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노스밴쿠버 그라우스 마운틴으로 등반을 떠났다가 실종된 써리 거주 김원길(84) 씨에 대한 수색 작업이 성과 없이 잠정 중단됐다. 노스 쇼어 구조대는 사흘간의 대대적인 수색에도 불구하고 실종자의 흔적을 찾지 못했으며 악화되는 기상 상황을 고려해 수색 작전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구조대는 향후 날씨와 험한 지형을 고려할 때, 자원봉사자들이 투입될 수 있는 작전은 이제 사실상 한계에 다다랐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종된 김 씨는 지난 16일(일) 아침 써리 자택을 나서 그라우스 마운틴의 댐/리틀 고트 알파인 트레일 등반에 나섰다. 이 코스는 김 씨가 평소에도 자주 방문해 익숙한 곳으로 알려졌다. 그라우스 마운틴 측의 폐쇄회로TV 확인 결과 김 씨는 당일 오전 11시경 트램에 탑승했으며 낮 12시 20분경 해당 트레일 입구에서 마지막 모습이 포착된 후 연락이 두절됐다.
구조대는 라이온스 베이, 코퀴틀람, 사우스 프레이저, 선샤인 코스트 등 인근 지역 수색 구조대와 합동으로 헬리콥터와 드론, 수색견 등을 총동원해 지상과 공중에서 입체적인 수색을 펼쳤다. 그러나 김 씨가 하산 시 그라우스 마운틴 패스를 태그하지 않았고 일요일 아침 이후 교통카드 사용 기록도 전무해 산에서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김 씨의 휴대전화가 토요일부터 꺼져 있어 기지국 추적을 통한 위치 파악이 불가능했던 점이 수색의 난항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장 지형은 구조대원들의 접근조차 쉽지 않을 만큼 험난했다. 구조대는 등산로 좌우 10미터 반경을 정밀 수색했으나 가파른 경사와 곳곳에 도사린 절벽으로 인해 더 깊은 구역으로의 진입은 대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이었다. 구조 당국은 실종 시점으로부터 이미 4~5일이 경과해 생존 확률이 매우 희박해진 상태에서 무리하게 수색 범위를 넓히는 것은 위험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초동 대처의 아쉬움도 지적됐다. 가족들은 귀가하지 않는 김 씨를 기다리다 일요일 밤 10시경 써리 경찰에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 하지만 노스 쇼어 구조대에 수색 요청이 전달된 것은 다음 날인 월요일 오전 9시 30분경이었다. 구조대 측은 실종 초기 12시간이 구조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통보가 지연된 점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구조대는 주말에 더 많은 자원봉사 인력을 확보해 수색 재개를 희망하고 있으나 기상 여건이 변수다. 만약 산간 지역에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실종자를 발견할 가능성은 거의 사라지며 사실상 내년 봄 눈이 녹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경찰과 가족은 김 씨를 목격했거나 관련 정보를 가진 시민들의 적극적인 제보를 당부하고 있다. 제보는 써리 경찰(604-599-0502) 등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