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따스한 온정, 설명절 선물
2024년 甲辰年 2월 8일 목요일
음력 癸卯年 섣달 스무아흐렛날
요며칠 사나흘 눈(雪)에 정신이 팔려 하루가 어찌
가는 줄도 모르게 지나갔다. 모처럼 아주 평온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오늘을 시작한다. 눈이 그쳐서
그렇다. 그런데 눈에 이어 이번에는 추위가 틈새를
비집고 자리하는 아침이다. 영하 13.5도, 이 정도
추위 쯤이야 뭐 그다지 신경을 쓸 만큼은 아니다.
그래도 근래 들어 손꼽는 추위라서 일어나자마자
난로재를 비우고 쏘시개 신문지빵, 가는 잔가지와
장작을 가득 넣고 난롯불을 지폈다. 훈훈함에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그런 느낌이다. 겨울날 우리에게
효자는 이 난로이다. 따스함도 좋지만 난롯불 앞에
앉아 흔히들 말하는 불멍을 할 수 있음은 우리에게
주어진 산골살이의 특혜이며 호사가 아닌가 싶다.
고생을 하며 장작을 마련할 수 있게 한 것은 자연의
선물이요, 이런 따스함을 느끼게 되는 것은 우리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 아니겠는가 싶다.
어제는 전날밤 눈이 잔뜩 내리긴 했지만 고맙게도
일찌감치 제설작업 맡긴 젊은이가 마무리를 하여
우리는 나설 필요가 없었다. 참 부지런한 사람이다.
어쩌면 이 또한 우리에게는 올겨울 선물받은 것이
아닐까 싶다. 서로 윈윈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눈발이 흩날리는 오후에 아내와 함께 장에 나갔다.
설 대목장이라서 장골목은 많이 붐볐다. 아내 말로
물가가 장난 아니라고 했다. 어쩌겠는가? 차례상
차리려면 필요한 것은 비싸도 사야만한다. 제대로
격식을 갖춘 차례상은 아니지만 나름 정성을 다해
차례상을 차리는 아내, 지난해부터 장인어르신과
장모님의 차례상은 처제와 이서방이 차려드린다.
처남이 세상을 등진 이후 명절이면 늘 마음에 걸려
마음이 아팠다. 한 집에서 양가 부모님의 차례상을
함께 차리는 것은 아니라고 하여 아내가 꽤나 많이
마음 아파했는데 다행히 둘째네가 컴백했고 고맙게
처제가 차례상을 차리겠다고 하여 한 시름 놓았다.
민족의 大명절 설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아마
오늘 오후부터는 귀성객의 행렬이 이어지게 될 것
같다. 도시에 사는 우리 아들도 오늘 밤에 산골집에
오겠다고 했다. 밀리지 않고 편안하게 왔으면 싶다.
그동안 우리는 자주 많이 내리는 눈으로 인해 별로
명절이 다가오는 것도 잊고 있었다. 사방을 하얗게
덮은 설원이 하늘에서 내려준 선물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곳곳에서 많은 선물이 택배로 배달되었다.
고맙고 감사한 따뜻한 인정이 우리에게 전해졌다.
종류도 가지가지, 선물을 받고보니 그래도 우리는
지금껏 나름 잘 살아왔구나 싶어 마음이 훈훈하다.
이 자리를 빌려서 온정을 베풀어주신 인연들에게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여기저기 다
선물을 못하지만 그래도 20년 넘는 세월동안 잊지
않고 마음을 전하는 인연들이 있다. 마을분들이다.
아비, 어미의 이런 마음을 눈치챈 아들 녀석이 늘
선물을 보내왔다. 올해는 오면서 가지고 올거라고
한다. 동네 한 바퀴 돌며 마음을 전하려고 한다.
오랜 세월 농사는 물론 산골살이 적응을 도와주는
온갖 일에 내 일처럼 나서주는 마음들이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여 지금껏 성의 표시를 하고 있다.
♧카페지기 박종선 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 ♧
첫댓글 풍성한 설날~가족들과 함께 행복 하시기를 기원 합니다
선물이 풍요롭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설연휴 가족과 행복으로 열어 가세요
선물은 주고 받는
기쁨이 크지요.
가족과 함께
훈훈한 명절
맞으시길 기원합
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