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토아이코의 "뭐가 우습나" 08
何がおかしい(2020 佐藤愛子)
08 마음가짐의 자세
홋카이도의 나의 여름집에, 스기우라-타카아키 (1945년생男탈랜트) 씨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놀러가도 좋습니까? 2박3일 정도로" "그래 좋아요." "감사합니다. 그럼 찬거리도 만들어 갈께요. 무를 넣은 닭뽁음은 어때요?" "그래 좋아요." "그밖에 먹고 싶은 것 있습니까?"
"이곳은 생선은 신선하지만, 채소는 그렇지 못합니다. 모두 자급자족하니까, 가게에서 팔고 있는 채소는 시든 채소 뿐입니다." "그렇군요. 그러면 참고하여 준비하겠습니다." 남녀가 바뀐 것 같은 대화가 있은 며칠 후 스기우라- 타카아키 씨가 도착했다. 그는 이름 첫자가 "스기" 여서이기도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란 뜻으로 "오-스기"라고 부르기도 하는 사람이다.
"우엉볶음도 만들어 왔어요." 라면서 반찬통을 꺼낸다. "그리고 이것은 무 넣은 닭볶음. 맛 좀 봐 주세요." 나는 손가락으로 집어 먹으며 "음- 제법이네" "맛있어요 맛있어" 라면서, 내가 마치 여자가 만든 요리를 평가하는 남자가 된 기분이 들어버렸다.
스기 씨는 모여성잡지의 여성편집자와 남성 카메라맨을 대동하고 왔다. 그는 놀이를 겸하여 한편으로는 대담도 하여 놀이가 일이 되어 버리는(아니면 일이 놀이가 되어 버리는?) 그러한 장기를 가지고 있다.
대담 따위 내일 해도 괜찮아요 라고 하여 주연(酒宴)의 준비를 시작한다. 주연의 준비라고 해도 손님으로 온 스기 씨가 모든 것을 마련하기 때문에 우리는 옆에서 멍하니 보기만 하고 있다. "그런데 피망 없어요? 피망" 라고 스기 씨는 부엌에서 외치고 있다.
동내의 잡화가게(냄비, 채소, 고무짚신, 고기도 팔고 있음)에는 피망 따위는 팔지 않으므로 가족 한 사람이 차로 15킬로미터 달려 피망을 사러 갔다 왔다.
사 온 피망을 스기 씨는 손에 들고 자세히 살펴본 후 "응, 글쎄, 이정도라면 괜찮을 것 같다." 라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마치 베테랑 주부 모습 같다. 그런 다음 스기 씨는 피망을 둘로 잘라 뜨거운 물에 넣는다.
"이렇게 따뜻한 물에 담갔다 꺼내면 색깔이 깨끗해지고, 허물허물해지지 않게 됩니다. 그렇죠?" 라고 딸에게 말하면서, 또 하나의 밀폐용기를 꺼냈다. 안에 있는 것은 저민고기를 반죽한 것으로 즉 고기채운 피망을 만들려고 그녀(! ?)는 저민고기까지 준비해 온 것이다.
스기 씨의 수제 요리와 근처의 어부가 가져다 준 오징어와 볼락의 생선회 등을 테라스의 테이블 가득 차려 놓고 주연이 벌어진 그날은 해는 어느 정도 기울고 있었지만 아직 어두워 지기에는 시간이 남아 있었다. 바다는 온화하게 반짝이고 머리 위에는 커다란 솔개가 날고 있다. 우선 맥주로 건배를 한다.
"와~행복해! 이런 손님이라면 대환영! 매주라도 오세요!" 라고 나는 조금 들떠있다. 스기 씨는 "와인 지금쯤 차가워 졌겠죠" "생선회 정말 맛있어요, 들어 드릴까요" 라면서 주위에 신경쓰기 바쁜 모습이 주객이 전도된 것 같다.
"저기, 돼지고기 구운 것 있었을거야. 그걸 잊었어. 지금 내와도 될까요?" 라고 하는 내 말에 스기 씨는 "그것은 내일로 미루고 오늘은 이것으로 충분합니다." 어디까지나 자기가 이집 안주인 같다.
그 밤과 다음 밤, 스기 씨는 마을의 작은 여관에 묵었다. 내 집에서는 손님용 방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스기 씨는 폐를 끼치기 싫다며 여관에 방 세개를 잡고 새벽녘에 여관으로 자러 갔다.
다음날은 우리 집에서 대담을 하게 되어 있다. 정오가 지나 3명이 왔다. "그 여관, 어땠어요? 잘 잤어요?" "네, 잘 잤습니다만, 방 하나는 냄새가 났어요. 화장실이 가까이 있어서 그기에서 냄새가 났어요." 라고 스기 씨는 말했다.
"그래서, 한 방에 둘이 함께 잠을 자게 되었는데.." "카메라맨과 스기 씨가 함께 잤어요?" "아니요." "아니라니?" "나와 S씨(여성 편집자)가 한방을 썼어요." "엣- 정말로?" S씨는 곁에서 웃고 있다. 스기 씨는 말했다.
"하지만 사실입니다. 남자와 함께 한방에 잠을 잘 수야 없지 않습니까." "역시!" 하고 무릅을 치니 "이것이 오카마 (여장 남성)의 마음가짐" 이라고 스기 씨는 능청스레 말했다.
그 후, 나는 도쿄에서 어느 초로의 남성 몇 명과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고, 이런저런 잡담을 하던 중 한 사람이 말했다. "요즘은 전혀 여자다운 여자라는 게 없어졌어요." "그래요. 여성미를 가진 여자도 없어졌어요. 회사에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휴지통을 발로 끌어당기지를 않나.."
"우리집 딸도, 아빠, 화장지 가져다 줘요 라는 등 화장실 안에서 심부름을 시키지 않나” "그보다 호텔의 호스테스가 더 심해요. 손님 앞에서 치질로 항문이 아프다는 따위의 말을 태연하게 하는 걸 보면 아예 소양이 없어요."
"그러면서 서비스를 한다고 하니 한심하지요?"
"아니 실은 나도 그렇게 생각하기도 하였는데 꺼리낌없이 말하는 것이 속이 편해서 좋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째서 이렇게 되어 버렸을까요. 역시 가정교육이 나빴기 때문이 아닐까요?" 라고 하며 초로의 그틀은 일제히 나를 쳐다보았다.
"아니, 역시 시대의 추세가 그런가 봐요. 여자가 여자답게 되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게 된 것처럼, 남자도 남자답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으니까요. 여자이기 때문에 여자답게, 남자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남자답게되는 것이 아니고, 역시 노력해서 여자답게, 남자답게 되어 가겠지요."
"지금은 모두 흐름에 따라 가겠지요?"
"지금, 노력하고 있는 것은 오카마(여장 남성) 씨 뿐입니다." 라고 스기 씨의 이야기를 들려 주었더니 "음~우리집 딸아이에게도 들려 주어야겠다." 며 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