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꽃 이야기
저의 아주 오래된 기억에는
늘 옅은 국화꽃 냄새가 납니다...
저는 대구에서 나고 자랐지만
제 가친은 경상북도 군위에서 태어나 자라고
소학교 부터는 조부님의 근무지 였던
대구로 옮겨와서 생활을 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조상님들의 묘소가 경상북도 군위에있고
여태도 동성받이 일가들이 모여살고 있으며
조부님이 은퇴 하신후 한때 기거 하시던 시골집과
광복직후의 살벌했던 토지계획에도 남은
적지않은 전답과 임야들이 모두 그 곳에 있어서
여전히 경북 군위는 제 고향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매년 음력 시월이되면
고향에 가서 조상님들 산소에 묘사를 지내는데
당시에는 조모님이 늘 며칠 먼저 가셔서
묘사에 쓸 제수 음식들을 마련 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는 시골집과 작인들을 관리하는 집사와 함께
들에 나가 경작지를 둘러보시며 그해의 작황도 알아보고
개개인 작인들의 사정과 형편을 집사로 부터 들어서
흉년으로 작황이 좋지 않거나, 가정에 우환이 있는 작인에게는
집사를 통해 대토의 소작으로 받는 곡수도 적당량을 감해주고...
해서 할머님만 가시면 곳곳에서 작인들이 모여와서
저마다의 어려운 사정들과 대구로 진학한 자녀들의
기거문제 등을 상의 또는 부탁을 하곤 했습니다.
그 당시 대구 삼덕동에 있던 본가에는 언제나
대구로 진학한 소작인의 자녀들이 여러명씩
아랫채의 방들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국화꽃에 관한 제 첫 기억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이던
대 여섯살 쯤 인듯 합니다.
시간이 흐른 지금은 많이 퇴락하였지만
마을의 가장 윗쪽의 언덕 위에 있던 당시의 시골집은
양쪽으로 행랑채를 거느린 솟을 대문을 들어서면,
넓은 마당너머에, 왼쪽으로 할아버님의 큰 사랑채 ,
떨어진 오른쪽으로 있던 아버님의 작은 사랑채,
다시 안 마당을 지나면 대청을 사이에두고
할머니 방과 어머니 방이있던 안채,
그리고 따로 담을 돌아간 곳에 있던 여러개의
윗대의 작은 할머니(?)들이 기거했다는 방들...
그리고 후원의 연못과 별당까지 있는
아흔칸이 넘는 전형적인 골기와집으로
도시에서 자라던 어린 저에게는
이루 말 할 수 없는 대단한 놀이터 였습니다.
그 날도 온종일 함께 집안 구석 구석을 뛰어 다니며
숨바꼭질 하던 또래의 일가 아이들이 모두 돌아간 후
할머니와 함께 이틀이나 먼저와서 이제나 저제나하고
기다리던 어머니를 발견하고 기뻐 달려갔더니
뜻밖에도 어머니는 기와가 얹힌 긴 담밑을 따라 피어있는
국화꽃을 앞치마 가득 꽃 대궁이만 따서 모우고 있었습니다.
대구 본가에서는 화단에 핀 꽃은 늘 꺽으면 안된다셨는데...
의아스러워 하며 어머님을 따라 안채의 마당에 갔더니
그 곳 그늘 진 한 켠의 멍석위, 펼쳐놓은 삼베 홑이불 가득
자주색, 황색의 작은 소국들을 따서 말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기 전까지
해마다 가을, 묘사가 지난 뒤에는
어머님이 새 베개를 내어 주시곤 했는데
이불장을 열 때나 베개를 베고 있다보면 한 순간씩
알싸한 국화향내가 맡아지곤 했습니다.
결혼과 함께 국화 베개는 제게서 사라졌습니다.
저를 제외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베개를
해마다 늘 새로 마련 하시면서도...
아마 어머님이 생각하시기에는
결혼을 한 연후의 제 일상에 관한 모든 일은
당신손에서 떠난 아내의 몫이라 여기셨나봅니다.
여태도 저는 색이 화려하고 탐스러운 대국보다는
향기가 짙은 자색 또는 황색의 소국을 좋아합니다.
아직도 가을, 어디선가 국화향을 맡게될 때면
늘 아련한 그때의 국화베개에 대한 기억과함께
앞치마 가득 정성스레 국화 꽃을 따 모우시던
그날의 고운모습의 어머님...
