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참 여러 가지 맛이 있다. 이 가운데 맵고, 시고, 짜고, 쓰고, 단 다섯 가지 맛을 오미(五味)라고 한다. 한자로는 신(辛:맵다)·산(酸:시다)·함(鹹:짜다)·고(苦:쓰다)·감(甘:달다)자를 쓴다. 이 중에서 가장 먹기 좋은 것은 단맛이 나는 음식이다.
매운 국물은 혀가 얼얼하고, 신 김치는 생각만 해도 침이 고인다. 짠 음식은 물만 들이켜게 하고, 쓴 나물은 먹기가 괴롭다. 하지만 달콤한 사탕은 먹을수록 자꾸 더 먹고 싶다. 그런데 왜 다섯 가지 맛 중에 단맛을 맨 나중에 놓았을까? 단것은 먹을 때는 좋지만, 많이 먹으면 건강을 해치기 때문이다.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치아(齒牙)가 썩어 충치(蟲齒)가 생긴다. 또한 몸이 뚱뚱해지고 위장 장애가 일어나기도 한다.
달 감(甘) 입 안에 맛있는 무언가를 물고 있는 모습이다.
감언(甘言)은 말 중에 단맛이 나는 말이다. 감(甘)은 입 안에 맛있는 무언가를 물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글자이다. 듣기에 달콤한 말, 아첨하는 말, 기분을 좋게 해 주기 위해 하는 말이 감언이다. 단맛이 치아를 썩게 하듯이, 감언(甘言) 즉 단말은 마음을 썩게 한다.
단말의 반대는 쓴말이다. 한자로는 고언(苦言)이라고 한다. 정말 친구를 사랑한다면, 친구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감언으로 덮어 주지 말고 고언을 하여서 잘못을 지적해 주어야 한다. 들을 때는 기분이 나쁘지만 지나고 나면 정말 고마운 말이 고언(苦言)이고, 들을 때는 좋아도 나중에는 해로운 말이 감언(甘言)이다. 말과 관련된 잠언(箴言)에 이런 것이 있다.
양약(良藥)은 고구(苦口)나 이어병(利於病)하고,
충언(忠言)은 역이(逆耳)나 이어행(利於行)이라.
뜻은 이렇다. "좋은 약[良藥]은 입에 쓰지만[苦口] 병에는 이롭고[利於病], 충성스러운 말[忠言]은 귀에 거슬리지만[逆耳] 행동에는 이롭다[利於行]." 달콤한 말로 남을 꼬드기는 것을 감언이설(甘言利說)이라고도 한다. 감언이설에 속아서 그릇된 길로 빠져드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참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