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로맨스소설에서 점점 공포소설로(그래봤자 미약하지만) 바껴가는게 느껴지네요~
3편과 4편이 조금 짧은감이 있어서 두개 묶어 올려요
드디어 다음편이 완결이네요. 뭔가 급전개되는듯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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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신데렐라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곧바로 학교의 스타로 급부상하게 되었다.
내가 지나갈때마다 "쟤가 린지라며? 이번에 신데렐라가 된 애" 라고 떠드는 소리들이
들렸으며 간간히 "나보다 안이쁜데"하며 질투의 시선을 보내는 소리도 들렸다.
하지만 아직도 실감이 나지않는다. 제라드가 내 손을 잡아준것부터 시작해서 키스해준것,
신데렐라가 된것, 학교의 스타가 된것...
이제 얼마안있어 권력에 굶주린 애들이 내 곁에서 온갖 아부를 떨어댈것이다.
그리고 역대 신데렐라처럼 방탕한 생활을...
아니! 생각만해도 끔찍했다. 신데렐라가 됐건 어쨌던간에 난 아이비리그에 들어가야만한다.
고작 스타라는 유혹에 넘어가 꿈을 포기한다면 그처럼 바보같은일이 어디있겠는가?
그런생각에 빠져있을때 갑자기 누군가가 내 뒤에서 날 껴안았다.
"누... 누구야?!"
놀랐던 나는 재빨리 날 껴안고있던 팔을 뿌리치고 뒤를 바라보았다. 내 뒤엔 다름아닌
당황한듯한 표정을 한 제라드가 서있었다.
"그렇게 놀랐어? 미안, 잘 놀라는줄은 몰랐네"
"아니, 괜히 소란스럽게해서 내가 미안하지"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 제라드가 내 남자친구라는게 실감이 나지않아 뒤를 돌아봤을때 제라드가 있다는
사실이 이해가 가지않았다. 고작해야 닉인줄 알았는데... 이제 빨리 익숙해져야할 필요성이 느껴졌다.
"이따가 저녁에 시간있어?"
"시...간?"
그 순간 어떻게 말해야할지 몰라 뜸을 들이게 됐다. 사실 저녁엔 이번 대학에 넣을 에세이를 연습해보려
했기때문이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제라드의 부탁을 거절할수도없고...
결국 고민끝에 에세이는 내일 쓰기로 하고 제라드와 약속을 잡았다.
"고마워~ 7시에 우리집에서 보자~"
그가 내 입술에 가벼운 키스를 남긴 뒤 사라졌다.
제라드가 떠난뒤에도 나는 내 입술을 매만지며 멍하게 서있었다.
'도대체 언제쯤 익숙해질수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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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라드와 만나기로 한 시간이 다가오자 난 서둘러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후줄근하게 가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몇분동안 옷장을 뒤져봤지만 나오는거라곤
역시 티에 청바지뿐, 입을만한옷은 어제 파티때 입은 옷 하나였다.
'그렇다고 입었던걸 바로 또 입을수도 없고...'
하지만 약속시간이 다가오자 어쩔수없이 어제 입었던 옷을 입을수밖에 없었다.
제라드의 저택에 도착하자 어제 제라드에게 키스를 받았던 밤이 생각나는것같아 잠시 얼굴을
붉히고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저택안으로 들어서려하는데 제라드가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린지! 2층이야!"
제라드는 2층 창문중 하나에서 나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미소로 답하고는 안으로 들어갔는데
어제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에 깜짝놀라고말았다. 어제는 분명 클럽으로 써도 무방할정도의 분위기였지만
오늘은 고풍스러움이 느껴지는 그야말로 부잣집 저택이란게 실감이났다.
댄스플로어가 있던 자리에는 화려한 자수가 놓인 카펫이 대신하고있었고, 어제는 어둡고 화려한 조명에
자려져 몰랐던 샹들리에게 눈에 띄었다. 벽면의 몰딩은 단순한것같으면서도 아름다운 '절제의 미'를
보여주는것 같았다.
저택안의 모든것에 한눈팔고 있으려니 제라드가 2층에서 내려오고있는것도 알아채지 못했다.
"아까부터 기다렸는데 안오고 뭐해?"
제라드가 묻자 살짝 창피해진 나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상황을 바꾸려 말했다.
