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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고충군복(割股充君腹)
허벅지 살을 베어 주군의 배를 채웠다는 뜻으로, 지극한 충성심을 의미한다.
割 : 나눌 할(刂/10)
股 : 허벅지 고(月/4)
充 : 찰 충(儿/4)
君 : 임금 군(口/4)
腹 : 배 복(月/9)
출전 : 동주열국지(東周列國志) 第031回
이 성어는 춘추시대 진(晉)나라의 헌공(獻公)의 둘째 공자(公子)인 중이(重耳)가 헌공의 후처로 들어온 여희(驪姬)의 계략에 빠져 형인 신생(申生)은 자살하자, 중이는 측근들과 국외로 도피하여 19년 동안 망명생활을 했는데, 그 고난의 시절에 있었던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그 내용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중이(重耳)는 적국(狄國)으로 도망하여 12년이 되었는데, 진(晉)나라 군주가 된 동생 혜공(惠公)이 중이(重耳)가 염려스러워 죽이려고 자객을 보낸다는 소식을 듣고 제(齊)나라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너무 급히 떠나는 바람에 노자가 없어 굶기를 밥 먹듯 하면서, 위(魏)나라 오록(五鹿)을 지날 때, 들에 참을 먹던 농부에게 먹을 것을 청하니 농부가 흙 한 덩어리를 주므로, 중이는 화가 나서 그를 채찍으로 때리려 하니 함께 도망 다니던 호언狐偃)이 ‘흙은 토지요 국가의 근본이니 하늘이 주신 것이오.’ 하매, 다시 머리 숙여 절하며 그 흙을 받았다.
다시 중이의 일행이 제(齊)나라로 향해 길을 걸어 십여 리를 갔으나, 더 이상 배가 고파 길을 걸을 수 없어 나무 밑에서 쉬게 되었다.
지칠 대로 지친 중이가 호모의 무릎을 베고 누었다. 호모가 중이를 보고 말했다. “조쇠(자여, 子余)가 아직 호찬(壺餐; 밥을 말려 항아리에 담아서 짊어지고 다니던 비상식량)을 가지고 뒤따라 오고 있으니 조금만 참으시기 바랍니다.”
위주가 곁에서 듣고 말했다. “호찬이 있다지만 그건 조쇠 혼자 먹기도 부족할 것입니다. 남은 것이 없을 것입니다.”
일행들은 다투다시피 고사리를 캐서 쪄 먹었다. 중이도 삶아 온 산나물을 먹으려 해도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眾人爭採蕨薇煮食. 重耳不能下咽。
이때 개자추(介子推)가 고기국 한 그릇을 중이에게 바쳤다. 중이가 아주 맛있게 고깃국을 먹은 후에 개자추에게 물었다. “어디서 고기를 얻었소?”
忽見介子推捧肉湯一盂以進. 重耳食之而美, 食畢, 問; 此處何從得肉?
개자추가 대답했다. “그것은 신의 허벅지살 입니다. 신이 듣건대 ‘효자는 제 몸을 죽여서까지 부모를 모시고, 충신은 그 몸을 바쳐 그 주군을 섬긴다.’고 들었습니다. 이제 공자께서 너무나 시장하신 터이기에 신이 허벅지 살을 떼어 국을 끓였습니다.”
介子推曰; 臣之股肉也. 臣聞, 孝子殺身以事其親, 忠臣殺身以事其君. 今公子乏食, 臣故割股以飽公子之腹。
중이가 듣고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도망 다니는 처지에 그대에게 너무나 큰 폐를 끼치는구나. 장차 그대에게 무엇으로 이 은혜를 보답을 할 수 있겠는가?”
重耳垂淚曰; 亡人累子甚矣. 將何以報?
개자추가 “신은 공자께서 진나라에 빠른 시일 내에 귀국하시기를 바라는 바이오며, 그리하여 우리는 공자의 고굉지신(股肱之臣; 다리와 팔만큼 중요한 신하)이 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무슨 보답을 바라겠습니까?”
子推曰; 但願公子早歸晉國, 以成臣等股肱之義. 臣豈望報哉。
염옹이 시를 지어 개자추의 충성심을 노래했다.
