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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22년 도쿄 아시안 게임대회
난적 중국과의 준결승에서 대한민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마지막 김단비 선수의 역전 레이업슛으로 승리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10년 동안 아시아 여자농구를 지배해 온 일본이 여유있게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예선때 이미 우리는 15점차 대패라는 또 한번의 치욕을 맛보았는데...
이번에도 어려운 것일까? 일본은 정말 무시무시한 팀으로 변해 있었다. 더이상 일본은 우리나라를 무서워하지도, 까다로워하지도 않는다.
8년전, 노장들이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며 일본을 결승에서 꺽고 우승을 차지한 뒤, 한번도 국제대회에서 한국은 일본을 넘어선 적이 없었다. 이제 경기는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금 대표팀은 그 당시 세대교체의 주역들이 대표팀의 주축으로 뛰고 있다.
과연 이번에도 한국은 일본에 지는건가?
하지만,
가드에 박혜진, 이승아 콤비! 정말 대표팀에서 8년이 넘게 호흡을 맞추고 있고, 팀에서도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들의 호흡은 믿을만하다.
그리고 얼짱 가드 신지현! 김규희, 홍아란을 대신하여 이번 대표팀에 승선했다. 공격에 장점이 있다.
포워드엔 주장인 김정은 선수, 작년 올해의 아시아 여자농구 선수에 뽑히기도 했던... 자랑스런 한국의 보물이다. 하지만 이젠 당당히(?) 노장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그리고 에이스 김단비, 정말 기량이 최절정에 오른 그녀이다. 그녀의 속공전개와 순간돌파는 세계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 장신 슛터 양지영은 과거 박정은 선수를 떠오르게 한다. 높은 타점의 3점슛과 뛰어난 수비능력을 팀내 수석코치인 박정은 코치에게 물려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 기량이 물오른 강이슬 선수도 뽑혔다. 올해 결혼도 했는데, 드디어 전성기가 찾아왔다는 평가이다. 슛이 정말 좋은 선수이다.
마지막 한자리는 우리의 꾸준~한 강아정 선수, 과거엔 기복왕이란 타이틀이 있었는데, 선수 스스로도
"에이, 과거일 뿐이잖아요. 부끄럽게..." 라고 말 할 정도로 정말 과거의 별명이 되어 있었다. 강아정 선수가 보여주는 더블클러치는 과거 변연하 선수를 떠오르게 한다. 강아정 선수 왈,
"연하 언니가 은퇴하기 전에 제게 가르쳐 주셨죠. 에이스라면 뭔가 자신만의 특기가 있어야 한다고... 정말 그때부터 돌파와 개인기에 공을 많이 들였어요. 매일 야간훈련 이후 혼자서 12시까지 훈련했죠. 연하언니가 그리워요."
센터가 부족한 한국팀의 센터라인엔,
우리의 주전센터로 자라나고 있는 194cm의 박지수 선수, 정말 한국여자농구의 미래가 될 것이다. 아직 근육량이 부족하지만 피딩 능력은 일품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이젠 중견이 된 도카시키 라무에 비견될 정도라는 평가이다. 중거리 슛이 약한 것이 단점이다.
또, 현재 센터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이정현 선수의 활약이 필요하다. 라무에 비해 스피드가 떨어진다는게 약점이지만 미들슛이 좋다. 그나마 한국 센터 중 경험과 높이면에서 라무를 대적할 유일한 선수이다.
그리고 센터라인 주장을 맡고 있는 배혜윤 선수, 지금 부상으로 인해 허리와 무릎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대표팀의 부름에 응답했다. 정말 정신적으로도 좋은 선수이다.
마지막은 블루워커 김소담 선수, 정말 대표팀에선 없어선 안되는 선수이다. 이 선수의 리바운드 포착능력은 과거 신정자 선수를 꼭 빼닮았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이번이야말로 일본을, 그들의 심장부에서 부셔버릴 절호의 찬스이다. 집중과 투혼을 부탁한다!
선발라인업에 이승아-박혜진-김정은-강아정-이정현 선수!
