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경제] PER과 PBR
저 주식 가격이 적당할까? 기업이 얼마나 버는지, 얼마나 벌어뒀는지 비교해봐요
입력 : 2024.02.27 03:30 조선일보
PER과 PBR
정부가 26일 '기업 가치 상승(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했어요. 우리나라 기업의 주식 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낮게 평가되는 경우가 많다(코리아 디스카운트)고 해서 정부가 이를 해소하기 위해 나선 거예요. 주식이 저평가된 기업은 PER과 PBR이라는 수치가 낮을 가능성이 크기에 이 수치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작년 일본에서도 유사한 프로그램을 실시하면서 PBR이 1배 미만인 상장사에 개선책을 요구해 증시 부양을 이끌었다고 하고요. 그럼 PER과 PBR이 뭔지 알아볼게요.
PER(주가수익비율·Price Earning Ratio)은 주식 1주의 가격을 주식 1주당 1년간 벌어들이는 수익으로 나눈 값이에요. 기업의 1년 수익에 비해 주식 가격이 얼마나 비싼지 확인하는 수치죠. 주식을 이솝 우화에 나오는 황금 알을 낳는 거위라고 생각해볼게요. 거위가 매년 1만원짜리 황금 알을 하나씩 낳는데 거위 가격이 10만원이라면 PER은 10배입니다. PER은 주식을 샀을 때 원금을 회수하는 시간으로 볼 수도 있어요. PER이 10배면 원금 회수에 10년이 걸리는 거죠.
PER이 낮은 주식은 일반적으로 저평가된 주식이라고 할 수 있어요. 기업이 내는 수익은 많기 때문에 고평가돼야 할 텐데, 그에 비해 주식 가격은 낮으니 저평가된 거죠. 하지만 PER이 낮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에요. 특정 산업에서는 PER이 비교적 높게 나오기도 한답니다. 난치병 치료제를 개발, 연구하는 기업의 경우 PER이 높은 경향이 있어요. 개발에 성공하면 엄청나게 높은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죠. 기술주, 벤처기업 등 고성장이 예상되는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PBR(주가순자산비율·Price Book value Ratio)은 주식 1주의 가격을 주식 1주당 기업 자산 가치로 나눈 것이에요. PER은 기업의 수익에 비해 주가가 어느 정도인지 판단하는 척도였죠.
PBR은 기업이 지닌 자산에 비해 주가가 어느 정도인지를 판단하는 척도인 거예요. 어떤 기업의 총자산이 100만원이라고 해 볼게요. 이 회사가 주식을 총 100주 발행했다면 주식 1주당 자산 가치는 1만원입니다. 이때 주가가 1만원이라면, 주가를 1주당 자산 가치로 나눈 PBR은 1배입니다. 만약 주가가 2만원이라면 PBR은 2배, 주가가 5000원이라면 PBR은 0.5배가 됩니다.
역시 PBR이 낮다는 건 기업이 지닌 자산 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PBR이 1보다 작다는 건 기업의 주가가 기업의 자산을 처분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돈보다도 저평가됐다는 의미죠. PBR은 매년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총 자산 가치가 중요한 금융기관을 평가할 때 보다 중요하게 보는 수치입니다.
하지만 PER과 PBR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저평가된 주식으로 단정하는 건 무리가 있어 조심해야 해요. 황금 알을 낳는 거위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수도 있잖아요. 지금 당장은 수익에 비해 주가가 싸서 PER이 낮게 나타난다고 해도, 앞으로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낮다면 가치에 비해 주가가 싸다고 할 수 없는 거죠. 주식 투자에는 시대의 흐름을 읽고 업계와 해당 기업의 전망을 함께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김나영 서울 양정중 사회과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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