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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웃의 아내를 탐하지 마라 - 5
http://cafe.daum.net/suttlebus
(불펌 절대 금지)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시간이 끝나고 내가 아침 식사를 모두 마쳤을 때 시간은 오후 한 시였다. 남자는 내가 시간을 너무 많이 초과해서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며 어쨌든 점심은 먹어야 하니 오후 두 시에 다시 데리러 가겠노라고 말했다. 그는 점심은 면류가 많을 것이라고 친절하게 귀띔해 주었다.
나는 내 방으로 돌아와 퀸 사이즈의 침대에 나가떨어졌다. 위가 비정상적으로 팽창되어 다른 내장 기관들을 밀어내고 있는 듯했다. 목구멍을 비집고 올라온 숨소리는 쇳소리에 가까운 음이었다. 나는 이대로 내가 죽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두려움보다는 피곤이 앞섰다. 손끝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 오후의 느긋한 햇살이 창문을 통해 들어와 내 몸 위에 길게 드리워졌다. 몽글몽글한 햇살의 입자 속에는 평온한 하루 일정을 보내었던 지난 시간들에 대한 향수가 깃들여 있었다. 바로 어제 이 시간, 나는 갈매기와 바람의 움직임을 좇으며 한가로이 바닷가를 거닐었던 것이다.
잠시 후 문이 열리고 뿔테 안경의 남자가 들어왔다. 시계를 보니 벌써 두 시였다. 짧은 휴식은 벌써 끝난 것이었다. 남자는 나를 산처럼 음식들이 쌓인 식탁 앞으로 안내했다. 다시 음식과의 씨름이 시작되었고 나는 엄청난 양의 면을 식도로 털어 넣었다. 얼마나 많은 면을 먹었던지 오른손을 앞으로 쭉 내밀면 손목에서 거미줄 같은 면발이 줄줄이 뽑혀 나올 것 같았다. 그러는 동안에도 천상의 그녀는 뒷짐을 지고 서서 우아한 자태로 나를 감독했다. 밥풀 하나라도 남기면 안돼요, 하는 미소를 지으며.
장장 네 시간에 걸쳐 또 한 번의 전쟁을 치른 나는 퀸 사이즈의 침대에 중환자처럼 드러누워 위가 늘어나는 소리, 살이 찌는 소리, 신체 기관이 망가지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사흘이 지나고 그 후로 얼마나 더 흘렀는지 모르는 시간이 지나갔다. 기괴하고 단순한 사이클은 예외 없이 이어졌고 나를 비롯해서 그녀의 다부(多夫)들은 나날이 비대해지고 좀비처럼 흐느적거렸다. 음식의 양은 갈수록 늘어났고 그것에 부응하듯 내 위도 늘어났다. 어떤 날은 한 밤중에 음식들이 내 방으로 배달되어졌고 그럴 때면 나는 몽유병 환자처럼 머릿속은 꿈속을 헤매면서 손과 입은 그것들을 꾸역꾸역 집어 삼켰다.
몇 톤의 음식을 먹었는지 또 몇 톤의 음식을 게워냈는지도 모른다. 기억될 수 있는 감각은 매일 밤 찾아오는 그녀에 대한 황홀한 감각뿐이었고 그것만이 나를 지탱시켜주는 에너지였다. 그 에너지에는 내 위가 찢어지고 마침내 내 몸이 너덜너덜하게 거들이 나더라도 필사적으로 움직이게 만들 마력이 있었다.
가끔씩 나는 벽에 머리를 부딪으며 내가 있는 이곳은 어디이며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으며 비정상적으로 굴러가는 이 기묘한 수레의 끝은 어디인지를 이성적인 사고로 사유해 보려 했다. 그러나 그럴 때면 어김없이 몽환적인 감각이 되살아나 세균을 잡아먹는 백혈구처럼 이성적 사고를 몰아냈다. 거룩한 우주적 섭리의 순응에 불응하려는 어떤 불온 세력도 용납할 수 없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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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자정이 넘은 시각 나는 우연히 누군가와 마주쳤다. 비가 지척지척 내리는 밤이었고 나는 화장실을 가기 위해 복도로 나서던 중 나직이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를 들었다. 희미한 조명아래 드러난 그는 머리카락이 엉망으로 흐트러진 반쯤 실성한 남자였다. 머리카락의 반은 백발이었고 반은 듬성듬성 뽑혀나가 있었다. 뽑혀나간 머리카락은 그의 두 손에 가득 쥐어져 있었다. 그는 계속해서 자기 머리카락을 뽑으며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는 모양 오열했다. 그가 내 쪽으로 다가오자 나는 벽에 등을 기대어 그에게 길을 터 주었다. 내심 그가 나에게 그를 미치게 하는 사연을 하소연하듯 털어놓아 주기를 기대했지만 그는 애초에 나 같은 것은 눈에 보이지도 않았던지 그대로 내 앞을 스쳐지나갔다. 그러나 울음에 섞인 이 한 마디는 들을 수 있었다.