"그냥 좀... 그런데 나는 왜 부른거야?"
"왜 부르냐니? 넌 이제 내 여자친구니까 같이 있고싶어서 그런건데 뭐 안될건없잖아?"
"그... 그렇지"
"어? 그런데 너 옷이..."
난 옷이란 말에 순간 놀라고말았다. 똑같은 옷을 연속 두번이나 입었으니 제라드가 날 뭐라고 생각할까.
그가 날 비웃지나 않을까 생각하며 고통스러웠지만 제라드는 한동안 미소만 지은 뒤 내 손을 잡고
어디론가 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도착한곳은 한 방이었는데 그 방의 문을 열자 수많은 옷들과
장신구들이 깔려있었다.
'이...이게 말로만 듣던 드레스룸이라는건가...'
그 장대한 규모의 방에 놀란 나는 한동안 드레스룸에 넋이 나가있다가 제라드의 한마디에 정신이 돌아왔다.
"이 방에 있는거 마음대로 써도 좋아"
"뭐라고?"
"마음대로 써도 좋다고"
"그렇지만 어떻게..."
"괜찮아 넌 내 여자친구니까"
제라드가 팔로 내 허리를 감으며 말했다.
제라드의 여자친구가 된다는것은 이렇게 하루하루가 놀라운 일로 가득차는것일까?
우선은 좋기도 했지만 한순간 사치의 길로 빠져버리는건 아닌가 싶어 걱정이 되기도 했다.
제라드가 잠시 마실것을 가져온다며 1층으로 내려가고, 그 동안 나는 드레스룸을 둘러봤다.
드레스룸엔 옷부터 시작해서 모자, 시계, 신발, 목걸이, 향수, 화장품 등 치장에 사용할수 있는것들은 모두
모아놓은듯했다. 게다가 옷은 평범한, 그러나 비싸보이는 간단한 티에서부터 파티에 입는 드레스까지 온갖
종류의 옷들로 가득했다.
차마 입어보지는 못하고 구경만 하고있을때 제라드가 시원한 아이스티를 가지고 들어왔다.
"우선 뭐좀 마시는게 좋지않을까?"
제라드가 표면에 물방울들이 맺혀있는 컵을 건냈고 마침 갈증이 나던 터라 재빨리 아이스티를 마시기 시작했다.
그런데 차가운것을 갑자기 마시다보니 머리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그리고 서서히 눈이 감기고 쓰러졌다는것
외에는 기억이 나질않았다.
"린지! 좀 일어나봐! 괜찮은거야?"
제라드가 내 몸을 흔들어 깨우자 난 그제서야 눈을 뜰수있었다.
"혹시 몸이 좀 안좋은거야? 그렇게 갑자기 쓰러지다니..."
제라드의 말에 아까의 기억을 되살려봤다. 제라드가 건낸 아이스티를 마시고 쓰러져버린게 마지막 기억
이었는데 평소에는 꽤 건강한 체질이어서 갑자기 쓰러져버린게 나로써도 납득이 가질않았다.
침대위에 누워있던 나는 시간이 꽤 지났다는것을 알고 서둘러 몸을 일으켰는데, 일어나자 어지러운느낌이
들어 한동안 벽을 잡고 가만히 서있었다.
"괜찮아?"
비틀거리는 나를 잡으며 묻는 제라드. 괜한 걱정을 끼친것같아 스스로 걸어보려했지만 이상하게 어지러운
내 몸을 통제하기가 어려웠다.
집에 도착하니 벌써 새벽 1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평소엔 늘 학교가 끝나면 곧바로 집으로 왔고
좀 늦어도 8시 안에는 들어왔는데... 엄마가 아시면 무슨 말을 하실까.
다행히 엄마는 새벽에 들어오시기때문에 들킬염려는 없었지만 내 자신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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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됐어? 어디까지 나간거야?"
평소에는 단짝인 에비게일만이 묻는 말이었겠지만 오늘은 별로 친하지도 않은 애들이 내 주위를
따라다니며 묻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안했어' 라고 말하자 주위의 애들이 거짓말! 하며 더 들러붙는다.
정말 아무것도 안했는데 나보고 어쩌라는건지.
