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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거목단 수적석천(繩鋸木斷 水滴石穿)
노끈으로 톱질하여 나무를 끊고, 물방울이 돌을 뚫는다는 뜻으로, 작은 노력이라도 끊임없이 계속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이다.
繩 : 노끈 승(糸/13)
鋸 : 톱 거(金/8)
木 : 나무 목(木/0)
斷 : 끊을 단(斤/14)
水 : 물 수(水/0)
滴 : 물방울 적(氵/11)
石 : 돌 석(石/0)
穿 : 뚫을 천(穴/4)
하늘에서 내려준 재주로 단번에 우뚝 선다면 모두 우러러볼까. 그런 재주를 가진 사람도 드물뿐더러 바닥부터 차근차근 밟아 올라간 노력파들을 세상에선 더 대단하다고 친다.
모든 일은 단계가 있기에 중간을 껑충 뛰어 앞서면 정상적으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작은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 큰 결과를 이룬다는 교훈적 성어는 유난히 많다.
잘 알려진 몇 개만 예를 들면 도끼 갈아 바늘 만들기 마부작침(磨斧作針), 어리석은 우공의 산 옮기기 우공이산(愚公移山), 티끌 모아 산 만들기 적토성산(積土成山), 정신 집중하여 화살로 바위 뚫기 중석몰촉(中石沒鏃) 등이 잘 알려져 있다.
이런 이야기를 보면 노끈으로 톱질하여(繩鋸) 나무를 자르는(木斷) 것이나 물방울(水滴)로 바위를 뚫는다(石穿)고 해도 어리석다고 말하지 못한다.
아니 상상하기 힘든 부단한 노력을 높이 산다. 꾸준히 노력하면 어떤 어려운 일이라도 이겨 내고 결국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에 시교(尸佼)의 저서 시자(尸子)에 비슷한 뜻으로 처음 등장한 이래 자주 인용되었다. 물은 송곳이 아니고, 노끈은 톱이 아니지만(水非石之鑽, 繩非木之鋸) 쉼 없이 문지르면 돌과 나무를 끊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시교는 상앙(商鞅)의 변법 시행을 도왔던 사람이다.
남송(南宋)의 나대경(羅大經)이 지은 학림옥로(鶴林玉露)에는 장괴애(張乖崖)라는 현령의 고사가 있다. 창고에서 엽전 한 닢을 훔친 관리에게 곤장을 치게 하며 말했다.
一日一錢, 千日千錢,
繩鋸木斷, 水滴穿石.
하루에 일전이면 천일에 천전이고, 먹줄에 튕겨 나무가 끊어지고 물방울에 돌이 뚫린다.
일전 훔친 벌이 과하다고 항의한 데 대해 꾸짖은 것이다. 명(明)나라 홍자성(洪自誠)의 교훈집 채근담(菜根譚) 후집에도 나온다.
繩鋸木斷, 水滴石穿.
學道者須加力索.
새끼줄 톱도 나무를 자르고, 물방울도 돌을 뚫는다. 도를 배우는 사람은 모름지기 힘써 구하라.
느릿느릿 거북이가 토끼를 이긴다는 우화처럼 꾸준한 노력 앞에 저만 믿는 재주는 못 당한다. 여기엔 물론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속담과 같이 조그만 나쁜 짓도 하지 말라는 경계도 있다.
그래도 어려운 일을 헤쳐 나가는데 중도에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해 나가야 앞날에 영광이 기다린다는 뜻에 더 많이 사용되는 성어다.
위대한 성취, 거듭된 노력의 결과
중국 당나라 시절 두보와 함께 쌍벽을 이룬 이태백은 시선(詩仙)으로 불린다. 시에 관한 한 신선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그런 그의 재능은 오직 하늘에서 부여받은 것도 아니고, 타고난 것만도 아닌 듯하다.그가 빚어내는 시는 엄청난 노력과 부단한 수련의 결과이다.
당서에 실려 있는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는 마부작침(磨斧作針)의 고사는 이렇다.
이태백이 상의산에서 계속되는 공부에 염증을 느껴 그만 하산을 한다. 한참을 산에서 내려오는데 한 노파가 냇가에서 도끼를 열심히 갈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이태백이 궁금해서 물었다. '할머니, 대체 무얼 하고 계신 건가요?' 그러자 노파는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들고 있지요'라고 답했다.
이 말을 듣고 기가 막힌 이태백이 '도대체 그 도끼를 갈아서 언제 바늘을 만들려 하십니까?'라며 책망하듯 묻자, 노파는 '아무렴, 당연히 되고말고. 하다가 그만두지만 않으면 당연히 되고도 남지'하고 말했다. 노파의 이 말에 부끄러움을 느낀 이태백은 다시 산으로 돌아갔다.
