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1993년 미국 NBC에서 방영된 시추에이션 코미디 '치어스'에서 놈 피터슨 역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배우 겸 코미디언 조지 웬트가 7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영국 BBC가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시트콤의 275개 에피소드 모두에 출연해 6연속 에미상 남자조연상 후보로 지명됐던 고인이 이날 아침 잠자던 중 평안히 눈을 감았다고 유족이 밝혔다. 대변인은 방송에 "조지는 맹목적일 정도로 가정적인 남자였으며 그를 알 만큼 운이 좋았던 모두에게 사랑받던 친구였다. 그를 영원히 그리워할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은퇴한 보스턴 레드삭스 투수 샘 멀론이 차린 보스턴의 선술집 치어스를 배경으로 단골 손님들의 얽히고 설키다가 훈훈하게 끝나는 드라마로 엄청난 인기를 누려 지금 방영하는 작품들은 꿈도 못 꿀 평균 2000만명 시청 기록을 심심찮게 달성했다.
생경한 펍 문화를 다룬 작품인 데다 스핀 오프인 '프레이저'보다 느릿하고 심심해 한글 자막조차 시즌 1의 몇 개 에피소드 밖에 없을 정도였다. 미국 케이블 TV에서 자주 재방송을 틀고 있어 당연히 미국 언론은 앞다퉈 그의 부고를 알렸다.
출연진 다수가 이 작품을 시작으로 탄력을 받아 스타가 됐다. 프레이저의 켈시 그래머를 비롯해 테드 댄슨, 우디 해럴슨 등이다. 작품 초반 여주인공이었던 셜리 롱은 출연진과의 불화로 하차하고 커스티 앨리가 투입됐다. 모든 픽사 애니메이션 작품에 목소리 출연한 존 라첸버거가 단골인 우체부 클리프로 출연했다.
그가 그 술집에 들어가는 것자체가 개그였고, 다른 패거리에게 인사를 하고 군중이 그의 이름을 연호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웬트는 지난해 제75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테드 댄슨, 리아 펄먼, 켈시 그래머, 존 라첸버거 등과 상봉했다.
1948년 10월 17일 시카고에서 태어난 웬트는 1978년부터 연예계에 데뷔했으며, 이 시트콤 외에 영화 '드림스케이프', '포에버 영', '겅호' 등 여러 편의 영화에 얼굴을 내밀었다. 그는 또 마이클 잭슨의 '블랙 오어 화이트' 뮤직 비디오(1991)에 매컬리 컬킨의 아버지로 출연한 적이 있다.
그는 1978년 동료 배우 버너뎃 버켓과 결혼해 세 자녀를 뒀다. 고인은 또 가장 최근에 스포츠 코미디 '테드 라소' 주인공 역할로 알려진 배우 겸 코미디언 제이슨 수데이키스의 삼촌이기도 하다.
테드 댄슨은 잡지 피플에 "조지가 더 이상 우리와 함께 하지 못한다는 소식에 황망하다"면서 "내 모든 사랑을 버너뎃과 아이들에게 보낸다. 이런 상황에 적응하는 데 오래 걸릴 것 같다. 사랑해 조지"라고 밝혔다.
보스턴에 있는 펍 치어스가 이 드라마 세트 장으로 그대로 옮겨졌는데 이 펍의 인스타그램에는 놈의 자리 사진을 공유하며 "조지는 그냥 배우가 아니었다. 편안하고 웃음끼 많으며 모든 사람이 그의 이름을 아는 곳에 걸어 들어오는 익숙한 얼굴이었다"면서 "조지에게, 웃음과 추억, 유산들에 감사드린다. 당신은 항상 우리 바의 스툴(의자)일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여배우 멜리사 존 하트는 1996~2003년 미국 ABC 방송에서 방영된 청춘 시트콤 '미녀마법사 사브리나'(Sabrina, the Teenage Witch)에서 함께 했던 순간을 돌아보며 인스타그램에 "그는 따듯했으며, 전문적이며 친절해 우리 출연진과 제작진은 모든 순간 그의 존재를 은총으로 받아들였다.평안한 안식을!"이라고 적은 뒤 "천국이 조금은 더 재미있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