점심시간이 되어 식당으로 향하니 제일 잘나간다고 하는 무리중 한명인 에이프릴이 내게 다가와 같이
점심을 먹자고 한다.
내 곁엔 에비게일이 있는터라 정중하게 거절하니 자존심 상한듯 표정 구기며 돌아가는 에이프릴.
이런게 스타가 되는길이라면 난 사양하겠다. 저런애들과 어울리며 권력을 휘어잡는다해도 학생시절일때
애들의 부러움을 사는게 전부이다. 차라리 저애들과 어울려 꾸미고다닐시간에 공부를 한자라도 더하지.
그렇게 되면 사회에 나가서 죽을때까지 모든이들의 부러움을 사는게 더 좋지않을까?
아무리봐도 난 학교의 스타라는 체질은 아닌것같다.
"그런데 요즘 닉이 안보이는것같지 않아?"
에비게일이 점심을 먹다말고 물었다. 그러고보니 맞는말이었다. 닉은 에비게일과 내가 뭘하고있던간에
자주자주 등장하는 애였다. 그런데 요즘들어 닉이 안보이기 시작했다. 수업을 들을때도 평소같으면 근처에
앉았겠지만 오늘 보니 저만치 떨어진 구석에서 앉아있고... 이상했지만 닉에게 안좋은 일이 있어서
그러려니 하고 생각했다.
다 먹고 일어서니 제라드가 뒤늦게 점심을 가지고 내자리로 왔다.
"어, 벌써 다 먹었네, 같이 먹으려고 했는데..."
"내일 같이 먹으면 되지 뭐"
"그래 뭐 어쩔수없지... 그건 그렇고 오늘도 우리집에 오는거 어때?"
"오늘도? 그렇지만 오늘은..."
"그럼 이따가 보자!"
제라드는 그렇게 내 말은 들은채도 안하고 가버렸다. 오늘은 진짜 대학준비로 에세이를 써봐야하는데...
이미 한 약속을 취소할수도 없고... 역시 남자친구라는게 생긴다는건 좋은점도 있지만 나쁜점도 있다는게 몸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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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들어서게된 제라드의 저택. 에비게일이 오늘은 진도좀 팍팍 나가고 오라며 충고를 해줬다.
내 나이대가 되면 갈때까지는 가는게 기본이라고는 하지만 어째 영 내키지가 않는건 어쩔수 없다.
그래도 난 아직 학생신분인데... 내가 고지식한 사고를 가지고있는건지 다른애들이 너무 빠른건지 모르겠다.
이제 서서히 가을로 접어드는지라 해가 짧아지는게 확실히 보였다. 하늘은 벌써 파란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달도 모습을 보인것을 보니 조금있으면 깜깜한 밤이 될 시간이었다. 그런데 지금 집이아닌 이곳에 서있다니,
이렇게 가다간 아이비리그는 저 멀리로 날아가버릴것만같다. 딱 오늘까지만 오고 다음부턴 공부에 전념해야지!
문을 열자마자 제라드가 나와 반갑게 맞아주며 인사를 한다.
"어서와"
그의 말에 대답하기도 전에 제라드는 나를 벽으로 리드한 후 본격적인 키스를 하고 나는 제라드의 입술과
혀에 순응하며 본능을 따른다. 키스는 어느새 입에서 목, 어깨로 향하고 더이상 키스를 퍼부울때가 없자
그가 내 옷을 위로 올려 벗겨내려고 했다.
"잠깐!"
위로 올라가버린 옷을 다시 아래로 내리며 말했다.
"아직 여기까지는 아닌것같은데"
약간 어두워진 내 얼굴을 바라보며 제라드가 웃으며 말한다.
"너 아직 순수하구나?"
그가 옷을 다시 벗어 던져버리고 그의 입술이 가슴으로 향한다.
뭔가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남자친구가 생긴다는것은 곧 이런것도 허락한다는뜻으로
받아들여지는게 현실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나도 그렇게 싫지 않고...
독백을 깨고 자신만의 세계에서 현실세계로 돌아왔을땐 길고 긴 키스가 끝나있었다.
제라드는 나를 쇼파로 이끌었고 그가 내 위에 드러눞다싶이 올라탔다.
