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버드, 엘모, 쿠키 몬스터, 카운트 백작 등을 이제 넷플릭스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됐다. 56년을 이어 온 좋은 프로그램의 명맥이 끊길 뻔했는데 OTT 넷플릭스가 구명줄을 던져 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료 지상파 채널 PBS에 대한 연방 지원금을 삭감해 제작 중단 위기에 몰렸던 세서미 스트리트(Sesame Street)가 넷플릭스를 새로운 플랫폼으로 받아들여 3억명에 이르는 구독자들이 계속 볼 수 있게 됐다고 영국 BBC를 비롯한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20일 보도했다.
넷플릭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반 세기 넘게 어린이 교육 교재의 지평을 넓힌 이 프로그램이 “어린이 미디어의 사랑받는 초석으로, 어린 마음을 매혹하고 학습에 대한 사랑을 키워준다”고 밝혔다.
올해 말부터 넷플릭스의 3억명 구독자에게 새로운 시즌과 과거 에피소드 90시간 분량을 제공하기로 했다. 기존에 방송했던 PBS에서도 계속 볼 수 있다.
앞서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가 HBO 플랫폼과의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지난해 12월 밝히면서 프로그램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편향적이고 당파적인 뉴스 보도를 했다”며 PBS와 라디오 방송국 NPR에 대한 연방 지원을 차단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에 따라 공공방송공사(Corporation for Public Broadcasting)는 세서미 스트리트를 포함한 어린이 프로그램을 지원하던 연방 사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비영리 단체 세서미 워크숍 전체 직원의 약 20%를 감원해야 했다.
1960년대 후반, 공동 창립자 로이드 모리셋과 존 간즈 쿠니는 미국 어린이를 교육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하버드 대학 교육대학원에 접근했다. 발달 심리학자 팀은 세서미 스트리트 창립자들과 협력해 어린이 심리를 분석하고, 재미있는 가르침 거리를 제작했다. 이들은 머펫 크리에이터 짐 헨슨과 함께 빅 버드를 비롯한 여러 캐릭터들을 만들고, 도시의 거리를 본떠 세트를 구성했다.
1969년 11월 10일 첫 방송 이후 'Can you tell me how to get, how get to Sesame Street?'란 주제곡과 함께 수백만 어린이가 이 프로그램과 함께 웃으며 성장했다. 지금까지 제작된 에피소드는 4500여개에 이른다.
국내 시청자들에게는 AFKN (현 AFN)이 편성 및 방영을 시작하면서, 1980년대 초반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KBS에서도 회화 교재로 이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1986년부터 미국에서 홈 비디오 로 제작된 테이프를 시사영어사(현 YBM)에서 들여와, E2 Young People 프로그램과 함께 수도권 초등학생 및 중학생을 대상으로 각 지역 아파트 단위 가정교사를 통한 어린이 영어학습튜터링 교재로 활용했다. 1990년대에는 이를 활용한 각종 팬시 및 마케팅 상품이 출시됐다. 1999년부터 2008년까지 대교방송에서 '열려라 세서미 스트리트' 한글 더빙 방송을 했으며,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재능방송에서 '세서미 스트리트'로 한글 더빙방송을 했다. 현재는 EBS 2TV에서 자막을 넣어 방영하고 있다.
이 캐릭터들은 텔레비전 화면을 넘어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했는데 2002년에는 엘모가 의회에 초청돼 음악 교육에 대해 이야기했고, 2006년 미국 아동의 비만 위기가 부각될 때는 ‘건강 습관’ 코너를 통해 식단과 운동의 중요성을 알렸다. 쿠키 몬스터는 쿠키를 ‘가끔 먹는 음식’으로 선언하며 균형 잡힌 식사를 소개했다.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은 건강한 식생활을 주제로 세서미 스튜디오를 방문해 촬영에 참여하기도 했다.
미국 언론은 "넷플릭스가 이번 배급 계약에 얼마를 지불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서미 워크숍의 운영에는 숨통이 트이게 됐다"고 전했다. 넷플릭스는 기왕에 어린이 콘텐트에 대한 투자를 늘려 전체 시청 시간의 15%를 차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