髯仙有詩贊云;
孝子重歸全, 虧體謂親辱。
효자는 죽을 때까지 몸을 손상하지 않나니, 몸을 다치면 부모가 괴로워 하시기 때문이다.
嗟嗟介子推, 割股充君腹。
슬프고 슬프구나, 개자추는
허벅지 살을 베어 주군의 배를 채워줬도다.
委質稱股肱, 腹心同禍福。
그의 소원은 다만 임금의 팔다리가 되겠다는 것, 결심은 행복과 불행을 함께 하겠다는 것뿐이다.
豈不念親遺, 忠孝難兼局。
어찌 부모에게서 받은 몸을 생각하지 않으리오? 자고로 충성과 효도는 같이 이루기 어렵도다.
彼哉私身家, 何以食君祿。
세상에 자기 몸만 위하는 자들이여, 나라의 녹을 먹기에 부끄럽지 않는가?
(東周列國志/第031回)
그 후에 중이(重耳)는 귀국하여 진문공(晉文公)이 되었다. 그러나 개자추는 공신 명단에 없었다. 개자추는 산에 숨어버렸다. 문공이 잘못을 뉘우치고 찾았지만 응하지 않았다.
문공은 그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산에 불을 질렀다. 개자추는 끝내 나오지 않고 홀어머니와 함께 불에 타 숨졌다. 이때부터 개자추가 죽은 날 음식을 할 때 불을 쓰지 못하게 한 게 한식(寒食)의 유래는 다 아는 고사다.
우리는 개자추(介子推)의 충성에 감동하며, 산에 숨어 어머니와 죽어 간 것에 무한한 애증(愛憎)을 갖고 있는데...
장자(莊子) 도척(盜跖)편에서 도척을 설득하러 간 공자(孔子)에게 이렇게 질타하고 있다.
“세상이 이른바 어진 선비라는 백이, 숙제는 고죽국의 임금을 그만 두고 수양산에서 굶주리다 죽어서 그 뼈와 살도 묻히지 못했고,
世之所謂賢士, 伯夷叔齊, 辭孤竹之, 君而餓死於, 首陽之山, 骨肉不葬。
鮑焦飾行非世, 抱木而死。申徒狄諫而不聽, 負石自投於河, 為魚鼈所食。
개자추는 충성이 지극해서 그 다리 살을 베어 문공(文公)을 먹였지만, 나중에 문공은 그를 잊어버려(배반) 개자추는 산에 들어가 나무를 안은 채 불에 타서 죽었으며,
介子推至忠也, 自割其股以食文公, 文公後背之, 子推怒而去, 抱木而燔死。
미생은 어떤 여자와 다리 밑에서 만나기를 약속했으나, 여자가 오지 않고 폭우가 쏟아져 물이 불어와도 약속을 지키기 위해 떠나지 않다가 기둥을 잡고 죽었다.
尾生與女子期於梁下, 女子不來, 水至不去, 抱梁柱而死。
그 이름을 구하는 꼴은 쪽박을 들고 밥을 비는 거지와 다름이 없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이름에 구속되어 죽음을 가벼이 여긴 사람으로서 본선을 생각하고 목숨을 기르지 못한 자들이다”
此六子者, 无異於磔犬流豕操瓢而乞者. 皆離名輕死, 不念本養壽命者也。
▶️ 割(벨 할)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선칼도방(刂=刀; 칼, 베다, 자르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일이 잘 되지 않도록 방해하는 뜻을 가진 害(해, 할)로 이루어졌다. 소를 수술(手術)하다의 뜻인 개(犗)를 칼로 수술하므로 割(할)로 고쳐 쓴 것, 또 칼로 '가르다', '뻐개다', '상처내다' 등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割자는 '베다'나 '자르다', '끊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割자는 害(해칠 해)자와 刀(칼 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害자는 집안에서 큰 소리로 