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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링 굿
데이비드 번스. David D. Burns. 1942~
[머리말]
인지는 생각 또는 지각이다. 다르게 말하면, 인지는 사물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이다. 이런 생각은 매 순간,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마음속에서 자동으로 소용돌이쳐 흐르는데, 흔히 우리 기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번스라는 작자는 사기꾼임이 틀림없어. 팔리는 책을 써서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뿐일 테지. 알지도 못하면서 지껄이는 것 같아.‘ 이러한 예는 인지치료의 핵심원리를 보여주는 데, 우리의 감정은 스스로에게 보내는 메시지 때문에 생긴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의 생각은 삶에서 일어나는 일보다는 우리가 어떻게 느끼는지와 훨씬 더 관련이 있다. ~~~~셰익스피어도 ’원래 좋고 나쁜 게 따로 있는 건 아닐 테니까 생각하기 나름이지.‘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심리치료는 가벼운 우울증뿐 아니라 심각한 우울증에도 도움을 준다. ~~~~우리는 우울증이 뇌 화학작용의 불균형 때문에 생긴다고 배운다. 그런데 최근의 연구들은 인지행동치료가 뇌 화학작용을 실제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1부] 인지치료란 무엇인가?
1. 기분장애 치료의 획기적인 돌파구가 열리다
우울증과 감기는 분명히 다르다. 우울증은 우리를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수십억 정의 항우울제와 신경안정제가 처방되었는데도 자살률은 이렇게 늘고만 있는 실정이다. ~~~중요한 것은,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간단한 방법 몇 가지만 알고 있어도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인지요법의 간단하면서도 뛰어난 기분 통제 기법은 다음과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
1) 빠른 증상 개선. 가벼운 우울증은 12주라는 빠른 시간 안에 흔히 증상이 완화된다.
2)정확한 이해.
3) 자기 다스리기.
4) 예방과 인격 성장
인지치료의 첫 번째 원리는, 우리가 느끼는 모든 기분은 인지나 생각에 의해 생겨난다는 것이다. 인지는 사물을 보는 방식, 즉 지각, 정신적 태도, 신념 등을 말한다. 여기에는 사물을 해석하는 방식, 그러니까 어떤 사물이나 사람에 대해 머릿속으로 하는 생각도 포한된다.
인지치료의 두 번째 원리는, 우울함을 느낄 때 우리의 생각은 부정적 성향에 깊이 지배당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우리는 자신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온 세상을 어둡고 음울하게 인식한다. 더 심각한 점은 나쁜 일을 상상할 뿐 아니라 실제 현실도 그렇다고 믿는 것이다.
우울증이 깊어지면, 지금까지 모든 것이 부정적인 상태였을 뿐 아니라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믿기 시작한다. 지난날을 돌아보며 자신에게 우연히 일어난 나쁜 일을 모조리 기억해낸다. 앞날을 그려보려고 애를 써도 공허감, 끝없는 문제들, 비통함만 떠오를 뿐이다.
인지치료의 세 번째 원리는, 스스로를 괴롭히는 부정적 생각에는 언제나 심각한 왜곡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인생철학 면에서나 치료 면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부정적 생각은 얼핏 보면 맞는 것 같지만 불합리하고 잘못된 것들이며, 바로 이 뒤틀린 생각이 우리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근본 원인임을 여러분은 깨닫게 될 것이다.
여기에는 중요한 암시가 들어 있다. 우울증은 십중팔구 정확한 현실인식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정신이 오작동한 결과물이다. ~~~우리가 임상연구에서 얻은 가장 중요한 결론은, 감정을 뒤흔드는 정신의 왜곡을 정확히 찾아내 제거하는 법을 배우면 기분을 훨씬 효과적으로 다스릴 수 있다는 사실이다.
2. 내 기분 진단하기 : 치유의 첫 단계
▶번스 우울 진단표 이해하기
(표2-1) ※1~ 5단계. 0=전혀 아니다. 1= 어느 정도 그렇다. 2=보통이다. 3=상당히 그렇다. 4= 거의 그렇다. (총점: 0~5= 우울증세 없음, 5~10= 정상이지만 불행하다고 느낌. 11~25= 가벼운 우을 증세. 26~50= 중간수준의 우울 증세. 51~ 75= 심각한 우울 증세. 76~100= 극히 심각한 우울 증세.)
(생각과 감정 : 0~5)
01. 슬프거나 침울하다 : (0)
02. 불행하거나 마음이 답답하고 쓸쓸하다. : (0)
03. 울음을 터뜨리거나 울먹인다.(0)
04. 기가 꺽이고 좌절감이 든다.(0)
05. 희망이 없다고 느낀다:(0)
06. 자아 존중감이 낮아진다. (0)
07. 쓸모없거나 무능하다고 느낀다. (0)
08. 죄의식이나 수치심이 든다. (1)
09. 내 잘못이고 내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1)
10. 결정을 내리기 힘들다. (1)
(활동 및 대인관계. 0~5)
11. 가족, 친구, 동료들에게 관심이 없다. (1)
12. 외롭다 (0)
12. 가족이나 친구와 보내는 시간이 줄어든다. (1)
14. 어떤 행동이나 일을 할 의욕이나 이유를 느끼지 못한다. (0)
15. 일이나 그 밖의 활동에 흥미가 없다. (0)
16. 일이나 그 밖의 활동을 피하게 된다. (1)
17. 인생에서 만족이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 (1)
(신체 증상 :0~5)
18. 피곤하다 (2)
19. 식욕이 떨어진다, 또는 지나치게 왕성하다 (0)
21. 섹스에 흥미가 떨어진다 (1)
22. 나의 건강이 염려된다 (1)
(자살 충동: 0~5)
23.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는가? (0)
24. 삶을 끝내고 싶은가? (0)
25. 자해를 계획해본 적이 있는가? (0)
3. 내 기분 이해하기 : 감정은 생각에서 나온다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불쾌한 기분은 바로 부정적으로 왜곡된 생각의 결과다. 이 불합리하고 비관적인 태도야말로 온갖 증상을 일으키고 계속되게 하는 핵심 원인이다. 극심한 부정적 생각에는 어김없이 우울 증세나 고통스러운 감정이 뒤따른다. 암울한 생각은 감정이 동요하지 않을 때 하는 생각과는 전혀 다르다.
자기기만적 감정을 일으키는 진짜 원인은 마음속에 가득 찬 부정적 생각이다. 부정적 생각은 자신을 무기력하게 하고 쓸모없는 존재로 느끼게 한다. ~~~~기분의 변화는 실제 사건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지각이 만든 결과다. 슬플 때 우리의 생각은 부정적 사건이 현실에 존재한다고 해석한다. 우울에 빠지거나 불안감을 느낄 때 우리는 언제나 이치에 맞지 않고, 왜곡되고, 비현실적이며, 틀린 생각을 한다.
● 인지 왜곡이란 무엇인가?
1)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생각
100퍼센트 똑똑하거나 100퍼센트 바보인 사람은 없다. ~~~지각 오류의 유형을 전문 용어로는 이분법적 사고라고 한다. 모든 것을 흑 아니면 백으로 보기 때문에 다양한 회색은 존재하지 않는다.
2) 지나친 일반화
지나친 일반화에 빠지면 마치 스페이드 잭이 한 장에서 수십 장으로 늘어나듯, 한 번 일어난 일이 계속 되풀이해 일어날 거라고 제멋대로 결론을 내린다. 게다가 그 일들은 예외 없이 불쾌한 것이기 때문에 기분이 엉망이 된다. 남에게 거부당했을 때 느끼는 고통은 대부분 지나친 일반화 때문에 생겨난다. 지나친 일반화에 빠지지 않는다면, 잠시 실망할 수는 있어도 심각한 상태에 빠질 일은 없다.
3) 정신적 여과
어떤 상황에서든 부정적인 면만 골라 그것만 염두에 둠으로써 전체 상황을 부정적으로 지각하는 것을 말한다. 우울증에 빠진 사람은 긍정적인 것을 걸러내는 필터가 달린 안경을 쓰고 있는 셈이다. 그런 경우 부정적인 것만 의식에 들여보낸다.
4) 긍정적인 것 인정하지 않기
중립적인 경험은 물론 긍정적인 경험까지도 부정적인 것으로 집요하게 바꿔버리는 태도다.
5) 지나친 비약으로 결론 내리기
제멋대로 비약해서 실제 사실과 들어맞지 않는 부정적인 결론을 내리는 경우를 말한다. 독심술의 오류와 점쟁이 오류가 대표적인 예다.
6) 침소봉대(파국화) 또는 과소평가
사물을 실제보다 크거나 작아보이게 한다.
7) 감정적 추론
자기감정을 근거로 진실을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8) 해야 한다 식 사고
9) 낙인찍기. 엉뚱한 낙인찍기
10) 개인화
어떤 부정적인 것을 아무 근거도 없이 자신의 책임으로 돌린다.
● 감정은 사실이 아니다
[2부] 기분 다스리기 실전 기법
4. 자존감 세우기
우울증에 빠진 사람은 대부분 자기가 쓸모없고 결점투성이라는 말도 안 되는 믿음을 집요하게 주지시키기 때문에 친구나 가족은 물론 담당 치료사까지도 그런 생각을 받아들이게 된다.
인지치료의 가장 중요한 특징 하나를 꼽는다면 ‘쓸모없는 존재는 느낌을 끝까지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 쓸모없는 존재라는 느낌 극복하기
● 자존감 향상을 위한 구체적 방법
1) 내면의 비판에 말대꾸하라!
-이런 생각이 머리를 스칠 때 이를 알아차리고 글로 적는다.
-어째서 이런 생각이 왜곡된 것인지 깨닫는다.
-이런 생각에 말대꾸함으로써 현실에 근거한 자기평가 체계를 개발한다.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세 칸 기법이다. (표4-1)
자기비판(나는 제대로 하는 일이 아무것도 없어) →인지왜곡(지나친 일반화) →자기방어(천만의 말씀! 내가 제대로 해낸 일이 얼마나 많은데.)