"앗 잠깐만"
갑자기 제라드가 일어서더니 테이블에서 초콜릿을 집었다. 그리고 자기입으로 초콜릿을 넣은뒤
살짝 굴리다가 내 입으로 초콜릿을 넘겨주었다.
"같이 먹는게 뭐든지 더 맛있으니까"
정말 제라드의 말처럼 같이 먹어서 맛있는건지 원래 맛있는 초콜릿인지는 모르겠지만 평소보다
더 달게 느껴지는 초콜릿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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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3편이구요. 뒤에 내용이 너무 야해서 지웠습니다-_-...(갑자기 작가개입 죄송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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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라드의 신데렐라가 된지 벌써 한달이 넘었다. 처음엔 제라드와는 조금만 만나고 공부에만 전념하자고
결심했었지만 역시 그 결심은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계속 만날수록 제라드의 배려깊은 성격에 끌리게 된것이다. 게다가 외모까지 출중하니 내가 제라드를
싫어할 이유는 없었다.
공부에 소홀해진게 걱정은 됐지만 사랑의 힘이란... 수업을 들을때도 제라드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고
학교가 끝나고도 거의 제라드의 저택으로 출근하듯하니 공부에 손쓸새가 없었다.
그런데 요즘들어 역대 신데렐라와 같이 내 건강이 갈수록 악화되는게 느껴졌다.
비틀비틀 걷는 내 모습을 보고 주위에선 '신데렐라의 저주'가 시작됐다고 말하기도 한다.
자꾸 어지러워지고 창백해지는 내 얼굴의 원인이 궁금했지만 역시 나 조차도 알수가 없다.
이 현상이 정말 제라드와 관계된것일까? 하지만 왜?
그 이유는 여전히 풀수없는 수수께끼이다.
사실 제라드의 집에서 자고올때마다 상태가 악화되는것은 사실이지만 원인을 알수가 없으니...
"요즘 왜이렇게 건강이 안좋아보여?"
아주 오랫만에 닉이 다가와 내게 영양제를 쥐어주며 말했다.
"닉이구나? 요즘에 왜이렇게 안보인거야?"
"어... 그럴일이 있었거든. 어쨌든 그거 먹고 힘좀 내라"
"고마워 정말 너밖에 없다"
"근데 건강이 왜 안좋아진건지 너도 이유를 모른단말이야?"
"응. 신데렐라의 저주라는데 그게 진짜 맞나봐"
농담으로 던진말에 평소같으면 닉과 나 모두 웃었겠지만 이번에 닉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 제라드하고 헤어져"
"뭐라고?"
"헤어지라고. 진짜 이상하지않아? 제라드랑 사귀는 여자들은 전부 건강이 악화되는거 말이야"
"에이, 설마 그것때문에..."
"잘들어 린지. 이건 그렇게 웃어넘길 일이 아니야. 저번에 첫번째 신데렐라였던 미셸 기억안나?
결국 죽어버렸잖아"
닉이 의미심장하게 그 말을 남기고 가버렸다.
그러니 나도 왠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으로썬 닉의 말을 들어야하는지, 제라드를 믿어야하는건지 도저히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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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야말로 내 건강이 악화되는 원인을 밝혀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제라드의
집에선 항상 잠들었다가 온다는게 마음에 걸린다. 제라드를 의심하면 안되지만 혹시 내가 잠들어있는동안
무슨 일이 일어나는게 아닐까? 이렇게 따지고보니 제라드의 집에서 항상 잔다는것에도 의문이 들기시작했다.
혹시나 제라드가 내게 수면제를 먹이는거라면... 그러고보니 잠이 들기전에는 꼭 뭔가를 먹었던것같다.
제라드의 짓이 아니라고 믿고싶었지만 아무리 생각할수록 이 모든게 제라드의 소행이라는것이 뚜렷해질
뿐이었다.
단단한 각오를 하고 여느때처럼 제라드의 저택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제라드의 언제나 같은 행동 패턴을
눈여겨본다. 우선 들어오는내게 키스를 한뒤 자리로 안내한다. 그다음엔... 먹을것을 가져온다.
오늘은 차였다. 평소같았으면 아무 의심없이 마셨겠지만 이번엔 제라드가 잠깐 안보이는 사이에 싱크대에
버린다. 하지만 들키지 않기위해 억지로 졸린척을 하고, 자는척을 해야했다.
