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꾸중하는 법
전주화산초등학교 교사 백승영
1999년 4월 24일 토요일
부모들은 자녀를 사랑하고 선생님들 또한 학생들을 사랑한다. 그러나 부모나 선생님이 자녀나 학생을 나무라고 꾸중하는 것이 사랑인 줄을 자녀나 학생들은 알지 못한다. 왜냐하면 꾸중하는 방법을 모르고 있는 그대로 말하는 훈련이 부족하고 표현 방법이 서투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부부간에도 마찬가지이다. 사소한 말 한마디로 서로의 가슴에 상처를 주고 싸움까지도 하게 된다.)
그러면 아이들에게 어떻게 주의를 주어야 할 것인가? 아이들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또는 못 마땅한 행동을 했을 때, 어떻게 말을 해야 아이들에게 (남편이나 아내에게) 교사나 부모는 자신의 진심을 전달할 수 있을까?
다음처럼 말해보자.
◎ 있는 그대로 말하자. 또는 자기의 마음 상태를 말하자.
( 상황 1 )
계단(실내, 복도)을 신발을 신고 오르내리고 있을 때
★ 기존의 꾸중 방법
① 야! 신발 벗어. 너 여기가 신발 신고 다니는 곳이냐?
② 왜 실내에서 신발을 신고 다니는 거니? 신발 벗지 못해?
③ 너, 선생님(엄마)이 실내에서는 신발 신고 다니지 말라고 했지? 등등
★ 있는 대로 말하는 방법
“얘, 너 지금 실내에서 (계단에서, 방안에서) 신발 신고 있다. ”
이렇게만 말해도 대부분의 아이들은 신발을 벗는다.
( 상황 2 )
수업 중에 옆 사람(뒷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 학생이 있을 때
★ 기존의 꾸중 방법
① 야, 거기. 뒷사람과 이야기하고 있는 사람. 여기 봐.
② 공부 시간에 누가 옆 사람과 이야기하고 있어?
③ 그렇게 옆 사람과 이야기하면 공부가 제대로 되냐?
★ 있는 대로 말하는 방법
①“( 용귀야), 옆 사람과 이야기하고 있네. 지금은 공부시간이다.”
라고 말해도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세를 바로 한다. (물론 2 ~3번 말해도 안 고치는 아이가 있을 수도 있다. 그 때에는 조금 소리를 높여서 근엄하게 다시 말한다.)
②“(용귀야), 선생님(엄마)이 여러 번 주의를 주었는데도, 말을 듣지 (마음을 챙기지) 않으니 화가 너무 많이 난다.”
(상황 3 )
집에서 아이가 텔레비전을, 컴퓨터 오락을 너무 오래보거나 하고 있을 때
★기존의 꾸중 방법
① 야, 너는 엄마(아빠)가 볼 때마다 텔레비전을 보고 있더라.(오락하고 있더라)
아이의 대답 : 내가 언제 엄마가 볼 때마다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어?
② 야! 텔레비전 고만 보고 공부 좀 해라. 공부하는 모습은 볼 수가 없으니 원.
아이의 행동 : 말은 안 해도 화가 나서 방문을 탁 닫고 제 방으로 들어간다.
★ 있는 대로 말하는 방법
①“( 용귀야 ), 숙제 할(공부 할)것 많을 텐데 텔레비전 너무 오래 보고 있다.( 오락 너무 오래하고 있다.)”
②“( 용귀야 ), (용귀)가 텔레비전 너무 오래 보고 있으니 엄마가 너무 화가 난다.(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왔다.)”
( 상황 4 )
어느 날 아침 아내가 밥을 질게 한 일
제목 ; 진 밥
아침 식사 때의 일이다. 남편이 자기 밥을 푸면서
“밥이 질다.”(경계 1)
라고 하였다. 나는
“밥이 질어서 어쩐데(어쩌지)?”
