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재 샘의 첫시집 <느티나무의 문법>이 '예술가'에서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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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추천 글>
도시와 '서정'은 상호 메타적이다. 자연 서정시라고 하지 도시 서정시라고 '잘' 하지 않는다. 도시시, 혹은 대도시시라는 하위장르가 있다. 대도시시는 ―「대도시와 정신생활」의 짐멜 용어로는 ―대도시를 혐오 둔감 고립이라는 키워드로 드러낼 때이다. 멀리 보들레르의 『파리의 우울』이 있고, 보다 가까이에는 릴케의 『말테의 수기』 등이 있다. 20세기 초엽의 표현주의자들 시편들이 있다. 게오르크 하임의 베를린 연작시들이 이에 해당된다. 문경재 시인의 시들은 도시 서정시들이다. '서울 서정시'들이다. 도시에서 자연 서정을 일깨우나, 자연과 도시를 상호 배타적 관계에 두지 않고, 상호 공존의 관계에 둔다. 사실 도시, 혹은 대도시는 시인에게는 매혹의 장소로서, 시창작의 보고寶庫이다. 도시 혹은 대도시를 배제의 대상_비판의 대상으로 두는 것은 상투적 문명 비판, 상투적 기계주의 기술주의 비판, 상투적 효율주의 비판이기 쉽다. 문경재 시인은 대도시 '서울'을 시쓰기의 매혹의 장소로 삼으며 대도시에서 서정성을 찾아내는데 솔직하다. 대도시의 서정시라는 하위장르를 그의 시적 기반으로 삼는데 솔직하다. 요컨대 '서울 서정시'의 탄생, 문경재 시인의 첫 시집을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박찬일_시인)
"한 송이의 불꽃으로 태어나/ 꺼져가는 호접란에 불을 붙이"(「생의 이면」)는 시가 생보다 더 '광활'하다는 건 시인의 겸손이자 시에 대한 헌사이며, 한편으론 생의 진실이다. 어쩌면 시인은 '광활한 시'로 나아가기 위해 '협소한 생'에 '불꽃의 정원'을 가꾸는지도 모른다. 그곳은 "불꽃이 아니었으면/ 시도 생도 쓸쓸했을" 삶의 현장이면서, 생은 유한하고 시는 무한하다는 점에서 유한을 무한에 잇대는 제례의 장소이기도 하다. 『느티나무의 문법』은 '불꽃 한 그루'라는 이 신비한 조탁으로부터 시집의 키워드가 된 식물, 곧 느티나무 ―배롱나무―단풍나무를 경유한다. (이영숙_시인ㆍ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