이제부터였다. 제라드가 잠든 내게 무슨짓을 하는건지.
눈은 감고있어서 몰랐지만 제라드가 2층으로 올라가는것같았다. 몇분뒤 그가 뭔가를 손에 듣채 내려왔다.
'아- 저게 뭔지 확인만 할수있다면...!'
넘치는 호기심에 살짝 실눈을 뜨고 보니 빛에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날카로운게 보였다.
제라드가 다가올수록 그 물체가 점점 확실해졌다. 그것은 바로... 주사기였다.
설마 저 주사기를 이용해 내게 무슨짓을 하려는건가? 제라드와 나의 거리가 가까워질때마다 내 긴장은
극에 달해갔다.
드디어 그가 내 앞에 서있다는게 느껴졌다. 눈을 감고있어 몰랐지만 제라드가 손으로 내뺨을 쓸어 키스를
했다. 그리고...
아앗- 팔에 따끔한 통증이 느껴졌다.
팔에 날카로운것이 깁숙히 박힌다. '뭐... 뭐야, 설마 내 피를 뺀건가?'
극도의 긴장상태에 온몸에서 식은땀이 흐르고 주사바늘로 추정되는 날카로운것이 빠졌다.
도대체 무슨일인가싶어 또다시 실눈은 떴는데 내앞에 벌어지고있는 일에 내 몸이 굳어버리고 말았다.
제라드가 내 피가 담긴 주사기를 입에 그대로 넣은 채 피를 마셔대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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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내가 알아낸사실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이제야 모든 수수께끼가 풀리는것같았다. 제라드의
신데렐라들이 왜 모두 비실비실해지고 창백해졌는지... 그녀들은, 그리고 나까지 모두 제라드에게 피를
뺐긴것이었다. 여기서 또 한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도대체 제라드는 왜 피를 마시는것인가?
혹시 그가 뱀파이어라도 된다는것인까? 아니, 그건 정말 말도 안되는 상상이었다. 뱀파이어라니...
그딴건 고딕소설에나 나오는거잖아? 게다가 뱀파이어가 실존한다고 쳐도 뱀파이어는 밤에밖에 활동하지 못한다고.
생각해보니 아무 매력없는 내가 제라드에게 선택받은 이유도 알것같았다. 제라드는 그날 밤 유리조각에
배여 줄줄 흐르는 피를 보고 내게 피에대한 강한 충동을 느낀것이다.
끔찍했지만, 제라드라면 그럴듯한 생각이었다.
어제는 자는척을 한뒤 간신히 빠져나올수있었지만 이제부턴 어떻게 해야하지?
이제는 제라드를 볼 용기가 나질않는다.
그때 제라드가 내게 다가오는게 보였다. 나는 그를 피해야겠다는 생각에 반대로 빨리 걷다가 너무
긴장했는지 발이 뒤엉켜 넘어지고말았다.
'아- 하필 이럴때에...' 게다가 이건 무슨 우연의 일치인지 넘어진곳엔 깨진 유리병이 있어서 손가락에선
또 피가 흐르고 있었다.
"괜찮아?"
제라드가 걱정된듯한, 아니 걱정된듯 연기하며 다가왔다. 빨리 피야해했다. 하지만 내가 일어서서
뛰어가기도 전에 제라드가 앞질러 내 손가락의 작은 상처를 살폈다.
"피가 나잖아?"
제라드가 눈빛이 바뀐채 덜덜 떨리고있는 내 손가락을 응시하다가 상처의 피를 혀로 핥는다.
그날의 기억이 떠오르는듯한 끔찍함과 혐오스러움에 내가 소리쳤다.
"무...무슨짓이야!"
"아니 상처가 났길래..."
"꺼져! 꺼지란말이야!"
기겁한 나는 제라드에게 소리치고 재빨리 그곳을 벗어났다. 주위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제 드디어 학교 공식 커플이 깨지기라도 하는건가?" 하고...
그 날 이후 나는 노골적으로 제라드를 피해다니기 시작했다. 학교는 온통 나와 제라드 예기로 술렁였다.
하지만 대다수의 반응은 나같은애가 제라드에게 무슨 불만이 있냐는것들... 제라드의 본성에 철저히
속고있는 학교의 모든 애들이 안타까울뿐이었다.
