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스레의 오차
최 병 창
마른기침이
두 눈보다 먼저 앞장을 선다
애매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거나
좀 쉬었다 가지 않겠느냐며
눈을 떴다 감기도 했었지만
시간이 되어도 오지 않는 약속은
마른기침 보다
더 고독한 대목이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이거나
단 답형의 대답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까닭은 아니었는지,
퉁명스러운 표정은 언제 어디서나
일장일단이 있다는 말씀
뿌리 깊은 마른기침이 많이 젖었기에
미안한 척 잠시 입을 열었다 닫는다
그렇다면 존재의 가치를
잠시 희석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잠시라도 너스레를 떨어야 했으니
다만 그것이
끝은 아니라는 우려를 남기면서,
눈치를 보지 않고 편히 쉬고 싶은데
앉을자리가 마땅치 않다
출발이나 도착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더욱 안절부절 가시방석인데
마른기침이
어김없이 넘어가는 시간이다.
< 2017. 04. >
데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