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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김광수경제연구소 김광수 소장님이 유명 기업 CEO를 만나 인터뷰를 하고, 그 내용을 이코노미21에 ‘10년 후 한국의 1등 기업 CEO를 만나다’로 연재했습니다.
이 내용 중 요즘에 다시 봐도 의미가 있을 부분을 추려봤습니다.
인터뷰 중 일부 | |
1회 | 김광수 처음에 잠깐 이야기가 나왔지만, 백화점과 할인점, 그리고 재래시장 간의 충돌이 정부에서도 정책적으로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얼마 전 이마트가 태백에 출점하려다 상인들의 반대로 못한 적도 있다. 구학서 어차피 유통산업은 근대화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재래시장 상인들의 전업을 지원하고 하는 것은 국가가 해주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재래시장을 보호 육성하기 위해 대형점을 만들지 못하게 하는 식이 돼서는 곤란하다. 재래시장에 주차장을 만들고, 시설투자를 늘리면 오히려 코스트만 올라가게 된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재래시장이 물류센터를 갖추고 유통단계를 축소시켜서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 식의 발상 자체가 유통의 역할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중국에서 납 꽃게가 들어왔다고 해도 대형 유통업체 같으면 중간 검수과정에서 다 걸러진다. 문제가 생기면 또 우리가 책임을 진다. 재래시장이 그런 역할을 대신하기는 어렵다. 지자체나 국회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는데, 일시적으로 막을 수는 있어도 큰 흐름 자체를 되돌릴 수는 없다. 상인들은 숫자가 적더라도 생계가 걸린 문제라 강하게 어필을 하고,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그걸 맞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혜택을 보는 대다수 소비자들은 말이 없는 것이다. |
2회 | 정성립 (중략) 조선시장에서는 한국이 1위, 일본이 2위, 중국이 3위다. 시장점유율로 보면 한국이 40%, 일본이 35%, 중국이 15%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이 엄청난 설비투자를 하며 맹추격을 해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이 제일 먼저 잠식할 시장은 우리가 아니라 일본이 갖고 있는 시장이다. 적어도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2위로 올라와야만 우리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김광수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 것은 아닌가 싶다. 일본은 자체적으로 해운업이 크게 발달돼 있다. 어느 정도의 자체 내수시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내수시장이 거의 전무한 상태다. 중국이 곧바로 우리 조선산업의 경쟁 상대가 될 수도 있지 않나 싶다. |
3회 | 김광수 (중략) 국내 제약회사들이 자체 생산해서 판매하는 제품의 경우 매출액 대비 매출 총 이익이 200%가 넘는다. 외국에서 수입해 파는 제품도 20~30%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작은 제약회사들로서는 마진이 워낙 높기 때문에 한두 가지 제품만 수입해 팔아도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태가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는 없다. 부작용 등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중국과 인도에서 싼 약들이 들어오고,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직판체제로 직접 들어온다. 거의 한계 상황에 도달한 것이다. 이러한 경쟁 환경의 변화가 일차적으로는 중소 제약회사들에 충격을 주겠지만, 결국 유한양행이나 좀더 규모가 큰 제약회사들도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차중근 분명히 부침이 있을 것이다. 2006년부터 의약품 GMP 차등평가제가 시행된다. 그러면 한두 번 불합격 판정을 받은 기업의 제품은 소비자들이 안 쓰게 될 것이다. 어느 정도 교통정리를 하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 바이오 쪽, 특히 줄기세포 분야는 우리나라가 가장 빨리 나가고 있다. 그런 쪽으로 방향을 분명하게 잡고 나가야 한다. |
4회 | 김광수 고객 만족을 통한 자본시장의 건전한 육성과 확대를 말씀해 주셨는데 상당히 공감하는 부분이다. 앞으로 증권사들이 살아남으려면 그것 외에는 사실 길이 없다. 미국 같은 경우, 개인투자의 비중이 아주 높다. 개인들이 주식투자의 45%를 차지하고 있고, 뮤추얼 펀드를 포함하면 60%, 연금펀드까지 넣으면 85%까지 그 수치가 올라간다. 개인 투자 비중이 높다는 건 그만큼 증권시장의 규모, 즉 파이가 크다는 걸 뜻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시장 규모가 너무나 작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증권회사에 대한 고객들의 불신이다. 그런 점에서 고객 만족을 통한 시장 확대는, 삼성증권만이 아니라 증권업계 전체가 가야 할 방향이다. 개인적으로 증권 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아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은행은 이미 어느 정도 한계에 와 있다는 느낌이다. 최근 금리를 올리고 내리는 문제를 놓고 말들이 많은데, 사실 그건 큰 문제가 아니다. 대개 금리를 올리면 시중의 단기 부동자금이 은행으로 가서 투기가 줄어든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은행들은 그렇게 모인 자금으로 결국은 아파트 담보대출하고, 부동산 대출한다. 개인이 부동자금으로 투기를 하든, 그걸 은행으로 빨아들여서 은행이 하든 결국은 마찬가지인 것이다. 이런 기형적인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직접투자 시장이 개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은행은 이미 포화상태에 들어섰고, 증권업계 입장에서는 그 시장을 빼앗는 일만 남은 셈이다. 배호원 아주 중요한 지적을 해주셨는데, 미국은 금융자산이 70%, 비금융자산이 30%를 차지한다. 