에비게일도 정확한 사정을 묻기는 커녕 왜 제라드같은 남자를 버리냐고 할뿐이니 내 편을 들어주는 사람은
닉밖에 없었다.
닉은 진심으로 걱정된듯 무슨일이냐고 묻기도 하고, 아무말 없에 곁에 서서 위로해주기도 했다.
처음부터 닉의 말을 믿었어야하는건데... 닉에게 한없이 고마운 마음뿐이었다. 닉이 내 남자친구였다면
얼마나 좋을까, 왜 그 전엔 닉이 이렇게 좋은 남자였다는걸 몰랐을까...
제라드를 피해다닌지 얼마 안되서 제라드가 낌세를 눈치챈것같았다. 학교를 끝내고 집으로 향하는데
제라드가 다가왔다.
"안녕 린지?"
"제...제라드"
내가 도망치려했지만 제라드는 날 뒤에서 꼭 껴안은채로 내가 도망갈수없게 만들었다.
"또 도망치면 곤란한데, 그동안 많이 도망다녔잖아?"
"소... 소리지를거야!"
"질러 봐. 너가 소리 지른다고 누가 나와줄것같아? 요즘사회가 그렇게 착하고 정많은 사회가 아니어서말이지"
"도대체 뭐때문에 이러는건데?!"
"그건 너가 더 잘 알텐데. 너 눈치 챈거지?"
"눈치 채다니 뭘..."
"내가 뱀파이어리즘 이라는거말이야"
"배...뱀파이어리즘?"
"그래, 만약 그 사실을 누군가에게 알린다면... 널 죽여버릴테니 그렇게 아는게 좋을거야. 그렇다고
바로 겁먹지는 마. 옛날에 미셸은 내가 뱀파이어리즘이라는걸 알아챘을때 바로 죽여버렸거든"
"미셸...? 죽여버렸다고? 그렇다면 나는 왜..."
"그야 간단해"
제라드가 나를 감고있던 팔을 풀며 말했다.
"니 피가 제일 맛있거든"
제라드가 떠나자 한순간에 긴장이 풀려버린 나는 그대로 기절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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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보니 난 한번도 와보지않은곳에 누워있었다. 내가 누워있는곳은 한 침실이었는데 꽤 깔끔하게 정리된
방이었다. 잠시후 놀랍게도 닉이 방문을 열고 들어오고있었다.
"닉?!"
"아 깼어? 놀랐지?"
"내가 왜 여기에 있는거야?"
"집에 가는데 사람들이 모여서 웅성웅성거리더라구. 가보니까 너가 쓰러져있더라"
"아 맞다... 그랬었지... 아무튼 고마워"
"고맙긴. 그런데 도대체 왜 쓰러져있던거야?"
"그... 그건..."
그때를 기억하니 내가 엄청난 사실을 알았다는것과 제라드에게 협박을 받고있었다는 상황이 생각났다.
난 쉽게 말문을 열수없었고, 그 상황에 처한 나를 보니 왠지 눈물이 흘렀다.
"뭐야? 왜 울어?"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긴! 무슨일인지 말 해봐. 제라드에 관계된거지?"
닉이 내 옆에 앉아 내 눈물을 닦아줬다. 하지만 어떻게 하겠는가. 제라드가 누구에게라도 말해버린다면
죽여버린다고 협박하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된 것일까... 닉이 옆에서 위로해주니 울음이 터져버렸다.
"나 진짜 어떡하면 좋아?"
닉을 부둥켜안고 엉엉 우는 내 모습이 추했을텐데도 닉은 아무말없이 날 안아주었다. 그리고 눈물이
멈춰갈때쯤 닉의 입술과 내 입술이 포개졌다. 그것은 제라드와 비교할수없는 부드러운 입술이었다.
그 후로 닉과 나는 서로 사귀자는 말은 안했지만 서로가 여자친구, 그리고 남자친구라고 암묵적인 인식을
하고있었고, 우리가 같이 붙어다니는 모습들을 보이자 학교의 여자애들이 제라드를 버리고 바람을
핀다는둥, 나쁜년이라는둥 귓속말로 내 험담을 해댔다.
