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독일 산업계, 전반적으로 회의적인 전망
글로벌 경기 약세, 금리 상승,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올해 부정적인 전망의 주요 요인
엇갈리는 성장 전망 속 독일 경기 및 산업계 흐름 꾸준히 모니터링 필요
글로벌 경기 약세, 금리 상승,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인하여 독일 산업계는 2024년 전망을 보다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올해 독일 GDP 성장률이 엇갈리고 독일 경기는 약세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라고 예측되는 가운데, 독일 경기 및 산업계 흐름을 꾸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2024년 회의적인 독일 산업계 전망
독일의 대부분 산업계는 2024년 전망을 보다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독일 경제일간지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는 작년 12월, 독일 쾰른(Köln) 경제연구소 IW가 47개의 협회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전망에 관한 설문조사를 보도했다.
<2024년 독일 경제협회의 전망>
(단위: 개)
주: ()는 2023년 수치
[자료: 한델스블라트, IW]
해당 설문조사의 결과는 크게 ① 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 ② 생산, ③ 투자, ④ 고용으로 나눌 수 있다.
① 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
설문조사 결과, 47개 협회 중 30개의 협회가 현재 상황이 지난 해보다 좋지 않다고 답했다. 이러한 30개 협회 중에는 기계공학, 전자산업, 건설, 소매업 등 고용인원이 많은 주요 산업이 포함돼 있다. 독일 산업계 사이에서 올해 전망이 좋지 않은 이유는 글로벌 경기 약세, 금리 상승,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 여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조금 더 세부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글로벌 경기 약세의 경우, 독일 산업은 전통적으로 수출중심으로 이루어져 미국, 중국, EU 등 주요 시장에서 소비 및 투자 감소는 독일 경제에 타격을 끼친다. 또한 높은 금리는 디지털화, 새로운 공장 및 기계, 입지, 기후 친화적인 생산 시설 등에 대한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으며 기업의 투자뿐만 아니라 매출도 감소시킬 수 있다. 일례로 부동산 건설에 대한 투자가 점점 줄어들면서 심각한 수주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건설업계는 이러한 현상을 비교적 강하게 체감하고 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세계 정치가 독일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석유, 가스, 전기 가격이 급상승했으며 이와 같은 요인은 독일 산업에 큰 타격을 주었다. 또한, 미국 대선 등 세계 정치는 글로벌 무역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② 생산
올해 생산 수준이 2023년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협회는 9개였다. 제약업계는 해외판매 전망에 대해서 긍정적인 입장이며, 자동차 업계는 생산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23개 협회는 생산 감소를 예측했는데 여기에는 건설, 기계공학 등이 포함된다. 한델스블라트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기계공학업계는 올해 생산이 4%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기계공학협회장인 호이스겐(Karl Haeusgen)은 수주잔고가 생산을 뒷받침할 수 있는 상황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15개 협회(예: 화학, 전자, 소매업 등)는 현재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③ 투자
IW 설문조사에서 에너지, 은행 등 8개 협회만 올해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였는데 금융기관은 디지털화 확대와 관련하여 아직 투자가 필요한 부분이 많이 있으며, 독일 언론 슈피겔(Spiegel)에 따르면, 금융과 에너지 산업은 비교적 재정적으로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화학, 기계 및 플랜트 엔지니어링, 수공업, 건설 등 주요 핵심 산업계가 포함된 17개 협회는 향후 지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독일 화학산업협회(VCI)장 슈타일레만(Markus Steilemann)은 독일 화학산업에 진척이 없다고 전하고 수주 부족과 높은 에너지 및 원자재 비용이 비즈니스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업들이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을 암시한다. 또한 업계 전반적으로 가장 큰 부담 중 하나인 높은 이자는 향후 부채 상환 비용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인데 실제로 독일 연방은행(Deutsche Bundesbank)의 작년 12월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비용 상승으로 인하여 투자가 계속 위축되고 있다고 밝혔다.
④ 고용
비교적 뚜렷했던 독일 노동시장의 안정성도 2024년에는 우려의 대상이다. IW 설문조사에서 2024년에 고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 협회는 5개에 불과한 반면에 도소매업, 기계공학, 수공업, 건설업 등 23개 협회는 고용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IW는 여러 위기와 불확실한 경제 상황으로 인하여 독일 노동시장에서 고용은 감소하고 실업률은 소폭 상승하는 추세 반전이 나타나고 있다고 하였다.
한델스블라트는 지난해 고용에 대한 전망이 좋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을 때, 응답한 협회 대부분은 직원 고용을 유지하려고 했으며 실제로 이루어지는 경향이 보였는데 이는 경기 회복기에 해고된 직원을 대체하기 어려웠던 이전 위기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이러한 경향은 점차적으로 사라지고 있다. 일례로 생산비용 상승, 금리 상승, 동시에 수주 감소로 인하여 큰 압박을 받고 있는 건설업계의 경우, 올해 약 3만 명의 직원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며, 추가 감소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IW 경제연구소의 이사 휴터(Hüther)는 1970년대와 같은 대규모 정리해고는 예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으나 많은 기업들이 특히 본사 차원에서 비용을 줄일 것이라고 보았다. 화학생산기업 랑세스(Lanxess)는 전 세계적으로 관리직 부분에서 870명을 해고하려고 하는데, 이는 대부분 본사가 있는 쾰른(Köln)에서 감축할 계획이다. 폴크스바겐(VW)은 관리직 인력비용을 1/5 감소시키려고 하며, 보쉬(Bosch)는 개발, 관리 및 판매 부분에서 1500개의 일자리를 감축 예정이다.
⑤ 파산
국제 신용보험사인 아트라디우스(Atradius)는 작년 12월, 약 480개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2024년 평균 이상의 파산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계는 건설, 요식업, 소매업 업계이다. 아트라디우스는 또한 이 업계들이 2023년에 이미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는데, 올해도 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신용평가사인 크레딧리폼(Creditreform)의 조사(잠정치 및 2024년 1월 보도 기준)에 따르면, 2023년 기업 파산등록은 약 1만8100건으로, 전년대비 23% 증가했다고 보도하며 올해는 기업 파산이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사점
독일 2024년 GDP 성장률의 경우 IW는 0.5%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독일의 또다른 주요 경제연구소인 Ifo가 +0.7%, OECD는 +0.3% 소폭 성장할 것으로 예상해 독일 경제전망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올해 독일 경제전망에 대해 독일 연방은행은 최근 독일 경기는 약세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라고 전했으며 아트라디우스는 경제는 독일의 생산입지와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IW의 설문조사에서 업계의 회의론이 보여지고 있으나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업계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부정적일 것이라고 응답한 협회가 작년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다는 점(기존 39개→30개)이며, 지난해와 유사할 것이라고 답한 협회는 증가했다는 것(기존 4개→11개)이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독일 소비자의 구매력은 전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많은 브랜드제품 기업(예: 헹켈(Henkel), 네슬레(Nestlé))들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의 핵심 브랜드 제품이나 마진이 큰 상품에 집중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엇갈리는 성장 전망 속에서 독일의 경기 및 산업계 흐름이 어떻게 진행이 될 지, 관련 현황을 꾸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자료: Handelsblatt, Tagesschau, Spiegel, IW, Ifo, Atradius, Creditreform, Focus, brennessel.com 및 KOTRA 프랑크푸르트 무역관 자료 종합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