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은 이스라엘을 향한 당신의 사랑 곧 헨hen을 거두어들이지 않으셨다.
내가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든 느끼지 못하든
하느님의 사랑은 늘 거기에 있다.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절절히 느끼거나 그 현존을 느낄 때가 있지만
많은 경우 그렇지 못하다. 심지어 온 세상이, 아니 내 안의 모든 것이 들고 일어나
하느님이 어디 계시냐고 외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사실 하느님의 현존은 종종 너무 약하다.
그야말로 ‘상처받기 쉬운’ 현존, ‘참으로 부서지기 쉬운’ 현존이다.
인간은 하느님을 오해하기도 하고 거부하기도 하고 방해하기도 한다.
하느님은 내가 거부할 수 없도록 강압적 방식으로 현존하시는 것이 아니라,
마치 당신의 현존 여부를 나에게 의존하시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안에서 문을 열어주기를 기다리며 문밖에 서 계시는 것이 하느님의 모습이다.
이처럼 약한, 또는 약해 보이는 하느님의 현존이기에 우리는 그 현존을 못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내가 그 현존을 느낄 수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헨을 알고 있다면 말이다.
설사 우리가 감각할 수 없다 하더라도
하느님은 나를 바라보시는 사랑의 눈빛, 그 눈빛에 들어있는 사랑을 거두지 않으신다.
어떠한 경우에도 헨은 거두어지지 않는다.“
- 은총 / 최현순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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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손주를 바라보는 사랑스럽고, 흐뭇한 눈빛, 이것이 헨이다.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 할아버지가 곁을 지켜 주고 돌봐주는 행동이 헤세드.
은총은 카리스 Χάρις , 은사는 카리스마 χάρισμα.
구약성경을 그리스어로 번역하며
헨과 헤세드를 카리스로 번역하였다.
헨 hen 은 호의, 매력, 사람을 끄는 힘을 뜻하며,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가지시는 호의, 총애, 사랑을 뜻한다.
창세 6,7-9에 나오는 ‘주님의 눈에 들었다’는 표현이 바로 헨 hen이다.
직역은 ‘하느님의 눈에서 hen을 보았다’로 ‘은총을 받았다’는 뜻이 된다.
hen은 하느님이 인간을 바라보시는 눈빛, 마음을 가리킬 때 사용되며,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행동이라기보다 하느님께서 근본적으로 마음에 품으신 사랑이다.
그분은 한번 베푸신 hen을 절대 거두지 않으시며(이사49,14-16) 무상으로 거져 주신다.
그리고 그 사랑을 구체적으로 인간이 체험할 수 있게 베푸시는 행동이 헤세드 hesed이다.
헤세드는 충실함의 의미를 지니며 은총, 자비, 자애, 선의 등으로 번역되며
사무엘 하권 2장 5절의 '충성', 6절의 '자애'가 바로 hesed이다.
내가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든 느끼지 못하든
하느님의 사랑은 늘 거기에 있다.
내가 그 현존을 느낄 수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헨을 알고 있다면 말이다.
설사 우리가 감각할 수 없다 하더라도
하느님은 나를 바라보시는 사랑의 눈빛,
그 눈빛에 들어 있는 사랑을 거두지 않으신다.
어떠한 경우에도 헨은 거두어지지 않는다.
"주님, 저희 위에 당신 얼굴의 빛을 비추소서"(시편 4, 7)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마태5,14)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마태5,16)
평안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