아아, 봐서는 안 되는 것이었어!
그가 흘린 그 한 마디를 나는 분명하게 챙겨 들었다. 봐서는 안 되는 것. 그게 무엇일까? 그런 의문이 들 때쯤 남자는 반대쪽 복도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나는 화장실로 가서 볼일을 마쳤고 그 순간 부머랭처럼 의문의 답에 내게 돌아왔다.
절대로 들어가서는 안 되는 방, 4층 왼쪽 복도의 마지막 방.
그것이 답이었다.
나는 고개를 들어 화장실 구석에 난 작은 창문을 주시했다. 창밖에는 나뭇가지를 타고 흐르는 바람의 몸짓, 그 바람을 타고 사선을 흩뿌리는 비의 움직임, 그리고 그보다 더 멀리 어둠의 물결 어딘가를 비추는 등대의 불빛, 밤하늘을 고요히 선회하고 있을 갈매기의 날갯짓 등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내 눈을 자극했다. 그 모든 자연의 자유로운 현상들이 지금의 나를 지배하고 있는 폐쇄적 아우라와는 어떠한 접점도 찾을 수 없을 만큼 단절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 얇은 창문 하나를 두고 마주하고 있음에도 그것은 영영 닿을 수 없는 두꺼운 장벽 너머의 세계 같았다.
언젠가 타인을 향해 가졌던 적이 있던 그 음울한 느낌이 이제 나를 표적으로 삼아 되돌아옴에 나는 끝간데 없는 서글픔에 빠졌다. 어째서 나는…….
별안간 모든 것이 우스꽝스러웠다. 나는 독방에 갇힌 무기수가 아니었다. 원한다면 당장이라도 두 발로 걸어서 뿔테 안경이 일러주었던 경로를 통해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그러면 곧 나는 저 창 밖의 풍경들의 접점이 되는 것이다. 이 두꺼운 장벽 같은 창은 그렇게 쉽게 허물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정말로 창문을 깨뜨렸다. 창틀에 흩뿌려진 유리조각들에 손을 쓸었다. 뼈가 허옇게 보일 만큼 상처가 나고 피가 뿜어져 나왔다. 그러나 모처럼 만에 느껴보는 살을 에는 듯한 아픔의 감정이 오히려 반가웠다.
웃옷을 찢어서 손의 상처에 감았다. 발걸음은 4층을 향했다. 이 거대한 미친 짓의 비밀을 알아내고 싶었다. 그것이 비록 반백에 반미치광이가 되어 머리카락을 쥐어뜯는 고통이라 할 지라도.
4층으로 향하는 마지막 계단을 오를 때 나는 두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진정시키느라 안간힘을 써야 했다. 4층에는 등이 하나만 켜져 있었다. 왼쪽 복도의 마지막 방 앞에만 보라색 등이 희미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것은 꼭 낡은 주점의 입구 같은 모습이었다.
시계를 보니 새벽 두 시였다. 진흙 같은 어둠을 밀치며 앞으로 나아갔다. 의지가 약해지려 할 때면 상처 부위를 다른 손으로 내리쳤다. 비밀의 방에 다가설수록 호흡하는 듯한 씩씩거림과 그르렁거리는 굉음이 전해졌다. 그것은 저택이 울부짖는 듯한 소리였다.
문 앞에 이르니 내 호기심은 불붙은 도화선처럼 강렬해져 있었다.
아래의 문틈으로 울긋불긋한 빛이 미세하게 새어나오고 있었다. 문 너머에 오색찬란한 네온등이 돌아가고 있기라도 하는 모양.
손을 뻗어 문고리를 돌렸다. 문은 열렸다. 푸른 수염의 비밀의 방과 맞닥뜨리는 순간이었다. (거기서는 어떤 장면이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었던가. 죽은 전처들이 거꾸로 매달려 있는 모습이었던가!)