다투는 상황을 표현한 것으로 '해하다'나 '해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해치다'라는 뜻을 가진 害자에 刀자가 결합한 割자는 칼로 누군가를 베어 해롭게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割(할)은 어떤 수나 수량(數量)을 10으로 나누어, 그 가운데의 몇을 나타내는 말로 ①베다, 자르다, 끊다 ②끊어 버리다 ③나누다, 쪼개다 ④가르다, 갈라서 찢다 ⑤영토를 나누어 주다 ⑥할거(割據)하다, 차지하다 ⑦빼앗다 ⑧해(害)치다, 손상(損傷)하다 ⑨판단(判斷)하다 ⑩파다, 파헤치다 ⑪재앙(災殃), 불행(不幸) ⑫할(割), 비율(比率) ⑬어찌, 어떻게,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일정한 값에서 얼마를 덜어 냄을 할인(割引), 여러 몫으로 노느는 일 또는 그렇게 노는 몫을 할당(割當), 아쉬움을 무릅쓰고 나누어 줌을 할애(割愛), 지급할 돈을 여러 번으로 나누어 줌을 할부(割賦), 땅을 나누어 차지하고 막아 지킴을 할거(割據), 한 지방을 점령하고 지킴을 할거(割去), 가죽을 벗기고 살을 도려냄을 할박(割剝), 제 값어치의 물건 밖에 조금 더 얹어 주거나 받는 물건을 할증(割增), 배를 갈라 자살함을 할복(割腹), 썰어 삶아서 음식을 조리함 또는 그 요리를 할팽(割烹), 이웃한 남의 논밭을 개개면서 가는 짓을 할경(割耕), 보리를 세로 2등분 한 뒤 다듬어 정제한 보리쌀을 할맥(割麥), 구성원의 자격을 빼앗고 명부에서 이름을 지워버림을 할명(割名), 반에 나누어 벰을 할반(割半), 자리를 달리함 또는 절교함을 할석(割席), 원둘레 또는 그밖의 다른 곡선에서 둘 또는 둘 이상의 점을 지나는 곧은 줄을 할선(割線), 땅이나 물건의 일부를 떼어서 남에게 넘겨 줌을 할양(割讓), 베어 주거나 쪼개어 주는 일을 할여(割與), 은정을 끊음을 할은(割恩), 밑나무를 가르고 접붙일 나무를 끼워 넣는 접붙이기를 할접(割接), 발목을 부러뜨림을 할족(割足), 한 부분을 빼앗아 가짐을 할취(割取), 제가 하여야 할 제 앞의 일을 역할(役割), 나누어 쪼갬을 분할(分割), 똑같이 나눔을 균할(均割), 벤 듯이 아픔을 여할(如割), 위험에 부딪칠 때 일부 동물이 제 몸의 일부를 스스로 끊어버리는 일을 자할(自割), 팔뚝을 베어 피로 맺은 맹세라는 뜻으로 남녀의 굳은 사랑의 맹세를 이르는 말을 할비맹(割臂盟), 공복을 채우기 위해 허벅살을 베어 먹는다는 뜻으로 한때를 모면하기 위한 어리석은 잔꾀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할고충복(割股充腹), 사귐을 끊어서 자리를 같이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할석분좌(割席分坐), 허벅지의 살을 잘라내어 부모를 치료한다는 뜻으로 효행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할고료친(割股療親), 가죽을 벗기고 살을 벰을 할육거피(割肉去皮), 몸의 반쪽을 떼어내기는 고통이라는 뜻으로 동기를 잃은 슬픔을 이르는 말을 할반지통(割半之痛), 배를 갈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을 일컫는 말을 할복자살(割腹自殺), 고을 원이 백성의 재물을 갈취하여 긁어 모으는 나쁜 정사를 일컫는 말을 할박지정(割剝之政) 등에 쓰인다.
