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th finger laceration Rt. 3cm
OS 수술방에 들어선지 얼마 안된 나에게 붙여진 진단이다.
2년차 레지던트는 wound가 좋지 않고 tendon이 partial rupture됐으니
contracture가 오고...결국에는 infection으로 osteomyelitis가 와서 amputation을
하게 될 거라고 경고한다.
suture를 해보긴 해봤으나 당해보기는 어렸을적 남자들만 하는 수술을 제외하곤
처음인것 같다.
처치실에 처음으로 누워본다. 싸늘한 기운이 나를 감싸고 돈다.
의사는 궁시렁대기 시작한다. 뭐도 없고 뭐도 없고...
불안하다. 불안하다... 불안하다.....
의사는 내 손을 붙잡고 좌지 우지 하고 싶은 postion을 맘대로 취하고 나는 전적으
로 내손을 그에게 맡겨버린다.
리도카인이 들어간다. 그 놈은 30초도 돼지 않게 내 5번째 손가락의 말초신경들이 금
새 죽여버린다.
이제 통증은 없다.
통증도 못 느끼는 채 처참히 바느질 당하는 내 5번째 손가락이 문득 안스러워진다.
분단되었던 내 5번째 손가락의 soft tissue는 vicrly에 의해 하나가 되었다.
녹는 실이라고 하는데... 언제 녹을지 의심스럽다. soft tissue 두께보다 실밥이 더
두꺼우니....
나의 skin은 5번 dermalon으로 합체되었다.
이어 설압자 같은 놈 하나를(알루미늄 splint)를 밑에대고 2주간 고정을 하란다.
그리곤 CEVI (1세대 cepha)를 IV로 맞았는데... 바로 nausea가 밀려오더니 vomiting
을 2차례나 했다.. 재수때 이후로 술먹고 vomiting해 본적이 없는 나인데...
매일 같이 BID로 Anti inject을 당하는 수 많은 환자들이 '속이 울렁거려요'라고 했
을 때..
'속 울렁거리지 말게 하세요' 라고 맘 속으로 대답했던 한심한 내 모습이 부끄럽다.
5번째 손가락에 Gibbs를 한 나는
당장에 장갑을 끼지도 못하는 바보의사가 되어버렸다.
문득 재수할때 읽었던 '닥터 노구찌' 라는 만화책이 머리를 스쳐지나간다.
어렸을 적 손에 화상을 입어 오른손을 잘 못쓰면서도 온갖 시련을 겪어내어 꿋꿋히
꿈을 향해전진하여 끈기와 인내로 의사(병리학자)가 된다는 이야기....말년에는 불완
전하지만 황열병 백신을 발명하여
자신에게 백신을 주사한후 황열병 균을 넣어... 온 세상사람에게 자신의 노구찌 백신
을 알리려 했으나 완전하지 않은 백신인 관계로 황열병에 걸려 운명을 하고마는 비운
의 의사 이야기...
그 만화책을 읽으면서 흘렸던 눈물이 냉면 그릇으로 10그릇은 될 듯 싶다.
2주간 초록매실 CF광고 (5번째 새끼손가락을 올리고 음료수를 마시고 있는)찍어야 하
는 나도 꿋꿋이 이겨내보자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1주일이 지난 지금...
남들이 다들 외면해갈때 self dressing으로 연명하며 나는 내 wound가
contamination되는 것을 최선을 다해 막았다.
그것도 BID...TID dressing으로... 그 결과 wound가 안 씻어서 dirty하긴 했지만...
병원내의 수많은 세균으로부터 내 5번째 손가락을 지키는데 성공했다.
지금은 suture한 곳도 self stich out되고 (저절로 Half S/O 되더니 다음날 Total
S/O되었다)해서
그냥 막 다루긴 하지만...
이렇게 공들여진 나의 5번째 손가락.....
문득 얼마전에 어머니가 무를 썰다가 손가락을 베이셨던 기억이 overlap된다.
대일 밴드를 찾다가 없으셔서... 전선 감는 검은색 테이프로 칭칭감아서 지혈시킨후
다시 말 없이 무를 써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스쳐지나간다.
물론 어머니의 손가락 역시 아무 infection이나 contracture없이 다 healing되었다.
의업을 하고 있는 나이지만 가끔은 어머니가 하시는 민간요법을 더 믿기도 한다.
그리고 OS회식 때 든 생각인데... 내가 알고 그렇게도 맹신하고 있는 지식이.... 너
무나 거대한 조직인 제약회사와 기구상 의료업자들에 의해 꾸며진 하나의 겉치장이
아닌지...라는 의구심도 가끔 들기도 한다.
OS를 끝마친 지금은... 내과의 new job에 허둥대고 있다. 인간이란 동물은 어떠한 환
경에도 빠르게 적응 할 수 있단 사실을 OS돌면서 느꼈기에... 어떠한 상황이 온다해
도 두렵지 않을 것 같다.
모두 좋은 의사 되시길 바라며...
카페 게시글
히포크라테스
나의 5번째 손가락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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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5.0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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