문틈을 통해 내가 본 것은 내가 신경통으로 허리를 못쓰게 되고 더 늙어 무덤 속에 들어가 누울 때까지 영영 입밖에 내고 싶지 않은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입밖에 냈다가는 신경통으로 허리를 못쓰게 되고 더 늙어 무덤 속에 들어가 누울 때까지 정신병원에서 보내야 할 테니.
그곳은 시공간의 지배를 초월한 거대한 항공모선의 안이었다. 천장은 끝도 없이 열려있어 저 우주와 맞닿아 있었다. 그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우주 저 끝에서부터 내려온 듯한 굵은 빛의 원기둥이 모선의 축을 형성하고 있었다. 한쪽에는 무엇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거대한 전자기구들이 있었고 그것들은 형형색색의 전자파를 발산하고 있었다. 그 앞에는 분주한 발걸음이 있었다. 그들은 언젠가 내가 본 적이 있었던, 뽀글뽀글한 라면머리에 벌겋게 뒤집힌 네 개의 눈동자를 가진 그들이었다. 그 고동색 괴물들은 굉장히 바쁘다는 듯이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손에 든 데이터 같은 것을 읽고 분석하며 어딘가로 전송했다. 한쪽 벽면에는 저택 내부의 모습을 담은 100여대의 CCTV가 돌아가고 있었다. 또 한쪽에서는 거대한 톱니바퀴들과 나사들로 이루어진 엄청난 크기의 기계들이 육식 공룡처럼 위압적으로 늘어서서 푸쉭, 푸쉭하는 호흡소리와 그르렁거리는 괴성을 질러대고 있었다. 그것들은 대량의 음식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나와 이곳의 남자들의 위 속으로 직행되어질 음식들이었다. 음식들은 대형 파이프 관을 통해 주방 곳곳으로 수송되어졌다.
문득 시선이 미치는 데가 있었다. 그곳은 각종 액세서리들과 옷들이 진열된 곳이었다. 고동색 괴물들은 그곳에 질서정연하게 모여 앉아 '나의 그녀'로 탈바꿈을 하고 있었다. 허물같이 흐물흐물한 가죽을 뒤집어쓰자 '나의 그녀'의 몸과 얼굴로 변모되었다. 그 위에 '나의 그녀'의 미모를 더욱 눈부시게 해 줄 옷가지를 걸치고 화장을 했다. 손톱을 손질하고 액세서리를 장식하고 향수까지 뿌렸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손으로 피부를 만지작거리며 가죽이 꼭 맞게 자리잡혔는지를 확인했다.
나는 역겨움에 구토를 했다. 봉인되어있던 끔찍한 기억 하나가 머릿속을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매일 밤 나의 침실을 찾아오던 그녀는 절정의 순간 늘 원래의 모습을 드러내곤 했었다. 그러한 사실을 나는 내 기억 속에서 지워버렸던 것이다. 그것은 내 신경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치명적인 위험에 대한 본능적인 자기 방어였던 것이다. 그러한 자기 최면으로 인해 나는 늘 황홀했던 감각만을 가져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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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괴물들 중 일부는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나에 대한 어떤 대처도 없었다. 그저 힐끔 쳐다만 볼 뿐 그들은 다시 제 할 일을 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나 같은 것은 그들에게 먼지 같은 위험도 될 수 없었는가 보다.
문을 닫고 뒤를 돌아보니 복도 저 편에 누군가가 우뚝 서서 이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어둠에 가려져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나는 그가 뿔테 안경의 남자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기어코 보셨군요. 쯧쯧, 차라리 그냥 이곳을 떠나는 쪽을 선택하시는 편이 좋았을 것을. 선생께서는 절대로 열어서는 안 되는 문은 열고 말았습니다. 그것은 대단히 어리석은 짓입니다."
그의 냉랭한 목소리가 허공을 울리며 전해졌다.
"다만 난…… 이유를 알고 싶었을 뿐이었소."
"이유 같은 것을 알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까? 선생은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에 이유 따위가 존재한다고 보십니까? 어디에도 이유 같은 것은 없습니다. 제가 말씀드렸듯이 우리 모둔 이유 같은 것은 모르고 살아갑니다. 그것에 순응하느냐 떨어져나가느냐의 선택만 있을 뿐이죠."
