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의 꿈은 마침내 이루어졌다.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지는 것…….
수년 전 북부 뉴욕 주의 어느 도시에 에밀리란 이름을 가진 한 처녀가 살고 있었다. 그녀는 항상 자기가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자기는 불행한 여자라고 한탄하고 있었다.
그녀 생각엔 그의 꿈이 전혀, 한 번도 이루어진 적이 없었다. 그러면 에밀리의 꿈은 어떤 것이었던가?
그녀가 갖고 있던 꿈은 세상의 모든 처녀들이 갖고 있는 그런 종류의 단순한 꿈이었다. 즉, 로맨스와 결혼이었다. 멋있는 왕자가 나타나 구혼을 하고, 그와 함께 영원히 행복하게 사는 꿈이었다. 그러나 에밀리는 그런 기쁨이 자기에게는 없을 것이고, 있을 수도 없다고 생각하였다.
어느 비오는 날 오후, 이 불행한 처녀는 유명한 심리학자의 사무실을 찾았다. 이 심리학자는 특히 성격 개조를 통한 새 삶의 창조에 명성을 날리고 있었다. 에밀리가 사무실에 들어섰을 때, 심리학자는 한눈에 에밀리의 문제가 어떤 것인지를 금방 알아차렸다.
문 앞에서 에밀리는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얼굴엔 희색도 없이 무뚝뚝하게 그리고 잘 어울리지도 않는 드레스를 걸친 채 서 있었다. 그녀의 눈엔 생기도 없었고, 무기력해 보였다. 그녀의 음성은 무덤에서 막 나온 사람의 목소리 같았다.
심리학자가 처음 그녀와 악수했을 때도, 심리학자는 그녀의 손이 찬 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처녀의 몸 전체가 그녀 자신에 대한 그녀의 생각을 말해 주고 있는 듯싶었다.
“당신도 나를 위해서 할 일이 없을 거예요. 난 골칫덩어리예요. 나도 그걸 잘 안답니다.”
오랜 시간 상담한 끝에 마지막으로 심리학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에밀리, 내가 시키는 대로 해봐. 먼저 내일 시내에 나가서 새 옷을 하나 사 입어. 그러나 네가 고르지 말고 점원이 네게 맞는 것을 골라주게 해야 돼. ···· 너는 그 점원에게 네가 판매사원이라고 말하면서 거기에 맞는 옷을 골라 달라고 말하면 되는 거야. 네 마음에 들건 안 들건, 점원이 골라주는 옷을 입어야 해. 너의 미적 감각이 발전되기 위해선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니까.”
“그렇게 해보지요.”
“그리고, 그 다음으로는 미장원에 가서 새로운 헤어스타일로 머리를 손질해 봐. 절대로 네 맘대로 헤어스타일을 고르지 말고, 미용사가 보기에 네게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선택하도록 해야 돼.”
“알았어요. 그러나 미리 말해 두지만, 그렇게 했다고 해서 내가 더 예쁘게 보이지는 않을 거예요.”
심리학자는 계속 말했다.
“그렇게 하고는 수요일 저녁, 내가 주최하는 파티에 와주어야 되겠어.”
에밀리는 머리를 가로 흔들어댔다.
“나도 알아. 네가 그런 파티에 참석하기 싫어하는 걸. 그리고 난 왜 그런지 그 이유도 알고 있어. 네가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절대로 그런 건 아니에요.”
“그러나 네게 있어서 이번 파티는 좀 다를 거야. 이번 경우엔 네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참석하는 게 아니야. 네가 일을 할 것이 있어 참석하는 거야. 그 파티엔 온통 모르는 사람들로 가득 찰 거야. 그 사람들도 널 모르는 사람들이고.
네가 거기 와서 할 일은 가만히 서서 다른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야. 어느 누가 네게 다가와 인사하고 춤추자고 부탁하기를 바라면서 대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야. 오히려 너는 나를 도와서 혼자 서 있는 사람이 없도록 그런 사람을 찾아내는 일이야.”
“홀로 있는 남자를요?”
에밀리가 말했다.
“그래. 그런 사람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고, 너 자신을 소개하고, 그에게 나 대신 묻는 것이라고 하면서 취미가 무어냐고 물어봐. 그걸 알아다가 내게 말해주면 난 취미가 같은 사람들끼리 모이는 기회를 갖도록 배려할 거야. 네가 와서 할 일은 나를 도와 파티에 혼자 있는 사람이 없도록 찾아내는 일이야, 알겠어?”
에밀리는 불안과 염려로 가득 찬 눈초리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 일이 끝나면 주위를 살피면서 네가 할 일이 또 있는가 알아보는 거야. 만일 실내가 너무 더우면 창문을 조금 더 열어놓고, 실내가 좀 쌀쌀하다고 느껴지면 창문을 닫아 버리면 되고, 음식상에 뭐 부족한 것이 없는가 돌아보고·····. 에밀리, 너는 그날 파티가 성공적으로 끝나도록 나를 도와주는 거야.”
수요일 저녁, 에밀리는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새로 매만지고 새로운 드레스를 사 입고, 완전히 새사람, 새 모습으로 심리학자의 파티에 갔다. 이미 어떤 변화가 그녀에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녀의 힘없는 시선에선 생기가 돋아나고 있었고, 축 늘어진 어깨는 다시 펴졌고, 음성에도 힘이 생겼다. 그녀는 그날 저녁 심리학자가 시킨 대로 이 사람 저 사람 찾아가서 인사하며 말을 하고, 파티장을 오가며 파티가 성공적으로 끝나도록 많은 일을 보살폈다.
그날 저녁 파티에 참석한 백여 명의 손님 중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사람이 바로 에밀리였다. 에밀리에게 집까지 차로 데려다 주겠다고 나선 사람이 네댓 명이나 되었다.
수주일이 지난 후 그 네 명 중에서 한 사람이 에밀리에게 드디어 구혼을 했고, 그녀는 응낙했다. 얼마 후 그들은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천국을 빼앗는 자가 차지할 것이다”는 성경 말씀이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도 있다. 자기 행복의 열쇠는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이지, 누구에게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무엇이 삶을 아름답게 하는가
김득중
삼민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