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호 신부 그림에세이집 「꽃과 별과 바람과 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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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사랑의 순교자-교황 요한 바오로 2세' 편에 실린 조광호 신부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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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세요? 화가세요?" 조광호(인천가톨릭대 종교미술학부 교수) 신부의 답변은 물론 "신부입니다"다. 또 곧 이어 다른 사제들이 미사전례를 통해 복음을 선포한다면, 자신은 "그림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사제"라는 대답이 뒤따른다. 그림으로, 수필로 다재다능한 예술혼을 보여주는 조 신부가 그의 예술가적 감수성과 사제로서 고뇌가 녹아흐르는 그림에세이집을 냈다. 「꽃과 별과 바람과 시」라는 제목의 단행본이다. 우리나라 작가로는 드물게 장르와 재료를 넘나들며 회화와 판화, 이콘, 유리화 등을 통해 신앙적 메시지를 전해왔을 뿐 아니라 여러 매체에 기고한 글을 통해 수필가, 혹은 칼럼니스트로서 재능까지 보여준 조 신부의 예술가적 사색과 그 오솔길을 유감없이 드러내는 작품집이다. 조 신부는 그러나 '예술이 그 자체로 구원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한다. 신앙과 예술은 모두 '진리의 드러남'을 지향하지만 예술은 절망 앞에 인간을 세우고 구원을 갈망케하는 반면 신앙은 초월적 세계를 통해 구원의 길을 제시한다는 입장을 그는 보인다. 한 장 한 장 책갈피를 넘기다보면 조 신부의 예술가로서 고뇌, 사제생활에서 오는 갈등 너머 영성의 깊이와 다재다능한 매력을 듬뿍 느끼게 된다. 인간 실존 문제에서 고통과 희망, 행복, 소유, 가난, 구원 문제에 이르기까지 그의 폭 넓고도 깊이 있는 사유를 책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의 매력이다. 1장 '초만 있으면 뭐하니?'에서는 조 신부가 그간 삶에서 겪은 다양한 체험과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을 접할 수 있고, 2장 '어떤 사랑을 하느냐, 그림을 어떻게 다스리느냐?'에서는 그가 살아가는 동안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와 대화를 들을 수 있다. 3장 '그리움에서 그리움으로'에서는 겸재 정선이나 빈센트 반 고흐 등 동서양과 시대를 넘나드는 예술작품에 대한 해설이 실려 있다. 조 신부의 작품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이다. 이 책엔 저자의 작품 30점이 수록돼 있는데 1장에선 '블루 로고스(blue logos)' 연작을, 2장에선 최근 몰두하는 '천사' 연작 중 유리화작품을, 3부에선 동ㆍ서양 여러 화가의 대표작을 볼 수 있다.(샘터/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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