하지만 지금 닉과 함께있는 이 순간이 내겐 더 없이 행복했다. 그러면서 한동안 내 앞에 모습을 보이던
제라드는 새까맣게 잊고있었는데 오늘 그가 내앞에 나타나고말았다.
"나 없는 동안은 잘 지냈어? 설마 그동안 내 비밀을 발설하지는 않았겠지?"
매혹적인 말투로 바로 귀앞에 속삭이는 제라드. 그 어느때보다도 소름이 끼쳐 아무말도 할수없었다.
"뭐 안했다고 믿을게. 그나저나 오늘 8시에 우리집에좀 와줘. 내가 금혈(禁血)현상이 나타나서 말이지.
더 이상 피를 못마시게 되면 나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까 꼭 와야해"
뺨에 가볍게 키스를 하고 떠나는 제라드를 보며 내 다리는 후들거려 곧바로 주저 앉을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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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시간이 왜이렇게 빨리 가는지 지루하던 수업시간도 눈깜짝할새에 가버리고 말았다.
학교를 끝마치고 집으로 오니 벌써 6시를 훌쩍넘기고있었다.
뱀파이어리즘(Vampireism)에 대해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뱀파이어리즘이란 피에 성적 욕구를 느끼는
성도착증 중 하나로, 피를 마시며 성욕과 쾌감을 느낀다고 한다. 실제로도 뱀파이어리즘에 사로잡힌
살인범들이 많았는데, 그들은 처음엔 토끼나 고양이와 같은 동물들의 피를 마시다가 동물의 피로
만족하지 못하게 되면 사람의 피에 손을, 아니 입을 대기 시작한다. 사람들의 피를 구하기 위해
사람들을 죽이고 배를 가르고 심지어는 온몸에 피를 뒤집어쓴채 피해자들의 피 섞인 내장까지도
먹어버린다고 한다.
뱀파이어리즘에 대해 보고있자니 머리가 지끈거리고 속이 울렁거렸다. 혹시 나도 저런꼴 나지 않을까하니
구역질이 나오려고했다.
'어쩌다가 제라드같은놈한테 걸리게 된건지, 내 이전의 신데렐라들도 모두 이런 역겨운 짓을 당했을까?
너무 속이 메슥꺼워서 인터넷 검색창을 닫고 msn을 켜서 닉에게 도와달라고 쪽지를 보냈지만 닉은
들어와있지않았다. '이럴때 닉이 내 곁에서 도움이 되어준다면...'
초인종을 울리는 소리가 들리자 시계를 바라보았다. 이럴수가! 얼써 제라드와의 약속시간인 8시를
훌쩍 넘기고말았다. 그렇다면 지금 문 밖에 서있는 사람은 제라드일게 뻔했다. 그냥 제라드가 아니라
내가 약속을 지키지 않은데에 분개한 제라드...
열어주리란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고 그저 갈때까지 숨어있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책상 밑에 들어가
웅크린채로 숨어있었다.
'제발 가라, 제발 가버려...'
그렇게 벌벌 떨며 제라드가 포기하고 가버리길 빌었는데 '철컥'하고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렇다! 아까 들어올때 너무 긴장해서 문 잠구는것을 깜빡한것이다!
자책할 시간도 없이 내쪽으로 다가오는 발소리로 긴장의 끈을 놓을수가 없었다.
'아- 제발 하나님, 제라드가 저를 못찾고 그냥 가버리게 해주세요 제발...'
눈을 꼭 감고 평소엔 믿지도 않던 하나님을 불러대며 기도를 외웠다.
그 기도가 효과가 있었던걸까? 이제 더 이상 발소리는 들리지않았다.
약간의 희망에 차서 꼭 감았던 눈을 뜬 순간,
내 공포심 어린 눈은 제라드의 광기 어린 눈과 마주치고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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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급하게 쓰려니 전개가 빠른느낌ㅠㅠㅠ 쨌든 꼬릿말 많이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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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살인사건_ 3+4
닉x밋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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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2.14 10:08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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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담편기대
잘 봤어요. 다음편 기대할게요-
헉...어떻게 될까요. 죽으면 안되는데...ㅎㄷㄷ
와훙 재밌긔여ㅠ.ㅠ 담편 기대할게여~!!
와우 재밌네요 !!!!!!!!!!!!!!!!!!!! 담편빨리써주세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