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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레시노 3 - 공원 야구장에서 고시엔 대회에서 우승한 사가시 촌놈들을 생각하다!
(한국 여중 농구팀 23개에 선수 184명, 일본 5,649개에 선수 7만 5,423명!)
2023년 2월 23일 렌터카에 올라 하우스텐보스 기차역을 지나 우레시노 를 구경하기 위해
너른 들판을 근 한시간을 달려서 차( 茶) 로 유명한 우레시노에 도착해서는 우레시노
차(茶) 교류관 으로 들어가서 일본 차에 대해 알아보고 또 직접 녹차를 내려서 시음을 합니다.
다도 ( 茶 道, さどう/ちゃどう)는 일본 전통 차 의식을 말하니 일본의 전통에 기초한 예법이기도 한데 16세기
후반에 센노 리큐 (千利休)에 의해 완성되었으니.... 그는 센고쿠(戰國 전국) 시대의 다인(茶人) 으로 와비차
(わび茶) 의식을 정립했고 현대 일본에서는 신부 수업의 한 과정으로서 다도(茶道) 가 행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우레시노 차 교류관 을 나와 마을로 들어가니 여기 야산 언덕에는 온통 차 밭 이라.... 보는 것 만으로도
녹차의 향 을 느낄수 있을 것도 같은데, 우리 가족은 다시 계곡에 자리한 공원 을 보기로 합니다.
우레시노 (嬉野市) 는 사가현의 남부에 위치한 도시로 "온천" 과 "차(茶)" 가 유명한데, 공원 입구에 자리한
야구장 을 보노라니, 일본에는 이런 야구장이 전국에 수도 없이 널려있으니.... 문득 황규인 동아일보
기자가 광화문에서라는 칼럼에 쓴 “프로를 꿈꾸지 않아도 열심히 노력하는 운동부” 라는 글이 떠오릅니다.
“내년 봄쯤 서울에 오게되는 선배의 중학생 아들 이 ‘야구 못 한다면 같이 안 간다’ 고 한대요. 프로를
지향하는 고(高) 레벨이 아니면서도 어느정도는 열심히 하는 팀 (일본의 일반적인 학교
야구부 레벨) 을 찾고 있다는데..… 일본인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 주재 일본인 아저씨들이
가르쳐주는 야구 교실 은 있는데 그런 레벨은 부족한 모양이에요. 이 친구가 뛸 만한 팀이 있을까요?”
대학 시절 캐치볼 을 같이 하면서 친해진 일본인 형에게 2017년 11월 이런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이 형은
서울에서 주재원 으로 일하던 중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팀은 서울대 야구부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서울대 야구부는 ‘맨날 지고 또 진다’ 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일반 학생’ 이 뛸수있는 수준 높은 팀이기도 하다.
고맙게도 서울대 야구부에서도 “기꺼이 받아주겠다” 고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나 끝내
이 중학생이 서울대 야구부원이 되는 일은 없었다. 단신 부임을 선택한 아버지는
“(아들이) 역시 익숙한 환경에서 야구를 하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됐다” 고 사정을 설명했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서울에는 ‘일본인 아저씨들이 가르치는 야구 교실’ 이 있다는 점이다. 본인이
학창 시절 야구 를 해보지 않았다면 남의 아이들에게 야구를 가르치겠다고 나서기 쉽지 않다. 아저씨들
역시 중학생 시절에는 ‘프로를 지향하지 않으면서 어느 정도는 열심히 하는 팀’ 에서 구슬땀을 흘렸을 거다.
야구뿐만이 아니다. 일본 여자중학교 농구부 는 2020년 기준으로 5,649개였고 7만5423명이 선수
로 등록한 상태다. 저변은 실력으로 이어진다. 2021년 도쿄 올림픽 참가팀 가운데 평균 키
(175.6㎝) 가 가장 작았던 일본이 은메달 을 차지한게 우연이 아닌 이유다. 같은 대회서
3전 전패로 탈락한 한국은 지난해 기준 여중부 농구팀은 "23개에 선수도 184명" 이 전부 였다.
여자 배구 도 비슷하니 한국은 1994년과 2014년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 2021년 도쿄올림픽 4강을 거둔후 김연경이 은퇴하니... 2022년 VNL 전경기 전패 에
2023년 VNL 도 전경기 전패로 27연속 패하면서 세게 35위에 랭크되어 있는데, 일본은
각종 대회 금메달이 16개니 모두 중고등학교 배구팀과 선수가 턱없이 부족한 때문 으로 봅니다.
