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8월 16일 수요일
무작정 찾아간 민박집 문전박대 당하다
그렇게 냄새와 사투를 벌이다 보니 밖이 어슴프레...
허여멀건....밝아옴이 느껴지더만요..온통 안개가 자욱하게 낀 풍경이 멋있기는 합디다...
그리고 언제들 그렇게 내렸는지 버스도 텅~~ 비어있고...
글서 막판 한 한시간 정도는 의자에 누울수가 있었어요....
드디어 드디어 에딘버러 역에 도착....
네 그렇게 치킨가게에서 쌩쑈 하고 버스에서 냄새 시달려가며 간곳은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였습니다....
<버스에서 내린후...... 한마리의 비둘기와 차에서 나온 그을음의 흔적들....>
하지만..... 어딜 가야 할지도 모르겠고....
더 미쳐버리겠는건 여행책자마저 놓고 오고...(호스텔에 짐을 맡기고 왔거든요)
에딘버러 버스역에 나뒹굴고있는 책자는 전혀 알아먹을 수 없는 말들로 ?X라?X라
막막........
초조........
불안........
그 와중에 나의 배때기에선 "꼬르륵~~~~"
그래... 나의 배때기가 뭔 죄가 있겠냐 우선 뭘 먹자...
어제 사놓은 치킨과 감자 (어제 감자칩만 조금 먹었음)
치킨은 정말 싸늘하게 식어있고.... 감자는 다 눅어서 축축쳐져 있고.... 콜라의 김은 다 빠져있구..
그래도 맛납디다... 우걱우걱 다 먹고....
그 때 들려오는 소리
"혹시 XX이네 민박 오시는 손님?"
"아 아닌데요... 저 혹시 방 있나요?? 저희 갈데 없는데.... 제발...."
아주 매정하게 없댄다....
에딘버러가 그렇게 유명한 곳이였단 말인가.....
난 그냥 풍경 멋지다고 해서 온것인데...
악~~~ 그때가 에딘버러 축제 기간이라는것이다....
옌병...축제는 얼어죽을...
난 축제같은거 필요없다 이거지.....우린정말 축제인줄 알았으면 안왔을껄 살짝 후회가 되는구나
어쩌냐....계속 동동거리고 있을때...
내 배낭 주머니속에 꼬깃꼬깃 종이쪼가리가 하나 있었으니.....
민박집 주소....
"이런 전화번호도 아니고 주소냐....."
이것에 목숨을 걸고 지도한장 주워서 보고 찾아간다...
설마 이렇게 몸소 찾아온 이들을 내쫓기야 하겠나 하는 생각에...
헉쏘리나게 멀다...가도 가도 모르겠다... 한참을 내려왔는데...
<역에서 나온후 살짝 큰길을 따라가니 이곳이 나옵니다
여기서 부터 저~~~ 끝까지 쭉 가서 왼쪽으로 꺾어진후 또 한참을 가서 겨우겨우찾았죠>
정말 눈물 한방울 흘려주며 겨우겨우 찾았고 벨을 누르고...
기대에 찬 얼굴로
"방 있나요?"
"아니 어떻게 오셨나요?"
"걍 지도 보고 왔어요..."
"전화라도 하시지..." (앗 말끝이 흐리다...분위기 않좋다....)
"주소밖에 가진게 없어서....."
"죄송해요 25일까지 풀이에요...."
"흑흑흑 어떻게 안될까요?? 저희 정말 갈데 없단 말에요... 마루에라도 괜찮아요...침대 아니어도 괜찮아요...
진짜 오늘 하루만 재워주시면되요...낼 아침에 일찍 나갈거구요 저희 맡길 짐도 없어요...제발 제발....."
"이렇게 무턱대고 오시면 저희도 어쩔수가 없어요 죄송해요 인포에 알아보세요"
쾅~~~~~
엉엉엉 정말 하늘이 노랬다....
이렇게 매정할 수가 나같음 진짜 마루에라도 아니 부엌에서라도 재워준다...
이렇게 사정하는데....