▶️ 股(넓적다리 고)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육달월(月=肉; 살, 몸)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殳(수, 고)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股(고)는 (1)고본(股本) (2)구고현(勾股弦)의 하나. 직각(直角) 삼각형(三角形)에서 직각(直角)을 낀 두 변 가운데서의 긴 변. 현(弦) 등의 뜻으로 ①넓적다리 ②정강이 ③고(股; 직각삼각형의 직각을 이룬 긴 부분) ④가닥(한군데서 갈려 나온 낱낱의 줄) ⑤가지 ⑥끝 ⑦가닥이 지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넓적다리의 힘줄을 고근(股筋), 넓적다리의 살을 고육(股肉), 두 다리의 사이를 고간(股間), 사타구니와 손바닥을 고장(股掌), 사타구니와 장딴지를 고비(股腓), 몹시 두려워서 다리가 벌벌 떨림을 고전(股戰), 두려워서 다리가 떨림을 고율(股慄), 기린을 달리 이르는 말을 고고(股股), 남자가 입는 저고리를 고첩(股褶), 남자의 홑바지를 고의(股衣), 여자 속옷의 한 가지로 고쟁이를 고장(股藏), 여러 사람이 공동하여 사업을 경영할 때에 일정한 방법으로 각각 내는 밑천을 고본(股本), 다리와 팔이라는 뜻으로 온몸을 이르는 말로 임금이 가장 신임하는 중신을 고굉(股肱), 다리를 찌름을 자고(刺股), 허벅지의 살을 도려냄을 할고(割股), 물체의 옆으로 갈라진 부분을 횡고(橫股), 키를 돋우려고 할 때 발 밑에 괴는 물건을 의고(義股), 다리와 팔의 힘이라는 뜻으로 온몸의 힘을 이르는 말을 고굉지력(股肱之力), 다리와 팔뚝에 비길 만한 신하라는 뜻으로 임금이 가장 신임하는 중신을 이르는 말을 고굉지신(股肱之臣), 허벅다리를 찌르고 머리털을 대들보에 묶는다는 뜻으로 분발하여 열심히 공부함을 이르는 말을 자고현량(刺股懸梁), 공복을 채우기 위해 허벅살을 베어 먹는다는 뜻으로 한때를 모면하기 위한 어리석은 잔꾀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할고충복(割股充腹), 상투를 천장에 달아매고 송곳으로 허벅다리를 찔러서 잠을 깨운다는 뜻으로 학업에 매우 힘씀을 이르는 말을 현두자고(懸頭刺股), 허벅지의 살을 잘라내어 부모를 치료한다는 뜻으로 효행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할고료친(割股療親), 매우 놀라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다리가 떨림을 심경고전(心驚股戰) 등에 쓰인다.
▶️ 充(채울 충)은 ❶회의문자로 어진사람인발(儿; 사람의 다리 모양)部와 育(육; 자라다)의 생략형의 합자(合字)이다. 본디 뜻은 사람이 성장(成長)하여 커지는 일, 성장의 뜻에서 전(轉)하여 가득차서 아름답다는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充자는 '채우다'나 '가득 차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充자는 배가 불룩한 사람을 그린 것이다. 소전에 나온 充자를 보면 배가 불룩한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이 아이를 밴 것인지 아니면 식사 후의 포만감을 뜻하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充자는 볼록한 사람의 배가 강조해 그린 것으로 '가득 차다'라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充(충)은 ①채우다 ②가득하다, 차다, 완전하다 ③갖추다, 채우다 ④기르다, 살이 찌다 ⑤막다, 가리다 ⑥덮다 ⑦담당하다, 대용(代用)하다 ⑧두다 ⑨끝나다, 끝내다 ⑩번거롭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메울 전(塡), 찰 만(滿), 찰 영(盈)이다. 용례로는 분량이 적적하여 모자람이 없음을 충분(充分), 속이 꽉 차서 실속이 있음을 충실(充實), 일정한 분량에 차거나 채움을 충족(充足), 모자라는 것을 채워 메움을 충당(充當), 축전지나 콘덴서 등에 전기를 축적하는 일을 충전(充電), 가득 참을 충만(充滿), 인원을 채움을 충원(充員), 어느 국부 조직의 혈관 속을 흐르는 혈액의 양이 많아진 상태를 충혈(充血), 병역이나 부역 따위의 의무에 충당하여 복무 시킴을 충립(充立), 충당하여 올림을 충상(充上), 충실하게 기름을 충양(充養), 결원을 메워서 채움을 충차(充差), 천인에 편입 시킴을 충천(充賤), 추천 대상에 듦을 충천(充薦), 음식이 좋고 나쁨을 가리지 않고 고픈 배를 채움을 충복(充腹), 넓히어 충실하게 채움을 확충(擴充), 모자람을 보태어 채움을 보충(補充), 다른 것으로 대신 채움을 대충(代充), 바둑에서 자기가 돌을 놓으면 도리어 자기 수가 죽게 되는 수를 자충(自充), 겨우 채움을 구충(苟充), 신분을 낮추어서 천한 일을 하게 하는 처분을 강충(降充), 이전과 같이 채움을 환충(還充), 지위를 올려서 그에 알맞는 자리에 채움을 승충(陞充), 질은 돌보지 않고 그 수효만을 채움을 일컫는 말을 구충기수(苟充其數), 훌륭한 음식이 아니라도 입에 맞으면 배를 채움을 일컫는 말을 적구충장(適口充腸), 제 살을 베어내어 배를 채운다는 뜻으로 혈족의 재물을 빼앗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할육충복(割肉充腹), 무능한 사람이 재능이 체하는 것이나 또는 외람되이 높은 벼슬을 차지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남우충수(濫竽充數) 등에 쓰인다.