그 시절 어머님의 국화 베개의 덕분인지
저는 이 나이가 되도록 두통이란 어떤 것인지,
불면증이 무엇인지를 여지껏 모르고 지냈습니다.
.
정성과 사랑 받으며 자란다는 것은 축복이며
제가 일생 누리고 느끼는 이 정신적 풍요가 모두
어머님의 그 정성과 사랑에서 비롯되었음을...
삶에서 아름다운 기억들은 곧 행복입니다.
....................
내 사랑의 원천인 어머님은
말기 폐암으로 일년 반을 신고하시다가
지난 겨울, 우리들 곁을 떠나
어머님이 평소에 지극 정성으로 바라시던
주님의 나라로 가셨습니다.
밤 과 꿈(기타연주) : 슈베르트
꽃말 : 굳은 절개
국화의 전설
옛날 중국의 장방(長房)이라는 사람이 환경(桓景)이라는 분을 찾아와 이렇게 말한 일이 있다고 합니다.
"오는 9월 9일 당신 집에 큰 재앙이 있을 것이므로 이제 곧 집을 떠나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합니다.
떠나실때 집사람들에게는 주머니를 하나씩 만들어 주고 그 속에 수유나무 열매를 넣어 어깨에 메고 가게 하세요. 그리고 산으로 올라가시면 국화술을 마셔야 합니다. 그래야만 무서운 화를 면하실 수 있습니다."
환경은 일러준 말대로 집사람을 데리고 뒷산에 올라가 국화술을 마시고 다시 집으로 내려와 보았더니 집에 있던 닭이나 개나 소가 모두 죽어 있었답니다. 국화 술을 마시지 못한 동물들은 그만 재앙을 입은 것이었습니다. 이후로 이른바 '중양지연(重陽之宴)'이라는 것이 생겼고 이때가 되면
높은 산에 올라가서 국화술을 마셨다고 하는 전설이 있습니다.
한방과 사전적 의미의 국화
분류 :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원산지 : 중국 분포지역 : 세계 각국 서식장소 : 산, 들 크기 : 높이 1m
국화는 관상용으로 널리 재배하며, 많은 원예 품종이 있다. 높이 1m 정도로 줄기 밑부분이 목질화하며, 잎은 어긋나고 깃꼴로 갈라진다. 꽃은 두상화로 줄기 끝에 피는데 가운데는 관상화, 주변부는 설상화이다. 설상화는 암술만 가진 단성화이고 관상화는 암·수술을 모두 가진 양성화이다.
꽃은 노란색·흰색·빨간색·보라색 등 품종에 따라 다양하고 크기나 모양도 품종에 따라 다르다. 꽃의 지름에 따라 18cm 이상인 것을 대륜, 9cm 이상인 것을 중륜, 그 이하인 것을 소륜이라 하며 꽃잎의 형태에 따라 품종을 분류하기도 한다.
* 국화의 용도 *
국화는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식물이다. 봄에 새 싹은 나물로 데쳐 먹고,
여름에 무성한 잎은 솎아서 떡에 넣어 먹거나 생즙을 내어 마시기도 하며,
가을에 만개한 꽃잎을 따서 술과 차와 떡으로 먹고, 말려서 베겟속이나 이불속에 넣어 향기로운 잠에 취해볼 수도 있다. 줄기와 뿌리는 말려서 약으로 쓴다.
세계적으로 2만종, 우리나라에도 390종이 있지만
식용으로는 토종 야생국화를 주로 쓴다.
1590년대에 쓰여진 <본초강목>에는 `오랫동안 복용하면
혈기에 좋고 몸을 가볍게 하며, 쉬 늙지 않는다.
위장을 평안하게 하고 오장을 도우며, 사지를 고르게 한다. 감기. 두통. 현기증에 유효하다'는 기록이 있다.
◇ 국화차
농약 등에 오염되지 않은 야생 구절초(혹은 선모초), 노란 감국의 꽃으로 만든다. 몸을 덥혀줘 꾸준히 마시면 월경불순 냉증 등 여성병에 좋고,
식후에 뜨겁게 마시면 소화가 잘된다.
그러나 감국은 독성도 있어서 그냥 말려서 먹어서는 안된다. 납작하고 꽃잎이 큰 중국산도 많이 수입되고 있는데
방부제가 든 것이 많으므로 잘 가려서 사야 한다.