반면 우리는 부동산이나 골동품 때문에 금융자산의 비율이 20%가 채 되지 않는다. 물론 일부에서는 향후 몇 년 사이에 금융자산의 비율이 30%까지 높아질 거라는 희망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전체 금융자산 중에서도 은행이 60%, 보험이 20%를 차지하고, 주식시장은 10% 정도밖에 안 된다. 결국 이 시장을 어떻게 키울 것이냐가 중요한데, 이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금융정책이 지나치게 은행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다는 문제가 있다. IMF 때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이 은행에 투입됐다. 이와 함께 예금자보호 대상도 1인당 2천만원에서 5천만원으로 확대됐다. 그러니 은행으로 엄청난 자금이 몰릴 수밖에 없다. 지난해 주식시장 자금이 총 160조원이었는데, 은행 예금 자산은 400조~500조원에 육박했다. 공적자금을 투입했기 때문에 그걸 회수하기 위해 은행이 자금을 편리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해준 측면이 있다. 98년에는 은행의 수익증권 판매를 허용해 주었고, 2003년에는 방카슈랑스를 도입해 은행 창구에서 보험상품을 팔 수 있게 했다. 증권사들이 아무리 투자자들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해도, 이런 것들이 시정되지 않고는 공정한 게임이 될 수 없다. 물론 은행과 증권사는 차이가 있다. 은행은 저축성 자금이기 때문에 거기에 맞게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어야 하고, 증권은 리스크를 어느 정도 감수하는 자금이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운영스타일이 또 달라져야 한다. 하지만 이런 부분을 제외하고는 은행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규제를 모두 풀어줘야 한다. 통합자산운영법이 제정돼 종합금융투자회사가 설립되면 증권, 선물, 자산운용을 다 할 수 있게 되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하다. 지금도 금융지주회사는 선물과 자산운용을 자회사로 거느리며 얼마든지 할 수 있다. |
5회 | 김광수 대한항공이 화물 분야에서는 세계 1위다. 성공요인이 무엇이었고, 앞으로 어떻게 경쟁력을 유지해 나갈 것인지 알고 싶다. 이종희 2004년 국제선 화물수송에서 대한항공이 세계 1위에 올랐다. 세계가 깜짝 놀랄 뉴스였다. 지난 18년 동안 루프트한자가 이 분야의 선두였다. 사실 대한항공을 한반도에 있는 조그만 항공사 정도로 알고 있는 곳이 많았다. 특히 서비스, 물류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1위를 했다는 점에 더 의미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중략) 한국이 여행 자유화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국제선 취항은 불가능했다. 그런데 화물은 달랐다. 수출입 화물을 실어나르는 항공화물의 수송능력이 부족한 나라가 많았기 때문에 화물은 들어가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했다. 그때부터 화물로 방향을 잡았다. (중략) 최근 중국정부가 대한항공에 도움을 요청했다. 어떻게 하면 빠른 시일 안에 대한항공 같은 항공사 2개를 만들 수 있는지 자문해 달라는 것이다. 중국경제가 10% 이상 성장을 계속하게 되면, 10년 후에는 중국에서 쏟아져 나오는 상품의 10분의 1도 실어나르기 어려울 것이다. 항공화물 수송 능력의 확충이 시급한 것이다. |
6회 | 이기태 (중략) 96년을 기준으로 통신환경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면서 좋은 기회가 왔다. 디지털과 관련해 준비했던 기술, 특히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기술이 빛을 본 것이다. 디지털은 한두 사람의 아이디어만 갖고도 얼마든지 제품을 고급화하고, 성능을 100배, 200배 개선하고, 제품의 카테고리 자체를 완전히 바꿀 수도 있다. 그런 것들이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또 CDMA 기술만이 아니라 거기에 들어가는 엔터테인먼트 등 미래에 올 변화를 예측해 타이밍에 맞게 잘 대응해 왔다. 휴대폰에 MP3, 카메라, TV를 넣은 것도 세계 최초였다. 새로운 기술,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서비스 영역을 코스트(비용)에 맞게 제때에 갖다 넣은 우리 종업원들이 참 대단하다. 품질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고, 스피드 경영을 내세웠다. 그런 것들이 잘 어우러져 좋은 성과가 나온 것 같다. 김광수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비교하면, 아날로그 기술은 밑에서부터 쭉 쌓아 올리는 특성이 있다. 반면 디지털 기술은 한두 사람의 뛰어난 역량만으로도 충분히 개발이 가능하다. 그런 차이가 하나의 기회로 작용한 것 같다. |
7회 | 김광수 통신은 기본적으로 막대한 기술개발과 설비 투자가 소요되는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다. 엄청난 투자가 필요한 인프라의 특성을 갖는 산업의 경우, 후발 신규 사업자가 진입해 경쟁이 시작되면 구조적인 과잉투자와 과도한 금융 비용 부담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지는 게 일반적이다. 그렇게 되면 출혈적인 가격경쟁이 뒤따르게 되고, 초기단계에서는 통신 서비스 가격이 떨어져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효과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순식간에 시장 포화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과잉투자와 수익성 악화로 대형 도산이 발생하고 업계 전체가 구조조정의 압력에 직면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역 유선사업과 통신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도달해 그러한 구조조정의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똑같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러한 통신산업의 경쟁 구도의 변화와 관련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투자전략이다. KT의 중장기 투자전략과 자금조달 전략은 무엇인가.