진정한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뼈를 깎는 노력이 먼저 뒷받침 돼야 한다. 모든 실패의 원인은 단순히 능력의 문제만이 아니라 중도에 포기하는 나약함 때문일 수 있다.
이태백은 젊은 시절 마부작침(磨斧作針)의 각오로 공부했기에 최고의 경지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이다.
순자(荀子) 또한 같은 맥락에서 부단한 노력을 강조한다. '멈추지 않고 새기면 쇠와 바위도 조각할 수 있고, 자르다 멈추면 썩은 나무조차 끊을 수 없다. 반걸음, 반걸음 쉬지 않고 걸어가면 절름발이도 천리를 갈 수 있고, 한 줌 흙이라도 끊임없이 쌓으면 언덕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인생에서 원하는 바가 있다면 그것을 얻기 위한 노력이 필히 뒤따라야 한다. 합당한 노력과 과정도 없이 바라기만 한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또한 간절하게 원한다고만 해서 얻을 수 있는 것도 없다. 하루하루 차근차근 절차를 밟아 충실하게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이처럼 작은 노력이라도 하루하루 꾸준히 하게 되면 놀라운 결과를 만들 수 있는 법이다.
채근담에도 같은 논지의 주장이 보인다. '노끈으로 톱질해도 나무를 자를 수 있고 물방울이 떨어져 돌에 구멍을 낼 수 있다(繩鋸木斷, 水滴石穿).'
노끈과 낙숫물이 비록 미약한 힘이지만 계속하면 위대한 큰 일을 할 수 있다. 비록 지금 당장의 결실은 크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 노력이 오랜 시간 쌓이게 되면 엄청난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영어 문화권에도 이와 비슷한 슬라이트 에지(Slight Edge)라는 말이 있다. 위대한 일을 이룬 사람과 평범한 사람을 나란히 놓고 보았을 때 그 시작 단계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미세한 차이만 있을 뿐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 차이가 처음 시작할 때는 미미하지만 시간이 지나 쌓이고 쌓이면 나중에는 까마득히 벌어지고 만다는 것이다.
남들보다 조금만 더 잘하기 위해 날마다 작은 노력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다면 평범한 사람들도 얼마든지 위대한 일을 성취할 수 있다.
많은 위대한 일은 얼마나 큰일을 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정신과 태도로 얼마나 최선을 다해 끈질기게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 자녀들이 조금 늦었다고 속상해 하지만은 말자. 체념도 말자. 인생의 성패는 누가 더 빨리 가느냐 보다 누가 더 오래 참고 견디느냐가 결정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꿈을 이루려면 꾸준하게 즐겨라
승거목단(繩鋸木斷)하며 수적석천(水滴石穿)하나니
학도자(學道者)는 수가력색(須加力索)하라.
수도거성(水到渠成)하며 과숙체락(瓜熟落)하나니
득도자(得道者)는 일임천기(一任天機)니라.
채근담 후집의 109장에 나오는 말이다. 채근담은 중국 명말(明末)의 환초도인(還初道人) 홍자성(洪自誠)의 어록이다.
채근담에서 인용한 글을 풀어보면, '새끼라도 톱 삼아서 오래 쓰노라면 나무를 자를 수 있고, 물 방울도 오래 떨어지면 돌을 뚫는다. 도를 배우는 사람은 모름지기 힘써 자기를 더 알 것이니라. 물이 모이면 도랑이 되고 오이는 익으면 꼭지가 떨어지나니 도를 얻으려는 사람은 온전히 하늘에 일임할지니라.'
한 마디로 요약하면 김득신의 묘비명에 있는 말처럼 무인자획야(無人自劃也) 즉 스스로 한계를 짓지마라는 가르침이다.
조선 후기의 학자이며 시평가(詩評家)로 유명한 홍만종은 그의 '소화시평'에서 '백곡은 재품(才品)이 매우 노둔하였는데 많은 독서로 밑바탕을 튼튼히하여 노둔함을 벗어나 재주있는 사람이 됐다'고 하면서 벡곡의 시 '용호(龍湖)'를 소개했다.
