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인터넷서 퍼왔다.)
오늘도 산을 휘감아 도는 눈바람에 거북이처럼 기어왔다.
길을 달리며 느끼는 마음..이런길은 걸어가는게 맛깔나는 법인데.....
그 맛이 그리운데..신문에 눈에 띄는 시가 있어 올립니다.
님들도 기나긴 겨울밤, 시 한소절씩 읊조리며 보내는 여유가 있기를 빌며.
눈 길..................신경림(1934~ )
아편을 사러 밤길을 걷는다.
진눈깨비 치는 백리 산길
낮이면 주막 뒷방에 숨어 잠을 자다
지치면 아낙을 불러 육백을 친다.
억울하고 어리석게 죽은
빛바랜 주인의 사진 아래서
음탕한 농짓거리로 아낙을 웃기면
바람은 뒷산 나무가지에 와 엉겨
굶어 죽은 소년들의 원귀처럼 우는데
이제 남은 것은 힘없는 두 주먹뿐
수제빗국 한사발로 배를 채울때
아낙은 신세타령을 늘어 놓고
우리는 미친놈처럼 자꾸 웃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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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등단하고 시를 작파하고 유랑하던 시절,
양귀비를 모으는 자를 따라 길안내를 따르던 시절에
어느 주막에서 만난 아낙의 섧디 섧은 사연을 듣고
문득 시를 쓰고픈 충동에 지은 시라고 한다.
한겨울 눈길에 발이 묶여 시골 주막에서 긴긴시간을 때우며
아낙이 들려주는 얘기에 시인 또한 공감을 하는 시간들...
드라마의 한장면처럼....롱테이크로 잡힐때..바라보는 이도
한없는 옛날로 돌아가게 된다.
첫댓글 오래전...무기수인 아들이 며칠간의 외출을 받고 눈길을 몇날 며칠이건 걸어서 하룻밤, 고향집 방문을 드라마로 만든 얘기를 본 기억이 납니다. 대사도 없고....벗도 없고...눈 앞 풍경과 과거의회상..앞으로 만날 가족에 대한 그리움만 잔뜩 묻어 나던 그런 눈길이 기억납니다. 주말엔 눈길을 좀 걸어봐야 겠습니다.
ㅋㅋ 까사는 어떻게 하고요?? 까사 지켜야죠.ㅋㅋ
까사는 누군가 지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