5. 아무것도 안 하기 :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우울증의 가장 파괴적인 면 중 하나는 의지력을 마비시킨다는 것이다. 가벼운 상태일 경우, 하기 싫은 일을 뒤로 미루는 정도로 나타나지만 의욕상실이 심해지면 사실상 거의 모든 활동이 어렵게 느껴져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충동에 휩싸인다. 해내는 일이 거의 없고 감정도 점점 악화된다. 자극과 즐거움을 주는 일상의 원천을 멀리 할 뿐 아니라 생산성의 감퇴로 자기혐오가 심해지고 그 결과 고립감과 무력감도 더욱 커진다.
6. 말로 싸우기 : 비판에 말대꾸하기
자신이 쓸모없다고 느끼는 이유는 자기비판을 계속 퍼붓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여러분은 지금 배우고 있다. 자기비판은 스스로를 괴롭히고 해치는 내면의 대화라는 형식으로 나타난다. 이 내면의 대화에서는 사실과 맞지 않는 지독한 말로 끊임없이 자신을 질책하고 못살게 군다. 내면의 비판은 흔히 타인의 신랄한 말에 자극받아 시작된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비판을 두려워할 수 있는데, 이것은 단지 우리가 타인의 비판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기법을 한 번도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기법을 배우는 일은 비교적 쉽다.
우울증은 많은 경우 다른 사람의 비판으로 시작된다. 전문 악담 해결사라고 할 수 있는 정신과 의사조차 비판에는 적대적으로 반응한다. 아트라는 정신과 수련의가 있었다. 한번은 그의 지도 교수가 아트에게 선의의 비판적 평가를 해주었다. 아트가 치료 시간 도중 여러 번 거친 말을 했다며, 환자 한 사람이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그 말을 들은 아트는 공황 상태와 우울 증세에 빠졌다. 이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맙소사! 나에 대한 진실이 다 드러났어. 내가 얼마나 쓸모없고 무심한 인간인지 환자들조차 죄다 알게 됐어. 아무래도 수련의에서 밀려나 다른 주로 쫓겨나겠어. 어떤 사람은 비판에 상처를 입지만 어떤 사람은 입에 담기 힘든 비난에도 끄떡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이 장에서 우리는 남의 비판에 당당히 대처하는 방법을 배울 것이다.
자신을 무시하고, 깔아뭉개고, 바보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한 사람, 바로 자기 자신밖에 없다. ~~~남이 나를 비난하면, 어떤 부정적인 생각이 자동으로 내 머릿속에서 움직인다. 나의 감정은 이 생각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지, 남이 하는 말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나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생각에는 3장에서 살펴본 정신의 오류가 언제나 포함되어 있다. 지나친 일반화,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생각, 정신적 여과, 낙인찍기 같은 오류.
사람들이 우리를 비판할 때 그들이 하는 말은 옳거나 또는 그르다. 만일 그들의 말이 그르다면, 우리는 마음 상할 까닭이 전혀 없다! 그런 말에 대해서는 딱 1분만 생각하고 끝내자. 많은 환자들이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경솔하고 사실이 아닌 비판의 말을 들었다며 울고, 화내고, 속상해하면서 나를 찾아왔다. 그러나 그런 반응을 보일 필요는 전혀 없다. 남이 나를 정당하지 않은 방식으로 비판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데, 내가 왜 그걸 걱정하고 불안해해야 하는가? 잘못은 남이 한 것이지 내가 한 것이 아니다. 어째서 내가 속상해해야 하는가? 혹시 다른 사람은 완벽할 거라고 기대했는가? 설령 그 비판이 옳다 해도 좌절할 이유는 전혀 없다. 우리는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 그냥 실수를 인정하고 이를 고치고자 어떤 노력이든 하면 된다.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감정까지 변화시키려면 어느 정도 노력이 필요하다.
보람 있고 행복한 삶을 살려면 타인에게 사랑받고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비판이 두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에는 문제가 있다. 남을 만족시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야 하므로, 정작 자신의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삶을 영위하는 데 쏟을 에너지가 별로 남지 않게 된다. 역설적이게도 이렇듯 남을 만족시키려고 애쓰는 이들보다 자신만만하고 당당하게 자기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많은 사람들은 더 매력을 느끼고, 또 바람직하게 여긴다. ~~~이제 나는 매우 실용적이면서도 간단한 ‘말로 싸우기 기법’을 여러분에게 가르쳐줄 것이다.
● 1단계 : 감정이입
누군가가 여러분을 비판하거나 비난할 때 그 사람의 행동은 여러분을 돕거나 해치려는 동기에서 나왔을 것이다. 비판자가 하는 말은 틀리거나 옳거나 또는 그 사이 어디쯤에 해당할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여기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 편이 현명하다. 그 대신 비판자가 정확히 무슨 말을 하려는지 파악하기 위해 구체적인 질문 몇 가지를 던져본다. 질문을 할 때는 판단하거나 방어하려들지 말아야 한다. 계속 eju 구체적인 정보를 요구해야 한다. 그리고 비판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고 노력한다. 비판자가 근거가 모호한 모욕적인 말로 공격하면 더 구체적인 질문을 던져서 그 사람이 나의 어떤 면을 싫어하는지 정확히 알아내야 한다. 이 초기 대응 전략은 비판자가 남의 허물 찾기를 그만두도록 하는 데 큰 도움이 되며, 공격과 방어 관계를 협력과 상호 존중의 관계로 변화시킬 수 있다.
● 2단계 : 무장해제하기
누군가 우리에게 비난을 퍼부을 때 우리는 다음 세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첫째, 비난을 피하지 않고 반격한다. 이 방법은 대개 싸움으로 발전해 서로를 파탄 낸다. 둘째, 그 자리에서 달아나거나 피한다. 이 방법은 흔히 수치심을 낳고 자아 존중감을 잃게 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셋째, 그 자리에 그대로 있으면서 상대방을 솜씨 있게 무장해제한다. 이 가운데 가장 만족스러운 해결책은 세 번째 방법이다.
상대방의 비판이 옳든 그르든 처음에는 상대방의 말에 맞장구치는 방법을 찾아낸다. 먼저 가장 손쉬운 상황을 가정해보자. 예를 들면 비판자의 말이 대부분 옳다고 가정한다. 앞의 대화에서 여러분은 내가 서두르면서 무관심하게 대하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고 분통을 터뜨리며 비난했다. 이때 나는 이렇게 대응할 수 있다. “정말 옳은 말씀입니다. 내게 전화를 했을 때 내가 서둘렀는데, 인정머리 없다는 인상을 줄 수 있었겠네요. 기분을 상하게 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치료 시간에 대체로 쫓기듯 서두른다는 말씀도 맞습니다. 미리 잘 의논해서 정하면 원하는 만큼 길게 치료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15분이나 20분 정도 늘리면 괜찮을까요?”
세 가지를 지켜야 한다.
①나는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든 맞장구를 칠 부분을 찾아야 하고
②비아냥거리거나 방어하는 태도를 피해야 하며
③언제나 진실을 말해야 한다.
여러분 : 번스 박사님 당신은 엉터리예요.
데이비드 : 나도 그렇게 느낄 때가 있습니다. 가끔 일을 망치거든요.
여러분 : 이 인지치료라는 것도 틀려먹었어요!
데이비드 : 개선할 여지가 분명히 많지요.
여러분 : 그리고 당신은 멍청해요.
데이비드 : 나보다 똑똑한 사람이 한두 사람이 아니랍니다. 나도 내가 세상에서 제일 잘났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여러분 :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전혀 없어요. 당신의 치료법은 얄팍한 속임수라고요.
데이비드 : 나도 마음 따뜻하고 열린 사람이고 싶은데 언제나 그렇지는 못하네요. 내 치료법 중 처음에는 속임수처럼 보이는 것들이 몇가지 있을지도 몰라요.
여러분 : 당신은 제대로 된 정신과 의사가 아니예요. 이 책도 완전 쓰레기고. 내 증상을 고쳐줄 거란 믿음도 못 주고 능력도 없잖아요.
데이비드 : 무능해 보였다면 정말 미안합니다. 분명 마음이 무척 불안했겠군요. 나를 믿기 힘들고 우리가 함께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진짜로 의심하고 있는 것 같군요. 지금 한 말이 전적으로 옳습니다. 우리가 서로를 존중하고 힘을 합치지 않으면 우리는 치료에 성공하지 못할 겁니다.
● 3단계 : 소통과 협상
일단 감정이입 기법을 활용해 상대발의 비판에 귀 기울이고, 어떻게든 무장해제했다면 이제 자신의 입장과 감정을 요령 있게 그러나 명확히 설명하면서 서로 타협을 할 수 있다.
프로이트는 우울증은 내면을 향한 분노라고 생각했다. 즉 그는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은 분노를 스스로에게 돌린다고 믿었다. 이 견해에 찬성하는 많은 치료사는 환자에게 자신의 분노를 자각하고 남에게 이를 좀 더 자주 표현하라고 권한다. 심지어 이들은 이 장에서 내가 제시한 방법 중 어떤 것은 강박적 책임 회피라고 말한다. 이것은 잘못된 논리다. 문제의 핵심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느냐 안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표현하느냐다. 만일 당신이 나를 비난하기 때문에, 그리고 당신이 엉터리이기 때문에 나는 화가 난다 라는 식으로 표현한다면 상대방과의 관계에 금이 갈 것이다. 만일 상대방의 부정적 반응에 방어적이고 앙심 품은 태도로 자기를 지키려 한다면 두 사람 사이에서 좋은 관계를 기대하기는 그만큼 힘들 것이다. 그러므로 화를 터뜨리면 당장 기분은 시원하겠지만, 긴 안목에서 보면 건너갈 다리를 불태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을 해치는 셈이다. 이런 방식은 너무 성급하게 또 쓸데없이 상황을 극단적으로 만들고 비판자가 전달하려는 바를 깨달을 가능성도 없애버린다. 더욱 심각한 점은, 그 반동으로 우울증이 찾아와 화를 터뜨린 일을 탓하면서 심한 자책감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다.
● 야유 받아넘기기
7. 화가 난다고? 여러분의 IQ(Irriability Quotient)는 얼마인가?