한글로 풀어쓰면 '고목은 차가운 구름 속에 잠기고 / 가을 산엔 소나기가 들이치네 / 날 저문 강에 풍랑이 일어나니 / 어부는 급하게 뱃머리를 돌리네'
반복의 중요성! 물론 누구든지 공부나 일을 무조건 수천 번 반복한다고 해서 전문가가 되거나 뜻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대 여섯 번 해도 멋진 성과를 낼 수도 있다. 하지만 부지런한 마음, 열성 가득한 노력은 성공과 성과를 이루는 태도임을 그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물리학자 아인슈타인과 그의 운전사에 얽힌 일화이다. 아인슈타인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후 미국의 여러 대학들로부터 강연 요청이 들어왔다.
하루에도 여러 번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했다. 항상 함께 다니는 운전기사 역시 아인슈타인의 강연을 반복해서 듣다보니 그 내용을 완전히 암기할 정도가 됐다.
그 사실을 알고 장난기가 발동한 아인슈타인은 운전기사에게 말했다. '다음 강연 때는 자네가 내 양복을 입고 나 대신 강연을 해보지 않겠나?'
두 사람의 외모도 비슷했다. 드디어 가짜 아인스타인의 강연은 박수 갈채를 받으며 끝났다. 그런데 연단을 내려올 무렵 어떤 교수가 어려운 질문을 하는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갑자기 눈 앞이 캄캄해진 가짜는 기지를 발휘했다. '아, 그 정도 질문이면 제 운전 기사도 충분히 답변할 수 있습니다. 자네, 연단에 올라와서 설명하도록 하게.' 그 후 아인슈타인은 운전기사를 더 공부시켜서 교수가 되게 했다는 뒷 이야기도 있다.
최효찬 자녀경영연구소 소장은 이황, 이순신 등 조선시대 10개 가문의 독서 가풍을 정리한 '5백년 명문가의 독서교육'에서 김득신 가문의 독서비법은 '끈기와 도전정신이 필요한 아이에게 적합'한 것으로 ①독서가 어려워도 끝까지 포기하지 마라 ②부족함을 느끼고 반복해서 읽고 또 읽어라 ③글을 잘 쓰려면 좋아하는 문장을 모방하라 ④성실하고 끈기있게 공부하면 꿈은 이루어진다 ⑤글에 리듬을 얹어 소리내어 읽어라 ⑥책의 기운을 흡수하는 양기 독서를 하라 ⑦책에서 풍기는 가락을 따라 책을 읽어 주어라. 등을 소개하고 있다. 결론은 스스로 즐겁고 끈기있게 하라는 것이다.
김득신뿐 아니라 이황, 이순신, 한명회, 미국 하버드대에 들어간 거지 소녀 출신 리즈 머레이(미국), 골프장 종업원 등을 전전했던 서진규 박사 등도 늦깍이 성공을 이룬 분들이다.
그들은 꿈만 꾼 것이 아니다. 자기의 처지와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주저앉은 것도 아니다. 그들은 마치 철강왕 카네기가 어려웠던 청년시절에 구입하여 벽에 걸어놓은 무명 화가의 쓸쓸한 그림 밑에 적혀있는 두 줄짜리 짧은 글을 늘 보면서 '뚜벅뚜벅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간 것처럼, 인생을 살았다.
그 그림은 바닷가 모랫벌에 기우뚱 얹혀있는 배의 모습이었고, 글은 '언젠가 밀물은 온다. 그러면 이 배는 바다로 나아가리라'였다.
결론으로 10년의 법칙, 10만년 시간의 법칙처럼 오랫동안 한 가지 일에 집중하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는 말을 잘못 인식하여 단순하게 반복만 한다면 후회하기 쉽다.
어떻게 할까? 위대한 이들은 공통적으로 다섯 가지 태도를 늘 유지했다고 한다. 지식(내용), 지혜(생활에 활용), 기회(많은 실습), 시범(멘토와의 만남) 그리고 성찰(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분석) 등, 당신은 어떻습니까?
🔘 적용
①자신의 공부 및 독서 태도를 몇 가지로 분석하여 검토하자
②잠자기 전에 오늘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5가지 정도 '나의 실록'을 쓰자
③아침에 눈뜨면 내가 오늘 하고싶거나 해야할 일을 적고 우선순위를 매기자
④교과서, 참고서 또는 소설 등을 눈으로 콕콕 찍거나 밑줄을 그으면서 읽자
⑤학급 및 수업 활동 때 어려움을 딛고 전문가나 달인으로 우뚝 선 이들의 인생 항해를 탐구해 보자.
