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부터 한강을 걷는데
땀이 난다.
휘늘어진 수양버들 가지 물이 올라
꿈빛으로 변했다.
천지사방에 봄기운이 완연하다.
오고가는 세월들 속에
삶의 기쁨과 슬픔의 강을 건너
나는 흘러간다.
기나긴 세월의 강을 건너면서
나는 얼마나 사랑했고
또 얼마나 미워했던가?
나는 얼마나 웃고
또 얼마나 울었던가?
오늘 가만히 이슬라 그란트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그녀의 노래를 들으며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
누가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은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타인들의 사랑의 기쁨과 슬픔을
우리는 얼마나 알까?
타인들의 사랑에 대해 도대체
우리는 정작 아는 게 있을까?
알량한 도덕심의 우월감(?)으로
우리는 그 사랑을 난도질하고
가슴에 주홍글씨를 새긴다.
'오직 모를뿐'인데 말이다.
피에르 신부는 『단순한 기쁨』에서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위해서라고
침묵의 목소리, 글로 외친다.
톨스토이는 「사람은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시로 고요히 속삭인다.
"...............................................
진정한 스승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고 가르친다.
사랑은 우리 영혼 속에 산다
타인 또한 자기 자신임을 깨닫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다.
사람은 오직 사랑하기 위해서
이 세상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내 삶의 강은 언제까지 어디까지
흘러갈까?
나날이 기억력은 떨어지고
가슴은 매말라 가는데
내 사랑할 날 얼마나 남았을까?
내 얼마나 많은 사랑할 수 있을까?
얼마나 오래, 얼마나 길게
살았는가가 그 삶이 아름다운 색깔로
물들여지고 훌륭한 삶으로
빛나게 하지는 않를 것이다.
내게 많이 부족한 친절과 사랑
많이 남지 않은 세월
좀더 친절하고 더 많이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 순전히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판단이지만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
이론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 같은
사람은 참 이해하기 쉽게 글을
쓴다는 생각을 한다.
어떻게 난해하고 어려운 심리학과
물리학의 내용을 일반인이 이해
하기 쉽도록 글을 쓰는지
그런 사람들의 글을 읽을 때
자주 감탄한다.
인간 심리학이나 우주를 다루는
천체 물리학을 다룬 책을 접하면서
공히 철학과 깊이 연관되는구나
하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이런 분들의 일반 독자를 위한
배려와 뛰어난 능력 덕분에
너무 어려운데다가 두꺼워
지레 질렸지만 세번 만에
<코스모스COSMOS>를 끝까지
읽어낼 수 있었다.
그 방대한 내용 중에서 겨우
기억하고 있는 내용은 화성의
하늘이 지구처럼 파란 게
아니라 분홍 빛이라는 것
뿐이지만 말이다.
나이가 들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긴 글을 읽는데 어려움을 느껴
책을 기피하는 대신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단편적이고 조각난 지식과
정보를 얻게 된다.
그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노화에 따른 신체적인 기능 저하와
또 살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마음이 쫓겨 말초자극
적이고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것에만 경도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급속한 경제사회 발전, 이로 인한
삶에 대한 의식과 태도의 급격한
변화가 초래한 부작용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길고 재미없고 지루한 것을
견뎌내는 힘, 정신적인 면역력이
한계점 이하로 떨어진 느낌이다.
엊그제 많지 않은 서가의 책들을
뒤지다가 카를로 로벨리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를
발견하고 이 무슨 개같은 소리야,
이런 책이 어떻게 서가에 있나
하는 당혹스런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그의 책 『모든 순간의
물리학』을 읽은 기억이 났다.
아주 얇은데다가 비교적
평이하게 쓰여져 있었음에도
과학부문에 지식이 거의 없어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경험때문에
이 책 읽기를 주저했다.
그러나 상식과 완전 배치되는 도발
적인 책 제목에 호기심이 발동해서
빌려온 책을 미뤄놓고 읽었다.
관심있는 분들은 읽어보시기
바라면서 몇 가지 내용만 소개한다.
- 열역학 제1의 법칙
(에너지 보존의 법칙)
"열은 뜨거운 물체어서 차가운
물체 쪽으로만 이동하고 그 반대
로는 이동하지 않는다."
- "시간은 질량에 의해 낮춰진다.
산 꼭대기에서의 시간은 평지보다
빠르게 흐르고, 움직이는 상태에
있는 시계는 정지상태에 있는
것보다 느리게 간다.
(1970년대 제트기에서 초정밀
시계로 측정 입증)"
- "'우주의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은 입증된 사실이다.
주위의 모든 것을 미래 속의
공간 영역에 가두는 것,
이것이 블랙홀이다."
- "코페르니쿠스의 눈은 지는 해를
보고 지구가 돈다는 것을
알아냈고, 루트비히 볼츠만의
눈은 가만히 있는 물컵을 관찰
하다가 원자와 분자가 격렬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포착해냈다.
19세기 말까지도 분자와 원자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대부분
믿지 않았다. 볼츠만의 연구와
발견은 배척당했고, 이를 견디지
못한 볼츠만은 우울증이 심해져
이탈리아의 두이노에서 자살했다.
미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과거와
미래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시간은 오직 현재만 존재한다.
볼츠만이 죽은 몇년 후
그의 비극적인 삶을 기려서 릴케는
두이노에서 비가悲歌를 썼다."
- "모든 아담의 후예는 한 몸을
형성하며 동일한 존재다.
시간이 고통으로 그 몸의
일부를 괴롭게 할 때
다른 부분들도 고통스러워 한다.
그대가 다른 이들의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면
인간이라 불릴 자격이 없다.
<사디1209~1291, 페르시아 대시인
그의 이 시는 현재 유엔UN 건물
입구에 적혀있다>"
첫댓글 무엇보다 그대가 고운 마음으로 따뜻이 바라보기에
당신의 내가 그렇게 사랑열차에 오를 수 있다고 느껴지는군요. ㅎ
노래도 솜사탕처럼 달달하고 폭신하지만
꿈에서나 만나볼 듯한 몽환적인 봄 배경이 일품이네요~~^^
오직 자신만 알 수 있을 숨은그림찾기 앨범.. ㅎㅎ
선배님
안녕하세요?
언제나 봄은 듸디게 오는
것처럼 보이다가 어느 날
느닷없이 나 여기 왔어 하는
바람에 놀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 곧 봄비가 내리고 나면
매마른 땅에서 뭇 생명들이
돋아나고 가지들 마다
잎들이 피어나겠지요.
가을이 고요와 고독의
계절이라면 봄은 생동감
넘치는 축제의 계절인 것
같습니다.
이 봄날
기쁨과 즐거움 많이 누리시고
보람도 많으시기 바랍니다.
고르비님
음악을 올려 주셔서 잘 듣고 갑니다.
선배님
잠시 즐거우신 것 같아
기쁩니다.
아름다운 봄날
기쁨과 즐거움
많이 누리시기 바랍니다.
이대로 영원히 고르비님 노사동에 베푼
친절과 배려 봉사 박수 드립니다~~
회장님
안녕하세요?
삼월의 중순
토요일 아침입니다.
회장님 말씀에 쑥스럽습니다.
빠시락해지는 노년의 삶의 즐거움
함께 나누기 위해 모두가 하는
작은 몸짓들 중 하나였는데요.
오래 숙성된 와인의 향기처럼
오랜 세월의 희노애락의
은은한 향기 배어나는 노래로
서로 응원하고 위로가
될 수 있도록 애쓰시는
회장님께 박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