌 힐스테이트를 시작으로 꾸준히 적용하고 있다. 거주자의 요구에 따라 거실과 마주한 가변형 방 벽을 허물고 패밀리 룸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선택 가능한 평면을 제시하고 있다. 또 한 가지, 주거 공간에서 절대 우위를 차지했던 여성 위주의 공간 구성에 남성을 배려한 영역을 마련했다. 예를 들어 안방 욕실 옆에 남성의 파우더 룸을 따로 만든 것이다. 힐스테이트에서는 이와 같은 방법으로 남성을 배려한 공간을 기획하고 있다. 현대건설 상품개발실의 박선경 과장은 “요즘에는 아파트 인테리어 디자인하는 것이 숨은 공간 찾아내기에요. 어디에 수납장을 만들지 어디에 무엇을 더 넣을 수 있을지, 감출 것은 감추면서도 밀도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죠”라고 말한다.
1 굿 디자인 인증을 받은 ‘스위트 퓨리티 Sweet Purity’(86㎡) 세대의 주방. U자형 플랜을 적용해 공간 효율을 높이고 양팔을 뻗었을 때 양쪽 손끝에 개수대와 가열대가 닿는 거리(150cm)를 최적화한 동선을 구현했다. 오른쪽 붙박이장 문의 하나는 세탁실로 들어가는 입구. 2 곡면의 벽을 세워 좁은 공간이 확장되어 보이게 만든 스위트 퓨리티의 침실.
힐스테이트의 정체성을 찾다
브랜드 아파트 시대 이전에는 아파트마다 주부들 사이에 회자되는 특징이 있었다. 현대아파트가 인기가 높았던 것은 튼튼하다는 인식 외에도 주방-식당-거실을 연결하는 동선과 현관과 거실 사이의 동선 등에 작게나마 차이가 있어, 같은 평형의 다른 아파트보다 좀 더 넓어 보이는 것과 같은 특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브랜드 아파트와 함께 주상복합 아파트가 등장하고, 구조적으로는 발코니 확장이 가능해지면서 오히려 브랜드 아파트들 간의 차별성은 약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외관에서 느껴지는 차이점은 있으나 정작 집 안으로 들어가보면 뚜렷한 차이점이 없다. 쉽게 말해 구조나 디자인적으로 느껴지는 ‘우리 아파트만의 매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힐스테이트 로고와 디자인 모티프를 활용해 패턴을 개발하는 작업이었다. 이는 현재 분양 중인 응암 힐스테이트 모델하우스에서 볼 수 있듯 현관 문, 현관 장, 벽지, 욕실 및 거실 파티션 등에 적용하고 있다. 전통 꽃문의 형태를 바탕으로 힐스테이트의 우아함과 세련됨을 표현한 신발장 도어, 힐스테이트 로고를 상하좌우로 대칭이동시켜가며 디자인한 패턴을 적용한 벽지가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아직 분양 중인 아파트에는 적용하지 않았지만 구조적인 부분을 풀어나간 예도 있다. 도곡 힐스테이트 갤러리 내에 마련된 86㎡(약 26평형) 세대에서 보듯, 좁은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하기 위해 벽면 모서리를 곡선으로 만든 것이다. 이는 주방에서도 마찬가지. U자형 아일랜드 싱크대로 작업 동선을 최소화하는 시도를 보여준다. 이외에도 현관에 별도의 파우더 룸을 만들어 외출 전후의 준비와 애견을 위한 공간, 드레스 룸처럼 문을 열고 들어가 신발을 수납할 수 있게 한 현관 장 등도 제안했다. 분양가 문제만 해결되면 적용할 수 있는 U자형 주방은 굿 디자인 GD 인증을 받기도 했다. 이는 힐스테이트만의 특화된 디자인으로 차별점을 갖게 될 것이다.
1 남성의 파우더 룸으로 ‘얼스 이모션 earth emotion’(116㎡) 모델하우스에 만들어 놓았다. 욕실과 나란히 있어 드레스 룸과 파우더 룸의 역할을 동시에 해준다. 배려와 오감을 키워드로 살고 싶은 집의 가치를 전달하는 힐스테이트는 집 안에 남성들을 위한 공간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2 자연주의와 모던한 디자인의 결합을 콘셉트로 디자인한 ‘얼스 이모션’ 모델하우스의 거실. 다이닝 룸에서 거실로 이어지는 벽면을 주부의 작업 공간, 책장, 생활 가전 수납장 등 복합적인 성격을 갖도록 만들어 벽 자체가 하나의 기능적인 가구가 될 수 있게 했다. 벽면 사이로 난 문은 마스터 존으로 들어가는 입구. 통로를 만들고 있는 좁은 벽면도 수납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오감을 담은 미래 아파트 도곡 힐스테이트 갤러리 내에 마련한 수주용 모델하우스는 가까운 미래에 내가 살게 될 아파트는 어떤 모습일까를 그려보게 해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가 없는 집 만들기. 수납 효율을 높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힐스테이트는 ‘오감’을 공간적으로 충족시켜주고자 한다. 그래서 응암과 도곡 두 곳의 모델하우스에 각 세대별로 ‘노르웨이의 숲’ ‘여왕의 아리아’ ‘가로수 부티크’ ‘꿈꾸는 백야’ ‘푸른 유람선’과 같은 감각적인 제목을 붙였다. 오감이 담긴 집은 우리가 궁극적으로 꿈꾸는 집의 모습이다. 그 안에는 가족, 사랑, 행복 그리고 희로애락의 감정이 담겨 있어 휴식과 함께 정서적 위안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이는 2009년 힐스테이트가 추구하는 인테리어 스타일의 키워드다. 배려를 콘셉트로 평면과 구조적 특징을 보완해나간다면 ‘오감’은 채광이나 소재 같은 인테리어를 표현하는 요소들에서 분별력을 갖게 될 것이다. 아파트 디자인이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기에 제약도 많고 작은 차이에도 입주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독특한 것을 지양해야 한다. 그럼에도 아파트 디자인이 매력적인 이유는 대중보다 딱 한 걸음 앞서나가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해주면 대중이 따라와 이에 맞춰 살게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주거 문화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아파트 브랜드들은 주택 문화관 같은 것을 만들어 좀 더 나은 일상을 위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다.