▶️ 繩(노끈 승)은 형성문자로 縄(승)의 본자(本字), 绳(승)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실타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따라붙어 떨어지지 않다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蠅(승)의 생략형으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繩(승)은 실로 꼰 노끈, 새끼의 뜻으로, ①노끈(실, 삼, 종이 따위를 가늘게 비비거나 꼬아서 만든 끈) ②줄(무엇을 묶거나 동이는 데에 쓸 수 있는 가늘고 긴 물건) ③먹줄(나무나 돌에 곧은 줄을 긋는데 쓰는 도구) ④법(法) ⑤바로잡다 ⑥통제하다 ⑦제재하다 ⑧잇다 ⑨계승(繼承)하다 ⑩계속(繼續)하다 ⑪기리다 ⑫재다 ⑬판단(判斷)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새끼를 꼬는 기계를 승거(繩車), 측량함을 승량(繩量), 노끈으로 얽어서 접었다 폈다 할 수 있게 만든 의자를 승상(繩床), 노끈으로 엮음을 승편(繩編), 규칙이나 법도 또는 험한 길을 밧줄에 의지하여 건너감을 승도(繩度), 먹줄과 자로 일정한 규율이나 규칙을 승척(繩尺), 먹통에 딸린 실줄을 승묵(繩墨), 먹줄처럼 똑바름을 승직(繩直), 대가 끊어지지 아니함을 승승(繩繩), 빨랫줄을 쇄승(晒繩), 죄인을 잡아 묶는 노끈을 포승(捕繩), 올가미로 쓰이는 끈을 투승(套繩), 붉은 빛깔의 노끈을 홍승(紅繩), 가는 노끈이나 가는 새끼를 세승(細繩), 종이를 비벼 꼬아서 만든 끈을 지승(紙繩), 노나 새끼 따위를 비비어 꼼을 뇌승(挼繩), 옛적에 글자가 없었던 시대에 노끈으로 매듭을 맺어서 기억의 편리를 꾀하고 또 서로 뜻을 통하던 것을 결승(結繩), 한쪽 끝만을 매어 드리워 놓고 손으로 잡고 오르락 내리락하며 운동하는 제구로서의 줄을 조승(弔繩), 거리나 수평 방향 등을 살피기 위하여 줄을 띄움을 범승(汎繩), 논밭을 측량하는 데 쓰는 노끈이나 새끼로 만든 긴 자를 양승(量繩), 모종을 하거나 씨를 뿌릴 때에 심는 간격을 일정하게 하는데에 쓰는 새끼나 노끈 따위를 간승(間繩), 인연을 맺는 끈으로 부부의 인연을 적승(赤繩), 올가미를 던지는 일 또는 그 올가미를 투승(投繩), 잘못된 것을 바로잡음을 규승(糾繩), 썩은 새끼로 단단치 못한 물건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부승(腐繩), 새끼줄을 걸어 잡아당겨 뿌리째 뽑아 버린다는 뜻으로 둘이 한 패가 되어 다른 사람을 배척한다는 말을 인승비근(引繩批根), 자기의 줄로 자기를 묶다는 뜻으로 자기가 자기를 망치게 한다는 말을 자승자박(自繩自縛), 깨진 항아리의 주둥이로 창을 하고 새끼로 문을 단다는 뜻으로 가난한 집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옹유승추(甕牖繩樞), 긴 줄로 해를 붙들어 맨다는 뜻으로 시간의 흐름을 매어 멈추게 하려는 것 즉 불가능한 일을 이르는 말을 장승계일(長繩繫日) 등에 쓰인다.
▶️ 鋸(톱 거)는 형성문자로 锯(거)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쇠 금(金; 광물, 금속, 날붙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居(거)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鋸(거)는 ①톱 ②발꿈치 베는 형벌(刑罰) ③톱질하다 ④자르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자루를 한쪽에만 박아 혼자 잡아당기어 켜는 톱을 가도(鋸刀), 톱니를 거치(鋸齒), 톱밥을 거설(鋸屑), 큰 톱을 마주 잡아당겨 톱질함을 인거(引鋸), 큰 톱질을 하는 사람을 인거군(引鋸軍), 톱상어로 상어의 한 가지를 거사어(鋸沙魚), 이가 없는 톱을 무치거(無齒鋸), 큰톱질하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을 인거장(引鋸匠), 사람이 톱질하여 제재한 나무를 인거재(引鋸材), 큰 톱니가 있고 그 가에 또 작은 톱니가 있는 이중으로 된 톱니를 중거치(重鋸齒), 식물의 잎 가장자리가 아래로 향하여 생긴 톱니 모양의 것을 반거치(反鋸齒), 시간적으로 톱니 같은 모양을 이루는 전파를 거치상파(鋸齒狀波) 등에 쓰인다.
