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51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52 그러자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 하며,
유다인들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53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
54 그러나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55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56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57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58 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너희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것과는 달리,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요한복음 6,51-58)
- 매일미사 2024.8.18(일) https://missa.cbck.or.kr/
오늘 두 독서와 복음 모두 우리를 초대하고 있습니다. 잠언[9,1-6]에서는 지혜가, 많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곳에서 사람들을 부릅니다. 지혜로운 사람들만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각없는 이에게”(잠언 9,4) 자신이 주는 양식을 먹으라고 합니다. 어려운 점은, 지각없는 사람이 과연 그 초대에 귀를 기울이는가 하는 점입니다. 잠언에서는 지혜가 금보다 귀하다고 거듭 말하지만, 그 지혜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는 자에게 지혜의 초대는 수고스럽게만 보입니다.
한편 에페소서[5,15-20]는 술에 취하고 방탕한 생활을 하지 말며, 성령으로 충만하여 하느님을 찬양하며 살도록 초대합니다. 이 초대도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지금이 악한 때라고 하면서 어떻게 모든 일에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라고 말할까요? 어리석은 자라면 아마도 악한 때의 흐름에 휩쓸려 살거나, 아니면 악한 이 세대를 원망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은 악한 세상 안에서도 지금 주어진 시간을 구원의 시간으로 살아갈 것입니다.
복음 또한 초대입니다. 잠언의 초대에서와 비슷하게,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주시는 양식과 음료를 받아먹으라고 부르십니다. 그런데 이 초대 때문에 “말다툼”(요한 6,52)이 일어납니다. 예수님께서 빵의 기적을 일으키시고 사람들에게 육신의 배고픔과 목마름을 해소하여 주실 때는 말다툼이 일어나지 않고 많은 이가 모여들지만, 영원한 생명을 위한 참된 양식과 음료를 받으라고 하실 때는 사람들이 갈라집니다. 이 사람들은 예수님께 무엇을 구하고 있었습니까? 예수님에게서 다만 육신의 양식을 구하려 하는 이들은, 결국 예수님을 떠나가고 말 것입니다. 우리가 찾아서 얻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지혜를 구하여 봅니다.
- 안소근 실비아 수녀(성 도미니코 선교수녀회, 대전가톨릭대학교), 매일미사(한국천주교주교회의) 2024.8.18 오늘의 묵상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