전통적으로 심리 치료사는 분노에 대처하는 방식을 두 가지 개념으로 설명했다. 하나는 안을 향한 분노. 다른 하나는 밖으로 표출된 분노다. 첫 번째 분노는 병적인 것으로 여긴다. 즉 공격 심리를 내면화해 화를 스펀지처럼 자기 안으로 빨아들인다. 이것은 결국 자신을 갉아먹어 죄의식과 우울증에 이르게 한다.
두 번째 방식은 건전한 것으로 여긴다. 즉 분노를 표출해 감정을 정화함으로써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간단한 대처법은 그 효과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밖으로 표출하다 보면 얼마 못 가서 주변 사람에게 정신병자 취급을 받게 된다.
세 번째 대처법은 이 두 가지를 모두 뛰어넘는다. 인지요법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화내기를 중단하라. 애초에 분노의 감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것을 억누를 필요도 없고, 표출할 필요도 없다.
● 나를 화나게 만드는 사람은 누구인가?
분노란 여느 감정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인지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부정적인 사건이 매일 수없이 일어난다는 것은 분명히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런 사건에 대한 우리의 감정은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생겨난다. 우린ㄴ 그 해석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분노란 양날의 칼과 같기 때문이다. 충동적 감정 폭발은 결국 자신을 해치는 결과를 낳는다. 심지어 남에게 실제로 속고 있다 하더라도 그 때문에 분노를 터뜨리는 것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격한 분노로 스스로에게 가하는 고통은 남이 주는 모멸감보다 훨씬 강하다.
화가 날 때 가장 자주 일어나는 왜곡은 어떤 것일까? 가장 심각한 왜곡이ㅐ “낙인찍기”다. 우리 화를 돋운 대상을 얼간이, 쓸모없는 인간, 똥 덩어리 라고 묘사할 때 우리는 그 사람을 철저히 부정적인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 지나친 일반화의 극단적 형태는 문제를 세계화하기 또는 괴물 만들기로 부를 수 있다. 누군가 우리의 믿음을 저버렸을 때 그 사람의 행동에 대한 분노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반면에 우리가 누군가를 낙인찍을 때, 우리는 이 사람의 근본이 나쁘다는 인상을 만들어낸다. 이때 우리는 자신의 분노를 이 사람의 사람됨 탓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어떤 사람을 묘사할 때 우리 눈은 그 사람에 대해 우리가 싫어하는 점만 조목조목 열거하며(정신적 여과), 그 사람의 장점을 무시하거나 배제한다(긍정적인 것 인정하지 않기). 우리는 분노의 대상을 이런 방식으로 잘못 설정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모든 인간은 저마다 긍정, 부정, 중립의 속성을 두루 갖춘 복합적 존재다.
낙인찍기는 얼토당토않은 분개심과 도덕적 우월감을 느끼게 만드는, 왜곡된 사고 과정이다. 자기 이미지를 이런 식으로 형성하는 것은 위험하다. 낙인찍기는 당연히 남을 비난하려는 욕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앙갚음에 대한 갈증은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상대방도 이와 비슷한 태도와 감정을 갖게 만든다. 낙인찍기는 결국 자기 충족적 예언으로 작용하게 된다. 다른 사람을 극단적 존재로 만들어 둘의 관계를 전쟁 상태로 몰아넣는 것이다.
흔히 우리는 자존감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우리를 모욕하거나 비판해서, 우리를 사랑하지 않거나 좋아하지 않아서, 또는 우리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아서 위협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면 우리는 명예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결투를 벌여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의 문제점은 아무리 우겨댄다 해도, 상대방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완전히 쓸모없는 쓰레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게다가 비록 잠시 기분이 나아진다 해도 남을 모욕함으로써 자신의 자존감을 위협할 만큼 힘 있는 존재는 이 세상에 딱 하나, 자기 자신 뿐이다. 자기 가치가 낮아지는 일은 스스로를 깎아내릴 때만 일어난다. 그러므로 진정한 해결책은 바로 잘못된 자기 내면의 학대를 끝내는 것이다.
분노를 유발하는 사고에서 발견할 수 있는 또 다른 인지 왜곡의 특성은 독심술의 오류다. 즉 다른 사람의 어떤 행동에 대해 자기 자신을 만족시키는 쪽으로 동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렇게 만든 가설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유발한 실제 생각이나 지각을 말해주지 않기 때문에 오류일 경우가 많다. 분노에 휩싸여 있는 탓에, 자기 내면의 대화가 옳은지 따져봐야겠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한다. 자신이 동의할 수 없는 행동을 어떤 사람이 했을 때 우리는 흔히 이렇게 이유를 설명한다. ‘인간이 돼먹지 못했어’, ‘부당하고 편협한 인간이야’ ‘원래 저런 인간이야’, ‘멍청해서 그래’, ‘못된 놈이라 그래’,. 이런 이유는 타당한 정보를 아무것도 제시하지 못하는 또 하나의 낙인에 불과하다. 이런 가설은 사실을 나쁜 쪽으로 곡해한다.
분노왜곡을 일으키는 인지왜곡의 세 번째 형태는 ‘침소봉대’다. 부정적 사건의 의미를 침소봉대하면 감정반응의 강도나 지속 가간이 엄청나게 커질 수 있다.
분노를 자아내는 데 네 번째 인지왜곡은 ‘꼭 해야 한다, 또는 하지 말아야 한다.’식의 부적절한 사고다. 어떤 사람의 행동이 거슬릴 때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하거나 그들이 실제와 달리 행동 했어야 한다고 되뇌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호텔을 예약했는데 막상 가보니 예약 명단에서 빠진 채 객실이 모두 찼다고 하자. 이때 펄쩍 뛰며 이렇게 말한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했어야지! 멍청한 인간들아! ~~~꼭 그래야 한다는 비합리적 사고는, 언제든 그 자리에서 욕구를 충족할 권리가 자신에게 있다는 가정에 근거한다. 그리하여 자신이 원하는 어떤 것(사랑, 애정, 지위, 존경, 신속함, 완벽함, 친절한 등)을 얻지 못하면, 불행하게도 영원히 기쁨을 느끼지 못하거나 죽고 말 것이라는 태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공황 상태나 분노에 빠진다. 언제나 욕구가 충족되어야 한다는 고집스러운 태도는 자기 패배적 분노를 일으키는 중요한 근거다. 분노에 쉽게 빠지는 사람은 흔히 이런 도덕주의자 같은 말로 자신의 욕구를 설명한다. ‘내가 어떤 사람한테 친절을 베풀면 그 사람은 당연히 내게 감사해야 해.’ 다른 사람에게도 자유의지가 있으며, 흔히 우리가 좋아하지 않는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이 우리 욕구와 희망대로 움직여줘야 한다고 고집을 부린다 해서 그런 결과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 진실은 그 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 성을 내며 요구함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복종을 강요하고 조종하려 하면 그들은 오히려 점점 멀어지고 반대편으로 쏠리게 되며, 우리를 만족시켜 줄 가능성은 훨씬 적어진다. 세상에 타인의 통제나 지배를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은 전 우주의 기준으로 삼을 ‘절대 시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 이론이 타당하다는 것은 실험을 통해 입증되고 잇다. 시간은 빨라지기도 하고 느려지기도 하며, 또 관찰자의 기준에 따라 상대적이다. 마찬가지로 ‘절대적 공정성’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공정성은 관찰자에 따라 상대적이며, 어떤 사람에게 공평한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아주 불공평해 보일 수도 있다. 한 문화에서 인정되는 사회규범과 도덕규범조차 다른 문화에서는 아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자신의 경우는 이와 다르며, 자신의 도덕 체계는 보편타당하다고 우기면서 항변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 증거는 이렇다. 사자가 양을 잡아먹는다. 이것은 부당한 일일까? 양의 입장에서는 부당한 일이다. 아무런 자극도, 도발도 하지 않았는데 잔인하게 살해당한 것이다. 그러나 사자의 입장에서는 정당한 일이다. 사자는 굶주렸다. 그리고 사자에게 양이 일용할 양식이라는 데는 거리낄 것이 없다. 누가 옳은가? 이 물음에 대한 궁국의 또는 보편타당한 대답은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절대적 공정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공정성이란 단지 지각상의 해석, 추상적 관념, 스스로 창안한 개념일 뿐이다.
절대적 공정성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개인과 사회의 도덕률은 여전히 중요하고 또 쓸모가 있다. ~~~공정성에 대한 도덕적 주장이나 판단은 서로 간에 맺은 약속일 뿐,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십계명 같은 사회적 도덕 체계의 본질은, 집단에서 따르기로 결정한 규칙이라는 데 있다. 집단의 각 성원이 무엇이 자신에게 이로운지 자각하는 것이 이런 체계의 한 토대를 이룬다. 만일 다른 사람의 감정과 이해를 고려해 행동하지 않는다면, 결국 자신의 행복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자신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것을 그들이 조만간 눈치 채고 보복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분노가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전부 아니면 전무 라는 생각에 따른 것이며, 분노가 어떤 효능도 발휘하지 못한다는 주장은 지나친 일반화다. 생상적 분노인지 아닌지 판별할 수 있는 두 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1)나의 분노는, 다 알면서도 고의로 불필요하게 나에게 해를 입히려고 행동하는 사람을 향한 것인가?
2) 나의 분노는 유익한 것인가? 바람직한 목표를 이루도록 도울까, 아니면 단지 나를 좌절시킬까?
예를 들어보자. 여러분이 농구를 하고 있다. 그런데 상대편 선수 하나가 팔꿈치로 여러분의 배를 고의로 가격한다. 여러분의 화를 돋우어 경기를 망치게 하려는 목적에서다. 그럴 때 여러분은 더 열심히 뛰어 승리할 수 있도록 분노를 생산적인 방향으로 분출할 수 있다. 이때의 분노는 상황에 적합하다. 물론 경기가 끝나면 더 이상 분노는 필요하지 않다. 이제 분노는 상황에 부적합하다.
세 살 난 아들이 거리를 마구 뛰어다니며 위험을 자초하고 있다고 하자. 아이가 일부러 위험을 자초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 상황에서는 화를 내는 것이 적합하다 ~~~사태가 심각하다는 경보 메시지를 아이에게 전달한다.
- 분노의 장점과 단점을 분석하라.
- 펄펄 끓는 생각을 식혀라.