▶️ 木(나무 목)은 ❶상형문자로 땅에 뿌리를 박고 선 나무 모양을 본뜬 글자로 나무를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木자는 나무의 뿌리와 가지가 함께 표현된 상형문자이다. 땅에 뿌리를 박고 가지를 뻗어 나가는 나무를 표현한 글자라 할 수 있다. 중·고등용 상용한자에서는 木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가 많다. 쇠를 능숙하게 다루기 이전 쉽게 구할 수 있으며 가공하기 쉬운 성질을 가진 것이 나무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나무와 관련된 한자를 보면 그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이 나무를 어떻게 활용했고 인식했는지를 엿볼 수 있다. 木자는 나무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대부분이 나무의 종류나 상태에 관련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木(목)은 (1)무명으로 된 것 (2)오행(五行)의 하나. 방위(方位)로는 동쪽, 철로는 봄이다. 빛으로는 푸른색으로 가리킨다. (3)어떤 명사 앞에 쓰여 나무로 된 무명으로 된의 뜻을 나타내는 말 (4)성(姓)의 하나 (5)목요일(木曜日) (6)팔음(八音)의 한 가지이다. 지어(枳敔)와 같은 종류의 나무로 만든 일종의 마찰(摩擦) 악기 등의 뜻으로 ①나무 ②목재(木材) ③널(시체를 넣는 관이나 곽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관(棺) ④오행(五行)의 하나 ⑤목성(木星; 별의 이름) ⑥목제 악기 ⑦형구(刑具; 형벌을 가하거나 고문을 하는 데에 쓰는 여러 가지 기구) ⑧무명(무명실로 짠 피륙) ⑨질박하다(質樸; 꾸민 데가 없이 수수하다) ⑩꾸밈이 없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수풀 림/임(林), 수풀 삼(森), 나무 수(樹)이다. 용례로는 나무 인형을 목상(木像) 또는 목우(木偶), 나무그릇을 목기(木器), 나무 도장을 목도장(木圖章), 나무를 다루어서 물건을 만들어 내는 일을 목공(木工), 나무와 풀을 목초(木草), 나무토막으로 만든 베개를 목침(木枕), 나무를 다루어 집을 짓거나 물건을 만드는 일로 업을 삼는 사람을 목수(木手), 술청에 목로를 베풀고 술을 파는 집 목로주점(木壚酒店),나무나 돌과 같이 감정이 없는 사람을 비유하여 목석(木石), 나무에도 돌에도 붙일 데가 없다는 목석난득(木石難得), 나무나 돌로 만든 사람의 형상을 목우석인(木偶石人), 나무 인형에 옷을 두른 것이라는 목우인의(木偶人衣), 나무 껍질이 세 치라는 목피삼촌(木皮三寸) 등에 쓰인다.
▶️ 斷(끊을 단)은 ❶회의문자로 부수(部首)를 나타내는 斤(근; 도끼, 끊는 일)과 계(실을 이음)의 합자(合字)이다. 나무나 쇠붙이를 끊다, 일을 해결함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斷자는 ‘끊다’나 ‘결단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斷자는 㡭(이을 계)자와 斤(도끼 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㡭자는 실타래가 서로 이어져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잇다’나 ‘이어나가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실타래가 이어져 있는 모습을 그린 㡭자에 斤자를 결합한 斷자는 실타래를 도끼로 자르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斷(단)은 (1)결단(決斷) 단안 (2)번뇌(煩惱)를 끊고 죽음에 대한 공포를 없애는 일 등의 뜻으로 ①끊다 ②결단하다 ③나누다 ④나누이다 ⑤결단(決斷) ⑥단연(斷然: 확실히 단정할 만하게) ⑦조각 ⑧한결같음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끊을 절(切),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이을 계(繼), 이을 속(續)이다. 