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윤동재
문경 마성 샘골 가서 박열 의사 만나보니
박열 의사 개가 되길 잘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박열 의사 부르짖음 외침 누가 알랴
“높은 양반의 가랑이에서
뜨거운 것이 쏟아져
내가 목욕을 할 때
나도 그의 다리에다
뜨거운 물줄기를 뿜어대는”* 개
개도 그런 개라야 해와 달에다 대고
온몸으로 목이 터지도록 짖어대고
뭐든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지
그동안 개가 되고 싶은 사람은 많았으나 된 사람은 박열 의사뿐
박열 의사 부르짖음 외침 언제나 우렁차
땅이 흔들리고 하늘이 흔들리고
해와 달이 깜짝깜짝 놀라지
사람과 산과 들과 강과 바다와 나무와 풀
날짐승 길짐승 모두 함께 떨쳐 일어나자고
박열 의사 개가 되어 온몸으로 목이 터지도록 짖어대고
뭐든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지
박열 의사 개가 되길 정말 잘했다
좁쌀만큼 모래알만큼 담배씨만큼 작은 나는
언제 개가 될 수 있을까?
*박열 의사 시 <개새끼>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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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개는
호기심이 가득한 눈을 하고 길을 가며
수상한
냄새가 있으면 걸음을 멈춘다
어느 녀석이 무슨 짓을 했는지
기여코 밝혀내고
기억하는 역사로 던단하게 묶어둔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