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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리스도의 살과 피가 아니면 구원이 없는지 설명하시오!
2023년 가해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복음: 요한 6,52-59
오늘 복음에서 유다인들 사이에서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하며 논쟁이 일어납니다.
어쩌면 우리도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라는 말씀에 ‘조금 지나치고 억지 아니신가?’라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정말 예수님의 살과 피가 아니면 무조건 지옥이라고 하신다면 그 말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있나요?
가톨릭에서는 많은 경우 영양제나 치료제처럼 성체를 설명합니다. 상처나 병이 생겼을 때 성체 성혈을 영하면 힘이 생기고 상처가 치유된다는 식입니다. 이러한 설명은 예수님의 성체 성혈에 대한 커다란 모욕입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주는 음식이 단순히 건강만 유지하게 만드는 데 사용될까요? 하느님 자녀가 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요소임을 인식 시켜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믿음’에 관련되어서 말입니다.
개신교에서는 이 구절을 ‘말씀’으로 해석합니다. 예수님의 살과 피는 곧 하느님의 말씀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성경 말씀을 통해 배우고 이해함을 통해 하느님 자녀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살과 피, 곧 성체 성혈은 단순한 성경 말씀과 구별됩니다. 부모가 살과 피를 주지 않고 가르침만으로 자신처럼 아이를 성장 시킬 수 있을까요? 불가능합니다.
루마니아의 차우슈에스쿠 정권(Nicolae Ceaușescu)은 1965년부터 1989년까지 루마니아를 다스린 공산주의 정권이었습니다. 차우슈에스쿠 정권은 높은 출산율을 통해 인구 증가를 추구했습니다. 이에 따라 대부분 가정이 무거운 세금을 물지 않으려면 다자녀를 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제적 어려움이나 사회적 문제로 인해 가정에서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동이 급격히 증가하였습니다.
이렇게 버려지는 아이들을 위해 차우슈에스쿠 정권이 설립한 아동 보호 시설은 상당히 열악한 환경이었습니다. 기초 시설과 인프라가 부족하였고, 사람들이 아동에게 필요한 보살핌과 사랑을 제공하지 못했습니다. 시설 내에서 아동들은 영양 부족, 체계적인 교육과 의료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라야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곳에서 자란 아동들은 발육 부진, 정서적 및 인지 문제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겪었습니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 고아원입니다. 블라디보스토크 고아원은 1941년 독일군 침공으로 인해 발생한 굶주림과 대규모 사망으로 인해 수많은 고아가 생겼습니다. 루마니아 시설과 마찬가지로 이 고아원에서 자라는 아이들도 발육 부진과 인지, 학습 문제의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이러한 시설에서 자란 아이들은 단 한 번도 엄마와 같은 포옹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생존하려는 방법으로 이 아이들은 몸을 앞뒤로 흔드는 일을 합니다. 동공이 풀려있고 머리를 처박는 등의 자해를 하기도 합니다. 음식은 먹었지만 사랑은 먹지 못한 것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믿는 이는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고 하십니다. 우리에게 살과 피를 내어주시는 분이 하느님임을 믿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마치 엄마 젖을 먹는 아이가 자신도 엄마와 같은 존재임을 믿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나 자신을 물 위를 걸을 수 있는 존재로 믿어지지 않는다면 예수님을 믿는 것이 아닙니다. 이 믿음이 우리를 하느님 자녀로 탄생하게 만듭니다. 예수님의 존재를 믿는 것이 아니고 단순히 예수님의 말씀을 믿는 것도 아니며 우리에게 살과 피를 주시는 분이 하느님임을 믿는 것입니다. 그래야 그분의 말씀이 나에게 의미가 있게 됩니다. 같은 말이라도 엄마의 말이 힘을 발휘합니다. 엄마는 나에게 살과 피를 내어주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엄마의 젖은 엄마의 살과 피입니다. 아기가 젖을 먹을 때 엄마의 살과 피가 빠져나가는 것입니다. 곧 엄마의 죽음인 것입니다. 엄마는 그 죽음으로 아기를 살리고 아빠가 벌어오는 돈으로 다시 생명을 되찾습니다. 이것이 죽음과 부활의 과정입니다.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한 이유는 성경에서 이 신비를 깨닫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누구든 알아보려면 예상해야 합니다. 지식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성체 안에서 하느님을 볼 줄 모르는 이유가 바로, 이 신비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개에게 먹을 것을 받아먹은 옥사나 말라야는 자신이 개라고 믿기에 인간과 교제할 수 없습니다. 인간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옥사나 말라야를 인간으로 만들려면 한 인간의 살과 피가 필요합니다. 그를 부모라 믿고 그 부모처럼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지 않으면 절대 인간이 되지 못합니다.
저는 이 교리 교육이 제대로 행해지지 못하기에 냉담자가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처럼 그리스도 죽음과 부활의 신비가 왜 성체 성혈과 연결이 되는지를 깨닫고 그분의 살과 피가 아니면 하느님 자녀가 될 수 없고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없음을 깊이 깨닫고 가르쳐야 합니다. 지금은 성체 신심이 매우 약해졌습니다. 이 신학이 확립되지 않으면 코로나와 같은 것이 오거나 어려운 일들이 생길 때 또 쉽게 성체를 포기하게 될 것입니다. 엄마의 젖 없이 아기가 아이가 될 수 없는 것처럼, 그리스도의 살과 피 없이 누구도 하느님 자녀가 될 수 없습니다.
- 전삼용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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