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순조 3년(1803)에 장혼(張混)이 어린이용으로 지은 책이다. 호는 이이엄(而已广) 혹은 공공자(空空子)이다. 전체 1권 1책으로 1803년(순조 3)에 간행되었다. 고금의 사문(事文)에서 필요한 내용을 가려 뽑아, 처음 공부를 시작하는 아동들이 참고하기에 편리하도록 엮었다. 저자는 서문에서 동몽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당시의 교재는 대부분 거창하지만 실질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하였다. 책의 내용은 한국문화사적인 것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열 가지 항목으로 분류하였다. 이를 살펴보면, 형기(形氣 : 우주론)·창시(創始)·방도(邦都 : 한국개관)·국속(國俗)·탄육(誕育 : 탄생설화)·자성(姿性)·재민(才敏)·수부(壽富)·변이(變異)·전운(傳運) 등으로 되어 있으며, 부록으로 천편(天篇)·지편(地篇)·인편(人篇)이 게재되어 있다. 책머리에는 서(序)와 간기(刊記)가 있다. 장혼(張混)은 본 도서 이외에도 많은 아동 교화서를 편찬하였다. 도서의 말미에 ‘癸亥新刊’이라는 간기가 부기되어 있어, 1803년에 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책의 체제는 편찬자의 서문, 목차, 본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문에 의하면, 초학자들이 가까운 것은 잘 알지 못하면서 먼 것만을 따르려고 하여 多華小實한 병폐가 있음을 진단하였다. 이를 치유하기 위해 古今의 事文 중 중요한 내용을 여러 서적에서 발췌하여 편찬한다는 편찬의도를 밝히고 있다.
1900년 대 초 다른 복각본에서 추가한 자료임. 글자체가 다름. 서문과 목차 내용
바로 전소장자의 이름이 보이며, 오래 소장한 것으로 보임. 고문에 정통한 한학자로 추정
마지막 간기가 있는 페이지 다른 복각본에서 추가한 자료임.
본 소장본은 아쉽게도 마지막 간기가 있는 부분이 없어 정확하게 ‘癸亥新刊’이라 할 수 없으나, 그 이후에 원 ‘癸亥新刊’을 바탕으로 한 지방에서 복각본으로 나온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서문과 목차( 본글에서는 다른 복각본에서 이미지만 저장하여 추가)가 없이 본문만 있고, 한글 표기의 글 일부는 1803년 원본과 다른 오기도 보인다. 장지의 상태로 보와 19세기 말에 만들어진 이본으로 판단된다. 전소장자께서 같은 지역에서 살고 계시어 직접 전해준 자료이다. 오래동안 소장하고, 보신 것 같다.
본문은 形氣, 創始, 邦都, 國俗, 誕育, 姿性, 才敏, 壽富, 變異, 傅運附東國, 附數彙, 補遺 등 12개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록된 내용은 천지의 생성원리에서부터 조선의 정치제도 및 풍속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본 도서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동들이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내용이 다분하여 상업성을 목적으로 하는 坊刻本으로 출판되어 후대에 넓은 독자층에게 파급되었다. 본 도서는 조선시대 가정교육의 기본교재 중 하나로서, 당시의 초등교육 연구에 좋은 자료가 된다. 특히 조선시대 아동 교육용 서적이 사대부 중심의 성리학자들에 의해 편찬되어 유교적 교화를 중시하는 小學類 교재가 대부분인데 비해, 본 도서는 中人이 편찬하였다는 점과 수록된 내용도 교화적인 면은 상당히 약화되었고 다분히 세속적이며 조선 중심이라는 점에서 가치를 지닌다.
국문학자 안확의 견해를 좇아 교육서나 교재로 간주되어 교육학 분야에서 먼저 주목을 받았으나, 최근에는 초학자용 유서(類書)로 이해하는 관점이 통용되고 있다. 역해자 황재문 교수(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는 이러한 책의 성격을 오늘날의 관점에서 본다면 ‘편람’ 즉 핸드북(handbook)으로 이해하는 것이 사실에 부합한다고 주장한다. ‘동양사 연표’나 ‘역사문화 수첩’의 내용에 가까운 공구서로서 긴요한 지식의 필요를 채워주는 용도로 활용되었다는 것이다. 지은이 장혼이 서문에 밝힌 “응졸(應卒, 갑작스럽게 써야 할 때 응한다)”은 책의 성격을 명확히 드러내는 표현이다. 19세기의 조선 사람들이 시문(時文)을 쓰거나 고치기 위하여 전고(典故)로 삼을 만한 내용을 찾거나 글을 읽는 데 참고하는 용도로 이 책을 활용했을 것이다. 『아희원람』은 독자가 무언가를 찾아보고자 할 때 관련 지식을 찾아낼 수 있게 하면 그만이었던 셈이다. 이러한 점에서 기존의 유서들과 달리, 연령에 따른 일화를 제시하거나(제7장) 첫 글자가 숫자로 시작하는 어휘를 모아서(부록 1) 구성한 점은 독자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편이 되었을 것이다. 장혼은 초학자나 아동을 위한 서적을 많이 지었는데, 『아희원람』은 그러한 경향을 대표하는 문헌이며, 방대한 지식을 체계적으로 간추려 활용도를 높였다고 하겠다. 본 책은 10개의 장과 2개의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장마다 하나의 큰 주제를 가지고 여러 항목을 간략하게 서술하고 있다. 도합 10개의 대주제 아래 530여 개 항목에 이른다.