경기초반엔, 역시 노장 김정은 선수가 풀어주고 있다. 초반 6득점에 연속 성공. 일본과 다행히 접전의 양상으로 초반 분위기를 다져간다. 그리고 초반 박혜진 선수의 3점슛이 시원하게 들어간다. 왠지 예감이 좋다.
1Q 5분이 지나면서 일본의 타이트한 수비에 이은 속공 공격이 연속 성공된다. 순식간에 점수가 5점차로 벌어지고, 서동철 감독은 작전타임을 부른다. 약간 지쳐있는 김정은 선수를 대신해 김단비 선수로 교체한다. 센터도 박지수 선수를 투입한다.
아직 경험부족일까? 박지수 선수의 턴오버가 작렬한다. 한국팀에겐 뼈아픈 실책이다. 그리고 라무의 골밑 독점! 박지수 선수 바로 이정현 선수로 교체되고, 라무의 움직임을 막기위해 경험많은 배혜윤 선수를 긴급투입!
그나마 1Q를 5점차에서 마무리 했다.
"혜진아 내가(김단비) 돌파할때 자리잡고 있어 패스해 줄게."
"정현아, 림을 봐야지. 수비만 할거야? 그럼 안돼. 우리팀 공격이 뻑뻑하잖아. 공 빨리 돌리고. 정현이 자리잡고 포스트해. 어?"
서동철 감독은 계속 피해다니는 이정현 선수에 안타까움을 표출한다.
"우리 집중하자. 8년전 언니들이 말했던 말 기억하지? 우리들은 강하다!" 주장 김정은 선수가 선수들을 독려한다.
손목과 발목 부상으로 오래 경기를 뛸 수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2Q, 일본의 라무에 신경쓰다가 연속적으로 2개의 3점슛을 맞는다. 순식간에 점수가 11점차로 벌어지고.
벤치에 있던 주장 김정은 선수, 애처롭게 외쳐본다. "집중해! 할 수 있어. 아직 초반이야."
다행히 김단비 선수의 속공에 의한 득점과 강아정 선수의 3점슛으로 겨우 7점차까지 좁히며 전반을 마무리 한다.
락커에서,
많이 지쳐있는 김단비의 모습, 팀의 에이스로서 부담감이 크다. 좋지 않은 무릎에 뛸 수 밖에 없는 상황.
박혜진 선수는 이승아 선수와 후반전에 펼칠 플레이를 의논해본다. 역시 성실한 선수이다. 이승아는 많이 지친 듯.
서동철 감독은 수비력이 좋은 김소담 선수를 라무에 붙이는 수비작전으로 전술을 바꾼다. 일단은 수비다.
팀내 배혜윤 선수는 미선 언니가 떠올랐다. 힘든 상황에서도, 많이 뛰지는 못했지만 벤치에서 선수들을 독려했던 언니의 모습이...
순간 눈물이 핑 돈다. [언니...꼭 이길게요.]
우리의 강아정 선수, 팀 분위기 메이커답게 혼자[아자아자]하며 락커룸을 돌아다닌다. 신경이 곤두선 서동철 감독이 정신 사납다고 조용히 하라고 말한다. 순간 무안해진 강아정 선수, 막내 박지수 선수에게 다가가,
"나만 믿어, 내가 있잖아." 하고 윙크를 날린다. 박지수 선수 순간 당황하며 어색한 미소를...
후반전이 시작됐다.
3Q 일본의 슛이 잘들어간다. 그리고 체력이 떨어진 한국의 슛률이 급격히 떨어진다.
지는건가? 점수차가 19점차까지 벌어진다. 그때, 김단비 선수, 일본 선수의 다리에 걸려 그대도 나가 떨어지고... 순간... 그것은 아찔한 상상에서 멈추지 않고 현실로 다가왔다. 부상. 김단비 선수가 빠지면... 지쳐있는 김정은 선수를?