어둠이 입자가 움직이며 그가 뿔테 안경을 만지작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어쨌든 선생께선 비밀의 문을 여셨으니 이제부터 선생께 일어날 모든 일들은 전적으로 선생께서 감당하셔야 합니다. 저는 분명히 선생께 경고를 드렸었고 선생은 그것을 어겼습니다. 때문에 어느 누구를 원망해서도 안 됩니다."
남자는 내가 금기를 어긴 것에 대해 화를 내거나 위협을 가하지는 않았다. 그저 그는 나의 선택이 불러올 결과에 대한 책임만을 강조하고 있었다.
"이제 난 어떻게 되는 거요?"
나는 비틀거리며 남자에게 다가가 물었다.
"저는 그 문을 열어본 적이 없으니 선생께서 이제부터 어떻게 되실 지 제가 알 리가 없죠."
장승처럼 뻣뻣하게 서서 나를 응시하는 그는 사람이라기보다는 복도의 일부분인 것 같았다.
그는 계속 말했다.
"다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세상을 움직이는 거대한 사이클의 비밀을 일개 인간이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것입니다. 그 엄청난 진실을 감당할 정신력이 인간에게 있을 것 같다고 봅니까?"
"하지만…… 나는 아무 것도 모르겠소. 내가 무엇을 보았는지, 비밀이라는 게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아무 것도 설명할 수 없소."
"우주적인 비밀을 일개 인간의 관점에서 인간의 사고로, 인간의 언어로 설명한다는 게 가능할 것 같습니까? 그건 무리입니다."
"그럼, 결국 달라질 것은 없지 않소?"
"정말 그럴까요? 분명한 것은 이 저택이 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겁니다. 달라짐을 겪게 되는 것은 선생 본인일 테니까요."
남자는 잠깐 생각을 하는 듯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한 남자가 있다고 칩시다. 그는 한국 출생으로 일본으로 건너와 활동을 하는 꽤 유명한 공포소설 작가입니다. 그는 휴식 차 어느 시골 마을을 들리게 되고 이웃 저택의 한 근사한 부인에게 마음을 빼앗겨 그녀의 저택에 머물게 됩니다. 그녀는 일처다부를 선호하는 여인이었고 저택에는 많은 남자들이 함께 기거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날마다 그녀가 만들어주는 엄청난 양의 음식들을 먹게 되죠. 하지만 어느 날 그 남자는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됩니다. 열어서는 안 되는 문을 열었던 탓이죠. 그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진실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사실 그는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지요. 한 마리의 돼지였던 것입니다. 그가 머무는 곳은 저택이 아니라 돼지 사육장이었고 수많은 돼지들이 사육되고 있었던 겁니다. 그가 마음을 빼앗겼던 부인은 그 돼지들의 주인이었던 것이죠. 남자는 그러한 사실을 모두 알아 버렸지만 그로 인해서 돼지 사육장의 일과가 달라지거나 하는 일은 없는 것입니다. 자신이 돼지라는 것을 인식해버린 그 남자만 괴로울 뿐 다른 돼지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체제에 순응할 테니까요."
"그런 얘기를 하는 이유가 뭐요?"
"예를 든 것일 뿐입니다. 사실 우리가 태어나서 학교를 다니고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친구를 사귀고 일을 하고 TV를 보고 책을 읽고 성생활을 즐기는 듯하지만 진실은 전혀 엉뚱한 것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우주적인 절대자가 계획해놓은 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죠. 그런 것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아마 미쳐버릴 겁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삶, 모든 사고, 모든 말들이 아무 것도 아닌 게 되어 버리니까요. 그래서 이런 말이 있죠. 때론 모르는 것이 좋을 때도 있다. 모르고 지나친다면 용서가 될 것도 일단 알게 되면 모든 것이 달라지는 법이지요. 때문에 저는 애써 금기에 도전하려는 무모한 짓은 하지 않습니다. 샛길에는 애초에 발을 들여놓아서는 안 되죠! 저 하등동물에 지나지 않는 어항 속의 금붕어가 어느 날 인격의 눈을 뜨게 된다면 어떻게 될 까요? 그 금붕어가 바로 지금의 선생 모습입니다."