▶️ 君(임금 군)은 ❶형성문자이나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尹(윤, 군)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음(音)을 나타내는 尹(윤, 군)은 손에 무엇인가를 갖는 모양으로 천하를 다스리다는 뜻과, 口(구)는 입으로 말, 기도하다의 뜻의 합(合)으로, 君(군)은 하늘에 기도하여 하늘의 뜻을 이어받아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君자는 '임금'이나 '영주', '군자'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君자는 尹(다스릴 윤)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尹자는 권력을 상징하던 지휘봉을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다스리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직책이 높은 사람을 뜻하는 尹자에 口자가 결합한 君자는 군주가 명령을 내리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君(군)은 (1)친구나 손아랫사람을 친근하게 부를 때에 그 성이나 이름 아래에 붙여 쓰는 말 (2)조선시대, 고려 때, 서자(庶子) 출신인 왕자나 가까운 종친이나 공로가 있는 산하(傘下)에게 주던 작위(爵位). 고려 때는 종1품(從一品), 조선시대 때는 정1품(正一品)에서 종2품(從二品)까지였으며, 왕위(王位)에 있다가도 쫓겨나게 되면 군으로 강칭(降稱)되었음. 이를테면, 연산군(燕山君), 광해군(光海君) 등이다. 이와같은 뜻으로 ①임금, 영주(領主) ②남편(男便) ③부모(父母) ④아내 ⑤군자(君子) ⑥어진 이, 현자(賢者) ⑦조상(祖上)의 경칭(敬稱) ⑧그대, 자네 ⑨봉작(封爵) ⑩군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백성 민(民), 신하 신(臣)이다. 용례로는 세습적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최고 지위에 있는 사람을 군주(君主), 군주가 다스리는 나라를 군국(君國), 임금의 명령을 군령(君令), 임금의 자리를 군위(君位), 학식과 덕행이 높은 사람을 군자(君子), 처방에 가장 주되는 약을 군제(君劑), 임금의 총애를 군총(君寵), 임금의 덕을 군덕(君德), 임금으로써 지켜야 할 도리를 군도(君道), 임금으로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을 군림(君臨), 임금과 신하를 군신(君臣), 남에게 대하여 자기의 아버지를 이르는 말을 가군(家君), 엄하게 길러 주는 어버이라는 뜻으로 남에게 자기의 아버지를 일컫는 말을 엄군(嚴君), 남의 남편의 높임말을 부군(夫君), 남의 부인의 높임말을 내군(內君), 거룩한 임금을 성군(聖君), 어진 임금을 인군(仁君), 재상을 달리 일컫는 말을 상군(相君), 임금께 충성을 다함을 충군(忠君), 포악한 군주를 폭군(暴君), 임금의 신임을 얻게 됨을 득군(得君), 덕행을 베푸는 어진 임금을 현군(賢君),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이라는 뜻으로 첫째는 부모가 다 살아 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것 둘째는 하늘과 사람에게 부끄러워할 것이 없는 것 셋째는 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교육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군자삼락(君子三樂), 임금과 신하와 물과 물고기란 뜻으로 떨어질 수 없는 친밀한 관계를 일컫는 말을 군신수어(君臣水魚), 임금은 그 신하의 벼리가 되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군위신강(君爲臣綱), 임금과 신하 사이에 의리가 있어야 함을 이르는 말을 군신유의(君臣有義),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의 은혜는 똑같다는 말을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임금과 신하 사이에 지켜야 할 큰 의리를 일컫는 말을 군신대의(君臣大義), 군자는 근본에 힘쓴다는 말을 군자무본(君子務本), 군자는 큰길을 택해서 간다는 뜻으로 군자는 숨어서 일을 도모하거나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고 옳고 바르게 행동한다는 말을 군자대로행(君子大路行), 군자는 일정한 용도로 쓰이는 그릇과 같은 것이 아니라는 뜻으로 군자는 한 가지 재능에만 얽매이지 않고 두루 살피고 원만하다는 말을 군자불기(君子不器), 군자는 표범처럼 변한다는 뜻으로 가을에 새로 나는 표범의 털이 아름답듯이 군자는 허물을 고쳐 올바로 행함이 아주 빠르고 뚜렷하며 선으로 옮겨가는 행위가 빛난다는 군자표변(君子豹變), 군자의 덕은 바람과 같아서 백성은 모두 그 풍화를 입는다는 뜻으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말을 군자지덕풍(君子之德風), 임금이 치욕을 당하면 신하가 죽는다는 뜻으로 임금과 신하는 생사고락을 함께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군욕신사(君辱臣死) 등에 쓰인다.
