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내내 쏟아지던 빗줄기가 점심시간이 되자 조금 잦아들었다. 점심식사를 간단히 하고 광화문역으로 이동했다. 일본대사관 근처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에 가까이 가자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렸다.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었다. 6년만에 바리케이드가 철거된 평화의 소녀상을 가까이 보기 위해서 왔는데, 마침 수요일이었다. 자리에 함께 한 사람들은 우의를 입고, 우산을 들고, 의자에 앉거나 서서 참가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었다. 1762차 정기 수요시위라고 했다. 나는 처음 방문해 보는 현장이었다. 그동안 무지했거나 모른척 시선을 외면하며 눈길을 거두었던 것 같다.
소녀상의 단발머리, 어깨 위의 새, 손, 발, 그림자를 찬찬히 훑어보았다. 애틋하고 짠했다.
그동안 무심했던 내가 빗속을 뚫고 소녀상을 만나러 가게 된 것은 지난 일요일 저녁에 문우사랑 학습실에서 열렸던 김운성 작가의 명사 초청 특강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김운성 작가는 아내 김서경 작가와 함께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조각가이다. 이 부부가 만든 평화의 소녀상은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최초로 설치되었고, 현재 국내 89점, 해외 17점이 있다고 한다. 나는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김서경운성 부부 조각가가 얼마나 유명하고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작가 초청 강연 소식을 접하고 평화의 소녀상 작가 노트인 <빈 의자에 새긴 약속> 을 구매해서 읽어 보았다.
사진을 미리 봐서인지 김운성 작가가 학습실에 들어서는데 친근한 느낌이었다. 살짝 웨이브가 들어간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은 중후하면서 멋스러웠고, 미소가 번지는 얼굴은 인자한 인상을 풍겼다. 책 <빈 의자에 새긴 약속>을 가지고 온 학우들이 있어 즉석에서 간단하게 작가 사인회도 열렸다. 김운성 작가는 차분하고 깊이 있는 분위기에 어울리는 목소리로 조곤조곤 강의를 이어갔다.
뜯겨진 머리카락, 어깨 위에 앉은 작은 새, 불끈 쥔 두 주먹, 바닥에 닿지 못한 발뒤꿈치, 소녀 뒤의 할머니 그림자 등 소녀상에 담겨있는 의미들을 하나하나 알게 되었다. 과거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전쟁의 무자비함과 평화를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마음이 먹먹했던 강의가 끝나고 열띤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작가님과 함께 한 뒤풀이는 풍성하고 즐거웠다.
귀한 시간 내주신 김운성 작가님, 그리고 뜻깊은 자리를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일시: 2026.7.19.(일) 17:00~19:00
장소: 문우사랑 학습실
인원: 24명
이금숙(19) 김선미, 주서연(20) 김선겸(23) 김현순(25) 공현주, 김영선, 박정아, 허금선(28) 김승환, 김주은, 정이연, 조용환(29)
문삼모, 최은숙(30) 서미현(31) 김민화(32) 권영일, 김명옥, 봉부덕, 이용기, 임명규(33) 김숙경, 박관옥(35)
뒤풀이: 21명 참석, 참석자 회비(21만원), 지출(225,000원) 차액 15,000원은 문우회비로 충당하였습니다.
첫댓글 의미있는 시간을 주선해주신 김선겸 선배님 고맙습니다.
강의를 들으면서 차오르는 눈물을 간신히 참았답니다
멋진 후기 올려주신 선배님~~
뒷말은 생략할께요
아픈 날의 기억들이 새삼 머리에 떠오른 답니다. 유명하신 작가님의 강의를 못 듣고. 병실의 누워 있어야 했던 시간들이 눈시울이 적셔 집니다.
부끄럽습니다.
김포한강 수로에 소녀상 있습니다.
그냥.
무심히 지켜 보았던 나의 잘못되었던 생각이 아쉅습니다.
얼른 걸을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수건들고 가 깨끗하게 닦으며 김은성작가님의 사랑이 담긴 소녀상을 다시 보며 늘 지키며 애잔한 마음 간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