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면서 정영진 군 하루 리듬이 변했다.
4월부터 하교 후 놀이터에서 노는 시간이 늘어 밤 8시 까지 밖에 있는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집보다 집 밖에서 보내는 시간의 즐거움이 커졌다.
고등학교 1학년이면 그럴 수 있지라는 생각으로 정영진 군의 변화를 바라 보았다.
어제 퇴근 후 모르는 번호로 전화 왔다.
받아보니 경찰관이었고, 정영진 군과 관련되어 민원 접수가 되었다고 한다.
들어보니 정영진 군은 단골 김밥집 강아지를 만지지말라는 강아지 주인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계속 만지고
쫓아 간 모양이다.
결국 강아지 주인은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다.
모두 놀랐다.
갑자기 나타난 경찰관 때문에 놀란 정영진 군, 그 소식을 듣고 온 엄마, 퇴근한 직원과 과장님까지 모두 달려왔다.
정영진 군은 단지 강아지가 예뻐서 따라갔지만 상대방은 달랐다.
살다보면 이런 경우가 있지 않던가!
나의 의도와 다르게 상황이 펼쳐질 때 무척 속 상하다.
정영진 군도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 생각이 오갔다.
다른 때 같았으면 내일이 어버이날이니 카네이션을 사고 엄마에게 편지를 썼을 것이다.
이번 일로 정영진 군 어머니도 속상했다.
그러고 보니 식탁 위에는 지난 3일 학교에서 만들어 온 종이카네이션 바구니가 있었다.
아들 노릇 하도록 돕지 못한 것 같았는데 다행이다 싶었다.
“영진아, 이거 영진이가 만든거야?”
“네.”
“누구주려고?”
“엄마.”
“영진아, 엄마한테 꽃 주니까 좋아?”
“네.”
엄마에게 좋은 것을 드리고 싶은 아들 정영진 군이다.
여느 아들과 다름없이 말이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정영진 군 답게 아들 노릇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지는 고민이다.
문제에 집중하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강점을 보자!
2024년 5월 7일 화요일, 김주희
문제로 바라보지 않고, 문제에 집중하지 않고,
문제와 상관없이 다른 일로 적극적 복지를 이루니 고맙습니다.
문제가 있으도 영진이가 영진이로 살아갈 일이 많지요. 더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