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 가는 길
가을 공기가 맑고 깨끗하며 상쾌하다
하늘이 맑고, 밝으며, 높다
흰구름이 동동 떠간다
기러기때가 아침공기를 가르며 무리를 지어
창공을 힘차게 날개짓한다
아침 일찍 고향 나들이길
끊어질 듯 아슬아슬한 산허리 돌아
신작로는 산자락을 한참이나 돌고 돈다.
제법 넓은 들판이 보이고
앞 냇가에는 물비늘 반짝이는 맑은 냇물이 흐른다
벌써 벼들이 쑥쑥 팬다.
신작로에는 명주 옷고름 팔랑거리며
고향길에 코스모스가 꽃피우며
반가운 미소로 살며시
내게 안겨온다.
대추보다 붉은 감나무 잎
오-메 단풍 들겠네.
싸리 대문 앞부터 감나무에는
가을의 풍요로움을 말해주듯
고향마당 감나무에 보름달 홍시가 열린다
햇빛을 품은 빨간 감홍시가 먹음직스럽게 익어간다
맡마다 햇살을 먹음은 빨간 사과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할아버지 산소 가는 길
밤나무 밑에는
알밤도 송이밤도
소도록이 떨어져 있다.
햇살 담은 사과가 붉어 가고
빨간 감이 달처럼 달려 있다
대추가 동구 밖에 붉게 익어간다
마을길을 돌아 야트막한 웃골에 도착한다
넓은 주차장에 차들이 와있다
평안정 정자에 오르니 마음이 평안하다
하늘은 맑고 푸르다
꽃구름이 동동 떠간다.
소슬바람이 땀을 씻어준다
고향 공기 마음껏 마셔라고 하신다.
파란 잔디밭에 산소가 평안하다
푸른 절개 변치 않는 소나무가 산소를 지켜본다.
소나무 숲이 감춘 오솔길에
구절초가 방긋 거린다
풀 섶엔 쑥부쟁이가 피어난다.
산새 지저귀니 온 나무가 향기롭다
옛날에는 산 골골을 찾아다니며 벌초를 하였다
벌초 길에 자연이 키워 놓고
조상이 주는 선물 싸리버섯, 송이를 따다가
문중 벌초 날 큰집마당에 멍석을 깔고
일가친척이 잔치를 벌린다.
조상의 산소를 공원으로 만들고
푸른 잔디밭을 조성하여
왕릉같이 꾸며 관리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구경 하려온다
남자들이 벌초하는 동안
아이들과 여인네들은 알밤을 줍고
메뚜기 여치를 잡으며
꽃을 따다 꽃자리를 만들고
자연 속의 소풍놀이.
즐거운 시간 만들기에 여염이 없다
노래소리가 들리고, 마음껏 뛰어놀고
자연과 어울려 자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허리 굽은 천년 송이 내려다보며 웃고 있다
종교보다 거룩하고 예술보다 아름다운
삶의 향기가 넘친다
자연 공부에 온 산이 향기롭다
조상들과 친해지기
후손들이 서로 사랑하고 효를 실천하기 바란다.
벌초를 마치고 조촐한 술잔을 올리며
평안정에 앉고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음식을 나누며
일가친척이 담소를 나눈다.
조상의 은덕이다
너무너무 아름답다. (도시락을 나누다)
(탑리는 들이 넓다. 탑리지나 가음(아름다운 마을) 가음지나
가음 저수지 고부랑 저수지를 따라 가면
사미, 사미지나 안기재, 안기재 넘어 중리(빙계 100넘은 교회)를 지나 금천에 이룬다
금천교회(100년 넘은 교회)가 마을을 위해 기도하고, 노거수 밑 정장에는
어른들의 웃음 소리, 아이들이 떠들고, 노래를 부른다
아! 아! 아름다운 내 고향 금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