- 마음속 이미지 대처 기법
분노를 유발하는 이미지가 머릿속을 오가는 것을 느낄 때마다, 자신에게 영사기를 끌 권리가 있다는 것을 상기하자.
-규칙을 다시 써라
내가 긍정적 태도로 존을 대한다면 나를 애정 어린 태도로 대해줄 거야. 설사 존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 해도 나는 자존감을 유지하며 잘 살아갈 수 있어.
-해야 한다 식 사고를 줄여라
우리가 어떤 것을 원한다는 이유만으로 원하는 것을 그대로 얻을 권리가 우리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협상을 해야 한다
● 분노에 대해 알아두어야 할 10가지
1) 세상일이 우리를 화나게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분노를 만들어내는 것은 우리 자신의 격앙된 생각이다.
2) 분노는 거의 대부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분노는 우리를 꼼짝 못하게 옭아맨다. 그러면 우리는 적개심에 사로잡혀 생산적이지 않은 목적에 몰두하게 된다. 만일 우리가 현명한 해법을 찾기 위한 활동에 노력을 집중한다면 기분도 좋아질 것이다.
3) 분노를 자아내는 생각에는 대개 왜곡이 포함되어 있다.
4) 궁극적으로 분노는 누군가 불공평하게 행동한다거나 어떤 일이 부당하다는 믿음 때문에 일어난다.
5) 다른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터득하면, 그들의 입장에서는 그들의 행동이 불공평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랄 것이다.
6) 누군가에게 벌을 주려 할 때, 그 대상이 되는 사람은 대부분 그럴 만한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7) 우리가 느끼는 분노는 대개 남이 우리를 비판하고 우리에게 동의해주지 않을 때 또는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지 않을 때, 자존감 상실을 막기 위한 방어 전략으로 일어난다. 이러한 분노는 항상 부적절하다.
8) 좌절감은 충족되지 않은 기대 때문에 일어난다.
9) 화를 낼 권리가 있다고 우기는 것은 어린애처럼 토라지는 것과 같다.
10) 인간다워지는 데도 분노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8. 죄의식을 이겨내는 몇 가지 방법
죄의식의 근원은 무엇인가? 죄의식은 원죄 개념에서 발달한 것인가, 아니면 프로이트가 가정한 오이디푸스적 근친상간 욕구나 다른 금기에서 비롯된 것인가? 죄의식은 인간의 경험 중에서 현실적이고 이로운 요소인가. 아니면 최근 대중심리학 서적 작가들이 주장하듯 없는 편이 차라리 인간에게 더 나은 쓸모없는 감정인가?
인지요법이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주었는지 살펴보자. 죄의식은 우리가 다음과 같이 생각할 때 느끼는 감정이다.
1) 나는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어(또는 꼭 해야 할 일을 해내지 못했어). 그건 내 행동이 나의 도덕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공정성에 대한 나의 개념을 위반했기 때문이야.
2) 이런 나의 나쁜 행동은 내가 나쁜 사람이라는 것을(또는 나의 나쁜 성향이나 성격 등을) 보여줘.
이때 죄의식의 핵심은 나의 자아가 나쁘다는 개념이다. 이런 개념이 없어진다면 나쁜 행동을 했을 때 아마도 죄의식이 아니라 건강한 감정, 즉 양심의 가책을 느낄 것이다. 양심의 가책은 자신의 윤리 기준을 위반해 고의로 자기 자신이나 남에게 해로운 행동을 했다는 왜곡되지 않은 자각을 했을 때 느낀다. 양심의 가책은 죄의식과 다르다. 나쁜 행위를 했다고 해서 본래부터 사악하고 부도덕한 사람이라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명료하게 말하자면, 양심의 가책과 후회는 행동을 겨냥해 일어나는 데 비해 죄의식은 자아를 겨냥해 일어난다. 죄의식뿐 아니라 우울증, 수치심, 불안까지 느낀다면 아마 여러분은 다음과 같은 가정을 하고 있을 것이다.
1) 나쁜 행동 때문에 나는 열등한 존재 또는 쓸모없는 존재가 되었어(이런 해석은 우울증으로 이어진다).
2) 내가 한 짓을 다른 사람이 알게 된다면 비웃을 거야(이런 인지는 수치심으로 이어진다).
3) 나는 벌을 받거나 보복을 당할 위험에 처해 있어(이런 생각은 불안으로 이어진다).
이런 생각 때문에 생긴 감정이 유용한지 해로운지 판단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3장에서 말한 10가지 인지왜곡 중 하나라도 해당하는지 판별해보는 것이다. 이런 사고의 오류가 존재한다면 죄의식, 불안감, 우울증, 수치심 같은 감정은 결코 타당하지 않으며 현실적이지도 않다. 아마도 우리는 자신이 겪는 부정적 감정 중 절대 다수가 실재로 이런 사고 오류에 토대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죄의식을 느낄 때 일어날 수 있는 첫 번째 왜곡은, 자신이 무엇인가 잘못을 저질렀다는 가정이다. 이런 가정은 사실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스스로 자책하는 그 행동이 정말로 그렇게 고약하고, 비도덕적이고, 잘못된 것일까? 아니면 나무 과장하고 있는 것일까?
죄의식으로 이어지는 두 번째 왜곡은 자신의 어떤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이유로 스스로 나쁜 사람이라고 낙인찍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중세에 마녀사냥을 몰고 온, 해로운 미신과 같은 생각이다! 정말 나쁜 행동을 했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스스로 나쁜 사람 또는 해로운 사람이라고 낙인찍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뿐이다. 건전한 문제 해결 전략을 생각하는 대신 두고두고 되새기며 자기 학대를 하는 쪽으로 에너지를 쏟기 때문이다.
죄의식을 자아내는 또 다른 인지 왜곡은 개인화다.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어떤 일에 대해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추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자 친구에게 건설적인 비판을 해주었는데, 그가 화를 냈다고 하자, 이때 자신의 충고가 적절하지 못해서 남자 친구가 화났다며 자기 탓을 한다. 그러나 충고 때문이 아니라 남자 친구가 자신의 부정적 생각 때문에 화가 난 것뿐이다.
어떤 사람의 감정 동요가 그 자신의 인지 왜곡에 의해 일어난 것이라면, 고통에 대한 책임은 그 자신에게 있다고 말 할 수 있다. 이때 그 사람의 고통에 대해 여러분 자신을 탓한다면 곧 개인화의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죄의식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길은 부적절한 해야한다 식 사고다. 불합리한 이 해야 한다 식 사고에는 우리가 완벽하고 전지전능해야 한다는 기대가 담겨 있다. 완벽주의를 지향하는 비현실적 기대와 경직된 태도에는 우리를 파탄에 이르게 하는 여러 가지 삶의 규칙이 포함되어 있다. 일례로 나는 언제나 행복해야 한다는 규칙을 들 수 있다. 이 규칙에 매이면 감정이 상할 때마다 실패자로 느끼게 된다.
● 죄의식의 사이클
(무책임한 죄의식을 버려라)
우리가 실제로 부적절하거나 해로운 일을 했다면 고통을 얼마나 받아야 마땅할까? 이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면 다시 이렇게 자문해보자. 얼마 동안이나 고통을 받아야 할까? 하루? 1년? 아니면 지금부터 죽을 때 까지 내내? 여러분은 어떤 판결을 선택할 것인가? 이 판결의 집행 기간이 끝났을 때, 여러분은 스스로를 괴롭히고 비참하게 만드는 일을 기꺼이 중단하겠는가? 만일 그렇다면 이것은 자신에게 벌을 주는, 최소한 책임감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처벌의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죄의식에 빠져 스스로를 학대하는 행위는 원래 취지가 무엇일까? 만일 우리가 실수를 하고 해로운 행동을 했다 해도, 죄의식은 우리의 실수를 되돌리는 마법을 발휘할 수 없다. 죄의식은 우리가 앞으로 똑같은 잘못을 범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게 학습 속도를 높여주지도 않는다. 우리가 죄의식을 느끼고 스스로를 깔아뭉갠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더 존중해주고 더 사랑해주는 것도 아니다. 또한 죄의식이 무슨 쓸모가 있단 말인가?
많은 사람이 이렇게 묻는다.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다면 도덕적으로 행동하거나 충동을 억제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이것은 삶을 보호관찰관의 눈으로 보는 태도다. 자신이 제멋대로고 통제 불가능한 존재라고 여겨, 미쳐 날뛰지 못하게 하려면 항상 스스로에게 비난을 퍼부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우리의 행동이 남에게 불필요한 해를 끼쳤을 때는, 어느 정도 쓰라린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것이 자기 잘못을 아무 감정 없이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는 것보다는 확실히 우리의 의식을 더 잘 깨우쳐줄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나쁜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은 분명히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개 자신이 나쁜 사람이라는 믿음은 나쁜 행동을 ask들어내는 일등 공신이다.
우리가 실수를 했을 때 필요한 것은 인식, 배움, 변화의 과정이다. 이때 죄의식은 이 가운데 어떤 것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어떤 도움도 줄 수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죄의식은 실수를 인식하도록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그 실수를 덮어버리게 한다. 어떤 비판에도 귀를 닫고 싶어지는 것이다. 자신이 잘못을 저질렀다고 느끼는 것이 너무나 끔찍하기 때문에, 잘못을 저질렀다는 사실 자체를 견디지 못한다.
[3부] 우울증은 현실에 근거한 것인가?
9. 슬픔은 우울증이 아니다
슬픔이란 상실이나 실망 등 부정적 사건을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정확히 인식한 결과 생겨나는 정상적인 정서다. 반면에 우울증은 언제나 어떤 식으로든 왜곡된 생각에 의해 생겨나는 질병이다. 예컨대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 우리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나는 사람을 잃었어. 우리가 나눈 우정과 사랑을 그리워할 거야.’ 이런 생각이 자아내는 감정은 온화하고, 현실적이며, 바람직하다. 이때 우리의 감정은 인간성을 향상시키고, 삶의 의미를 더욱 깊게 해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상실을 통해서도 얻는 것이 있다.
그런가 하면 반대로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이 사람이 죽었으니 나는 다시는 행복하지 못할 거야. 불공평해!‘ 이런 생각은 자기연민과 절망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리고 이런 감정은 완전히 왜곡된 것이기 때문에, 우리를 좌절로 몰고갈 것이다.