(일어난 마음 1 - 경계를 따라 자연스럽게 일어난 마음 - 미안한 마음 - 경계 2에 대해서는 원래 마음)
라고 하였다. 다시 남편이
“당신은 어찌 밥 하나도 제대로 못하냐?” ------ (경계 2)
라고 말하였다. 마음을 멈출 사이도 없이
“허구 헌 날(많고 많은 날) 하는 밥이 질기도 하고 되기도 하지. 어쩌면 당신은 말을 그렇게 해?” ---- (일어난 마음 2
- 이 마음도 경계를 따라 자연스럽게 있어진 마음.
- 요란해진 마음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경계에 끌려가 버림 )
하고 쏘아 붙였다. 딸 예은이는
“조용히 하세요. 밥이 질면 진대로 먹으면 될 것을. 아무 것도 아닌 걸 가지고 엄마, 아빠는 싸우세요?”
라고 하였다.
오늘도 아침부터 마음을 멈출 사이도 없이 한 경계가 지나가 버렸다.
‘밥이 질다’는 있는 그대로 말한 것, 마음을 비우고 말한 것이고 ‘당신은 어찌 밥 하나도 제대로 못하냐?’는 주부 경력 몇 년인데 밥도 제대로 못하느냐고 꾸중(질책)을 한 말.
‘밥이 질어서 어쩐데?(어쩌지)’는 미안해서 한 말이고, ‘허구 헌 날 하는 밥이 질기도 하고 되기도 하지. 어쩌면 당신은 말을 그렇게 해?’는 미안한 마음은 없어지고 원망이 섞여 한 말.
----(마음 대조 과정 = 사리 연구)
‘그래, 말을 할 때에는 있는 그대로(마음을 비우고)해야만 하겠구나. 그래야 듣는 사람의 마음이 상하지 않겠구나.’
------ (감각 감상 = 느끼고 깨달은 것)
오늘도 좋은 마음공부를 한 날이다. --(작업 취사, 원래 마음 회복)
*** 감정; ‘밥 경계’로 공부(工夫) 잘 하였음. 工夫 길을 잡고 工夫하니 항상 깨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경계도 다 복혜(福慧)를 작만 할 수 있는 자료일 뿐입니다. 工夫 길 잡고 工夫하는 백 선생을 축하합니다.(장산)
◉ 두 가지 꾸중 ( 말하는 )방법을 비교해보자.
★ 기존의 꾸중 방법
기존의 꾸중 방법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 내 기준의 자와 틀에 맞추어 판단하여 말을 하기 때문에 그 말속에는 말하는 사람의 감정이 실려 있어서 듣는 사람이 거부감을 느끼고 반항심이 일어나게 된다.(듣는 사람이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 버림)
★ 있는 그대로 말하는 방법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은 눈으로 본 그대로(귀로 들은 내용 그대로, 마음 상태 그대로)를 말하기 때문에 말하는 사람의 감정이 들어 있지 않아 듣는 사람이 거부감이나 반항심이 생기지 않는다. 그리고 듣는 사람 스스로 생각해 보고 행동할 수 기회를 주는 것이 된다.
있는 그대로 (본대로, 들은 대로, 느낀 대로) 말하는 공부를 하다보면 이것이 “마음을 비우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 ========= 마음을 비우고 말하는 것
◎맺는 말
* 말을 할 때에는 있는 대로 말합시다. 내 마음대로 넘겨짚지도 말고, 보태지도 말고, 빼지도 말고, 또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지도 말고, 듣는 사람에게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도록 합시다.
남의 권리를 (남의 마음을) 내 마음대로 쓰려 하지 맙시다.
그러면 부모님(선생님)도 아이들도 모두 행복해집니다.
* 주의 한 마디!
“교육은 진통제가 아닙니다.
꾸준한 인내와 노력과 사랑(관심)으로 이루어집니다.”
* 그리고 또 한마디!
"어느 가정(학교)에 사느냐(다니느냐)." 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부모님(선생님)을 만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맙시다.
★ 한 순간 한 순간 멈추어서 생각한 후 있는 그대로 말하여
지혜로운 부모님(선생님),
행복한 부부가
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첫댓글 많은 교사들에게 좋은 자료가 되겠네요 ... 감사한 자료에 감사드립니다.
직장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좋은 글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