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들 지내시죠? 더웠던 가을날씨가 찬바람에 서서히 물러가고 있네요. 비가오고 나면 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진다는데, 이제 겨울로 접어들려나 봅니다. 아래쪽 글에 영준형님께서 추억여행일정이라는 글을 올려 놓으셨네요. 다음주에 있을 총동문회 공지문입니다. 바쁘시더라도 참석하셔서 자리를 빛내주셨으면 합니다. 추억여행.......
여러분들 대부분은 춘천에서 최소한 4년은 생활을 하셨습니다. 자의든 타의든(많은 분들이 후자의 선택에 의한 것이겠지만) 대한민국의 가장 변방인 강원도, 그리고 이곳 춘천에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을 보내신겁니다. 그렇기에 춘천에 대해서 가지고 계신 감정들도 특별하리라 생각됩니다. 춘천...인구 25만명에 종합대학 2군데와 교육대학이 있는 교육도시, 호수와 예쁜산으로 둘러쌓인 분지, 댐의 도시, 남이섬, 공지천, 막국수와 닭갈비, 명동, 구봉산전망대 등등. 춘천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한두가지가 아니군요. 열심히 공부하신 분도 계실테고, 열심히 놀았던 분들도 계시고, 사랑에 성공하셔서 한이불 덮고 계신분도 계시고, 사랑에 실패해서 독수공방인 분들도 계시고, 울고, 웃고, 즐겁고, 괴로웠던 모든 추억들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 이곳 춘천이라고 생각됩니다.
명동입구에서 운교동로터리로 넘어가는 언덕길에 육림극장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연탄제조업과 리조트사업을 하는 육림기업에서 운영하는 극장이죠. 67년도에 개관한후 3개관의 복합상영관으로 탈바꿈하고 현재까지 춘천을 대표하는 대표적인 문화공간이었죠. TV드라마와 영화에서서 심심치 않게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한 곳입니다. 아마도 여러분들도 대부분이 이곳에서 최소한 한번은 영화를 보지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원주의 시공관과 더불어 강원도에서는 가장 큰 극장이었는데, 11월 1일 마지막상영을 끝으로 40년간의 영화상영을 마치고 역사의 장으로 사라졌습니다. 폐관의 사유는 심각한 극장의 경영난이었다고 하더군요. 1년전 춘천에 처음으로 멀티플렉스가 상륙한 이래, 브로드웨이와 아카데미가 바로 문을 닫았죠. 반면에 육림극장은 엄청난 투자비를 쏟아부으며 3개관 리모델링공사를 거쳐, 여느 멀티플렉스와 비교해도 뒤지지않을 시설을 갖춘 극장으로 다시 태어났는데도 시민들의 철저한 외면을 받았습니다. 대기업의 자본력을 앞세운 멀티플렉스는 프리머스가 개관한이후 시너스. 메가박스등의 지점들이 춘천개관을 앞두고 있는 실정입니다. 당연히 지역의 향토극장들은 4,50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하나둘씩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시청앞에 피카디리는 아직까지 근근히 영업을 하고 있지만, 어느순간 소리소문도 없이 사라지겠죠.
육림극장, 저 개인적으로는 춘천하면 가장먼저 떠오르는 곳이 이곳이었습니다. 학력고사 보고 바로 달려간 곳이 이곳이었고, 첫미팅후 파트너랑 영화보러 갔던 곳이 이곳이었습니다. 군대가기전 시간이 남아서 들렀던곳, 처음으로 참여한 거리시위를 마치고 왠지 울적한 마음에 찾았던곳. 그리고 한림대에서의 생활을 정리하는 졸업식 전날, 명동거리를 쏘다니면서 들렀던 이곳, 육림극장. 이젠 정말 가슴한곳에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새겨넣어야할 이름이 된것 같군요. 그래서 추억을 소중한것인가 봅니다.
첫댓글 우리가 함께 '창'이라는 영화를 봤던 곳이 육림극장이었던가? 그 때 할아버지들 죽였었는데... 추억은 기억을 아름답게 하는구만...
땡땡이 치고 영화 몇편 봤던 기억이 납니다..
나도 학력고사 보고 맥주 한잔하고 육림극장에서 영화본 기억이 나는군여.....그게 뭐였더라....
이기적인 욕심으로 생각하면 더이상 춘천이 변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너무나 소중한 기억들이 많기에...
투명한 생활을 했다면 좋은 추억이든 나쁜 추억이든 시간이 무지 오래 흘러도 기억을 하는것이 인간사 입니다.육림극장 근처에 살고있는 여자동기가 생각나는군요.갠적으로 좋아했던 친구인데,누구에게 시집갔는지 아~쉽다.
혹시 밥 잘먹고 좀 순진한 타입의..91년도에 90박태준 선배와 연태대학 짧은연수 다녀온 후 그 여자선배를 육림극장이 아닌 피카다리앞에서 만난 기억이 있습니다..근데 아쉽긴 뭐가 아쉽습니까?
투명한 생활이라.. 의미심장하네요. 근데 왜 이 시점에서 여자 동기가 생각나고 아쉬울까요?? ㅋㅋㅋㅋ
얼마전에 학교앞 만리향도 문을 닫았더군요. 맛은 별로여도 꽤 오래된 집이었는데, 점점 잊혀져가는 것이 많아지는 요즘이군요. 투명한 생활?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데, 어떤건지?
글사랑,만리향,명동 왕만두,정문앞 분식집,월식했던 산골소당,또 없나?매사에 진실했다면..뭐 이런거 아닐까?
ㅋㅋㅋㅋ. 더욱 더 미궁으로 빠집니다. 매사에 진실했다... 최근 선문답이 유행인가요? ㅎㅎㅎㅎ.
학창시절 자주 이용했던 음식점들이 문을 닫았다는 소식에 씁씁하네요.하루빨리 경제가 회복되었으면...분명 희망이 있겠지요.
전 갠적으로 학교 정문으로 올라가는 길에 콩나물국밥이 맛있었던 철무라는 식당이 젤 많이 생각나네여... 아이 가졌을때도 춘천 생각하면 이집 콩나물 국밥이 많이 생각났는데... 아직 있겠죠?
A long long time ago disappeared.
그렇다면 정문앞언덕배기의 달리다굼 분식점은 진작에 사라졌겠군요. 슬프네요 김밥이랑 떡볶기랑 암튼 다 맛나던 집인데, 아 그립다
벌써 한 7~8년 지났지? 그집 주인 내외분은 지금 강촌에 홍천쪽으로 가다보면 가정리라는 동네가 있는데, 그곳에서 민박집을 운영하고 계심., 아주 크게. 돈 많이 버신 모양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