어느 종목을 찾아봐도 일본 학교에는 운동부가 넘쳐 난다. 운동부가 넘쳐나면 ‘선수 학생’ 과 ‘일반 학생’ 을
구분하는 게 무의미해진다. 일본은 이런 시스템을 통해 오타니 쇼헤이 (LA 에인절스) 같은 천재를 길러
낼뿐 아니라 일반 학생도 학교생활 자체를 즐길수 있도록 돕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 학교란 ‘선수학생’
에게는 프로(실업) 팀에 가기 전, ‘일반 학생’ 에게는 대학에 들어가기 전 스쳐 지나는 ‘통로’ 같은 곳일 뿐이다.
이렇게 스포츠적인 관점에서 백날 이야기해 봐야 바뀌지 않으리라는 걸 안다. 그래서 뇌 과학자 존 메디나
박사를 인용하고 싶다. 그는 자기 책 ‘브레인 룰스 (Brain Rules)’ 에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란 단백질이 있는데 이것이 뇌 영양제” 라며 “이 단백질은 몸을 움직일때 많이 나온다.
몸을 움직여야 머리가 좋아진다” 고 썼다. 자녀를 좋은 학교 졸업생으로 만들고 싶으시다면 제발 ‘프로 를
지향하지 않으면서 어느정도는 열심히 하는 팀’ 을 많이 만들어 달라고 목소리를 높여 주시라. 고등학교
야구부는 한국 80개에 비해 일본은 4,030개 이고, 축구는 한국 145개에 비해 일본은 4,174개 에 달하는데
한국 프로축구 리그가 관중이 적어 구단 적자가 심한데 비해 일본은 중고교때 선수출신들이 많으니 나은가요?
여기 사가현에 사가북고등학교 야구부 는 “꼴찌들의 반란” 이라 불리는 대 사건을 연출했으니
일본 전국 고시엔 야구대회에서 우승 한 것인데.... 얼마전에 우리나라에서도 경상남도
양산시 물금면 이라는 농촌에서 이와 비슷한 대 사건이 일어났으니 정재근 기자의 기사 입니다.
물금고 가 24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 준준결승에서 충암고를 11대 9 로
제치고 창단 첫 전국대회 4강 에 진출했다. 강승영 물금고 감독은 “장마 때문에 일주일 넘게 선수들이 타지
생활을 하면서 4강까지 왔는데 여기서 지면 받아들이기 힘들 것 같다” 면서 “선수들은 물론 나도 이런
적이 처음인데, 시즌 전 장기간 타지 생활을 하며 컨디션 조절하는 법을 배운게 큰 도움이 됐다” 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원래 22일 끝났어야 했지만 갑작스러운 비로 하루 미뤄지고 그다음 날 비가 또 내려 다시 하루가
미뤄진게 결국 승부 갈림길이 됐다. 당시 충암고는 3-7로 뒤지다 7-7 을 만들면서 기세를 올려가던 상황.
주자는 2사 만루. 역전이 눈앞에 보였다. 그런데 비 때문에 이틀이 연기되자 물금고는 그 전에 투구 수
가 많아 고교 선수 의무 휴식 규정으로 출전할 수 없었던 3학년 에이스 서보한 을 마운드에 올릴 수 있었다.
그는 충암고 첫 타자를 1루수 땅볼 로 처리하며 위기를 탈출했다. 한숨 돌린 물금고는
8회초 1사 1·3루에서 상대 투수 폭투로 1점을 뽑아 승부 균형을 깼고,
고승현의 1타점 중전 안타와 이승주의 2타점 우전 안타로 11-7 로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물금고 4강 상대는 역시 첫 전국대회 4강에 오른 서울 경기상고다. 2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 선수권대회 물금고와 경기상고의 4강전.
물금고가 13대 5로 승리 하며 결승전에 진출했고..... 그후 경북고에 패해 준우승 을 했습니다.
사가 에서도 “꼴찌들의 반란” 으로 유명한 2007년도 일본 고시엔(갑자원) 전국 고교야구대회가 떠오르는데...