자 과연 밍밍은 어찌해야 하는것일까....
이대로 주저 앉을 것인가 ?
그렇게 문전박대를 당한후 우린 어쩔수 없이 그 길을 다시 낑낑 올라왔다....
진짜 인포에 가기 위해...
<솔직히 이게 뭔지 모른다..책자가 없어서 인포 앞에 저게 있다 잘은모르겟으나
에딘버러에서 유명한거 같다 쌩뚱맞게 시내 한복판에 있는걸 보면말이지>
<에딘버러 시내... 오른쪽에 보이는게 에딘버러 성인가?>
<멋진 호텔... 비싸겠지? 저때 숙소에 한이 맺히긴 했나보다 호텔을 다 찍어놓고>
허거거 인포 줄이 장난 아니게 길다...
그건 그렇고 말이 안통하잖여....아 정말 절망이다....
"에~~ 아이 원트...호스텔...오알 비엔비"
호스텔과 비엔비(영국식 민박)는 다 풀이라고 하는것 같다....
호텔밖에 없다는데...
"에~~ 그럼 치퍼...치퍼...호텔.. 앤드 니얼. (난 가까운 곳을 달란 뜻이였다)"
한참을 애쓰시던 그 분...(정말 고마운 그분)
둘이서 70파운드짜리 호텔을 소개시켜주셨다... 친절하게 약도도 주시고....
분명 가까운 곳을 달라고 했고 알았다고 무척 가깝다고 했는데....... 쫌 멀더라...
그래도 얻은게 어디야.... 지도를 붙들고 열씨미 찾는다...
그렇지 한번에 찾을 우리가 아니다....
인포 아줌마께서 전화걸어 11시 반쯤이면 도착할거라고 호텔주인한테 알려줬는데.
지금 12시 훨씬 넘었다....
지나가는 사람들 붙들고
"웨얼 이즈...XX"
저쪽이란다... 글서 열씸 갔다... 근데 안나온다.....
다시 물어물어 간 결과..... 아까 물어본 그 다음 블럭이였다....
갈쳐줄라믄 제대로 갈쳐주던지... 아님 걍 쌩까시지....친절한 척 해대면서 딴델 갈쳐주냠....젠장
암튼 꺼이꺼이 숨넘어가기 일보직전에 찾아 들어간 호텔???
이게 호텔이가?
걍 무슨 가정집을 살짝 개조한것 같다...
뭐 그래도 방은 무지 깨끗하고 조용하고 넓었다...화장실도 좋고...커피도 있고..
우선 씻고...
"우리 쫌만 자자... 너무 피곤하데이~~"
하고는 쓰러졌다...바로 기절모드 돌입.....
얼마나 지났을까....
<19번 방을 쓰랍니다 과연 방은 어떤모습으로 날 반긴것일가>
<여기가 70파운드짜리 방입죠....깨끗은 합니다 5인실인데 저와 친구랑만 썼어요>
<그래도 나름 티비도 있구요... 해도 잘들고 해드는 김에 우리의 운동화를 소독좀 했죠>
<원목으로 만든 옷장도 하나 있었죠>
<화장실도 널찍허니 깨끗하고 좋았습니다 다만 너무 넓어서 샤워할때 쫌 추웠다는>
<드디어 전 기절했나봅니다... 친구가 찍어놨더라구요>
헉... 눈뜨니까 9시다... 밤 9시....
"우이씨...오늘 하루 다 갔잖어...."
여행에서 시간은 돈인데.... 오늘 완전 과소비 햇다...
글고 배고프다...가게 문닫기 전에 얼른 가자...
갔더니 15펜스짜리 빵이 있다.... 그거랑 샌드위치랑 요거트랑 샀다...
<한참을 기절한 후 깨어나 먹을걸 사가지고 오는 도중 숙소 앞에서...
앗 저도 있네요 제가 서있는 곳 아래가 제가 묵었던 방입니다 >
그 빵 정말 싸고 맛나다... 가격대비 성능 완전 우수하다....캬캬캬
샌드위치는 뭐 여느 샌드위치와 똑같고..