그 때 상황을 보며 다시 몸을 풀고 있는 강아정 선수[역시 내가 나가야겠군. 난세의 영웅이라...]하며 혼자 중얼거리고 있을때, 서동철 감독의 선택은 어쩔 수 없이 김정은 선수를 다시 투입한다.
[조금만 버텨줘라. 정은아. 믿을게 너밖에 없어.] 김정은 선수 아픈 몸을 이끌고 운동화 끈을 다시 맨다.
그리고 언니들을 생각했다.
'연하언니, 미선언니, 정자언니, 그리고 영희언니. 제게 힘을 주세요.' 특유의 강렬한 표정을 다잡고 무섭게 코트에 들어선다.
김단비 선수는 벤치로 들어오며, 정은 언니의 눈을 바라봤다. '언니, 힘내요.'라고 말하며...
김정은 선수의 투입으로도 상황은 좋아지지 않고, 하지만 그나마 김정은 선수의 아이솔레이션에 의한 득점으로 더 이상 점수차가 벌어지지 않는다. 김소담 선수의 2번의 수비성공과 양지영 선수의 귀중한 3점 버저비터로 3Q를 15점차로 마칠 수 있었다.
이미 김정은 선수는 더 이상 뛸 수 없는 상황에까지 왔다.
4Q, 양팀의 무서운 수비집중력으로 3분 동안 양팀 모두 무득점에 이르고, 결과적으로 한국에게 불리한 상황!
서동철 감독, 특단의 결정을 내린다.
[넘버5 ! 알았지? 전원 로테이션이야. ALL스위치, all 프레스 한다. 알았지? 수비성공하면 무조건 달려, 런엔건이야. 메이드 되면 전면 압박 100이야. 지금부터 3분! 승부야, 승부. 지금 따라가지 않으면 안돼. 알았지?]
한국은 라무의 수비를 포기한다. 한국에서 보여주었던 서감독의 화력농구로 승부를 보겠다는 선수교체.
박혜진-양지영-강아정-강이슬-김소담(3점이 가능하다) 어떻게 보면 무모한 작전이었다. 강아정, 강이슬은 수비가 좋지 않지만 3점은 확실하다. 믿는건 앞선의 박혜진, 양지영의 수비와 김소담의 능력치...
지금까지 그래도 김소담이 라무를 가장 잘 막아왔기에.
하늘의 도움일까? 언니들의 응원일까? 라무를 이용한 포스트업에 집중하는 일본의 뻔한 공격패턴에 익숙해진 한국팀은 2-3 지역방어로 3번의 수비에 성공하고, 박혜진, 강이슬, 양지영의 연속된 3점 성공으로 점수차는 순식간에 8점차까지 따라간다.
이제 남은 시간은 3분여... 점점 시간이 줄어들수록 벤치에 있는 정은과 단비의 심장은 고동소리도 내지 않는다.
얼굴이 하얗게 식어가는 그들의 표정에서 서감독의 마음을,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진 우리의 박혜진 선수의 스틸에 이은 득점 인정, add one!
또한 아픈 무릎을 이끌고, 마지막 투혼의 수비를 펼쳐 속공찬스를 마련해주는 김단비 선수. 점수차는 3점차!! 두근두근두근...
사실, 단비 선수는 나가면 안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감독님 나가게 해주세요. 이번만은 절대 질 수 없어요. 절대로. 지금 무릎이 어떻게 되어도 좋아요. 하지만 이번만은 일본을 꼭 꺽고 싶어요. 그들의 심장에 한국의 태극기를 꽂아 넣고 싶어요.] 서감독도 그런 단비 선수를 말릴 수는 없었나보다.
배혜윤 선수도 옆에서 지지해준다. 그렇게 단비선수는 마지막 투혼, 투혼을 만들어냈다. 단비선수는 신지현선수로 교체되고,
두근두근 두근두근... 남은 시간 1분.