우리나라는 80여개 고교 야구팀 이 대통령배, 청룡기, 황금사자기, 봉황대기와 무등기, 화랑대기 등 연간
6개 전국 대회가 열리는 반면에 일본은 4,000개가 넘는 고교 야구팀 이 있지만 전국대회는 2개 남짓입니다?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에서 개최되는 고시엔(갑자원) 전국 고교 야구대회 로....
32개팀이 본선 에 진출하는 마이니치 신문 주최 봄 대회 와 조금
더 많은 49개팀이 본선에 진출하는 아사히신문 주최 여름 대회 로 총 2번 열립니다
봄 대회 32개팀에 비해서 참가팀 수가 많다는 여름 대회도 본선 진출은 전국에서 49개 고교야구팀
뿐이니..... 지역 예선에서 카나가와현은 200대 1 그리고 오사카부와 아이치현 은 180대 1
의 혹독한 경쟁 을 거쳐야 하는데..... 따라서 고시엔은 야구팬들에게는 ‘낭만의 구장’ 이고
고교 야구 선수들에게는 생애에 단 한번이라도 고시엔에 발을 밟는게 목표니 ‘꿈의 구장’ 입니다.
지역 예선이 100대 1에서 200대 1 이나 되는지라 오사카 니시노미야시의 고시엔 대회 출전 자체가
기적 이다 보니..... 일본 프로 야구 선수 중에도 많은 선수들이 저 고시엔 대회 에
오르지도 못했으니, 보스턴 레드삭스의 우헤하라 고지 와 뉴욕 양키스의 구로다 히로키 등 입니다!
프로야구에 밀려 인기가 시들한 한국에 비해 일본 고교야구는 대단한 인기 를 누리니 고시엔대회가 열리면
일본 NHK 는 낮 정규방송을 중단 하고 1차전 부터 결승전 까지 전경기를 생중계 하며 일본 열도는
고시엔 구장에서 나오는 열기로 전국이 들끓는데.... 게임에서 진 팀 선수들은 준비한 주머니에
구장의 흙을 담아가니 이런 열기는 금년 일본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 (WBC) 에서 우승 한 밑바탕 입니다?
올해 여름에도 동아일보에 105회 를 맞는 “日 고교야구 꿈의 무대 ‘고시엔’... 응원 열기가 36도
폭염 이겼다” 라는 기사가 실렸으니, 고베에서 학창생활을 보낸 무라카미 하루키 는
고시엔에 대한 기억을 꺼내기도 했는데..... 한국계 교토국제고 는 2021년 120대 1의 예선
에서 1등을 해서 본선에 올라 4강 에 오르는 등 2년 연속 출전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2023년 8월 19일 8강전에서 쓰치우라니치다이고교 응원팀은 36도 라는 살인적인 더위에도 아랑곳 없이
응원전을 펼쳐 4강에 진출했으며, 23일 가나가와현 게이오고가 센다이이쿠에이고를 물리치고
우승했는데.... 하지만 내 기억으로는 2007년 89회 전국 고교야구대회 본선 에서는 히로시마의
야구명문 코료고교 와 이곳 사가현 사가시의 공립 학교인 "사가 키타고교" 의 결승전 이 열렸습니다!
히로시마의 코료 고교 는 고시엔 통산 3번의 고시엔 결승 진출을 이룩한 야구 명문 고교 이며... 그간
수많은 프로 선수 들을 배출 하였습니다. 반면에 여기 사가현의 사가 키타고교 는 그 전해에는
지역예선 1회전 탈락 을 한 학교로 고시엔 대회는 2007년에 처음으로 본선 에 진출한 신생팀 입니다?
사가시의 키타고교 야구팀은 수십개 운동부 중에 하나이고 또 공립학교라 야구부
특기생은 한명도 선발할 수 없었으니....... 부원은 모두 중학교 때 취미로 운동
하던 애들이며, 부원 18명 중에 10명이 키 170cm 에도 못미치는 단신 이었습니다.
감독은 국어(일본어) 교사 로 야구 선수출신도 아닌 그냥 야구를 좋아하는 열혈팬 이었고
연습할 구장도 없어 축구부랑 운동장을 나누어 써야했는데...... 고시엔
본선에 올라와 역대 최다 73 이닝 을 기록하며 악전고투 끝에 결승전에 진출했던 것이지요?
사가시의 키타고교(북고) 는 결승전에서는 상대팀 투수의 호투에 눌려 7회 까지 1안타 만 기록하고
0:4 로 끌려가다가..... 운명의 8회에 무안타 이던 3번 타자가 "역전 만루홈런" 을 날립니다!