아희원람 서문
제1장 형기(形氣): 우주와 천지의 생성
제2장 창시(創始): 만물의 기원
제3장 방도(邦都): 나라와 도읍의 내력
제4장 국속(國俗): 우리나라의 풍속
제5장 탄육(誕育): 기이한 탄생담을 지닌 사람들
제6장 자성(姿性): 특이한 외모와 능력을 지닌 사람들
제7장 재민(才敏): 남다른 재주를 타고난 사람들
제8장 수부(壽富): 수명과 부귀로 일컬어지는 사람들
제9장 변이(變異): 기이한 사건과 사람
제10장 전운(傳運): 중국과 우리나라의 역대 제왕
제1장 형기(形氣)는 천지 및 기상 현상의 기원을 풀이했다. 기(氣)가 드러나지 않은 태역(太易)에서부터 하늘, 땅, 사람, 해, 달, 별, 구름, 비 등 23개 항목을 간략하게 서술했다. 제2장 창시(創始)는 의식주를 비롯하여 문화, 제도 및 각종 사물의 기원에 대한 정보를 135개 항목에 걸쳐 제시했다. 제3장 방도(邦都)는 단군 이래의 건국 시조, 도읍지의 변천, 관사(官司)의 표기 및 별칭, 품계, 한성부 관내 방(坊)의 명칭, 팔도의 고을 명칭 및 거리 등 23개 항목을 제시했는데, 우리나라의 사례만을 다뤄서 일찍부터 주목을 받았다. 제4장 국속(國俗)은 기자의 동래(東來)와 관련된 풍속의 변화를 서두에 두고 복식, 세시풍속 등을 13개 항목으로 간략히 서술했다. 제5장 탄육(誕育)은 출생에 관한 기이한 일들을 24개 항목으로 수록했다. 우리 신화에 등장하는 알영이나 신라의 장수 김유신의 사례가 포함되어 있다. 제6장 자성(粢性)은 기이한 외모나 능력을 지닌 사람들에 대한 일화와 함께 부록으로 동물에 대한 정보도 곁들여 64개 항목을 소개했다. 성현(聖賢)의 신체적 특징으로 여겨지거나 시문(詩文)에서 활용된 전고를 담은 일부 내용은 과거에 중요한 정보로 활용되었을 것이다. 제7장 재민(才敏)은 일찍이 재주를 보인 사람들의 일화를 22개 항목에 걸쳐 상대적으로 비중 있게 다뤘다. 해당 연령에 따라 일화를 모아 구성한 점은 독자의 정보 활용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제8장 수부(壽富)도 시대, 지위, 몰년 등의 기준을 두어 남달리 수명이 길거나 짧거나 부유한 인물들을 38개 항목으로 수록했다. 제9장 변이(變異)는 자연 및 인간 세상에 벌이진 기이한 현상을 36개 항목으로 다루었는데, 과거에 재앙의 징조로 해석된 일화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제10장 전운(傳運)은 중국과 우리나라 역대 왕명 등의 정보를 오늘날 ‘연표’에서 확인 가능한 수준으로 간략히 33개 항목으로 제시했다. 나라/군주의 정보를 정통/참칭으로 구분한 것은 당대에 중요한 정보가 되었을 것이다. 첫 번째 부록 수휘(數彙)는 첫 글자로 숫자가 들어간 어휘를 모아 천지인(天地人) 세 편에 나누어 108개 항목을 제시했으며 두 번째 부록 보유(補遺)는 문묘(文廟)에 배향된 인물, 우리나라 성씨 목록 등 정보 활용도가 높은 4개 항목을 소개했다.
참고문헌
張混(朝鮮) 編. 兒戱原覽.
장혼(2020). 아희원람. 황재문 역해. 규장각 새로 읽는 우리 고전 24. 아카넷.
19세기 조선판 브래태니커 백과사전_아희원람|작성자 아카넷 and 디플롯. 2023년 6월 29일 인출.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34443. 2023년 6월 29일 인출.
https://jsg.aks.ac.kr/dir/view? .....d=JSG_K3-671. 2023년 6월 29일 인출.
글 출처: https://blog.naver.com/khkim4547/223143002390. 2023년 7월 8일 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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