요거트 이게 아주 사람 잡았다...
살때부터 두개를 가지고 고민고민 하다가 더 싸고 큰걸 집었지...
아마 그땐 누구라도 그걸 집지 않았을까 싶다...
뚜껑을 열었다... 뭔가가 있다....
"뭘까??"
한입 펐다....
"우웩~~~~"
바로 뱉었고 바로 다 싸서 버렸다....
그 뭔가는 바로 쌀 이였다...팅팅불은 쌀....
요거트에 밥말았는데 다 팅팅 뿔었다고 보면 딱 맞을것 같다...
어우~~ 쓰고 있는 지금도 쏠린다.....
그렇게 오늘 하루....자다가 끝났다....낼은 하루죙일 투어받아야 하는데...
에딘버러 이렇게 끝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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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 내역
호텔 예약비(3)+ 숙박비(70)
점심-빵2개(0.30),샌드위치(1.95)
저녁-빵3개(0.45),샌드위치(1.95)
요거트(0.49) 주스(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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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 78.57 X1850 = 145,350원정도
아무리 생각해도 이날은 나의 여행에 있어서 가장 아까운 날이 아닐까 싶다
잠자지 말고 힘들었어도 나가서 에딘버러 축제구경을 했어야 아니 축제는 고사하고
에딘버러 성 문앞에라도 가봤어야 했는데.....
첫댓글 ㅋㅋㅋ
ㅎㅎㅎ
문전박대? 예약을 안했음 문전박대는 싸지....예약을 해놓고 가서 전화를 하니 민박집 아니라고 하는 곳도 있든데.. 다이얼 잘못돌려서 파리시내에서 하필이면 한국인 집에 전화를 하게되였을까? 지금도 풀리지 않은 미스테리가...존재함을.....
헉. 저도 일본에 있는 친구 집에 전화했는데 한국 사람이 받아서 열심히 얘기하다 보니...잘못 걸었던 기억이--;
전보다 사진이 더 많아진거 같아욤~~ 글쓰기 귀차느짐의 압박??ㅎㅎㅎ 스콧기념탑... 저거 보러 가고싶긴한데... 10시간의 이동시간이 너무 압박이에요...에휴...ㅠㅠ
아 이름이 스콧기념탑이구나...... ㅎㅎㅎ 흠... 비행기를 타고 가세요 한시간이면 간대요.. 전 혹시라도 또 갈일이 있다면 꼭 비행기 타고 갈랍니다.. 죽어도 버스는 안타요 아 글고 귀차니즘 아닌데... 오히려 글도 조금 더 보강했구요 사진첨부를 더 한거에요...^^
ㅋㅋ10시간 동안 야간버스를 탔으니 하루 종일 잤을만두 하네요,,야간 기차도 그럴라나,,쪼까 걱정되네요^^:
기차타면 4시간도 안걸리다던데.... 야간기차는 없지 않을까요?? 암튼 버스는 비추비추... 돈좀 들여서라도 비행기를 타셔요....
기차도 있으면 기차가 제일 좋을듯~~뱅기는 정말 겁나요..그리고 밍밍씨!!! 나중에 나라별로 루트를 다시 추려주셔요~~
물론이죠 마지막에 올려드릴게요
어제 쉬고 오늘 컴을 키니 밍밍님 글이..마니 올라와 있네여.. 나 이거 외운다..여행기..ㅋㅋ
ㅎㅎㅎ 마자여 마자여....
그래도 넘 냉정해요~저두 나중에 밍밍님이 나라별로 루트정리해주시면 참고할게요~ㅎㅎㅎ
그때는 축제기간이라 어쩔수 없었을 겁니다....
처음 혼자 떠나는 여행..무엇보다 숙소가 젤 걱정되기는 해여..
축제나 성수기만 피하면....널린게 숙소지요...
ㅎㅎㅎ 잼있네요... 숙소때문에 고생많이 했겠어요 ㅎㅎ
네 추운 여름날(?) 땀 뻘뻘나게 걸었죠...... 아우 지금 또 하라면 못해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