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잠에서 자다가 깨며
땀을 흘리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보았을 법한 일이기도 합니다. 어른들에게도 이런 경험은 손에 땀을 쥐게 하고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경험입니다. 아이들에게는 그 공포가 더 크게 다가올 수 있겠죠.
만약 아이가 자주 두려움을 호소하면서
잠에서 깨어 소리를 지르거나 운다면 소아 야경증 증상이 나타난 것일 수 있습니다. 아래 내용에서 소아 야경증이 정확히 무엇인지, 아이가 그런 반응을
보일 때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아경증이란…?
야경증 (Sleep Terrors / Night Terrors)이란, 수면
중에 반복적인 공포를 느끼면서 갑작스럽게 잠에서 깨어나는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야경증은
잠이 들고 나서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후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개 겁에 잔뜩
질려서 비명을 지르거나 울음을 터뜨리는 등의 반응을 동반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정작 아침이 되면 아이들은
그에 대한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사실 야경증은 전 연령층에서 발견됩니다. 그 중 아이들이 야경증을 가장
많이 보고하는 것일 뿐이죠. 1~6%에 해당하는 소아들이 소아 야경증을 겪는다고 알려져 있으며 3~6세에 해당하는 학령전기의 아이들이나 4살 전후로 가장 흔하게 나타납니다. 12세 이전까지는 야경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10대에 들어서면서
서서히 완화되는 경향을 보이며 대다수의 경우 별다른 약물 치료 병행 없이도 야경증은 나아집니다.
야경증은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진단됩니다.
- 수면상태에서 갑자기 깨는 삽화가 반복되며 이는 주로 주된 수면 기간
중 첫 1/3 기간 동안 나타나고, 공황상태의 비명으로
시작된다.
- 심계항진, 가쁜 숨쉬기, 진땀 등 강한 두려움과 자율신경계 각성의 증후가 나타난다.
- 삽화 동안 환자를 달래려고 하는 노력에 상대적으로 무반응을 보인다.
- 꿈의 내용을 기억해내지 못하며 삽화 동안은 기억상실이 있다.
- 임상적으로 현저한 사회적, 직업적
또는 다른 주요 기능면에서의 곤란과 장애를 초래한다.
- 약물에 의한 직접적인 생리작용이나 일반 의학적 상태에 의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
야경증은 렘
수면 상태에서 일어나는 악몽을 꾸는 것과는 구별되는 증상입니다. 야경증은 non-REM sl
eep, 즉 렘수면이 아닌 수면 상태에서 일어나게 되며 주로 잠에 든 후 90분 정도 지나서 깊은 수면 상
태에서 얕은 수면 상태로 전환되는 수면 주기에 시작됩니다. 보통은 45분 이내로 지속되고 아이는 이
때 잠에 빠져 있는 상태를
유지합니다. 반면, 악몽은 수면 주기의 후반부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
다. 또한 야경증과는 다르게 악몽을 꾸면 꿈의 내용을 기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야경증의 증상과 원인
자녀가 야경증을 경험하는 동안 몇 가지 특정 행동들을 보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갑자기 침대에 일어나 앉는 행동이나 소리를 지르고 놀란 상태로 깨어 있는 모습이 관찰됩니다. 잠에서 깼을 때 호흡이 가쁘게 몰아쉬거나 땀을 흘리고 볼이 빨갛게 상기되는 모습도 종종 보이곤 합니다. 또한 몽유병과 야경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모가 아이를 안심시키려고 해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아예 말을 하지 않기도 합니다.
야경증의 증상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 아이의 야경증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1980년에 진행된 연구에서는 몽유병 환자의 80%와 야경증 환자 96%가 가까운 친척 중 적어도 한 명은 몽유병이나 야경증, 혹은 두 증상 모두 경험하였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이외에 흔히 지목되는 원인으로는 낮 동안에 쌓인 심리적 스트레스, 긴장감, 피로 누적, 수면 부족 등이 있습니다. 실제로 2014년에 있었던 약 7000여 명의 8-10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집단 따돌림을 당한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2배나 높은 야경증 증상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신체적 스트레스나 감정적 스트레스가 수면 장애를 초래하는 것이죠.
집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서 잠을 잘 때 바뀐 주변환경으로 인해 야경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혹은 새로 약을 처방해 복용하는 경우 야경증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일상생활에서의 과잉자극은 야경증의 주요 원인입니다. 아이들은 중추신경계가 여전히 발달하고 있기 때문에 낮 동안 받아들이는 자극이 중추신경계에 지나친 자극을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추신경계는 수면과 각성에 관련된 뇌 활동과 관련되어 있는데 이러한 자극 과잉은 야경증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 아이의 야경증에 대처하는 방법
아이의 야경증을 호소하는 많은 부모들이
병원에 가보아야 할지 고민합니다. 하지만 야경증은 정상아동에게서도 흔하게 관찰되는 증상이므로 시간을
더 두고 지켜볼 필요도 있습니다. 혹여 수면의 질이 낮은 것이 정신적인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지, 성장에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닐지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현재 밝혀진 것으로는 야경증이 키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약합니다.
그렇다면,
부모로서 야경증을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요?
먼저, 아이가
잠이 들고 나서 야경증 증상을 보이더라도 깨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섣불리
아이를 깨우는 것은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키며 다시 잠에 들기를 어렵게 만들게 됩니다.
더 좋은 방법은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깨우지
않고 아이를 관찰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혹시 깨게 되면 일정 시간동안 안심시켜주고 다시 잠이 들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다급하게 행동하지 않는 차분한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밤중에 아이가 울고 소리를 지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리고 횟수가
늘어날수록 달래는 부모의 속도 타들어가기 마련입니다. 이럴 때 아이가 보이는 증상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기보다는
아직 아이가 아직 발달 중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며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힐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야경증 증상을 보일 때도 안전할 수
있도록 방에 위험요소들이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혹은
아이가 잠에 들 때도 전자 장비의 화면이나 소리가 잠을 방해하지는 않을지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한 평소에 아이의 스트레스
수준을 낮출 수 있도록 부모가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지나친 피로감을 호소하지
않도록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하고 너무 늦게까지 깨어 있지 않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편안한 취침 루틴을 만드는 것도 야경증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일정한 시간에 마사지를 해주거나 책을 소리내어 읽어주는 습관을 들여서 반복하는 것이죠. 매일 아이가 비슷한 시간에 자고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좋은 해결방안이 됩니다.
글을 마무리하면서 위의 내용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1) 안전한 취침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2)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3) 잠이 부족하지 않도록 낮잠을 재우거나 일찍 잠에 들게 해야 합니다.
출처:
1) 세브란스 병원 홈페이지 > 야경증
https://sev.iseverance.com/dept_clinic/department/psychiatry/disease/view.asp?con_no=24561&page=1&SearchField=&SearchWord=
2)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야경증이란 무엇인가요?”, 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 소아청소년질환정보, 정석훈 교수
http://child.amc.seoul.kr/asan/depts/child/K/bbsDetail.do?menuId=4342&contentId=259957
사진출처: 구글 재사용가능 이미지 (Unsplash)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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