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테이블세터진, 명불허전 김태균과 로사리오, 김경언에 이들 셋이 가세하면서
한화는 전무후무한 모든 타선의 중심타선화를 구상할 수 있게 되었다.
아래는 김성근 감독이 부임하면서
기대를 잔뜩 품었던 작년 3월에 썼던 글입니다.
표범에 비해 오소리는 몸집 크기로 보자면
건장한 어른과 조그만 꼬마 정도로 비교된다.
그런데 이 오소리가 패기 하나만 놓고 보면
정말 대단한 동물이다.
야생동물 다큐에서 본 적이 있다.
표범이 오소리를 잡아먹으려고 덮쳤는데
이 오소리는 표범과 맞짱을 떠서 무려 40분여를
사투를 벌였다.
오소리의 이런 패기를 알기 때문에
어지간한 맹수들은 오소리를 만나도
귀찮아서 그냥 지나치곤 한다.
예전의 한화가 마치 힘없는 토끼처럼
다른 팀이 쉽게 승수를 올리는 제물이었다면
김성근호의 한화는 오소리 정도로 변신하지 않을까?
실제로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팀을 한 번 이기려면
진땀을 빼며 고생해야 한다는 걸 수없이 보아왔다.
우승?
아니다.
한화팬인 난 그저 우리 한화가
다른 팀이 쉽게 이길 수 없는
이겨도 진땀을 빼게 만드는 오소리 정도만 되면
아주아주 대만족이다.
으라차, 한화.
(2015년 3월 18일)
맹수는 먹잇감 무리들을 공격하기에 앞서 타깃을 정하고 전격적으로 달려들어 정한 타깃에 상처를 입힙니다. 그런데 간혹 상처를 입은 먹잇감이 맹수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일이 있습니다. 무리 안으로 들어간 동물이 안전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한 번 피맛을 본 맹수들은 상처를 입은 동물을 무리에서 떼어놓기 위해 집요할 정도로 무리를 습격하고 빠지면서 교란하는 일을 끊임없이 반복합니다. 결국 먹잇감 무리들은 상처를 입은 동료를 포기하고 말죠.
작년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만년 꼴찌였던 한화가 신생팀 kt 외에 단 한 팀만 아래로 둘 수 있다면 대만족이라는 글도 썼었습니다. 저의 희망이자 예상 순위는 8위였던 셈이죠. 정말 한화는 지난 암흑기와는 차원이 다른 싸움을 해 주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그런 한화 이글스에게서 오소리의 강인한 투쟁심을 보았죠. 이미 그들은 상대 팀에게 승수자판기 역할을 하던 겁 많은 토끼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초반 무서운 맹위를 떨쳤던 한화이글스였지만 이미 기력이 다했는지 후반기에는 장렬하게 최후를 맞던 오소리 같았습니다. 그래도 6위란 성적은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성적이었기에 속으로 만세를 불렀지요.
올해는 어땠을까요?
저는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너무도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4위를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천길만길 나락으로 떨어지는 한화 이글스가 보였습니다. 압도적인 꼴찌를 달리는 한화의 추락은 실로 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9위인 케이티와의 승차가 무려 8게임으로 벌어지면서 사상 초유의 시즌 100패를 당하는 팀이 될지도 모른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견해는 팬들에게까지 전이되어 깊은 좌절감을 맛보던 시절이었지요. 참으로 암담한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갖은 우여곡절을 겪다가 어느 날부터 한화가 기적처럼 회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들을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보았습니다. 그러다 전 깨달았습니다.
한화 이글스가 이제 오소리가 아닌 맹수가 되어 있었던 겁니다.
한 번 피맛을 본 맹수처럼 상대에게 상처를 입힌 한화 이글스는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서 기어코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이었지요. 우리 한화 이글스가 맹수가 되었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달은 이래 팀에 대한 믿음은 날이 갈수록 견고해져갔습니다. 엊그제 nc 다이노스가 2점을 리드당하다 3점 홈런을 치며 역전한 뒤 환호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그랬죠.
"백날 그래 봤자 한 번 피맛을 본 한화 타선에게 어려울 걸?"
결국 한화 타선은 nc 투수들을 격파하면서 대승을 거뒀습니다. 제가 가장 염원했던 투쟁심이 이제 한화 이글스에 뿌리깊게 박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작년과는 양상이 반대로 흐르고 있습니다. 전반에 맹위를 떨치다 후반에 힘이 빠졌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먹잇감을 쫓아 집요하게 달려드는 맹수들처럼 날이 갈수록 기세가 강해집니다.
그렇다면 내년은 내년은 어떨까요?
체질이 형편없었던 팀에게 거액을 투자한다고 갑자기 좋아지지 않습니다. 20세기 이후 세계적으로 산업이 번창하면서 산유국들이 천문학적인 오일달러를 벌어들였는데 그 나라들이 갑자기 선진국이 되던가요? 정치, 문화뿐 아니라 교육 및 국민 개개인의 의식 개혁 등 수없이 많은 사회적 인프라들을 구축할 때 비로소 그 나라는 선진국으로의 진입이 가능한 겁니다. 견고한 시스템의 구축이자 사람의 몸으로 말하면 체질의 근본적인 개선이 전제가 되어야 하는 것이죠.
