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5일
20년 전부터 강원도 여행을 할테면 꼭 한 번 들르고팠던
금강산 줄기가 시작되는 감로봉 동남쪽 자락 위치
《건봉사/乾鳳寺》
강원도기념물 제51호(1982.1.3 지정)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 건봉사로 723
신라 법흥왕 7년(520년) 아도화상이 창건한 원각사
고려 태조 20년(937년)에 도선국사가 중수 후 서봉사
고려 공민왕 7년(1358년)에 나옹화상이 중수 후 건봉사
그렇게 오늘에 이르고..
큰 화재로 전소된 후에도 여러차례 복원작업을 거쳐 1911년에는 9개 말사를 거느린 31본산의 하나가 되었다.
특히 건봉사는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가 의승병을 기병한 호국도량임을 익히 알고 있다.
더불어 일제강점기 때는 항일독립운동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한 호국사찰임을 또한 알고 있다.
이처럼 건봉사는 전쟁과 화재 등으로 폐허가 되곤 했다.
1994년부터 대웅전, 팔상전 등 복원을 시작, 지금도 사찰복원은 지속 중이라고 한다.
우선 전국 4대 사찰의 하나라는 게 놀랍다.
한편, 건봉사 터는 1953년 휴전으로부터 민간인 통제선 북쪽에 속하게 되었다가 1989년부터는 민간인 출입이 가능해졌다.
건봉사 불이문
乾鳳寺 不二門
불이문은 1920년에 건립되었다.
한국전쟁 당시 치열했던 전투가 벌어지면서 건봉사 모든 건물들이 무너져 폐허가 되었지만, 유일하게 불이문은 남았다.
원통형으로 다듬은 4개의 돌기둥 위에 나무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지붕을 올린 형태이다.
'불이(不二)'란 진리는 둘이 아님을 뜻한다.
이곳을 통과해야만 진리의 세계인 불국토에 들어갈 수 있음을 상징한다.
전통적으로 사찰 입구는 일주문, 천왕문, 불이문 등 세 개의 문을 지나도록 구성된다.
이 중에서 천왕문은 부처의 가르침과 불국 정토를 수호하는 사천왕을 모신 공간이다.
건봉사는 천왕문을 다로 세우지 않고 불이문에 금강저를 새겨서 사찰 수호의 기능까지 더하고자 했다.
돌기둥에 새겨진 선명한 문양은 불교 의식에 사용되는 도구인 금강저(金剛杵를 나타낸다.
금강저는 고대 인도에서 쓰던 무기이다.
부처를 수호하고 번뇌를 없애는 깨달음의 지혜를 상징한다.
그리고 정면에 걸린 현판은 서화가 김규진의 작품이다.
불이문을 지나면서 큰 나무들 그늘 속으로
계곡물소리 바람소리 숲소리 맞딱들이고
시원스레 피부를 스치는 바람엔 상쾌함 가득
우리나라 보물 제1336호로 지정된 아름다운 무지개 돌다리..
18세기 초 축조 추정, 여러 차례 무너져 보수 또는 중수, 따라서 오늘에 이르고
건봉사 능파교를 지나면 대석단(大錫壇)과 봉서루(鳳棲樓)를 만난다.
한편 건물 현판과 안내책자 등을 보면 금강산건봉사로 많이 표기되어 있다.
건봉사가 금강산 지척에 있는 듯 느낌이 확 와닿는다.
홍길동전을 보면 건봉사가 금강산에 속한다고 표현된 걸로 안다만! ㅎㅎ
건물 우측으로 나아가면 대웅전으로 향하는 길~
그리고 능파교를 지나자마자 바로 눈에 띈 십바라밀석주
바로 대석단 중앙통로 좌우로 높이 158cm의 사각형 석주 2기
석주에는 십바라밀의 도형이 음각되어 있다.
어떤 사찰에서도 거의 볼 수 없는 석주와 도형이다.
1920년대 조성되었지만 시각적인 교육효과가 큰 중요한 문화재로 인식되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통도사에 있던 부처님 진신치아사리를 왜병이 일본으로 가져간 것을 사명대사가 일본에 사신으로 갔다가 되찾아와 8과를 모셔 이곳에 봉안했다.
건봉사 대웅전
보안원 등 주변 건물들과 조화를 이루면서 중심을 잡고 위엄있게 배치되어 있다.
건봉사 대웅전을 중심으로 푸른 하늘과 흰구름, 녹음 가득한 숲으로부터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한다.
대웅전 우측 건물 보안원은 부처님 진신치아사리 친견장이다.
2022년 1월 15일에 염불원에 모셔졌던 부처님 진신치아사리를 보안원으로 이운하여 봉안하고 점안(點眼)법회를 봉행한 곳이다.
건봉사 대웅전에서 다시 능파교를 건너 적멸보궁으로 가는 중~
여름 풍경 아래 싱그러운 나무들과 연지(蓮池)로부터 다시금 자연의 상쾌함을 품어본다.
건봉사 적멸보궁에 들어서고
적멸보궁 내 부처님은 모셔져 있지 않다.
대신 공간을 틔워 뒷편 사리탑을 볼 수 있다.
부처님의 진신치아사리는 세계 15과 뿐이다.
그 중 스리랑카(블치사)에 3과가 보관되어 있다.
그리고 건봉사에 12과가 모셔져 있다.
건봉사 염불원에 5과, 적멸보궁에 3과가 모셔져 있고 4과는 분실되었다.
그리고 적멸보궁을 나서면 왕소나무 아래 극락전이 있다.
극락의 주불인 아미타불은 자기의 이상을 실현한 극락정토에서 늘 중생을 위하여 설법을 하고 있는데, 이를 상징하는 극락전을 아미타전 또는 무량수전이라고도 한다.
이상향인 극락이 서쪽에 있으므로 보통 동향으로 배치하여, 참배하는 사람들이 서쪽을 향하도록 되어 있다.
건봉사 왕소나무는 극락전 뒷편, 건봉사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언덕에 있다.
확연히 눈에 띄는 큰 소나무다.
위엄 갖춘 수호신처럼!
오랜 세월에 걸쳐 전란과 화재로 소실되는 산천초목들이 많았건만..
왕소나무는 고고하게 버티어 세월을 견뎌왔네.
따라서 이 왕소나무야말로 건봉사의 번성과 아픔을 함께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