용례로는 일단 결심한 것을 과단성 있게 처리하는 모양을 단호(斷乎), 먹는 일을 끊음으로 일정 기간 음식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먹지 아니함을 단식(斷食), 딱 잘라서 결정함을 단정(斷定), 죄를 처단함을 단죄(斷罪), 유대나 연관 관계 등을 끊음을 단절(斷絶), 결단하여 실행함을 단행(斷行), 끊어졌다 이어졌다 함을 단속(斷續), 확실히 단정할 만하게를 단연(斷然), 끊어짐이나 잘라 버림을 단절(斷切), 생각을 아주 끊어 버림을 단념(斷念), 열이 전도되지 아니하게 막음을 단열(斷熱), 주저하지 아니하고 딱 잘라 말함을 단언(斷言), 교제를 끊음을 단교(斷交), 어떤 사물의 진위나 선악 등을 생각하여 판가름 함을 판단(判斷), 막아서 멈추게 함을 차단(遮斷), 의사가 환자를 진찰하여 병상을 판단함을 진단(診斷), 중도에서 끊어짐 또는 끊음을 중단(中斷), 옷감 따위를 본에 맞추어 마름을 재단(裁斷), 옳고 그름과 착함과 악함을 재결함을 결단(決斷), 끊어 냄이나 잘라 냄을 절단(切斷), 남과 의논하지 아니하고 자기 혼자의 의견대로 결단함을 독단(獨斷), 잘라서 동강을 냄을 분단(分斷), 가로 자름이나 가로 건넘을 횡단(橫斷), 창자가 끊어진다는 뜻으로 창자가 끊어지는 듯하게 견딜 수 없는 심한 슬픔이나 괴로움을 단장(斷腸), 쇠라도 자를 수 있는 굳고 단단한 사귐이란 뜻으로 친구의 정의가 매우 두터움을 이르는 말을 단금지교(斷金之交), 베를 끊는 훈계란 뜻으로 학업을 중도에 폐함은 짜던 피륙의 날을 끊는 것과 같아 아무런 이익이 없다는 훈계를 이르는 말을 단기지계(斷機之戒), 긴 것은 자르고 짧은 것은 메워서 들쭉날쭉한 것을 곧게 함을 이르는 말을 단장보단(斷長補短), 남의 시문 중에서 전체의 뜻과는 관계없이 자기가 필요한 부분만을 따서 마음대로 해석하여 씀을 일컫는 말을 단장취의(斷章取義), 단연코 용서하지 아니함 또는 조금도 용서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단불용대(斷不容貸), 떨어져 나가고 빠지고 하여 조각이 난 문서나 글월을 일컫는 말을 단간잔편(斷簡殘篇), 머리가 달아난 장군이라는 뜻으로 죽어도 항복하지 않는 장군을 이르는 말을 단두장군(斷頭將軍), 단발한 젊은 미인으로 이전에 흔히 신여성의 뜻으로 쓰이던 말을 단발미인(斷髮美人), 오로지 한 가지 신념 외에 다른 마음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단단무타(斷斷無他), 단단히 서로 약속함을 이르는 말을 단단상약(斷斷相約), 조금이라도 다른 근심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단무타려(斷無他慮), 무른 오동나무가 견고한 뿔을 자른다는 뜻으로 부드러운 것이 능히 강한 것을 이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오동단각(梧桐斷角), 어물어물하기만 하고 딱 잘라 결단을 하지 못함으로 결단력이 부족한 것을 이르는 말을 우유부단(優柔不斷), 말할 길이 끊어졌다는 뜻으로 너무나 엄청나거나 기가 막혀서 말로써 나타낼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언어도단(言語道斷), 죽고 사는 것을 가리지 않고 끝장을 내려고 덤벼듦을 일컫는 말을 사생결단(死生決斷), 어미원숭이의 창자가 끊어졌다는 뜻으로 창자가 끊어지는 것 같은 슬픔과 애통함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모원단장(母猿斷腸), 시작한 일을 완전히 끝내지 아니하고 중간에 흐지부지함을 이르는 말을 중도반단(中途半斷) 등에 쓰인다.
▶️ 水(물 수)는 ❶상형문자로 氵(수)는 동자(同字)이다. 시냇물이 흐르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물을 뜻한다. 본디 물 수(水)部는 시내의 뜻이었다. 부수로 쓸 때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로 쓰는 일이 많다. ❷상형문자로 水자는 ‘물’이나 ‘강물’, ‘액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水자는 시냇물 위로 비가 내리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水자의 갑골문을 보면 시냇물 주위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은 ‘물’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水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대부분이 ‘액체’나 ‘헤엄치다’, ‘범람하다’와 같이 물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참고로 水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氵자나 氺자로 바뀌게 된다. 그래서 水(수)는 (1)오행(五行)의 하나. 