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디지털 기기. 본 시리즈는 디지털 기기와 미디어가 초래한 다양한 질환에서 '로그아웃'하고자 기획하였습니다. 디지털 기기에 사로잡힌 일상 속에서 건강을 지키는 알찬 정보를 전합니다.
시차증. 장거리 여행을 하며 낮과 밤이 바뀌어 몸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상태다. 그런데,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시차증에 걸릴 수 있다. 범인은 바로, 항상 우리 곁에 있는 ‘디지털기기’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자기 전 디지털 기기 화면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청색광)’에 노출되면 ‘디지털기기 시차증’이 생길 수 있다.
자기 전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이 있다면 디지털기기 시차증을 겪을 수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자기 전엔 역시 스마트폰? 잠 쫓는 주범
‘디지털기기 시차증’은 다소 낯선 단어일 수 있지만, 많은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증상 중 하나다. 자기 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본 후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새벽에 자주 깨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피곤한 증상 등이 바로 디지털기기 시차증의 증상들이다.
디지털기기 시차증이 발생하는 이유는 디지털기기 화면에서 나오는 빛 때문이다. 자기 전 강한 빛에 오래 노출되면 생체리듬이 깨진다. 특히, 블루라이트가 문제다. 블루라이트는 화면에서 방출되는 파란색 계열의 광원으로,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강하다. 우리 몸은 이러한 블루라이트에 노출되면 ‘멜라토닌’이라는 생체 호르몬의 분비가 억제된다. 멜라토닌은 수면을 유도하는 작용을 하는 생체 호르몬으로, 이 멜로토닌이 억제되면 잠드는 것이 어려워지고, 수면의 질 역시 나빠진다. 이러한 과정이 지속되어 수면의 질과 양이 떨어지면 디지털기기 시차증이 나타난다.
디지털기기 시차증, 만성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디지털기기로 인해 잠 못 드는 날이 지속되면 결국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불면증이란 1개월 이상 잠들기 어렵거나 잠이 들더라도 자주 깨는 일이 한 주에 3번 이상 나타나며 이러한 까닭에 낮 동안 피곤함을 호소하는 등 수면 부족으로 인한 장애들이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불면증이 지속되면 삶의 질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정신∙신체적 질환에 취약해진다. 국내∙외 연구를 살펴보면 불면증은 치매, 심혈관질환, 우울증, 면역력 저하, 우울증을 유발∙악화할 수 있는 위험인자다.
디지털기기 사용 시간이 많은 사람에게 불면증 의심증상이 나타난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자신이 불면증인지 의심된다면 아래 자가진단법을 통해 확인해 보자.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제공하는 자가진단법으로, 각 문항 점수의 총합이 △7점 이하라면 '유의할 만한 불면증이 없는 상태' △8~14점은 '약간의 불면증 경향이 있는 상태' △15~21점은 '중등도의 불면증이 있는 상태' △22~28점은 '심한 불면증이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불면증 자가진단법|출처: 하이닥
불면증은 의사와의 면담, 병력, 정신 상태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으며 필요시 수면다원 검사, 심리 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치료로는 약물 치료 인지행동 치료 등이 시행된다.
디지털기기 시차증 예방하는 수면 습관은?
가장 좋은 예방법은 디지털 기기 이용시간을 줄이는 것. 이용시간을 줄이기 힘들다면 적어도 잠들기 1~2시간 전에는 디지털기기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이와 더불어 잠을 잘 자기 위한 기본 원칙들을 지켜야 한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잠들기 △잠자는 환경을 조용하고 어둡게 만들기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잠들기 6시간 전부터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나 음식 피하기 △자기 전 흡연과 음주 피하기 △잠자리에서 일을 하거나 디지털기기 사용하지 않기 등이다.
<저작권©언론사 하이닥,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