슬픔은 왜곡 없이 온다. 슬픔이란 감정의 흐름이므로,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사라진다. 또한 슬픔 때문에 자존감이 다치는 일도 없다. 하지만 우울증은 꽁꽁 얼어붙어 있다. 그래서 끝없이 지속되거나 반복될 뿐 아니라, 자존감 상실도 동반한다.
질병, 사랑하는 이의 죽음, 사업 실패 같은 스트레스를 겪은 후 뚜렷하게 나타나는 우울증을 반응성 우울증이라 부르기도 한다. 때때로 증상을 일으킨 스트레스 받는 사건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혀내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런 우울증은 흔히 내인성 우울증이라 하는데, 뚜렷한 요인을 찾을 수 없는 상태에서 느닷없이 증상이 나타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경우 모두 우울증의 원인은 같다. 왜곡되고 부정적인 생각 때문이다. 이런 생각은 긍정적 기능이 전혀 없으며, 최악의 고통만 안겨준다. 그나마 가치가 있다면 우울증에서 회복될 때 그만큼 성장을 경험한다는 것뿐이다.
한마디로, 정말 부정적인 사건이 일어났을 때 우리의 감정은 오직 우리의 생각과 지각에 의해서만 생겨난다. 이렇듯 우리의 감정은 우리가 사건에 부여하는 의미에 따라 생겨난다. 또한 우리가 겪는 고통의 상당 부분은 우리 생각의 왜곡에 기인한다. 따라서 이런 왜곡을 제거한다면, ‘현실적 문제’에 대처할 때도 훨씬 덜 고통스러워진다.
[4부]우울증 예방과 인격 장애
10. 우울증의 근본 원인
11. 인정 중독
남들이 나를 인정해 주지 않으면 끔찍할 것이라는 믿음부터 다시 생각해보자. ~~~칭찬을 받았다고 믿을 때, 우리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은 바로 칭찬을 받았다는 그 믿음이다.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기 전에, 먼저 우리는 외부의 인정이 타당하다고 시인해야 한다. 이러한 시인은 바로 우리 자신의 자기인정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의 칭찬이나 인정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남의 선택에 좌우되는 성향이 몹시 강하다. ~~~~인정 중독에 빠지면, 따돌림 받는 고통을 면하려고 타인의 인정을 구하는 습관을 끊임없이 만족시켜야 한다.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에게 비판의 말을 듣는 순간, 마치 마약중독자가 마약을 얻지 못했을 때처럼 고통스러워한다. 이렇듯 취약한 상태에서는 남들에게 쉽게 조종당할 수 있다. 거절당하거나 경멸받는 것이 두렵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것보다 더 심하게 그들의 요구에 굴복하게 된다. 스스로 감정적 협박의 제물이 되는 것이다.
인정중독은 자신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지만, 여전히 자기 자신의 장단점이나 인간으로서 가치를 평가할 권리가 남들에게 있다고 믿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이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았을 때, 바로 그 사람이 오히려 문제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가? 비난은 흔히 비이성적 믿음을 반영한다. ~~~~남들의 부정적 반응은 우리의 인간적 가치가 아니라 우리가 한 어떤 일을 향한 것일 뿐이다. 인간이라면 언제나 잘못만 저지를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악명 높은 범죄자 중 혐오스럽고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는데도 열광적인 찬미자를 거느린 경우가 의외로 많다. 찰스 맨슨의 경우가 그렇다. 그는 사디즘에 빠진 희대의 살인마로, 적지 않은 추종자가 생겨 그를 메시아로 여기며 그가 암시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태세였다. 나는 찰스 맨슨의 찬미자도 아니며, 끔찍한 범죄를 옹호하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다만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을 뿐이다. 찰스 맨슨 같은 범죄자조차 그의 행위나 말에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대체 우리가 한 일이 얼마나 나쁘기에 모든 사람에게 거부당한단 말인가? 혹시 아직도 ‘타인의 인정= 자신의 가치’라는 방정식을 믿고 있는가?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것은 아무 문제도 없는, 당연하고 진정한 반응이다. 비난받고 거부당하는 것이 언제나 쓰리고 불쾌한 감정이라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인간이기에 당연하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반응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인정이자신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라고 계속 믿는다면, 이는 마치 깊은 소용돌이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과 같다.
(문제의 근원)
● 자립과 자기존중으로 가는 길
(비용-이익 분석)
(가정 고쳐쓰기)
(자기존중 청사진)
1) 누군가 우리에게 부정적 반응을 보일 때, 그 비난의 핵시에는 그 사람의 비합리적인 생각이 깔려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2) 만일 비판이 타당하다고 해도, 그 비판이 우리를 파멸로 몰아가지는 않는다. 우리는 실수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이를 하나씩 고쳐나갈 수 있다. 그렇게 실수를 x통해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실수를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다. 인간이라면 당연히 이따금 실수를 할 수밖에 없다.
3) 일을 망쳤다고 해서 타고난 실패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언제나 또는 대부분의 시간에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은 없다.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우리가 해온 수많은 옳은 일을 생각해보자! 더구나 인간은 변하고 성장한다.
4) 다른 사람은 우리의 인간적 가치를 판단할 수 없다. 그들은 다만 우리의 특정 행동이나 말에 대한 타당함이나 가치를 판단할 수 있을 뿐이다.
5) 우리의 행동이 훌륭하든 나쁘든, 거기에 대한 사람들의 판단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비난은 들불처럼 순식간에 번질 수 없으며, 한 사람의 거부반응이 다른 사람의 거부반응으로 끝없이 이어질 수도 없다. 그러므로 심지어 상황이 더 악화되고 누군가에게 거부당한다고 해도, 완전히 외톨이가 되는 것은 아니다.
6. 인정받지 못하거나 비판받는 일은 대개 불편하다. 그러나 불편함은 언젠가 사라지게 마련이다. 울적해하지 말자. 예전에 즐기던 활동이 있다면, 당장은 해봤자 아무 소용없다고 여겨지더라도, 적극적으로 시도해보자.
7) 비난과 비판은 우리가 받아들이는 만큼만 우리의 감정을 동요 시킬 수 있다.
8)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거의 오래가지 못한다. 비판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과 우리의 관계가 완전히 끝나는 것은 아니다. 논쟁은 삶의 일부이며, 대개 나중에는 서로 이해하게 된다.
9) 우리가 누군가를 비판한다 해도 그 사람이 진짜 나쁜 사람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런데 어째서 우리를 판단할 힘과 권리를 남에게 주려 하는가? 우리는 모두 인간일 뿐 대법원 판사가 아니다. 남의 권능을 실제 이상으로 과장하지 말자.
(말하기 기법)
비판하는 사람을 다르게 대하는 법을 배우면 큰 도움이 된다.
(인정받지 못하거나 거부당한 상처에서 회복하기)
12. 사랑 중독
(외로움과 혼자인 것의 차이 인식하기)
이제 자신의 기분을 다스리고 자신 안에서 행복을 발견하는 방법을 배우면, 이것이 바로 우리에게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을 것이다. 이로써 우리는 혼자 있을 때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만큼이나 살아 있다고 느낄 수 있는 능력을 지니게 되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이 반박할 수도 있다. ‘말은 그럴 듯 하네요. 하지만 번스 박사님, 그런 예기는 현실적이지 않아요. 혼자가 된다는 것은 말이죠, 열등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게 진실이라고요.’
● 즐거움 예상하기
13. 성과가 가치는 아니다
5부 절망감과 자살 충동 극복하기
15. 가장 값진 승리 :삶을 선택하라
아론 벡 박사는 한 연구 보고서에서, 가벼운 우울증 환자의 약 3분의 1이, 그리고 중증 우울증 환자의 약 4분의 3이 자살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했다. 또 우울증 환자 가운데 5%가 실제로 자살한다고 추정되고 있다. 이는 보통 사람의 자살율 보다 거의 25배나 높다. ~~~~자살은 불필요하며, 인지치료를 받으면 자살하려는 충동을 빨리 극복할 수 있다.
● 자살의 비논리성
6부. 일상의 스트레스와 긴장 극복하기
16. 나는 내 말을 실생활에서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가?
● 적대감 극복하기 : 20명의 의사를 내친 남자
● 배은망덕 극복하기 : 감사할 줄 몰랐던 여자
7부 우울증과 뇌의 화학작용
17. 뇌의 비밀
언젠가 과학자들은 우리의 기분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는 놀라운 기술을 개발할지도 모른다. ~~~일부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는 항우울제는 많이 나와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항우울제 복용으로 만족스러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으며, 증상이 나아진다고 해도 대부분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는다.
● 유전 요소와 환경 요소 가운데 어느 것이 우울증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까?
과학자들은 많은 연구를 통해 유전 요소와 환경 요소가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내려고 노력했지만, 어떤 요소가 더 중요한지 밝혀내지는 못했다. 양극성 기분장애(조울증)일 경우에는 꽤 확실한 증거가 있다. 이때는 유전 요소들이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만일 일란성쌍둥이 한 명이 양극성기분장애를 앓게 되면, 다른 한 명도 이 병에 걸릴 확률은 낮다(15~25%). 만일 부모 중 한 명이나 쌍둥이가 아닌 형제자매가 양극성 기분장애를 앓게 되면, 가족의 일원이 같은 병에 걸릴 확률은 약 10%다. 이 모든 확률은 양극성기분장애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 일반 가정의 사람들이 이 병에 걸릴 확률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다시 말해 일반인이 평생 이 병에 걸릴 확률은 15도 안 된다.
조울 증상이 없는 훨씬 더 흔한 일반 우울증의 경우, 유전 요소가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자들이 직면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우울증이 양극성기분장야보다 진단하기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조울증은 최소한 증상이 좀 더 심각해질 경우 진단을 확실하게 내릴 수 있다. 약물이나 알코홀을 복용하지 않았는데도,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서 환자의 성격이 갑자기 위험하게 변한다.
1)흔히 자극에 지나치게 흥분하면서 극심한 희열감을 느낀다.