방위(方位)로는 북쪽, 계절로는 겨울, 빛깔로는 검정을 나타냄 (2)수요일(水曜日)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물 ②강물 ③액체(液體), 물과 관련된 일 ④홍수(洪水), 수재(水災), 큰물(비가 많이 와서 강이나 개천에 갑자기 크게 불은 물) ⑤수성(水星: 태양에 가장 가까운 별) ⑥별자리의 이름 ⑦물을 적시다, 축이다 ⑧물을 긷다, 푸다 ⑨헤엄치다 ⑩물로써 공격하다 ⑪평평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내 천(川), 강 강(江), 물 하(河), 바다 해(海), 시내 계(溪), 바다 명(溟),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메 산(山), 큰 산 악(岳), 뭍 륙/육(陸), 불 화(火),빌 공(空)이다. 용례로는 물 속에서 몸을 뜨게 하고 손발을 놀리며 다니는 짓을 수영(水泳), 축축한 물의 기운을 수분(水分), 물속에 잠김을 수몰(水沒), 물을 보내는 통로를 수로(水路), 물의 겉을 이루는 면을 수면(水面), 홍수로 인한 해를 수해(水害), 물에 의해 발생하는 힘을 수력(水力), 물의 깊이를 수심(水深), 저수지에 설치하여 수량을 조절하는 문을 수문(水門), 물의 양을 수량(水量), 물 속에서 자라는 풀을 수초(水草), 물과 물고기의 사귐이라는 수어지교(水魚之交), 깊고 넓은 물에는 큰 고기가 깃듦을 수관어대(水寬魚大), 물이 흐르면 자연히 개천을 이룬다는 수도거성(水到渠成), 물이 흐르면 고기가 다닌다는 수도어행(水到魚行), 흐르는 물과 하늘의 뜬구름이라는 수류운공(水流雲空), 물이 빠져 밑바닥의 돌이 드러난다는 수락석출(水落石出), 물과 물고기의 사귐이라는 수어지교(水魚之交), 물과 불은 서로 통하지 않는다는 수화불통(水火不通),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수적천석(水滴穿石) 등에 쓰인다.
▶️ 滴(물방울 적)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물이 뚝뚝 떨어질 때의 소리를 나타내는 글자 啇(적)으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滴자는 ‘물방울’이나 ‘물방울이 떨어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滴자는 水(물 수)자와 啇(밑동 적)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啇자는 이파리가 올라오고 있는 화초를 그린 것으로 ‘밑동’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화초를 그린 啇자에 水자를 더한 滴자는 화초에 물을 조금씩 떨어뜨린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다만 우리말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글자이다. 그래서 滴(적)은 ①물방울 ②극히 적은 분량(分量) ③싱싱한 모양 ④물방울이 떨어지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떨어지는 물방울을 적수(滴水), 방울지어 떨어지는 이슬을 적로(滴露), 물방울이 똑똑 떨어짐 또는 그 소리를 적력(滴瀝), 방울이 져서 떨어짐을 적하(滴下), 땀방울을 한적(汗滴), 벼룻물을 담는 그릇을 연적(硯滴), 물방울이 뚝뚝 떨어짐 또는 그 물방울을 역적(瀝滴), 글을 다 쓰거나 그림을 다 그리고 아직 남아 있는 먹물 또는 나머지 말의 기록을 여적(餘滴), 기름 방울을 유적(油滴), 안개 방울 또는 안개처럼 잔 물방울을 무적(霧滴), 남은 물방울을 잔적(殘滴), 조그마한 물방울을 미적(微滴), 물방울과 같이 작고 둥근 옥을 옥적(玉滴), 비가 되어 점점이 떨어지는 물방울을 우적(雨滴), 물이나 기름 따위의 한 방울을 일적(一滴), 낱낱의 물방울 또는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물 방울을 점적(點滴), 떨어진 밥알도 주울 만하다는 뜻으로 아주 깨끗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적반가습(滴飯可拾), 넓고 큰 바다에 물방울 하나라는 뜻으로 많은 것 가운데 아주 작은 것이라는 말을 대해일적(大海一滴), 처마의 빗방울이 돌을 뚫는다는 뜻으로 작은 힘이라도 그것이 거듭되면 예상하지 못했던 큰 일을 해냄을 이르는 말을 점적천석(點滴穿石),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뜻으로 작은 노력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있음을 수적천석(水滴穿石) 등에 쓰인다.