주위의 비난과 야유(모함과 시기일지도 모르지만)와는 달리 제 눈에는 산재한 난제들이 서서히 해결되어가면서 정리되는 모습이 엿보입니다. 김성근 감독이 적장이었을 때 '아,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팀을 한 번 이기는 일이 왜 그렇게 어려운 걸까?'하는 생각이 매번 좌절감처럼 들었는데 내년이면 다른 모든 팀들이나 팬들이 그런 생각에서 결코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수십 년을 오로지 야구 한 길로 열정을 바쳐오고 있는 노감독을 비롯해 강력한 투쟁심으로 무장해나가고 있는 우리 장한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똘똘 뭉쳐 엄청난 응집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팬으로서 지켜본다는 건 야구광인 제겐 그야말로 행운입니다. 우리 한화 이글스가 우승하는 그 날까지 '우리의 야구'를 하며 호시우보로 묵묵히 전진해나가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언제나 한화 이글스 파이팅!!!!!
첫댓글 전 이제부터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불 붙습니다.
가을...
오라이 ~~
예전에 슼 경기를 보면 늘 그랬죠~~~ 초반에 지고 있어도 꼭 이길거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그게 감독님의 마술이죠~~~ 지금은 그때와 사정이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 팀이 되었죠~~~ 전 그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맹수가 되어가는 울팀의 표효하는 모습을 보고싶네요~~~~~~~~~~~
ㅂㅃ7ㅂ7ㅍㅂㄱ
무슨 뜻인지요?
이젠 아무도 겁나지가 않네요.
누가 덤비든 물고 늘어지면서 두손 들게 할듯 싶습니다.
점점 더 다가오고 있는것 같습니다.가을이
어쩜 그리도 적절하게 표현을 잘하셨는지요~
전 sk팬일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 감독님을 믿고 응원합니다~
청죽님 말씀처럼 토끼같던 팀이 오소리를 넘어 맹수의 모습으로 끈질김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이글스는 비상했다고 보여집니다^^
공격은 물론 허점 투성이였던 수비의 성장도... 팬들의 관심도까지... 실로 놀라운 관심과 발전이 있었죠^^
앞으로의 잔여 경기에서도 울팀이 기대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주리라 믿습니다~
청죽님을 비롯한 울팬들의 사랑까지 더해져서 끝나는 날까지 제게 비타민이 되어주리라 믿습니다~^^
역시 청죽님글은 느낌이 있어요
멋지네요. 오늘도 화이팅~!~!~!
너무도 멋진 글입니다. 아침부터 힐링 하고 갑니다 ^^
제가 김성근 감독님을 존경하기 시작한게 바로 말씀하신 부분때문이었네요..다른팀이 쉽게 넘볼 수 없는 진땀나게 하는 힘든 팀...
그런 팀을 한해 두해에 만들거란 생각은 애초에 하지도 않아서 최소 6년은 감독님이 건강하게 지켜 주시길 바랬습니다.
그런데 더 빠른 기대감을 갖게 하셔서 욕심이 끝도 없어지더군요...ㅎㅎ
이제 완전체다 싶으면 어긋나고 어긋나도 어찌어찌 꾸려가고...요즘 한화 야구는 정말 최고네요...
맹수같진 않지만 제대로 독수리가 되어갑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기쁘고 설레발이란 걸로 초치지 않으려하고 자중하게되고 큰 기대감보다 현재 응원에 만족하려 합니다..
다 그저 고맙고 고맙습니다...^^
김성근 감독이 오면서 늘 느끼고 있던 생각을
청죽님께서 시원하게 글로 표현해주셨네요
이글스의 팬중에는 간혹 혹사와 큰점수차에 필승조 투입을 걱정하시는 분들도있어요
감독님이 그런인터뷰를 하더라구요 "초반 큰점수차로 지고있지만 찾아주신 수많은 팬들을 실망시킬수없어
창식이를 올렸다고" 감독님은 팬들의 성원과 상대팀에게 쉽게 지지않는 경기를 하고자했던 부분이고
그말은 청죽님 말대로 오소리가 되고 드디어 맹수가되어 감히 넘볼수없는 팀이 되가는 과정일겁니다
참 좋은 글 잘 식견하였습니다.
으라차차 한화이글스 오늘도 화이팅! 멋진글에 감사드립니다.
논리전개에 단어의 적확성, 뒷받침 문장까지,
공들여, 시간들여 쓴 흔적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역시나 좋은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연륜과 깊이가 물씬 묻어나네요~ ^^
본문 말미에 호시우보(虎視牛步 / 범호, 볼시, 소우, 걸음보)란
"호랑이처럼 모든 상황을 잘 주시하되, 실제 행동은 소처럼 신중히 하라"는 뜻 ^^
삭제된 댓글 입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8.10 16:22
역시나 멋진글 이제 보네요~~~^^ 잘읽고갑니다~~~♡
맞아요 저도 한화가 일등하고 우승하면 좋겟지만 그이전에 매경기 최선을 다하고 투지잇게 투혼을 불태우는 지금의 모습이면 충분합니다
결과는 그다음 따라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