남자가 말을 마쳤을 무렵 나는 너무 지치고 피곤해진 몸을 낮게 드리우고 있었다. 나는 엄청 비대해진 몸을 이끌고 헉헉대며 남자의 곁을 지나갔다. 뿔테 안경의 남자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계단을 내려오는 도중 발을 헛디디며 크게 구른 탓에 발목을 접질렸다. 그 바람에 이제 나는 네 발로 엉금엉금 기다시피 해서 내 방으로 향했다. 오늘만 이곳에서 쉬고 내일 날이 밝는 즉시 떠날 계획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 일본열도도 아주 떠나버릴 계획이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어디선가 꿀꿀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나는 그것이 나에게서 나는 소리는 절대 아닐 것이라고 몇 번이고 되뇌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저 4층 복도의 마지막 방은 폭탄으로 날려버려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 이곳을 나가게 된다면 경찰에 연락을 해서 철저히 조사를 받게 하리라!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외계인 같은 고동색 괴물들에게도 약점은 있을 듯했다. 뿔테 안경의 남자는 아내에게 병이 있어서 실내를 어둡게 해 놓은 것이라고 내게 말했었다. 그렇다면 필시 빛이 그들에게 약점이리라. 나는 이 점을 빠뜨리지 않고 경찰에 말할 것이다. 다만 두려운 것은 나에게 내일이 올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당장 내 방에 퀸 사이즈의 침대 대신 오물이 가득한 돼지 사육장이 기다리고 있을 까봐 그것이 염려스러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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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기괴한 상상의 세계로의 여행에 동참해주신 님들께 모두 감사드립니다(__) 지금 쓰고 있는 새로운 단편 한 편은 이번주 토요일에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귀신이 쓴 책'2부를 연이어서 올리겠습니다~ 제 글이 올여름 살인 더위로부터 여러분들을 조금이나마 해방시켜 줄 수 있다면 좋겠네요...
첫댓글 와와~ 정말 멋진 글이네요! 정말 잘 읽었습니다!
오...~~ 감탄입니다. 혹시 5부 완성됐나 싶어서 근무중에 몰래 들어와서 보고 갑니다. 귀신이 쓴 책 2부도 기대하겠습니다. 그리고 밤에 제이슨 친구^^ 님 소설 보면 정말 무섭답니다.. 확실한 더위 대비책 이라고 할 수 있죠 ^^ 그럼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래요~
앙~~~넘 의미심장하다.~~
이런 비밀이 있었구나~ 정말 엄청난 상상이에요~ 요새 제이슨님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보내고있는데 바로 다음 소설을 올리신다니 정말 기대됩니다!!!!!
우와아..' -') 저도 공포소설을 좋아해서 하나정돈 쓰고 싶어요;; 그런데; 잘 되지 않네요.. 아무튼!! 이번 작품도 멋지세요!! ^~^
아..... 4편까지 읽어오면서 꼬리말 달려고 했는 모든 것들을.. 순식간에 다 잃어버렸네요...
무서워...꾸에에에에에엑...이유란 없대요오ㅠ
와아~ 정말 상상치도 못한 결말이에요;;;; 귀신이 쓴책 2부..넘 기대돼요~^0^
외계인이라니.!!! 설마 했지만.. 정말 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다음 단편도 기대하고 있을께요- 그리고 귀신이 쓴책이 드디어 올라오는군요.ㅠ _ㅠ).. 너무 오래 기다렸어요.! 늘 건필하시고 더위 조심하세요-
미인들은 다 외계인입니다.
와와~~감탄밖에 안나오는..잼있어요 잼있어요+_+귀신이 쓴책 2부도 넘 기대되요
정말 특이하네요~ 잘읽었습니다
짝짝짝!! 그런데 정말 달라지신 이유를 안 알려주실건가요?