▶️ 石(돌 석)은 ❶상형문자로 언덕 아래 뒹굴고 있는 돌의 모양을 나타내며 돌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石자는 ‘돌’이나 ‘용량 단위’로 쓰이는 글자이다. 石자의 갑골문을 보면 벼랑 끝에 매달려 있는 돌덩이가 그려져 있었다. 금문에서는 벼랑 아래로 돌이 굴러떨어진 모습으로 바뀌게 되었는데, 이것이 지금의 石자이다. 그래서 石자의 좌측 부분은 벼랑이나 산기슭을 뜻하는 厂(산기슭 엄)자가 변한 것이고 그 아래로는 떨어져 있는 돌덩어리가 그려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옛날에는 돌이 무게의 단위나 악기의 재료로 쓰인 적이 있었기 때문에 石자에는 ‘용량 단위’나 ‘돌 악기’라는 뜻이 남아있다. 그러나 石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돌의 종류’나 ‘돌의 상태’, ‘돌의 성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石(석)은 (1)어떤 명사 다음에 쓰이어 섬(부피의 단위)이란 뜻을 나타내는 말 (2)경쇠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돌 ②섬(10말. 용량 단위) ③돌바늘 ④돌비석 ⑤돌팔매 ⑥숫돌(연장을 갈아 날을 세우는 데 쓰는 돌) ⑦무게의 단위 ⑧돌로 만든 악기(樂器) ⑨저울 ⑩녹봉(祿俸) ⑪쓸모 없음을 나타내는 말 ⑫굳다 ⑬돌을 내던지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구슬 옥(玉), 쇠 철(鐵)이다. 용례로는 석유(石油), 석탄(石炭), 석류나무의 열매를 석류(石榴), 석회석을 석회(石灰), 돌로 쌓은 탑을 석탑(石塔), 돌로 만든 부처를 석불(石佛), 건축 재료로 쓰이는 돌을 석재(石材), 바위에 뚫린 굴을 석굴(石窟),돌이 마주 부딪칠 때에 불이 반짝이는 것과 같이 빠른 세월을 이르는 석화광음(石火光陰), 자갈밭을 가는 소란 뜻의 석전경우(石田耕牛), 옥과 돌이 함께 뒤섞여 있다는 옥석혼효(玉石混淆), 돌에 박힌 화살촉이라는 중석몰족(中石沒鏃), 돌로 양치질하고 흐르는 물을 베개 삼는다는 수석침류(漱石枕流), 윗돌 빼서 아랫돌 괴고,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괸다는 상하탱석(上下撑石), 함정에 빠진 사람에게 돌을 떨어 뜨린다는 낙정하석(落穽下石), 나무 인형에 돌 같은 마음이라는 목인석심(木人石心), 돌을 범인 줄 알고 쏘았더니 돌에 화살이 꽂혔다는 사석위호(射石爲虎) 등에 쓰인다.
▶️ 穿(뚫을 천)은 회의문자로 穴(혈)과 牙(아)의 합자(合字)이다. 엄니로 구멍을 뚫음의 뜻이다. 그래서 穿(천)은 ①뚫다 ②꿰뚫다 ③뚫어지다 ④개통하다 ⑤통과하다 ⑥관통하다 ⑦실을 꿰다 ⑧신발을 신다 ⑨옷을 입다 ⑩구멍 ⑪묘혈(墓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뚫을 찬(鑽), 뚫을 착(鑿)이다. 용례로는 구멍을 뚫음 또는 학문을 깊이 연구함을 천착(穿鑿), 구멍을 뚫음 또는 위벽이나 복막 등에 상해 구멍이 남 또는 그 구멍을 천공(穿孔), 떨어진 옷을 꿰맴을 천결(穿結), 담을 뚫음을 천장(穿墻), 시체를 묻기 위하여 구덩이를 파는 일을 천광(穿壙), 나라 안을 꿰뚫고 지나감을 천국(穿國), 바늘에 실을 뀀을 천닌(穿紉), 길을 꿰뚫고 지나감을 천도(穿道), 땅을 팜 또는 그 구덩이를 천지(穿地), 옷을 입음을 천착(穿著), 옷을 뒤집어 입음을 반천(反穿), 꿰뚫는다는 뜻으로 학문에 널리 통함을 관천(貫穿), 구멍을 뚫는 일에 종사하는 장인을 천혈장(穿穴匠), 식물의 잎에 작은 구멍이 동그랗게 뚫리는 병을 천공병(穿孔病), 문장 속에 포함되어 있는 사상이 달의 허리를 뚫는다는 뜻으로 뛰어나게 아름다운 문장을 이르는 말을 사천월협(思穿月脅), 떨어지는 빗방울이 돌을 뚫다라는 뜻으로 아무리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적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하면 해결되지 않는 일은 없다는 우수천석(雨垂穿石), 옷은 헤어지고 신발은 구멍이 났다는 뜻으로 빈천한 차림을 이르는 말을 의리폐천(衣履弊穿), 굳은 의지로 업을 바꾸지 않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철연미천(鐵硯未穿), 담에 구멍을 뚫는다는 뜻으로 재물이나 여자에게 탐심을 가지고 몰래 남의 집에 들어감을 이르는 말을 유장천혈(窬墻穿穴),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뜻으로 작은 노력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있음을 수적천석(水滴穿石), 공자가 구슬을 꿴다는 뜻으로 어진 사람도 남에게 배울 점이 있다는 말을 공자천주(孔子穿珠)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