여러가지 제조법 중에 가장 쉬운 방법은
소금을 넣은 뜨거운 물에 꽃잎을 데친 다음 소쿠리에 건져 냉수로 헹구고 물기를 빼서 보관하는 것이다. 마시는 법은 3~4송이의 말린 국화를 찻잔에 넣고 90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
1분 정도 우려내어 마시는데 4~5번 우려 먹을 수 있다.
따뜻한 물에서 3분 정도 지나면 예쁜 꽃송이가 활짝 피어나므로 녹차 위에 한송이씩 띄워 마셔도 향과 운치를 즐길 수 있다.
말린 국화꽃과 꿀(끓인 꿀)을 고루 버무려 오지그릇에 넣어
3~4주일 밀봉해뒀다가 끓는 물에 타서 마셔도 좋다.
감국화, 구기자, 찻잎을 1:4:5의 비율로 넣고 참깨나 약간의 검은 깨와
함께 볶아서 가루로 만들어 마시는 기국차도 있다.
마실 때 한수저씩 넣고 소금을 조금 넣어 먹는데 기호에 따라 참기름을 넣고 끓는 물에 타서 마시기도 한다.
사찰에서는 감국을 야생재배해 거둔 꽃잎을 죽염을 뿌려 찐 다음
말려서 만드는 비법이 전해온다.
◇ 국화주
꽃과 잎을 따서 그늘에 말려 술에 타서 백일을 마시면 몸이 가볍고, 1년을 마시면 흰머리가 검은 머리가 되고. 2년을 마시면 빠진 이가 나오고, 5년을 마시면 80살 노인이 10대 소년처럼 젊어진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건강에 좋은 약술로 꼽힌다.
옛 중국에서는 국화로 담근 연명주를 마시고 800살까지 살았다는 인물에 관한 전설이 전해오기도 한다. 우리 조상들은 중양절(음역 9월9일)에 국화주를 마시면 액을 피할 수 있다고 믿었다.
꽃잎이 싱싱한 송이를 골라 깨끗하게 씻어 잘 말린다. 용기에 넣고 3배 정도의 술(소주)을 부은 뒤 약 1개월정도 숙성시킨다. 찹쌀로 백설기를 빚어 발효시켜 밑술을 빚은 뒤 찹쌀을 쪄서 곡자가루에 버무려 만든 고두밥, 감국화 말린 것, 생지황, 구기자 뿌리 등을 달인 물 등을 잘 섞어 20~22도에서 5~6일 정도 숙성시켜서 빚기도 한다.
연한 황색이나 연한 잿빛이 돌면 원재료를 걸러서 마시면 된다. 강한 국화향과 가벼운 쓴 맛이 도는데 기호에 따라 다른 술에 섞어 칵테일을 만들어 먹거나 탄산음료와 섞어 마시기도 한다.
지리산의 서리맞은 국화로 빚는 함양 지리산국화주가 유명하다.
◇ 국화 포푸리
독특한 향이 머리를 맑게 해주는 효능을 지녀 화분이나 생화 꽃꽂이만으로도 피로감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
국화꽃, 허브잎, 에센셜오일(조화 전문점에 있다), 귤이나 레몬 등 과일껍질, 다진 허브가루, 굵은 소금, 뚜껑있는 병 등을 미리 준비한다. 밀폐된 용기에 포푸리 재료를 넣고 이쑤시개로 에센셜오일 몇 방울을 떨어뜨리고 뚜껑을 닫은 뒤 서늘한 곳에서 보름정도 발효시킨다.
눌러 말리는 방법도 있다. 여러 장의 신문지를 겹친 위에 휴지 등 흡수성이 좋은 종이를 깔고 국화꽃송이를 겹치지 않게 나열한 다음 휴지와 신문지를 얹는 방법을 되풀이한 뒤 10㎏ 이상의 물건을 얹어 건조한 곳에서 2~3주 보관하면 된다. 묵은 전화번호부를 펼치고 100쪽마다 휴지를 깐 뒤 꽃을 넣어 같은 방법으로 눌러줘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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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글 예쁜 사진 잘 보고 갑니다.
좋은글과 음악과 함께구경하며 잠시 쉬었다 갑니다.
예쁜사진과 좋은글을 읽어면서상세히 기록을 해 주었어 잘 보고 갑니다.
좋은 글과 예쁜 국화 잘 보고 갑니다....감사합니다....^^
예쁜국화꽃 잘 보고갑니다..국화향이 여기까지 풍기는듯하구요....어머니는천국 가셨을 거예요...감사합니다....
가슴이 짠하네요~~ 좋은글 사진 감사하오^*^
고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