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매 (139)
제5장 하녀 춘매 19회
침상 가까이에 가서 멈추어 선 춘매는 고운 눈매로서 서문경을 힐끗 바라본다.
“어서 옷을 벗고 침상에 오르라구”
“싫어요.”
“싫다니?”
대답 대신 춘매는 양쪽 팔을 살짝 벌리며 한 걸음 서문경 앞으로 바짝 다가선다.
“응, 그래”
무슨 뜻인지 알았다는 듯이 서문경은 얼른 춘매를 두 팔로 안아서 번쩍 옆으로 들어올려 침상 위에 눕힌다.
전번에 한대로 해달라는 그 열여섯살짜리 다운 투정이 귀여워서 한쪽 볼에 살짝 입맞춤을 한다. 그리고 옷도 자기 손으로 벗기
려고 윗도리에 손을 가져간다.
“휘장을 닫으시라구요.”
“괜찮다구. 뭐 누가 보나?”
서문경은 금련과의 약속이 있는 터라 바깥에서 훤히 보이도록 휘장을 닫으려 하지 않는다.
“싫어요. 부끄럽단 말이에요. 닫아줘요”
“허 참, 안 닫아도 괜찮다는데...”
“그럼 저는 기분이 안 난단 말이에요. 불안해서”
“그렇다면 안 되지. 기분이 안 나면 큰일이고 말고 도리없군”
서문경은 마지 못하는 듯 휘장을 가린다. 그리고 힐끗 바깥쪽을 한번 바라본다.
금련이 엿보고 있는지 어떤지 궁금한 모양이다.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엿보고 있던 금련은 얼른 얼굴을 숨겨 버린다.
다 얘기가 돼 있기는 하지만, 서문경과 눈길이 마주치려 하자 어쩐지 쑥스러워서 자기도 모르게 시선이 거두어졌던 것이다.
곧 다시 그녀는 얼굴을 내밀고 그들의 수작을 엿본다.
서문경이 춘매의 옷을 벗겨내는 게 보인다.
휘장을 가리기는 했지만, 방안에 불이 훤하게 켜져 있어서 어렴풋이 비쳐 보인다.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는 것보다 휘장 너머로
약간 희미하게 흐려져 보이는 편이 오히려 아름답게 느껴진다.
춘매의 옷을 다 벗기고 난 서문경은 이번에는 자기 옷을 훌렁훌렁 벗어 던진다.
“불을 꺼요”
춘매가 말한다.
“불을 끄다니, 그럼 깜깜하잖아”
“깜깜하면 어때요. 훤하니까 어쩐지 부끄럽단 말이에요”
“전번엔 대낮에 그랬잖아.”
“그때는 낮이니까 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밤이니까 불을 끌 수 있잖아요.”
그러자 서문경은 볼멘소리로 딱 자르듯이 말한다.
“안돼. 불을 끄면 나는 도무지 기분이 안 난다구. 휘장을 쳤으면 됐잖아.”
“...”
“기분은 혼자서만 나서는 되는 게 아니라구. 둘이 같이 기분이 나야지. 안그래?”
“예, 좋아요”
춘매는 수긋해진다.
첫댓글 참 대단한 인간들 이네 한숨이 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