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백신 접종을 꺼리는 심리적 이유..
데이비드 롭슨
BBC Future
COVID-19 백신사진 출처,GETTY IMAGES
의심의 여지는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은 생명을 구하고 있다.
영국의 최근 통계를 보면 2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거의 모든 참가자가 2차 백신
투약 후 2주 내 바이러스 항체를 형성했다.
또 현재 공급되고 있는 백신들의 델타 변이
예방 효과에 대해 우려가 있지만,
아스트라제네카(AZ)와 화이자-바이오앤테크
백신의 경우, 입원율을 92%~96%까지
낮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많은 의료진이 강조해 왔듯이,
코로나 백신으로 인한 부작용은 코로나19의
위험성에 비한다면 극히 미비하다.
그러나 상당수는 여전히 백신 접종을 꺼린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은 인구의 약 10~20%가, 일본은 50%가량이,
프랑스는 60%에 이르는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눈에 보는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황
플라스틱 봉투 때문에 백신 공급이 느려진다고?
이러한 현상은 SNS상에서 설전을 일으켰다.
대다수가 백신 접종 거부를 두고
단순히 무지하거나 이기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의학적 의사결정을 전문으로 하는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선택들이 많은 경우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적용된 결과라고 말했다.
이들은 인류가
인구 수준의 집단면역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선택들도 민감하게 다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 5C
첫째, 몇 가지 차이점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백신 접종을 꺼리는 이들이
모두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 편하겠지만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이들과 비합리적이고
확고한 백신 접종 반대 이론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백신접종에 대한 사람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심리적, 사회적 요인에 관해
연구한 런던대 세인트조지스 인구보건연구소의
모하마드 라자이는 백신 반대론자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의견을 잘 드러내며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라면서도
"그들은 아주 극소수일 뿐"이라고 말했다.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대다수의 경우
정치적 의제나 반과학적인 명분을
내세우지 않고 있다.
그들은 단지 백신 접종에 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좋은 소식은 처음에 주저하던
많은 사람이 마음을 바꾸고 있다.
그러나 라자이는
"바이러스 감염이 매우 빠르게 확산하기 때문에
접종의 지연도 위협이 된다"라고 경고했다.
새로 등장한 델타 변이는 기존의 바이러스보다
전염성이 높기 때문에 백신 접종이 가능한 한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주사기 바늘에 대한 공포도 많은 사람이
백신 접종을 꺼리는 여러 이유 중 하나다
사진 출처,GETTY IMAGES
다행히 과학자들은 2019년 12월 우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되기 훨씬 전부터
백신 접종 우려에 관한 심리학적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들은 이를 위해 인간의 건강 관련 행동 패턴에 대한
다양한 모델을 탐구했는데, 이 중 가장
유망한 모델은 우리의 심리적 요인을
고려한 5C 모델이다.
■ 신뢰(Confidence):
백신 효능과 안전성, 이를 제공하는 보건 서비스,
그리고 정부의 배포 결정에 대한 신뢰 여부
■ 안일함(Complacency):
질병 자체를 건강에
심각한 위험으로 생각하는지 여부
■ 계산(Calculation):
손익을 따지기 위해 광범위한
정보 검색에 참여하는지 여부
■ 제약/편의성(Constraints or Convenience):
백신을 접하기가 얼마나 쉬운지 여부
■ 집단 책임(Collective Responsibility):
스스로 예방 접종을 통해
타인을 보호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2018년 독일 에르푸르트 대학의
코넬리아 벳슈 교수와 동료들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각각 5C 측정을 위한 일련의 질문에 답변을 요청한 후,
그 결과를 인플루엔자나 HPV 백신 접종
여부 등과 연관해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5C를 이용해 많은 이들의
의사결정 변화를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5C는 또 신뢰 문제 등에만 초점을 맞춘 다른
모델들에 비해 더 정확한 상관관계를 입증했다.
벳치는 연구진이 아직 미발표된 연구에서
이 모델을 이용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를
예측했다고 덧붙였다.
물론 다른 기여 요인도 있다.
옥스퍼드 대학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주삿바늘에 대한 두려움도 백신 접종에
큰 장애물이 된다. 그러나 5C 접근법은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보다 일반적인 이유를
설명한다고 보면 될 듯하다.
■■'확증 편향’
여러 요인을 분석하고
그것이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우리의 인식을 흔드는 것으로 알려진
다양한 인지적 편견을 조사하는 것도 유용하다.
백신에 대한 신뢰,
질병의 위험에 대한 안일함을 생각해보자.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대부분은
일부 반백신 시위자처럼
반과학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지 않다
사진 출처,AFP/GETTY IMAGES
UCLA의 제시카 살레스카는 사람들은 두 가지
모순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로 위험과 이익에 대한 평가를
각각 왜곡시킬 수 있는
"부정적 편향"과 "낙관성 편향"이다.
부정적 편향은 통제할 수 없는 사건을
평가하는 방식과 관련이 있다.