2)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에너지가 넘쳐 끊임없이 운동을 하거나 초조해하며 가만 잇지 못하고 몸을 계속 움직인다.
3) 잠을 거의 자지 않는다.
4) 강박적으로 쉬지 않고 말한다.
5) 한 주제에서 다른 주제로 급하게 넘어가며 생각이 마구 치달린다.
6) 과대망상(예를 들어 세계 평화를 위한 계획을 세웠다고 갑자기 믿음)을 한다.
7) 충동적이고, 무모하며, 부적절한 행동(예를 들어 어처구니없이 흥청망청 돈을 낭비함)을 한다.
8) 부적절하고 지나친 추파 행동과 성행위를 한다.
9) 환각 증상을 보인다(심각한 경우).
이와 같은 증상은 대개 오해할 여지가 없으며, 흔히 제어되지 않으므로 완전히 정상 생활로 돌아간다. 이렇게 증상이 확연히 드러나는 양극성기분장애는 장애를 앓고 있는지 여부를 쉽게 판정할 수 있으므로 유전 연구를 진행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게다가 이 장애는 대체로 일찍 시작되는데, 최초로 나타나는 시기는 보통 20~25세쯤이다.
이와 반대로, 우울증은 진단을 내리기가 훨씬 어렵다. 정상적인 슬픔은 어디에서 끝이 나고 병적인 우울증은 어디에서 시작될까? 이에 대한 답은 다소 자의적이지만, 그 판단은 연구 결과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유전자 위주로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직면한 또 다른 난해한 문제는 다음과 같다. 한 사람의 삶에서 우울증이 병으로 발전할 때까지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까? 예를 들어 심각한 우울증 가족력이 있는 어떤 사람이 병적으로 우울한 증상을 겪지 않고 자동차 사고로 스물한 살에 죽었다고 치자. 그러면 우리는 이 사람이 우울한 성향을 물려받지 않았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그러나 만일 이 사람이 죽지 않았다면, 훗날 우울증을 앓게 될 수도 있다. 우울 증상은 흔히 스물한 살이 넘어야 처음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 뇌 속 ‘화학적 불균형’이 우울증을 유발할까?
오랜 시대에 걸쳐 인류는 우울증의 원인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히포크라테스(기원전 460~377)는 ‘흑담즘’이 우울한 기분을 일으키는 요인이라고 생각했다. ~~~~갈수록 정교해지는 연구 도구에도 과학자들은 여전히 우울증의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특정 유형의 화학적 불균형이나 뇌의 이상이 우울증을 유발하는 역할을 한다는 의견을 뒷받침하는, 적어도 두 가지 중요한 주장이 제기되었다. 첫째는, 심각한 우울증을 앓을 때 나타나는 신체 증상은, 우울증이 신체 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는 주장이다. 이때 신체 증상으로는 흥분상태(왔다 갔다 하거나 손을 비트는 행동처럼 신경이 예민해져서 하는 행동)나 끔찍한 피로(꼼짝할 수 없는 무감각 상태)를 들 수 있다. 또 기분이 시시각각 변하는 것을 경험할 수도 있다. 아침에는 우울 증상이 심하고, 해가 저물어갈수록 조금씩 좋아진다. 그 밖의 증상으로 수면장애(불면증은 가장 흔하다), 변비, 식욕 변화(보통은 줄어들지만, 때때로 늘어나기도 한다), 집중하기 어려움을 꼽을 수 있다. 이런 우울 증상을 몸으로 느끼기 때문에, 우울증의 원인이 몸에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우울증의 원인이 생리작용에 있다는 두 번째 주장은, 적어도 어떤 기분장애는 특정 가족에게만 일어나는데, 여기에는 유전이 원인이라는 요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유전 주장은 흥미롭기는 하지만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에는 여전히 자료가 부족하다. 조울증에 비해 훨씬 많은 사람을 괴롭히는 흔한 질병인 우울증은 유전의 영향을 덜 받는다. 더구나 한 집안 안에서는 유전이 원인이 아닌 많은 일이 대를 이어 내려온다.
● 뇌는 어떻게 작동할까?
뇌는 본질적으로 전기 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데, 어느 정도 컴퓨터와 비슷하다. 다양한 뇌 영역은 각종 기능으로 전문화되어 있다. 예를 들어 머리 뒷부분의 뇌 표면은 후두엽 피질이라고 하며, 바로 이곳에서 시각을 관장한다. 만일 뇌의 이 부위에 영향을 주는 뇌졸중이 일어나면, 시력에 문제가 생긴다. 왼쪽 대뇌반구 표면에는 아주 작은 브로카 영역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 이 영역 덕분에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말을 할 수 있으며, 만일 이 부위가 손상되면 언어장애가 생긴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생각은 하지만, 그 말을 어떻게 하는지 잊어버리게 된다. 대뇌변연계라 부르는 영역은 우리 뇌 가운데 원시시대부터 있던 부분으로 기쁨, 슬픔, 두려움, 분노 같은 감정을 관장하고 있다고 과학자들은 본다. 하지만 뇌가 어디에서 어떻게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지식은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신경이 자극을 받으면 축삭돌기를 통해 wsjrl 신호를 신경의 끝부분까지 보낸다. 물론 신경은 단순한 전선에 비해 훨씬 복잡하다. 예를 들어 하나의 신경은 다른 수만 개의 신경으로부터 신호를 전달받을 수 있다. 신경 하나가 자극을 받으면, 그것의 축삭돌기는 수만 개의 다른 신경에 신호를 전달한다. 이는 축삭돌기가 수많은 가지로 갈라져 뻗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가지 가운데 또 한 가지가 그런 방식으로 여러 개의 가지로 뻗어나갈 수 있는데, 마치 나무줄기에서 다른 줄기가 자꾸 나오는 것과 같다. 이런 특성 때문에 하나의 신경은 최대 2만 5천개의 다른 신경에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
그림 왼쪽의 시냅스 앞쪽 신경과 오른쪽의 시냅스 뒤쪽 신경 사이에 있는 시냅스 공간은 액체로 차 있다. 이는 신경학의 역사에서 중요하고도 획기적인 발견이다. 물론 우리 몸이 대부분 물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본다면, 이런 발견은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니다. 어쨌든 과학자들은 당혹했다. 신경의 전기 자극은 시냅스 액체를 뚫고 들어가기에는 너무 약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림에서 왼쪽에 있는 시냅스 앞쪽 신경은 액체로 가득 차 있는 시냅스를 지나 시냅스 뒤쪽 신경까지 어떻게 전기 신호를 전할까?
시냅스 앞쪽 신경이 흥분하면 많은 세로토닌 다발을 시냅스로 방출한다. 일단 방출되면 이 화학적 전달자들은 확산 과정을 통해 액체로 가득 차 있는 시냅스를 가로질러 이동하거나 헤엄쳐 간다. 시냅스를 건넌 세로토닌 분자들은 시냅스 뒤쪽 신경 표면에 있는 수용체에 달라붙는다. 이 신호는 시냅스 뒤쪽 신경에 흥분하라고 말한다.(※임무를 끝낸 세로토닌은 다시 원래의 자리로 복귀한다)
종류가 다른 신경들은 서로 다른 신경전달물질을 사용한다. 뇌에는 수많은 종류의 신경전달물질이 있다. 화학적으로 보면, 이 수많은 신경전달물질 가운데 많은 수가 생물 기원 아민으로 분류된다. 우리가 먹는 음식물에 포함된 아미노산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아민 신경전달물질은 뇌의 생화학적 전달자들이다.
대뇌변연계(감정을 주관하는 영역)에 있는 아민 신경전달물질 세 가지는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이라 불린다. 정신의학계에서는 이 세 가지 신경전달물질이 여러 정신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을 내세우고 진지하게 연구해왔다. 이 화학적 전달자들이 생물 기원 아민으로 불리므로, 우울증이나 조울증을 이 세 물질과 연관시키는 이론을 흔히 생물 기원 아민 이론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너무 앞질러가는 주장이다.
화학적 전달자들이 일단 시냅스 뒤쪽 신경에 달라붙으면, 어떻게 신경을 흥분시키게 되는 것일까? 잠시 시냅스 뒤쪽 신경에 닿은 전달물질이 세로토닌이라고 가정해보자. 시냅스 뒤쪽 신경 표면에는 세로토닌 수용체라는 아주 작은 부위들이 있다. 이 수용체들은, 알맞은 열쇠가 없으면 열리지 않는 자물쇠로 생각하면 된다. 이들은 신경 표면을 형성하는 세포막 위에 있다. 이 신경 세포막은 우리의 몸을 덮고 있는 피부와 비슷하다.
이제 세로토닌을 시냅스 뒤쪽 신경에 있는 자물쇠를 여는 열쇠라고 생각해보자. 진짜 열쇠처럼, 세로토닌도 모양이 독특하다. 시냅스 공간에는 세로토닌 외에도 많은 화학물질이 떠다니고 있지만, 이것들은 딱 맞는 분자 모양이 아니기 때문에 세로토닌 자물쇠를 열지 못한다. 일단 열쇠가 자물쇠에 꼭 들어맞으면 자물쇠가 열린다. 그리고 이것이 또 다른 화학반응을 추가로 일으켜 시냅스 뒤쪽 신경이 전기적으로 흥분하게 만든다. 신경이 흥분하면, 세로토닌(열쇠)은 시냅스 뒤쪽 신경 수용체(자물쇠)에서 다시 방출되어 시냅스 액체 속으로 들어간다. (그림 17-3)에서 볼 수 있듯이, 마침내 세로토닌 분자들은 시냅스 앞쪽 신경으로(확산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다시 헤엄쳐간다.
세로토닌은 임무를 완수했고, 시냅스 앞쪽 신경은 이것들을 제거해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세로토닌들은 시냅스 공간에서 어슬렁거리다 또다시 시냅스 뒤쪽 신경으로 헤엄쳐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혼란이 생길 수 있다. 시냅스 뒤쪽 신경들이 다시 헤엄쳐온 세로토닌들을 새로운 신호라고 생각해서 또다시 전기적으로 흥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냅스 앞쪽 신경들은 표면에 펌프를 가지고 있다. 일단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세로토닌 분자들은 시냅스 앞쪽 신경 표면에 있는 수용체(또 다른 자물쇠)에 달라붙게 되고 이어서 세포막 펌프 또는 재흡수 펌프라 불리는 펌프에 의해 신경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림17-3참조)
세로토닌을 흡수하고 나면, 시냅스 앞쪽 신경은 이들을 재활용하거나, 다음번 전기 신호를 보내기에 충분한 양이 보관되어 있으면, 재활용하지 않고 파괴할 수 있다. 시냅스 앞쪽 신경은 물질대서 과정을 통해 남은 세로토닌을 파괴할 수 있다.