▶️ 腹(배 복)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육달월(月=肉; 살, 몸)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复(복)은 아래 위가 같고 가운데가 불룩한 모양으로, 月(월)은 몸에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腹자는 오장육부 중 하나인 ‘배’를 뜻하는 글자이다. 腹자는 ⺼(육달 월)자와 复(돌아올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신체기관을 뜻하는 글자이기 때문에 ⺼자가 의미요소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复자는 성(城) 밖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돌아오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腹자는 이렇게 ‘순환’의 의미가 있는 复자에 ⺼자를 결합한 것으로 사람의 ‘배’를 뜻하고 있다. 그래서 腹(복)은 ①배(오장육부의 하나) ②마음, 속마음 ③가운데, 중심 부분 ④앞, 전면(前面) ⑤품에 안다 ⑥껴안다 ⑦두텁다, 두껍다 ⑧받아들이다, 수용하다 ⑨아이를 배다, 임신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배 두(肚),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등 배(背), 가슴 흉(胸)이다. 용례로는 배를 앓는 병을 복통(腹痛), 마음속에 품고 있는 계획을 복안(腹案), 배. 물건의 머리 부분과 꼬리 부분 사이에 있는 가운데 부분을 복부(腹部), 내장에서 새어 나오는 액체가 뱃속에 괴는 병을 복수(腹水), 배와 등이나 앞과 뒤를 복배(腹背),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깊은 속마음을 복심(腹心), 뱃속의 아이를 복아(腹兒), 가슴과 배로 썩 긴하여 없어서는 안될 사물 또는 썩 가까워 마음놓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심복(心腹), 음식을 먹지 아니하여 고픈 배를 공복(空腹), 배가 잔뜩 부름을 만복(滿腹), 먹고살기 위하여 음식물을 섭취하는 입과 배를 구복(口腹), 수술을 하려고 배를 쨈을 개복(開腹), 배를 갈라 자살함을 할복(割腹), 한 어머니가 낳은 동기를 동복(同腹), 아주 우스워서 배를 안음을 포복(抱腹), 의식에 입는 옷을 의복(儀腹), 배가 남산만 하다는 말을 복고여산(腹高如山), 마음이 맞는 극진한 친구를 이르는 말을 복심지우(腹心之友), 배와 등에 난 털이라는 뜻으로 있으나 없으나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말을 복배지모(腹背之毛), 나라의 중심부에 해당하는 지역을 이르는 말을 복리지면(腹裏地面), 앞뒤로 적을 만난다는 말을 복배수적(腹背受敵), 입으로는 달콤함을 말하나 뱃속에는 칼을 감추고 있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친절하나 마음속은 음흉하다는 말을 구밀복검(口蜜腹劍), 겉으로는 순종하는 체하고 속으로는 딴 마음을 먹는다는 말을 면종복배(面從腹背), 배를 두드리고 흙덩이를 친다는 뜻으로 배불리 먹고 흙덩이를 치는 놀이를 한다 즉 매우 살기 좋은 시절을 이르는 말을 고복격양(鼓腹擊壤), 배를 안고 넘어진다는 뜻으로 몹시 우스워서 배를 안고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웃음을 이르는 말을 포복절도(抱腹絶倒)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