남중수 우선 현재의 수익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기본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의 수익 창출을 위해 와이브로, 텔레매틱스, IP미디어, 홈네트워크 등 신성장 엔진에 집중 투자할 것이다. 또한 컨버전스와 유비쿼터스 기반으로 진화하기 위해 필요한 FTTH, IP프리미엄망, BcN(광대역통합정보망) 인프라에도 투자한다. 투자금액으로 보면 매년 2조~3조원을 규모로 2010년까지 기존 사업 및 인프라 확충에 10조원, 신성장산업에 3조원 등 모두 13조원가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최근 밝힌 대로 2006년에는 우선 3조원을 와이브로와 IP미디어, 콘텐츠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한다. 이러한 투자 확대가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다. 2006년에 KT의 매출은 전체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출이 주는데 투자를 늘린다는 것이 무모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물론 이러한 투자 확대와 함께 투자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한다. 포화상태로 접어든 초고속인터넷의 경우 가격경쟁을 통한 가입자 확보보다는 서비스 개선을 통해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후략) |
8회 | 김광수 (중략) 포털 업체별 경쟁우위 요소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하다. 최휘영 포털이라는 개념 자체가 여전히 진화 상태이기 때문에 스냅사진으로 찍어서 장단점을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인터넷 초기에는 검색창이나 디렉토리를 갖추고 있는 곳을 포털이라고 했다. 그러나 조금씩 지나면서 막연하기는 하지만 한 가지 서비스만 제공하는 버티컬 사이트와는 달리 많은 서비스를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서비스하는 곳이라는 개념으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다음은 이메일이나 카페가 강한 커뮤니티성 포털로, 네이버는 검색과 뉴스를 중심으로 한 정보 포털로 분화되는 듯하다가 2004년에 접어 들어 컨버전스(융합) 현상이 나타나면서 전면전의 양상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다음은 검색 서비스를 하고, 네이버는 카페와 블로그를 시작한 것이다. 다음 단계는 유선과 무선, 방송과 통신의 컨버전스다. 변화된 환경에서 포털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가 고민이다. 와이브로 단말기 등에 들어가는 서비스의 맨 앞단에 있는 무언가도 포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포털의 진화는 계속될 것이다. (후략) |
9회 | 김광수 앞으로 호텔업은 복합공간화하는 전략으로 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본다. 국민소득이 높아지면 상품 소비 비중에 비해 서비스 소비 비중이 점점 증가할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백화점에서 상품 쇼핑을 하는 걸로 소비욕구를 충족시켰지만, 갈수록 관광이나 레저, 문화, 공연 등 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커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이런 변화는 불가피하다. 그런 점에서 서비스 소비시장의 잠재력은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시장을 어떻게 개척할 것인가 하는 전략이다. 백화점은 백화점, 호텔은 호텔로 따라따로 떨어져 있어서는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미 유통업체들은 복합 쇼핑센터, 복합 단지의 형태로 전환해가고 있다. 앞으로는 호텔도 그런 것들과 연계해서 가지 않으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를테면 호텔이 복합쇼핑센터 안에 들어가 브랜드를 갖고 네트워킹을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는 롯데월드나 롯데백화점을 갖고 있는 호텔롯데가 훨씬 유리할 수 있다. 장경작 네트워크화와 관련해서는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은행의 VIP클럽이나 수입자동차, 신용카드사, 여행사 등 제휴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여지는 많다. 또 하나는 우리 내부의 자원을 엮는 것이다. 우리는 소공동과 잠실뿐 아니라 제주, 부산, 울산 등에 모두 5개의 호텔을 갖고 있다. 이들을 연결해 자원화할 수 있는 것들이 굉장히 많다고 본다. 이를테면 부산 호텔의 고객이 서울로 올 때 어떤 혜택을 줄 것인가 이런 것들을 연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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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ㅋㅋㅋㅋ
조선업에 대한 고견이 지금 현재에 와 닿네요 !
소장님의 통찰력은 정말이지 놀라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