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9월 뷰) 정동희, 손목시계를 다시 차다〕
제가 손목시계를 안 차기 시작한 게 3년 정도 되었습니다.
왜, 손목시계를 안 차게 되었냐 하면···
정치를 다시 하게 되면서 (중고이지만) 롤렉스시계를 차는 게 부담스러워, 3년 전 어느 시점부터 아예 안찼습니다.
그런데 그 시계는 2010년 당시 오래된 중고시계를 120만원에 주고 산 시계입니다.
잠실 롯데월드 지하 주차장 입구로 가는 길에 다른 점포들은 하나도 없는 분위기에 시계방이 하나 달랑 있는데, 쇼윈도우에 전시되어 있어 보니까 중고 중에서도 연식이 너무 오래된 거였는데 사게되었습니다.
무역업무로 화교들을 만나는 경우가 제법 있어 처음 대화할 때 그 시계 덕을 조금 보아 신뢰감을 쌓는데 간접적인 도구 수단이 되기도 했습니다.
가끔 험한 일을 제가 하는데 두 번 정도 바닥에 넘어지면서 시계에 기스가 두 군데 났고요···
2023년 무더운 7월 여름, 어느날 나도 이제 손목시계를 차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책상 구석에서 그 시계를 꺼내서 찼더니, 아무리 손을 흔들어도 시계 바늘이 갈 듯 말 듯하면서 안 가는 겁니다.
한 일주일 정도 러닝머신 할 때 일부러 팔을 심하게 흔들면서 시계바늘이 돌아가도록 노력해도 도저히 안 움직여, 명동 소재 백화점 롤렉스매장에 전화해서 예약하여 들고 갔죠.
그러니까 시계를 분해하여 기름을 발라줘야 하는데, 그 수리비가 121만원이라는 겁니다.
내가 시계를 120만원에 샀는데 그 샀는 가격보다 만원 더 비싸게 수리비를 달라고 하니, 그냥 포기하고 나왔고요···
수소문하여 강남에 소재한 시계점에서 30만원에 결국 수리했습니다. (그 곳에 박근혜 전 대통령님과 주인장의 사진이 걸려 있어 한참 바라보았습니다. 삼성동 사실 때 오셨는가봐요. 우리가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보다 검소하게 사신 거 같습니다.) 수리하고 난 뒤 반나절 시계를 차고 있으니, 무언가 불편하여 다시 안끼고 있습니다.
그 무렵 책상 안 깊숙한 곳에 30대초에 끼던 론진 시계가 20년 가까이 묵혀 있었는데, 시계고무줄 끊어진 것만 바꾸고 약만 넣어면 갈 줄 알고 충정로 스와치그룹 AS점에 7월31일에 갔습니다.
너무 오래된 모델이라 시계줄도 한국에 없고 너무 오래 안차서 습기가 들어가서 무브먼트도 상하여 교체해야 되고 시계금속판도 부식되어 바꾸어야 되고 78만원 수리비가 나오고 모든 부속이 스위스에서 와야 되는 관계로 8월말에 수리된다고 하는데, 해달라고 했습니다.
전자처럼 분해하여 기름칠 하는 문제가 아니라 ‘부품의 문제’였고 그 부품은 여기서 밖에 해결할 수 없으므로 어쩔 수 없이 거의 구입가격에 가까운 수리비를 선택한 거죠.
아무래도 제가 유권자분들을 찾아다니며 인사를 해야 되는 상황이 곧 닥치므로, 이전처럼 주머니에서 핸드폰 펼쳐서 시간 확인하기 보다는 이 수리된 골동품시계를 번갈이 차며 돌아다닐 계획입니다.
장황하게 지난 3년여 간 손목시계 안 차던 제가 9월부터 시계를 차기 위해 준비한 여정을 설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시간은 누구의 편일까요?” 이 질문을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지금 상황을 요약하면, 무언가를 해야 되고 무언가 액션을 해야 되는데 모두가 멍하니 있는 것인지 아니면 계산을 하는 것이니, 아니면 지켜만 보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결과적으로 멍 때리고 있다고 요약됩니다.
그렇다면 “시간은 누구의 편일까요?”
참고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은 아마도 1.7% 내외 나올 거라고 저는 추정하고 있고요, 내년도 2024년 미국 경제성장률은 이보다 낮은 1% 내외 나올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경제가 아닌 정치로 주제를 옮기면,
시간은 ‘준비된 자들’의 편이라고 보고 있고요···
과학으로 주제를 옮기면, 블랙홀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느려진다는 게 실험을 통하여 확인된 상황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긴 세월 고생했습니다.
그 시간과의 싸움에서 제가 얻은 것은 애초에는 제가 기한이 있으면 그 이전에 미리 일을 하는 스타일의 전형적인 모범생 스타일이었다면, 지금은 기한 바로 직전에 일을 해치웁니다.
기한 바로 이틀 전에도 (마치 그것과 전혀 무관한 것처럼···) 꼼짝도 안합니다. 저도 이제 시간이라는 포커 게임을 한다면, 포커 페이스 좀 할 줄 알게 된거죠···
여러분께서도 저처럼 긴 시간 고생하지 않았다면, 그냥 멍 때리지 마시고 포커 페이스에 현혹되지 마시기를···
제가 손목시계를 다시 차려고 여러 노력을 한 이유는 ‘포커페이스의 기한이 다가온다는 게 느껴져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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