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코스 끝부분 강정 마을 가는 길
7코스 종점 송이 수퍼
8코스 시작 아왜낭목
제주 연변엔 온통 감귤밭/
감귤 수확으로 길거리엔 할머니 그림자조차 보기 힘든다고...
약천사
이번 트래킹 중 최호화 점심 식사/격조 높은 식당 '해송' 회정식
길바닥의 표시판/파란색은 시작점에서 종점 표시, 주황색은 종점에서 시작점으로 역방향.
나무 표시판
표식 리본... 길을 잘못 들었나 두리번 거리면 어김없이 이 깃발이 펄럭인다.
올레꾼은 비로소 안심을 하며 걷기 시작할 수 있다. 엄마의 손짓처럼 푸근하던...
간세...간세는 제주올레의 상징인 조랑말의 이름이다. 게으름뱅이라는 뜻인 제주어
'간세다리'에서 따왔단다.
제주올레를 제대로 즐기려면 제주의 초원을 꼬닥꼬닥(느릿느릿) 걸어가는 간세처럼 놀멍,
쉬멍 천천히 가는 것이 좋다고. 간세 머리가 진행 방향.
중문 색달 해변
주상절리
전문 게스트 하우스 '가름'의 식당/ 서귀포 쪽 여정이라면 강추.
각 호실 깨끗한 화장실, 넓은 데크와 바비큐장, 넓은 주차장이 갖추어져 있다.
무엇보다 좋은 책이 많이 있는 서가가 있어 좋다. 오정희의 '오정희 문학 앨범'
을 빌려 볼 수 있어 좋았다. 그의 '아버지 추억'을 읽을 수 있어 행운.
논짓물에서 하예 포구 가는 길 석양
9시 30분 숙소 출발, 전날 못다 걸은 7코스 말미인 강정 마을에서 시작 했다.
2층 식당에 비치된 재료로 토스트를 만들어 먹고 출발~
7코스 종점 송이 수퍼에서 7코스 완주와 8코스 시작 스탬프를 찍었다.
곳곳엔 황금색 귤이 한창이다. 비닐하우스엔 황금향과 한라봉이 익어가고 있다.
강정마을을 빠져 나오니 올봄에 렌트카로 드라이브 하면서 들렀던 갈치 전문 식당이
나타나 깜짝 놀랐다. 간판 색이 바래서 긴가민가 했는데 들러보니 그집이었다.
제주산 은갈치 요리가 유명했던 고싱었다.
가격이 너무 비싸 몇 걸음 건너편 '해송'으로 갔다.
알고 보니 아주 고급 일식형 횟집이다.
올레꾼의 분에 넘치는 점심 식사, 소주를 반주로 곁들였으나 반 병도 더 남았다.
통유리 밖엔 바로 바다인 전망 좋은 곳이다. 대형 노천 수족관과 억새밭이 아름다운 곳.
점심 식사 후에 친구는 자기 몸에 맞추어 숙소로 가고 나는 신들메를 조였다.
어차피 고독을 즐기려 했던 터라 오히려 가뿐한 발걸음이다.
주상절리는 입장료가 아깝지 않을만치 감동이었다.
자연이 빚은 섬세한 걸작 앞에 넋을 놓을 정도다.
파르테논 신전의 기둥 같은 주상절리는 볼수록 기이하다.
배릿내 오름을 지나 모래톱이 고운 색달해변으로...
11월에 수영을 즐기는 청춘 몇몇이 꽃처럼 피어있다.
중문 관광단지를 거쳐 열리 해안길 가는 길은 가장 힘들었다.
자동차 소음, 매연, 아스팔트길... 다리가 아파 왔고 길은 멀고도 멀었다.
올레길 표시가 보이지 않아 길을 잘못 들었나 싶었다.
바닷가를 향해 부지런히 걸었으나 바다는 한걸음씩 물러 앉는 듯 멀어졌다.
점심을 잘 먹은 탓인지 자꾸 목이 말랐다. 논짓물에 도착했을 땐 다리가 천근이었다.
아스팔트 길을 무려 5km여 걸었으니 무리가 갈만 했다.
논짓물에서 8코스 종점인 대평 포구는 올봄에 친구 인숙이와 걸었던 길이다.
유채가 한라를 업고 있던 자리엔 마른 강아지풀과 억새가 갯바람에 몸 뒤척이고 있다.
하예포구 가까이의 등대까지 갔다가 되돌아 온 것은 석양을 기다리기 위해서이다.
초소 같이 옴팡한 곳에 들어가 바람을 막으며 일몰을 기다렸다.
올레길엔 고즈넠함만이 가득하다. 파도 소리가 타오르는 서녘 하늘을 흔든다.
자연이 붓질한 일몰의 향연에 취했다.
오늘 걸은 거리는 약 21km, 맛집 '자매 식당'에 제주 별미라는 고기 국수 먹으러 가려고
했던 것 취소했다. 낮에 성찬을 한 덕분이다.
친구와 캔 맥주 한 잔을 저녁 대신, 멋진 우리들을 위해 건배!
5박 6일 제주 트래킹은 알찼다.
꼼꼼한 친구 인숙이가 여정과 숙박지를 잘 잡은 덕분이다.
올레길에서 외로움을 고독으로 얼마간 승화 시켰는지 모르겠으나 좀 가벼워진 것 같다.
제주에서 얻은 청정 에너지가 나를 영글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
그간 꾸준한 운동 덕분에 나흘간 하루 평균 15km를 너끈하게 걸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늘 게으르다고 자책했는데 이번 트래킹을 통해 내 속의 또다른 나를 다독여야겠다.
잘 하고 있다고... 더 잘 할 수 있다고.
첫댓글 지난 9월에 어른 모시고 식구들이랑 갔다 왔는데 거의 관광지 위주로 다녔어요.
저는 언제나 저리 걸으며 자유를 누려 볼까요. 아~부러워라~ㅎ
누구랑 어디를 가느냐도 색다른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주상절리는 자연의 위대함에 감탄을 했던 기억이나네요.
훨훨 떠난 다는 것, 가슴 두근거리는 일...사진 잘 보고 갑니당~^^
오~~ 자유!!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자운영님 부럽습니당.
지는 열심히 일도 아니하였으니, 떠날 수 있는 자유로움도 읍꼬~~ㅠㅠ
멋진 사진 잘 보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