현대건설 상품개발실장 김태구 상무 인터뷰 미래 아파트의 키워드는 건강, 취향, 문화이다
1 응암 모델하우스 ‘노르웨이의 숲’ 거실에 앉은 김태구 현대건설 상무. 김포 고촌 힐스테이트로 이사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그에게 집은 곧 가족이다.
2 건축가 승효상 씨가 설계한 응암 모델하우스 외관. 3 전통 꽃문과 힐스테이트 로고를 이용해 패턴을 개발한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힐스테이트의 2009년 주거 키워드는 무엇인가? 친환경 가구와 마감재를 사용하여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그린 디자인, 에너지 절약, 로고와 패턴을 통한 아이덴티티 구축, 남성 파우더 룸과와 멀티 가변형 공간처럼 가족 구성원 각자를 위한 공간을 구축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신화를 비롯해 우리나라 아파트의 역사를 기록해나가고 있다. 시대별로 아파트는 어떻게 변화해왔는가? 최초의 아파트는 1957년 중앙산업㈜이 세운 종암 아파트이다. 아파트라는 단어가 생소했던 시대라 준공식에 이승만 대통령이 참석하기도 했다. 1964년 준공한 마포 아파트는 우리나라 아파트 시장에 본격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최초의 고층 아파트는 11층짜리 한남동 힐탑 아파트였다. 최초로 모델하우스를 오픈한 아파트는 대한주택공사가 동부이촌동에 지은 한강 맨션 아파트로 이때 도입한 모델하우스의 개념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1970년대에는 반포?잠실?개포동 등지에 주공아파트를 대단위 규모로 건설했다. 올림픽 이후 아파트는 조형미에 초점을 맞췄다. 분당, 일산 등 신도시의 등장으로 아파트 단지 내의 녹지 공간, 편의시설, 도시 및 교통 환경을 집중적으로 고려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에는 현대아파트, 삼성아파트처럼 각 건설사의 이름을 달고 아파트들이 지어졌다. 1990년대 말 등장한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는 기존 아파트와 가격, 규모, 설비, 마감재 등에서 차별화한 것으로 현대 하이페리온, 삼성 타워팰리스 등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사회적 지위와 부를 상징하는 주거 상품이 되었다. 2000년대에 들어 아파트들은 브랜드화하기 시작했는데, 현대 홈타운, 대림 e-편한세상, 대우 푸르지오, 삼성 래미안 등이 그것이다. 2005년부터 이 브랜드 아파트들이 디자인의 중요성을 깨닫고 디자인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였다. 힐스테이트는 2006년 아파트 외관과 인테리어, 조경 등 모든 부문에서 한 차원 높은 주거 상품?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론칭했다. ‘집에 담고 싶은 모든 가치’를 키워드로 집이 은신처에 불과했던 시대와는 다른 가치를 전달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취향과 문화적 관심, 사회적 지위를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힐스테이트가 미래형 아파트를 짓는다면, 가장 많은 변화를 보일 공간은 어디라고 생각하는가? 건강, 웰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위생과 휴식의 기능을 담당하는 프라이빗한 공간, 침실과 욕실에서 고객들의 잠재적 요구가 구현되어야 할 것이다. 과거 세면대, 변기, 욕조로만 구성했던 욕실에 비데, 샤워부스, 안마 샤워기, 절수형 수도, 월풀 욕조 등의 기능을 추가하고 앞으로는 디지털 기술, 멀티미디어의 발전과 함께 욕실 내 홈 네트워크를 연결, 가족의 건강을 체크하는 건강 센터로의 역할도 하게 될 것이다. 그 밖에 음악, 디지털 책을 보는 방수 액정 스크린과 스피커, 노인을 위한 안전 바, 낮은 욕조, 욕실 내 별도의 휴게 공간과 안뜰의 도입 등으로 발전해갈 것이다. 거실 또한 사용 목적 및 용도,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수많은 형태로 변화할 것이다. 곡선 및 곡면으로 변형 가능한 벽체를 사용하고 마감재 등도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다. 세대 외부 및 공용 공간에서는 커뮤니티 공간 및 조경이 극적인 변화를 보일 것이며, 지금까지의 조경은 아파트가 지어지고 남은 공간, 지상에만 조성되었으나 앞으로는 층과 층 사이, 복층 이상의 공간, 아파트 벽면, 심지어는 공중에 띄워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이상적으로 사람들이 추구하는 주거의 본질을 충족시키기 위해 세대, 연령, 성별, 취향을 아우를 수 있는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다. 힐스테이트에게 집이란? 자유로움이다. 친환경 디자인으로 각종 환경 오염과 범죄로부터 안전하고, 삶의 편리성과 효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해 생활의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곳. 그리고 나의 아이덴티티이다. 집이란 자기를 표현하는 유용한 상징물 중 하나다. 아파트의 브랜드가 품질을 보증하는 수단에서 사회적 지위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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