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령강림 대축일 강론 : 성령강림(요한 20,19-23) >(6.8.일)
* 오늘은 성령강림 대축일, 예수 부활 후 50일째, 성령이 내려오신 날로서 ‘교회의 생일’이라고도 부르는데, 성령을 받은 제자들이 용기 있게 복음을 전하면서 교회가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기쁘고 거룩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는 성령께 감사드리며, 오늘 미사를 봉헌합시다.
저는 여러 종류의 사전을 갖고 있습니다. 국어사전, 영어 사전, 프랑스어 사전, 이태리어 사전, 라틴어 사전, 옥편, 성서사전 등 종류가 많습니다. 예전에는 여러 사전이 필요했지만, 번역기 ‘파파고’가 만들어진 후로는 사전을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원하는 단어나 문장을 파파고에 입력하면 즉시 알려줍니다. 유학 시절에 파파고가 있었다면 유학을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할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외국어를 잘하지 못해도, 동시통역기가 있는 덕분에 언어 장벽 없이 외국 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외국어를 잘 하면 좋겠지만, 외국 여행 유투버를 보면 그 나라 언어를 모르는 데도 여행을 재미있게 하는 동영상이 많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후, 제자들은 예수님처럼 잡혀 죽을까 두려워하면서 다락방에 숨어 있었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이 그들에게 나타나 용기를 주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승천하신 후, 제자들이 예루살렘에서 기도하고 있을 때 성령이 불혀처럼 오셨습니다. 그 결과 그들은 모두 용기 있게,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에게도 복음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성령강림 대축일(聖靈降臨大祝日, 영어: Pentecost)을 천주교에서는 ‘성령강림 대축일’, 개신교에서는 ‘오순절’이라고 합니다.
성령강림 대축일을 상징하는 전례색은 빨간색으로 ‘성령과 순교’를 상징합니다.
오늘 미사의 독서와 복음은 1) 사도 2,1-11(성령강림 사건), 2) 1코린 12,3ㄴ-13(성령이 주시는 은총의 선물), 3) 요한 20,19-23(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성령을 주시는 내용)입니다.
그러면 ‘성령을 나타내는 상징’은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네 가지가 있습니다.
1) 불꽃 : 정화, 열정, 변화
2) 바람 : 보이지 않지만 강한 힘
3) 비둘기 : 평화, 성령의 임재
4) 물 : 생명과 정화
그리고 전통적인 ‘성령 기도’는 이렇습니다.
오소서, 성령님! 주님의 빛으로 저희 마음을 가득 채우소서.
저희에게 지혜의 은사를 주시고, 하느님의 뜻을 깨닫고 따르게 하소서.
성령의 아홉 가지 은사는, 1) 지혜의 말씀 은사, 2) 지식의 말씀 은사, 3) 믿음의 은사, 4) 병 고치는 은사, 5) 기적을 베푸는 은사, 6) 예언의 은사, 7) 영을 분별하는 은사, 8) 심령 언어의 은사, 9) 심령 언어 통역의 은사입니다. 성령의 은사를 한 개 받는 것도 쉽지 않은데, 꽃동네 오웅진 신부님은 성령의 은사 전부 갖고 계신 분입니다.
우리가 어떤 은사를 받았든지 그 은사는 자기 자신만을 위해 쓰라고 주어진 것이 아니라, 공동체를 올바로 세우고, 교회를 유익하게 하며,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라고 주어진 것입니다. 자기 혼자만을 위해 사용한다면 사이비나 이단에 빠질 것입니다.
그런데 성령은 2천 년 전에 제자들에게 딱 한 번만 오신 것이 아니라, 오늘도 우리에게 오십니다. 지금도 우리 마음 안에 오시고, 우리가 거룩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 성령은 이처럼 우리 마음을 새롭게 하고, 두려움 대신 용기를 주시며,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깨닫고 실천하게 도와주십니다.
그러면 성령이 주시는 선물에는 어떤 내용이 있는지, 또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알려드리겠습니다.
1) 지혜 : 옳고 그름을 잘 분별하는 마음
2) 슬기 : 깊이 생각하고 이해하는 힘
3) 좋은 조언(Good advice) :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말을 할 수 있는 용기
4) 용기 : 어려움 앞에서 도망가지 않는 힘
5) 지식 : 하느님의 뜻을 알고 싶은 마음
6) 공경심 : 하느님과 이웃을 존중하는 태도
7) 경외심 : 하느님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두려워하는 마음
저는 ‘지식’을 뽑았습니다. 강론 후 봉헌 때, 여러분도 성령 카드를 뽑으실 텐데, 여러분이 뽑은 성령 카드에 맞게 한 해를 잘 살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성령의 열매에 대해 “사랑, 기쁨, 평화, 인내, 친절, 선함, 신의, 온유, 절제”(갈라 5,22-23)라고 했습니다. 이처럼 성령은 우리 안에 좋은 열매를 맺게 해주십니다. 우리 안에 성령이 살아계시면 우리의 말과 행동이 따뜻하고 밝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마음대로 하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나 피해를 줄 것입니다.
성령강림 대축일을 맞아, 우리 마음에서 성령의 불이 평생 꺼지지 않도록 하느님과 이웃을 좀 더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며,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고, 하느님을 굳게 믿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성령께 도움을 청해야겠습니다.
“오소서 성령님! 저희 마음을 새롭게 하소서. 저희를 일으켜 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