살레스카는 "부정적인 정보는 유독
마음에 남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반대로 낙관주의적 편견은
자신에 대한 믿음에 관한 것으로 자신이
보통 사람보다 더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두 편견은 서로에게서부터 독립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합쳐져 백신의 위험한
부작용을 우려함과 동시에 백신 접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자신은 안 걸릴 것이라는
안일함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리고 잘알려진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도 있다.
확증편향이란 객관적인 자료를 무시하고
자신의 원래 생각을 잘 바꾸지 않으려는
고집을 가리키는 심리학 용어이다.
이로 인해 백신 접종의 위험을 과장하는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를 바로 받아들임으로써
바이러스의 위험에 대한 인식이 잘못될 수 있다.
보통 이러한 현상은 5C 모델 중 "계산"
척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 -
즉 적극적으로 정보를 찾아보는 사람이
백신 접종을 주저하게 만든다.
벳치는 "이미 백신 접종이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와중에 '접종이 위험한가요?'라고
검색하면 당연히 그 생각을 확인시켜주는
정보만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심리적 성향은
매우 흔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러한 편향은 백신 접종 외에도
삶의 많은 부분에서 우리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백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간단하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를 생산해야 한다
사진 출처,GETTY IMAGES
따라서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이들을 무시하고,
다소 고의적으로 무지하다고 가정하는 것은
어리석은 자세다.
또한 5C의 "제약/편의성"에 영향을 끼치는
사회적 요인들 또한 잊어서는 안 된다.
쉽게 말해서 백신을 접종받기 어렵다는 인식은
이미 접종을 주저하는 이들을 낙담시키는
결과만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벳치는 이러한 인식이 독일에서의
접종을 지연시켰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에서는 백신 접종 자격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벳치는 사람들이 자동 통보를 받을 수 있다면
더 빠르게 백신을 접종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자이는 특히 백신 접종 센터로 이동하는
시간과 비용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가난한 지역 주민들을 위해 편의 문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한다.
그는 "최저임금이나 실업급여를 받는
대부분은 접종센터를 오가는 과정이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지역 내에서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배 장소, 모스크, 구르드와라,
그리고 교회에서의 백신 접종이
더 성공적이었다는 말들도 들려온다"
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구조적 인종차별 등으로
특정 인종 집단이 의료 당국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를 잃어버렸을 수 있다며,
이 같은 결정의 맥락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상에서 상대방이 직면하는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상대방의 결정을 무시하기 쉽기 때문이다.
■■ 열린 대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쉬운 해결책은 없다.
하지만 보건당국이 주요 우려 사항에 대해
이해하기 쉽고 정확한 정보를
꾸준히 제공하는 것도 방법이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글로벌 보건 혁신 연구소(IGHI)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우려 사항에는 부작용,
백신이 충분한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을 수 있다는 두려움 등이 있다.
라자이는 부작용의 경우 그것이
실제 코로나19에 걸렸을 때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얼마나 위험한지를
그래픽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또 실험을 충분히 거치지 않았다는 두려움은
백신 개발 역사에 대한 교육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백신에 mRNA를 사용하는 방법은 수십 년 동안
안전성에 대한 검증을 거쳐 연구됐다.
이러한 연구 방식은
팬데믹에도 쉽게 적용될 수 있다.
라자이는 "우리는 다른 의료 및 연구 분야에서
이 기술을 사용해 왔기 때문에 해롭지 않다고
믿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IGHI 보고서를 공동 주도한 박사후연구원
사라 존스는 표적화된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하나의 대규모 백신 접종
독려 메시지로 한 번에 틈새를
모두 공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여러 커뮤니케이션 파트너들과 더욱
창의적으로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백신의 위험과 혜택에 대해
"정확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각 커뮤니티 내의 인플루언서 역할 모델과의
긴밀한 협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자이는 의료 서비스 기관들이 정보를
단순히 제공한 뒤 방치할 것이 아니라
열린 마음으로 대화에 참여하고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사람들의 우려를 듣고, 인정하고,
그들이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살레스카는
쌍방향 대화가 필수적이라는 데 동의하며,
이는 친구 및 가족과 함께 이러한 문제를
논의하면서 우리가 모두 배울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의 우려를 존중하고 인식하는 것이
실제로 사실이나 통계를 제공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대부분의 결정은 당신이 제공하는 정보가 아니라
개인적인 관계에 기반해 이뤄지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롭슨은 '지능의 함정 : 똑똑한 당신이
어리석은 실수를 하는 이유와 지혜의 기술'의 펴냈다.
그의 다음 책 '기대 효과: 당신의 건강, 피트니스,
생산성, 행복, 그리고 노화를 바꿔놓는다'은
2022년 초 출간 예정이다.
BBC News, 코리아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57968318
첫댓글 우선 기다리는 시간을 서민들에게 최소화 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주사보다 먹는 약도 같이 개발되었으면 좋겠더군요~
예방접종은 누구나 약간의 겁을 먹기 마련이지만,
이벤트나 각종 기발한 방법으로 쉽게 접근하게
만드는 방법도 좋을 듯 합니다....
배신접종을 꺼리는 부분을 제거시켜주는 행사를 가지면서
무언가 신뢰회복까지 함께 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