예상을 뒤엎는 결말!! 너무 너무 잘 읽었습니다~ ^-^* 건필하세요~~
답글 주신 님들, 재미있게 읽어주신 님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푸르매님 제글이 달라진 것이 어떤 식으로든 발전의 의미라면 그것은 습작의 결과에서 기인한 것이라고볼수밖에 없겠지요. 아니면 제가 나이를 더해가는 만큼 분위기도 바뀌어가는 탓일까요... 어쨌거나 글이란 쓰면 쓸수록 더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어떤 영화에서 였던가요...우리가 사는 지구..우주가 어느 생물체의 놀이구슬일뿐이었던것...그리고 영화 맨 인 블랙에서도..우리가 사는 이곳이 수많은 문 중의 하나..(맞나..)그게 생각나네요...정말 잘읽었습니다...^^
무섭다기보다는.. 의미심장한 글이네요.. 그런데 외계인들이 남자들을 돼지로 만들어 놓은 다음에 어떻게 할 생각인지.. 아 뒷 편이 너무 궁금하다 -_-;; 어쨌든 건필이요~~
누구나 될 수 있는 "나" 때문에 서글픔을 감출 수가 없네요. 문체가 점점 깊어지고 내면을 끌어당기는 느낌이 듭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식욕과 성욕과의 동기나 연결고리가 약간은 느슨하다고나 할까... 허허허~ 저의 경거망동은 너그럽게~ (__)
으음...약간 판타스틱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은 누군가의 모래밭일지도 몰라요. 우주는 모래알 하나. 그 우주의 행성들은 모래먼지. 그리고 우리는 모래먼지의 ... 힛, 게다가 모래밭은 또 얼마나 많을까요. 세상에
잘 읽었습니다~ 할일도 많은 가운데 살짜기 까페에 들어와 읽는 글은 서리한 수박의 맛...잇힝...처럼 두근두근하죠^^;
리플주신 님들 모두 감사합니다~! shun님의 날카로운 지적도 감사합니다. 성욕과 식욕과의 동기와 연결고리에 대해 잠깐 말씀드리자면 글의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는 삶에 대한 상징성과 연관지어 해석해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건그렇고 오늘부터 귀신이쓴책 2부 연재들어갑니다~ 미흡하더라도 많은 관심부탁드립니다~
너무나도 재미있어요~ 제이슨님 다음 소설도 건필하세요~
허허.. 나중에 잡아먹히는 거 아니에요?! -_-;;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1편을 제외하고는 가벼운 마음으로 재미나게-갈수록- 쓰신것 같네요. 처음 읽었을때는 왠지 무거운 느낌이 들었거든요. 근데 그 뿔테 안경 쓴 남자의 정체가 궁금하네요. 그 여자가 외계인 돼지농장 주인이고 그 사람들이 돼지라면.. 그 남자는.. 주인의 끄나풀..?^^
하지만 사람이 돼지와 다른 점은, 물론 우리도 어쩔수 없는 식욕과 성욕.. 욕망을 탐하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다는 거겠죠. 우리는 생각하고 살라고 큰 뇌를 머리에 달고 살잖아요. 어쨌든, 요즘 초코릿과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사는 제가 부끄~부끄러워지는군요. 잘 읽었습니다!!
멋진 글을 들고 복귀하셨습니다.^^ 이번 글은 제이슨 친구^^님 특유의 스타일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여러모로 배울 점이 많은 필력이십니다. 특히, 1부 서두에 풀어 놓으신 유연하지만 따가운 내용, 공감을 하면서도 공포스러운 경험이었습니다.^^
좋은 글로 많이 배우고 갑니다. 새로이 시작하시는 '귀신이 쓴 책' 2부도 성황리에 마치시길 바랍니다. 카페에서 제이슨 친구^^님을 자주 뵈니 좋습니다. 건필하시고, 건강하세요.
우와+ㅁ+ 제이슨님 너무 재미있어요ㅜㅜ 감동이예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한편으론 호기심도 생기고 또한편으론 겁도 좀 나기도 하고~ 와..돼지사육장 글을 읽으면서 상상도 못했던...ㅎㅎ - 우리가 저렇게 될지도 모르겠군요.ㅎㅎ
우와.. 멋있다...+_+
난 깨고나서 "헉, 꿈이었네"
... 한편의 영화를 보고 난 기분이네요. 특히 그 남자가 비밀을 안 주인공에게 하는 말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가 절대자의 계획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 참 독특한 느낌의 글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흠. 역시 제이슨님이셔요^^ 결말은 독자의 상상력에 맏기시는 건가요?
잘 읽었습니다.. 장면 묘사건 심리 묘사건 어찌나 생생하게 하시는지 꼭 영화 한편을 본 느낌이 나네여.. 제이슨 친구님 돌아오셔서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답글주신 많은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서 귀신이 쓴 책 2부도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너무 오랜만에 들어와서 그동안 읽지 못한 글들을 쭉 읽고 있습니다.이번 제이슨님의 글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이제 곧 읽게 될 귀신이 쓴 책 2부도 가슴이 설레네요^^ 항상 건필하시길~
다시 읽어 보니..그때보다 지금이 더 재밌어요.몰랐던 사실이 새록새록.. 한편으로는 정말 무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