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롯데슈퍼 여러 곳이 문을 닫는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 5일 자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점포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 인터뷰에서 주력인 국내 대형 마트(슈퍼)와 양판점(전문점), 백화점 가운데 채산성이 없는 약 20%,
총 200개의 점포를 2020년 안에 폐쇄하겠다고 선언했다. 슈퍼는 536곳 중 대형점 중심으로 20%, 양판점은 591곳 가운데
20% 정도, 백화점은 71곳 중 5곳이 폐쇄 대상이다.
국내에서 롯데쇼핑 계열 오프라인 점포의 몰락은 결국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낳은 ‘영업시간 제한’이 불러온 결과다.
수익성은 서서히 악화했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 지속적인 부담이 결국 사업장을 접는 데까지 이르게 됐다.
일본 기업 불매운동인 ‘사지 않습니다’의 영향도 있겠지만, 이는 단기적인 요인에 불과했다.
이는 롯데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실적이 급락한 이마트와 홈플러스의 운명도 ‘바람앞의 등불’이다.
롯데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비아냥거리듯 말하는 ‘토착왜구기업’이 망하면 좋아하는 사람이 많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대한 배가 가라앉으면 거기서 파생되는 현상들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생각해 볼 문제다.
롯데가 사업을 접으면 얽혀있던 지역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21세기형 골목상권’은 수직과 수평 공간을 아우른다.
재래시장 없는, ‘재래 아닌 도시’ 중심에는 마트 아니면 SSM(대형슈퍼마켓)이 있기 마련이다.
흔히 건물 1층은 마트, 2층은 미용실, 3층은 병원, 4층은 보습 학원, 5층은 헬스장이 들어선다.
마트 길 건너 휴대폰 매장이 있고, 미용실과 네일샵과 동물병원에 크린토피아와 김밥천국과 이디야가 있다.
기자가 사는 동네 이마트에브리데이 앞은 직접 경쟁 품목인 정육점, 과일가게도 영업이 잘 된다.
게다가 마트, SSM의 주차 인프라는 재래시장에는 없는 강력한 집객 요소 역할을 한다.
격주 일요일에 대기업 마트가 문을 닫는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재래시장을 많이 찾는 것도 아니었다.
동네 상권 ‘코어’가 무너지면 어떻게 될지 각자 상상해 봤으면 좋겠다. 인근에 대형마트 있으면 아파트값도 높게 형성된다.
정부가 지키려는 그 골목은 과거의 골목이다. 골목상권 지키려다 골목상권이 죄다 망하게 생겼다.
<출처: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