● 우울증이란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무엇보다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사실이 있다. 과학자들은 여전히 우울증의 원인이나 그 밖의 다른 정신 질환의 원인에 대해서 모르고 있다. 흥미로운 이론은 많지만, 이 가운데 어떤 것도 아직까지 입증되지는 않았다.
뇌는 어마어마하게 복잡하지만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아직도 지극히 초보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나 또는 여러 신경의 흥분이 어떻게 생각과 감정으로 전달될 수 있을까? 이것은 과학이 풀어야 할 가장 심모한 비밀 중 하나며, 나에게는 우주의 기원에 관한 질문처럼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비밀이기도 하다.
뇌에 있는 신경은 신경전달물질이라는 화학적 전달자를 통해 서로 메시지를 보낸다는 사실을 이미 배웠다. 또 대뇌변연계에 있는 어떤 신경은 세로토닌, 노르에피네르린, 도파민을 화학적 전달자로 사용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어떤 과학자들은 우울증이 이와 같은 생물 기원 아민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 또는 여러 가지가 뇌에 부족해서 생기며, 반면에 조울증은 이런 신경전달물질 하나 또는 여러 가지가 너무 많아져서 생긴다고 가정했다. 또 어떤 과학자들은 우울증과 조울증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이 세로토닌이라고 말한다. 노르에피네프린이나 도파민의 이상이 우울증과 조울증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고 믿는 과학자도 있다.
만일 세로토닌 같은 화학적 전달자가 시냅스 앞쪽 신경에서 부족해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러면 당연히 시냅스 앞쪽 신경은 시냅스를 통해 뒤쪽 신경으로 신호를 전달할 수 없을 것이다. 뇌 속 전기회로 배선에 결함이 생길 것이고, 그 결과 동조기 안의 전선이 풀려버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와 흡사한 잡음이 정신과 감정에 생길 것이다. 한 유형(세로토닌 부족)은 정서에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고, 또 다른 유형(세로토닌 과잉)은 조울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에 이와 같은 이론은 약간 변형되었다. 몇몇 과학ㅈ자들은 이제 세로토닌의 결핍이나 과잉이 우울증이나 조울증의 원이라고 믿지 않는다. 대신에 그들은 신경 세포막 위에 있는 수용체 하나 또는 여러 개에서 생긴 이상이 기분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가정한다.
현제까지 최소한 서로 다른 15가지 세로토닌 수용체들이 뇌에서 발견되었으며, 앞으로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이다. 이 모든 수용체는 호르몬과 감정, 행동에 다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 서로 다른 수용체들이 무엇을 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며, 수용체에 무언가 이상이 생기면 이것이 우울증이나 조울증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 되는지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이 부위에 관한 연구 활동은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뇌 기능에서 세로토닌 수용체의 역할에 대한 지식이 많이 부족하지만, 적어도 시냅스 뒤쪽 신경에 있는 수용체 수는 항우울제 처방에 따라 바뀐다는 증거가 있다. 예를 들어 만일 시냅스 속 세로토닌 수치를 끌어올리는 약물을 복용하면, 시냅스 뒤쪽 신경 세포막 위에 있는 세로토닌 수용체의 수는 몇 주 후 줄어들 것이다. 이런 식으로 신경들은 지나친 자극을 상쇄하려 들 수 있다. 말하자면 신경들은 받아들이는 신호의 강도를 줄이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종류의 반응을 하향조절이라 한다. 이와 반대로 만일 시냅스 앞쪽 신경으로부터 세로토닌을 제거하면, 시냅스로 방출되는 세로토닌 양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그러면 몇 주 후 시냅스 뒤쪽 신경들은 세로토닌 수용체수를 늘려 이를 상쇄하려고 할 것이다. 신경들은 이런 식으로 신호의 강도를 높이려 들 것이다. 이와 같은 종류의 반응을 상향조절이라고 한다.
흔히 항우울제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몇 주 또는 그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그 원인을 밝히려고 노력해왔는데, 일부 연구자들은 하향조절이 이런 약물의 항우울 효과를설명해줄 것이라고 추정한다. 다시 말해 처음의 가정과 달리, 항우울제가 세로토닌의 활동성을 강화해서 효과가 나타나는 게 아니라, 몇 주 후에 항우울제가 세로토닌의 활동성을 줄여서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추정에 따르면, 결국 우울증은 정상보다 낮은 세로토닌 농도 때문에 생기는 게 아니라, 강화된 세로토닌 활동 때문에 생긴다는 뜻이다. 항우울제는 몇 주가 지나야 효과를 나타낸다. 세로토닌 농도가 내려가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기 때문이다.
우울증은 화학적 신경전달물질이나 수용체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고 언젠가는 밝혀질 수도 있다. 어느 날 우울증은 오히려 소프트웨어 문제지 하드웨어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 항우울제는 어떻게 작용할까?
우울증의 화학적 성질 연구는 1950년대 초반에 이르러 우연히 큰 활기를 띠게 되는데, 이때 과학자들은 이르로니아지드라는 새로운 결핵 치료제를 실험하고 있었다. 실험 결과 이프로니아지드는 결핵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 약을 복용한 많은 환자가 눈에 띄게 기분이 좋아졌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이르로니아지드에 우울증을 치료하는 성분이 들어 있지 않을까 추측했다. ~~~과학자들은 이르로니아지드가 앞서 말한 모노아민산화효소를 억제하는 물질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런데 모노아민산화효소 억제제는 이제 예전처럼 그렇게 자주 처방하지 않는다. 이 약은, 치즈 같은 특정 식품과 함께 복용하면 혈압이 위험수준까지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특정 약품과 함께 복용하면 중독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좀 더 새롭고 안전한 항우울제들이 개발되었다.
과학자들은 모노아민산화효소 억제제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이 억제제들은, 대뇌변연계에 집중되어 있는 세 가지 중요한 화학적 전달자인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의 분해를 방지해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과학자들은 이 물질 중 하 가지 이상이 부족하면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항우울제는 이런 물질의 농도를 끌어올리는 작용을 할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이것이 바로 생물 기원 이론이 탄생한 배경이다.
세로토닌은 시냅스 뒤쪽 신경에 있는 수용체에 달라붙은 뒤 시냅스 앞쪽 신경으로 되돌아가는데, 세로토닌은 이곳에서 신경 안으로 재흡수되어 모모아민산화효소에 의해 파괴된다. 그런데 만일 우리가 모노아민산화효소가 세로토닌을 파괴하는 것을 막는다면 무슨 일이 생길까? 예상했겠지만, 세로토닌이 시냅스 앞쪽 신경에 쌓이게 된다. 이 신경은 새로운 세로토닌을 늘 생산하기 때문이다. 만일 이 신경이 세로토닌을 제거하지 않는다면 신경 속 세로토닌 농도는 계속 증가한다. 시냅스 앞쪽 신경이 흥분할 때마다, 보통 때보다 훨씬 많은 세로토닌이 액체로 가득 차 잇는 시냅스 공간에 방출된다. 결국 시냅스 속의 너무 많은 세로토닌은 시냅스 뒤쪽 신경이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큰 지극을 일으키게 된다. 이것은 마치 라디오 볼륨을 높이는 것과 같다. ~~~~항우울제가 어떻게 우울증을 줄여주는지에 관한 이론들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플루옥세틴(프로작) 같은 좀 더 새로운 항우울제 몇 가지는 더 오래된 3환계 항우울제와 다른데, 이것은 세로토닌 펌프만 선택해 특수한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 이 약을 복용하면 뇌에 있는 세로토닌의 수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어쨌든 프로작은 오로지 세로토닌 펌프만 차단하기 때문에 노르에페네프린과 도파민 같은 다른 신경전달물질의 수치는 올라가지 않는다. 그래서 프로작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로 분류된다.
18. 몸과 마음의 문제
우리 몸은 피, 뼈, 근육, 지방 등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직은 궁극적으로 분자로 이루어져 잇고, 분자는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이와 같은 구성요소는 활동력이 없다. 일반적으로 원자는 의식이 없다고 한다. 이렇게 활동력이 없는 뇌 조직이 어떻게 보고, 느끼고, 듣고, 사랑하고, 미워하는 우리의 의식하는 마음을 생겨나도록 할 수 있는 걸까?
수세기 동안 철학자들은 ‘영혼의 자리’가 어디에 있는지 추적해왔다. 현대에 이르러 신경ㅎ가자들은 어떻게 우리 뇌가 감정과 의식 있는 생각을 만들어내는지 알아내려고 시도함으로써 이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몸과 마음이 분리되어 있다는 믿음은 우울증 같은 문제를 치료할 때 반영된다. 몸에 작용하는 생물학치료법이 있고, 마음에 작용하는 정신치료법이 있다. 생물학치료는 보통 약물치료, 정신치료는 보통 상담치료의 형태를 띈다.
19. 항우울제에 대해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것들
항우울제에 대해서는 처방하는 사람마다 관점이 약간씩 다르고, 그래서 여러분의 담당 의사는 나와 접근법이 다를 수 있다.
● 우울하다면, 뇌에 화학적 불균형이 생겼다는 뜻일까?
우울증은 뇌의 화학적 불균형 또는 호르몬의 불균형 때문이라는 거의 미신에 가까운 믿음이 우리 사회에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믿음은 증명되지 않은 이론으로,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아직도 우울증의 원인을 알지 못하며 항우울제가 어떻게, 왜 작용을 하는지도 모른다. 우울증이 화학적 불균형 때문에 생긴다는 이론은 2천 년 전부터 주장해왔지만 아직 증명되지 않았고, 그래서 우리는 지금도 확실히 아는 게 없다. 게다가 특정 환자나 환자 집단이 우울증을 앓게 되는 원인이 화학적 불균형이라는 점을 증명해줄 수 있는 실험이나 임상 증상도 전혀 없다.