순간, 라무의 무리한 공격에 김소담 선수가 수비에 성공하고, 속공 상황! 박혜진 폭풍돌파를 한뒤 레이업슛을 선택하는 듯... 하다가 외곽에 있는 강아정을 향해 노루(no look)패스! 하지만... 너무나 긴장한 탓일까? 강아정 선수 백차 3점슛을 날리는구나! 아~아~
강아정의 머릿속엔 연하 언니의 분노에 이글거리는 얼굴과 밤늦게까지 자신을 위해 개인기를 가르쳐주던 언니의 땀방울이 떠오른다. 하지만 아직 공의 주인은 정해지지 않고... 잘 뛰어와준 신지현 선수, 루즈볼을 잡고 다시 3점 라인에 있는 강아정에게 패스.
방금 백차를 한 선수에게... 그 옆에 있는 박혜진에게 주었으면 어땠을까?
하지만 팀은 동료를 믿어야한다. 강아정, 멋지게 이번엔 3점슛을 성공시키며 점수차 zero. 드디어 동점.
관중들조차 숨죽이며 쳐다본다. 순간 적막이 깔리는 도쿄 돔구장. 남은 시간 34초...
작전타임 이후 일본은 깔끔하게 공격에 성공하고... 남은 시간은 14초, 점수차 2점...
한국의 마지막 공격찬스...상대팀은 팀파울...서감독은 자유투가 좋은 박혜진을 선택한다.
[소담이가 스크린, 옆에서 혜윤이가 돌아나가고, 혜진이가 마무리...안되도 자유투 유도...]
하지만 박혜진 선수가 상대의 스크린에 걸려 나오지 못하고, 순간 당황한 신지현이 첫패스를 강아정에게 준다.
강아정, 순간 드리블로 골밑까지 당도하지만, 골밑은 라무가 버티고... 눈에 보이는 건 3점 라인에 있는 신지현...
패스~~ 신지현, 대담한 성격 그대로 그 상황에서, 5초 남은 상황에서 3점슛...빙긋 웃으며, 왼손은 거들뿐~
하지만 양손 슛을 하는 신지현... 철썩...
2022년 대한민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8년만에 아시아 정상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8년전, 변연하 선수가 던진 마지막 역전 백스텦 3점슛이 데자뷰처럼 떠오르는 순간이기도 했다.
역시, 오늘도 심심해서...
이 스토리의 주인공은 강아정입니다. 강아정 선수, 타팀이지만, 많은 매력이 있지 않나요?
부디, 일본에게 지지 않는 한국 여자 농구이길 바랍니다.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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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읽다가 눈물이 나네요
정말 너무 멋진글입니다
강아정선수 글도 감동스럽지만
서동철감독님글도 감동스러웠네요
물론 모든선수들이 저를 눈물나게 하네요
오늘부터 장고시원님 팬이 될래요
진짜로 경기장에 다녀온 느낌이네요
내일 올스타전에 오신다면
제가 커피라도 한잔 대접하고 싶네요
마음으로만 받겠습니다.^^
와스토리 짱 ㅋㅋ
너무잼난겜본듯합니다
와 너무 잘 봤습니다^^
8년 후에는 신지현, 강이슬, 이령, 김이슬 선수가 여농을 한 참 지배하고 있겠군요. 거기에 박하나, 이유진 선수의 성장도 이뤄진다ㅕㄴ~!!
가상으로라도 김단비선수의 부상은 반대입니다... 울선수들 아무도 다치면 안되요 ㅋㅋㅋ 다들 그때까지 뛰었음 좋겠다
죄송, 어쩔 수 없이... 저도 부상이란 단어는 빼고 싶었지만,
시나리오라는게, 극적인 장면이 필요해서...^^;;
가슴이 찡해지는 이야기네요~~ 벌써부터 이미선-변연하-김계령 선수 은퇴할 장면 생각하면 슬픈데요ㅜㅜ
헐...ㅋㅋ
ㄷㄷㄷ....
다음 아시안게임부터는 2019년에 열립니다. 올림픽 열리기 1년 전 부터 규정이 바뀌었어요. 따라서 2022년에는 아시안게임이 열릴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말이 절대 안 되는 소리.
몰랐네요. 어차피 재미로 만든 이야기인지라~~~2023년으로 생각하고 볼 수 밖에...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