우승 후에 비결 을 묻는 질문에 감독의 대답 이 참으로 인상적이니....
"얘들이 시간을 잘 지킨다. 예의가 바르다. 공부도 열심히 한다. "
어떻게 전국대회 우승한 야구팀 감독의 입에서 이런 말이 다 나오다니?
그러니까 우리나라는 한 학교에 운동부는 1~ 2개 에 불과하고 선수들은 늦으면 중학교 1학년, 대부분은
초등학교 에서 부터 운동을 시작하며 대회에 출전한 특기자 들로 예전에는 수업을 전폐
하고 운동에만 전념하는 어린 프로들 이었는데 십수년 전 부터는 오전수업 은 한다지만 마음은 콩밭에....
반면에 일본은 한 학교에 30개 가까운 운동부 가 있는데 수업을 모두 마치고 하교후
귀가 하거나 국영수나 예능는 학원 을 가거나 하는 학생들 처럼.... 방과후에
취미로 운동하는 아마추어 라, "학업 성적 이 떨어지면 운동부에서 쫃겨 난다나요?"
결승 만루 홈런 을 맞은 코료고교의 노무라 유스케 선수 는 메이지 대학교에 진학해
1학년 추계 시즌에서는 무자책점(실점 1) 을 거두고 다음 해에는
“시즌 평균자책점 0” 쾌거를 이룩했으며 졸업후 히로시마 카프에 입단하는 에이스 라!
공원에서 아이 하나는 포대기에 싸서 앞으로 업고 다른 아이는 걸리고 산책을 하는 일본 여인을 보다가 문득
인터넷 위키트리에 뜬 “유명 미국 교수 ‘와...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라는 제목의 기사가 떠오릅니다.
미국의 한 교수가 대한민국의 출산율을 듣고 보인 반응이 한국인들을 씁쓸하게 만들고 있다. EBS 에
따르면 조앤 윌리엄스 캘리포니아주립대 법대 명예교수는 EBS ‘다큐멘터리 K-인구대기획
초저출생’ 제작진으로 부터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8명 인 것이란 사실을 전해 듣고선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와! 그 정도로 낮은 수치의 출산율을 들어본 적도 없어요" 라고 말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여성, 노동, 계급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다. 그만큼 출산율을 비롯해 전 세계
인구 동향에 대한 지식을 풍부하게 갖고 있다. 그런 그에게조차도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8명이란 사실은 충격 으로 다가왔던 셈이다. EBS 는 저출생 시대의 생산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다큐멘터리 K-인구대기획 초저출생’ 10부작을 마련해 방송한 바 있다.
합계출산율이란 가임기 여성이 평생 낳는 자녀 수 를 가리키는 수치다. 합계출산율
0.78명 은...... 통계청이 올해 초 발표한 ‘2022년 출생·사망 통계’ 자료에 나온
수치다. 참고로 현재 인구를 유지하자면 합계 출산율은 2.1명 은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합계 출산율 0.78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당연히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38개 회원국
중에서도 꼴찌다. 2020년 기준 OECD 평균 합계출산율 1.59명 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OECD 중 1위인 이스라엘이 2.9명, 2위인 멕시코가 2.08명이다. 한국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실감할 수 있다. 35위인 일본의 출산율은 1.33명 이다. 심지어 꼴찌에서 두 번째(37위)인
이탈리아의 합계 출산율도 1.24명이니..... 그럼 37위는 1.24명 인데 38위 한국은 0.78명 이라?
한국은 2007년, 2012년 꼴찌에서 두번째를 차지한걸 빼고는 2004년부터 16년째
출산율 꼴찌 를 유지하고 있는데...... 일과 육아를 병행 하기 어려운 점,
그리고 높은 집값, 사교육비 부담 등이 출산을 꺼리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의 출산율은 세계적인 이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는 지난해 5월 X(옛 트위터) 에서
“한국이 홍콩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 붕괴 (population collapse) 를 겪고 있다” 고 경고한 바 있다.
머스크는 “출산율이 변하지 않을 경우 한국 인구는 3세대 안에 현재의 6% 미만으로
떨어질 것” 이라며 “이 인구는 대부분 60대 이상이 차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 인구의 6% 는 330만명 가량이니.... 한국이 인구 330만명의 소국 으로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