● 우울하다면, 항우울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뜻일까?
많은 사람이 우울증에 걸리면 항우울제를 복용해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나는 우울증을 앓는 모든 환자가 항우울제를 복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심리요법도 항우울제 만큼 효과가 있으며 때때로 항우울제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 항우울제를 복용해야 하는지 아닌지 어떻게 결정할 수 있을까?
만일 환자가 초진 때 항우울제를 처방받고 싶어 하면, 항우울제와 심리요법을 적당히 병행해 치료한다.
● 누구나 항우울제를 복용할 수 있을까?
만일 간질, 심장병, 간 질환, 신장병, 고혈압 또는 그 밖의 다른 질병이 잇으면 특히 주의해야 한다.
● 항우울제를 복용했을 때, 어떤 사람이 효과를 가장 많이 보고 가장 적게 볼까?
● 항우울제는 얼마나 빠르게, 그리고 얼마나 좋은 효과를 낼까?
우울증 환자가운데 평균 60~70%가 항우울제에 반응을 보인다. 우울증 환자 중 30~50%가 폴라세보에도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연구는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회복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응을 보이다라는 말은 회복되다라는 말과 다르다.
● 어떤 항우울제가 가장 효과가 좋을까?
[Review]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낮은 나라, 자살률이 제일 높은 나라, 인구 감소가 가장 빠른 나라.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나라. 이제 이런 말에 크게 놀라는 사람은 없다. 어쩌면 행복지수와 자살, 출산율 사이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 것 같기도 한데 꼭 집어서 답할 수는 없다.
우울증은 어떤 것일까? 어디까지를 환자로 볼 수 있을까? 사실 우울증이 질병으로 분류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그저 슬픔의 한 종류라고 생각하면서 시간이 되면 해결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근래 들어서 뇌 과학의 발달로 “뇌에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우울증이 생긴다”는 것을 알아냈고, 병원에서 세로토닌을 회복하는 처방을 한다. 그러나 우리의 몸이 약에 의존하게 되면 그에 따른 부작용도 함께 따라온다는 것은 상식이다.
“슬픔이란 상실이나 실망 등 부정적 사건을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정확히 인식한 결과 생겨나는 정상적인 정서다. 반면에 우울증은 언제나 어떤 식으로든 왜곡된 생각에 의해 생겨나는 질병이다." (본문)
그렇다면 세로토닌 결핍이 우리의 우울한 기분 때문인지 아니면 그 반대로 세로토닌 결핍이 우울한 기분이 들게 하는지는 아직 분명히 밝혀내지 못했다고 한다. 다만 양자가 어느 정도까지는 관련이 있기 때문에, 오늘날 우울증 치료는 약물과 심리적 치료가 병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많은 연구를 통해 유전 요소와 환경 요소가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내려고 노력했지만, 어떤 요소가 더 중요한지 밝혀내지는 못했다.”(본문)
이 책은 과학적 약물 치료보다는 정신적 인지치료 방법의 원리를 세밀하게 담은 책이다. 책 속에는 인지 행동 치료의 원리와 방법으로, 일반적인 인지 왜곡을 식별하고 제거하여 사람의 기분과 삶을 개선하는 방법과 의사소통 기술이 자세히 담겨있다.
저자가 말하는 인지치료의 기본적 요소는 첫 번째, 우울증을 포함해서 우리가 느끼는 모든 기분은 우리의 생각에 따라 생겨난다, 그러므로 생각을 바꾸면 우리의 기분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우울함은 우리의 생각이 부정적 성향에 지배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각을 긍정적 성향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한다. 세 번째 원리는, 부정적 생각에는 언제나 심각한 왜곡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부정적 생각은 얼핏 보면 맞는 것 같지만 불합리하고 잘못된 것들이며, 바로 이 뒤틀린 생각이 우리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근본 원인임을 깨닫게 될 때 치료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모든 사람이 흔하게 겪게 되는 인지 왜곡 10가지 사례가 자세히 수록되어 있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는 세계는 한국의 경제성장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또 한 번 한국 경제의 위상을 높여주었다. 그러나 최고의 칭찬 뒤에는 언제나 반대급부가 있다. 경제 성장 뒤에는 오늘날 우리가 안고 있는 불명예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늘날 젊은이들은 공부할 만큼하고도 불안정한 일자리에 전전긍긍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으로 좌절하고 있다. 특히 오늘날 소셜미디어의 발전으로 개인의 정보가 공유되는 데서 오는 경쟁심리, 비교에서 오는 패배감이 우울증을 심화한다는 말은 낯선 말이 아니다. 그러나 우울증은 젊은이들뿐 아니라 노인층에서 더 위험하다는 주장도 있다. 수명은 길어졌지만, 그만큼 행복한 삶을 향유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공허감 때문이다.
주변에는 알게 모르게 우울증약을 먹고 있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 고통이 커서 사회생활이 어렵게 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지만,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다. 한 시대의 문화가 바뀌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 세대가 안고 있는 극한 경쟁 심리, 삶에 대한 올바른 태도에 새로운 변화가 있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 각자가 이런 문화에 대한 올바른 생각과 식견이 갖추어져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런 책은 시대에 필요한 책이라고 본다.
저자는 미국의 정신과 의사 이자 스탠퍼드 대학교 의과 대학 정신과 및 행동 과학과의 명예 조교수이며, 이 책은 전 세계적으로 40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 셀러 이다.
(본문)
“인지는 생각 또는 지각이다. 다르게 말하면, 인지는 사물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이다. 이런 생각은 매 순간,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마음속에서 자동으로 소용돌이쳐 흐르는데, 흔히 우리 기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우울증이 뇌 화학작용의 불균형 때문에 생긴다고 배운다. 그런데 최근의 연구들은 인지행동치료가 뇌 화학작용을 실제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간단한 방법 몇 가지만 알고 있어도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
“우울증은 많은 경우 다른 사람의 비판으로 시작된다.”
“다른 사람의 칭찬이나 인정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남의 선택에 좌우되는 성향이 몹시 강하다. ”
“한 연구 보고서에서, 가벼운 우울증 환자의 약 3분의 1이, 그리고 중증 우울증 환자의 약 4분의 3이 자살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했다. 또 우울증 환자 가운데 5%가 실제로 자살한다고 추정되고 있다. 이는 보통 사람의 자살율 보다 거의 25배나 높다.”
“과학자들은 많은 연구를 통해 유전 요소와 환경 요소가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내려고 노력했지만, 어떤 요소가 더 중요한지 밝혀내지는 못했다. 양극성 기분장애(조울증)일 경우에는 꽤 확실한 증거가 있다. 이때는 유전 요소들이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만일 일란성쌍둥이 한 명이 양극성기분장애를 앓게 되면, 다른 한 명도 이 병에 걸릴 확률은 낮다(15~25%). 만일 부모 중 한 명이나 쌍둥이가 아닌 형제자매가 양극성 기분장애를 앓게 되면, 가족의 일원이 같은 병에 걸릴 확률은 약 10%다. 이 모든 확률은 양극성기분장애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 일반 가정의 사람들이 이 병에 걸릴 확률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다시 말해 일반인이 평생 이 병에 걸릴 확률은 15도 안 된다.”
“우울증이 깊어지면, 지금까지 모든 것이 부정적인 상태였을 뿐 아니라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믿기 시작한다. 지난날을 돌아보며 자신에게 우연히 일어난 나쁜 일을 모조리 기억해낸다. 앞날을 그려보려고 애를 써도 공허감, 끝없는 문제들, 비통함만 떠오를 뿐이다."
“자신이 쓸모없다고 느끼는 이유는 자기비판을 계속 퍼붓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여러분은 지금 배우고 있다. 자기비판은 스스로를 괴롭히고 해치는 내면의 대화라는 형식으로 나타난다. 이 내면의 대화에서는 사실과 맞지 않는 지독한 말로 끊임없이 자신을 질책하고 못살게 군다. 내면의 비판은 흔히 타인의 신랄한 말에 자극받아 시작된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비판을 두려워할 수 있는데, 이것은 단지 우리가 타인의 비판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기법을 한 번도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기법을 배우는 일은 비교적 쉽다.”
“우울증의 가장 파괴적인 면 중 하나는 의지력을 마비시킨다는 것이다. 가벼운 상태일 경우, 하기 싫은 일을 뒤로 미루는 정도로 나타나지만 의욕상실이 심해지면 사실상 거의 모든 활동이 어렵게 느껴져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충동에 휩싸인다. 해내는 일이 거의 없고 감정도 점점 악화된다. 자극과 즐거움을 주는 일상의 원천을 멀리 할 뿐 아니라 생산성의 감퇴로 자기혐오가 심해지고 그 결과 고립감과 무력감도 더욱 커진다.”
“슬픔이란 상실이나 실망 등 부정적 사건을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정확히 인식한 결과 생겨나는 정상적인 정서다. 반면에 우울증은 언제나 어떤 식으로든 왜곡된 생각에 의해 생겨나는 질병이다. 예컨대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 우리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나는 사람을 잃었어. 우리가 나눈 우정과 사랑을 그리워할 거야.’ 이런 생각이 자아내는 감정은 온화하고, 현실적이며, 바람직하다. 이때 우리의 감정은 인간성을 향상시키고, 삶의 의미를 더욱 깊게 해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상실을 통해서도 얻는 것이 있다.”
“슬픔은 왜곡 없이 온다. 슬픔이란 감정의 흐름이므로,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사라진다. 또한 슬픔 때문에 자존감이 다치는 일도 없다. 하지만 우울증은 꽁꽁 얼어붙어 있다. 그래서 끝없이 지속되거나 반복될 뿐 아니라, 자존감 상실도 동반한다. ”
“과학자들은 모노아민산화효소 억제제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이 억제제들은, 대뇌변연계에 집중되어 있는 세 가지 중요한 화학적 전달자인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의 분해를 방지해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과학자들은 이 물질 중 하 가지 이상이 부족하면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항우울제는 이런 물질의 농도를 끌어올리는 작용을 할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이것이 바로 생물 기원 이론이 탄생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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