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노르딕 워킹(Nordic walking for Seniors) 후기 (1) - 프롤로그
'노르딕 워킹'(Nordic Walking)이란 말을 들은 지 1년이 채 안 된다.
처음 시작은 시니어 빌리지(Village Movement, 미국에서 시작된 에이징 인 플레이스 운동)를 알아보던 중 미국이나 호주의 시니어들이 액티비티 프로그램(activity program)의 일환으로 '노르딕 워킹'을 배운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서다.
하지만 그렇게 흥미롭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노인들을 위한 많은 프로그램 중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도 '시니어 요가'나 '시니어 댄스' 같은 프로그램이 많이 있기에 특별할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 내 생각이 바뀐 계기는 90세가 넘은 미국의 한 할머니(1924년생, 바바라 베스킨드)의 스토리를 접하고 나서다. 이 할머니는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오랫동안 노르딕 워킹과 비슷한 방식을 스스로 고안했고 실천해오고 있었다.
스키 폴을 응용한 쌍지팡이! 굳이 구분하자면 '노르딕 워킹' 보다는 '폴 워킹'에 가까운 방식이긴 했지만 그 원리는 큰 차이가 없어 보였다.
90이 훨씬 넘은 나이임에도 매우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이 할머니의 사례를 통해 갑자기 이 새로운 걷기 법에 대한 관심이 급상승하게 되었다.
먼저 인터넷으로 노르딕 워킹에 관한 여러 정보를 찾아보고 노인들에게 맞을 것 같은 폴(pole)을 구했다.
내가 시니어들을 위한 노르딕 워킹에 남다른 관심을 가진 이유는 아버지 때문이기도 하다. 36년생이신 아버지는 비교적 건강관리를 잘 하셔서 큰 문제가 없었으나 약 1년 전부터 허리가 점점 굽어지고 아프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이 병원 저 병원 많이 다니시다가 결국 최근에 대학병원에 가서 상담을 했다. 조만간 MRI를 찍기로 했고 그 결과를 보고 수술(척추 협착증)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상태다.
나는 곧장 테스트에 들어갔다. 먼저 내가 해보고 아버지와 장인어른께 권할 생각이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폴(pole)을 다루는데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은 조금 걸렸지만, 생각보다 배우기 쉬웠다.(유튜브 동영상 강의가 많다)
인터넷 동영상 강의에서 처음에는 끌듯이 자연스럽게 걸으라고 했다. 그리고 익숙해지면 '팔 스윙'을 뒤로 밀어 지면의 반발력을 느끼라고 했다. 그대로 되었다.
스케이트 기술인 푸쉬 오프(push-off)가 매우 중요했다. 결국 '중력'을 이용한다는 데 의의가 있었다.
40대 때 몸이 좋지 않아 시작했던 '태극권'이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어쩌면 태극권 뿐 아니라 모든 운동의 공통점일 수도 있을 것이다.
기본은 바른 자세이고, 어깨에 힘을 빼는 것이 관건이다.
약 2주간 거의 매일 30분씩 아파트를 돌았다. 다행히 우리 아파트는 비교적 조용한 편이었고 코스도 적당했다. 다른 사람의 보행에 방해가 될 일도 없었다.(폴을 이용하는 워킹 특성상 사람이 지나치게 많은 곳에서는 하기가 힘든 점이 있다)
운동 효과는 놀라웠다. 생각했던 그 이상이었다. 인터넷으로 공부했던 이론들을 몸으로 직접 체득하는 기분이었다.
내 느낌을 요약하자면, 걷는 동작에서는 약 30% 정도의 힘이 더 생기는 것 같았다.(즉, 30% 이상 힘은 덜 드는 듯 했고, 그냥 걷는 것 보다 훨씬 걷기가 수월했다)
무엇보다 자세를 바로 잡아주는 효과가 있었다. 사실 우리들 대부분은 똑바로 걷는다고 생각하지만 제대로 걷고 있는지, 자세는 흐트러지지 않았는지 자기 자신을 스스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노르딕 워킹은 자연스럽게 바른 걸음걸이를 만들어주고, 운동을 하는 동안 자신의 걸음걸이를 체크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었다.
운동효과는 걷기가 끝나야 알 수 있는데, 느낌상 같은 시간을 그냥 걷는 것에 비해 약 1.5배 정도 운동 효과가 더 있는 듯 했다.
그리고 첫 날은 몰랐으나 다음날 그리고 그 다음날 ‘아! 이래서 노르딕 워킹을 전신운동이라고 하는구나’라는 확신이 생겼다.
2주간의 테스트 기간이 끝나고 드디어 시니어들에게도 적용이 가능한지 테스트를 해보기로 했다. 테스트할 사람은 바로 장인어른!
시니어 노르딕 워킹 후기...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