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무역 전쟁 속 중동서 돌파구, 500억 미달러 투자 유치
42년 만의 총리 방문, 눈과 모래의 경제 동맹 가속화
미국발 무역 전쟁과 생산성 저하로 고심하던 캐나다 경제에 중동의 자금이 대거 수혈된다.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마크 카니 총리는 미화 500억 달러, 캐나다 달러로 약 7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별도로 캐나다 내 핵심 광물 가공 시설 확충을 위한 1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도 막바지 조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카니 총리는 21일 아부다비에서 열린 캐나다-UAE 비즈니스 위원회 연설을 통해 이번 순방의 성과를 공개했다. 양국은 미화 500억 달러 규모의 양자 투자 프레임워크에 합의했으며, 이 자금은 캐나다의 핵심 광물 개발, 에너지 섹터, 항만 인프라, 인공지능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입될 전망이다. 구체적인 자금 집행 시기는 명시되지 않았으나, 이번 투자는 미국과의 무역 갈등 속에서 캐나다 경제의 기초 체력에 대한 국제적 신뢰를 재확인했다는 평가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10억 달러 규모의 핵심 광물 가공 시설 투자다. 정부는 이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에너지 기술과 첨단 제조업에 필수적인 광물 공급망을 장기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가 보유한 AI, 양자 컴퓨팅, 생명 과학 분야의 기술력을 상용화하는 데 UAE 자본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방문은 1983년 이후 현직 캐나다 총리로서는 42년 만에 처음 성사된 것으로 양국 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니 총리는 투자 보호 협정 체결과 무역 협상 개시를 알리는 한편, UAE 투자자들을 캐나다로 직접 초청해 대형 프로젝트를 모색하겠다는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정부는 양국이 무역 국가이자 녹색 기술을 추구하는 에너지 강국이라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향후 10년 안에 교역 규모를 두 배 이상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 협력 외에도 국제 안보 이슈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카니 총리는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만나 수단 내전 상황을 논의했다. 미국, 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가 참여하는 4자 협의체 프로세스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평화 중재 시도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다만 UAE 정부가 수단 내 인종 폭력을 조장하는 신속지원군을 지원한다는 국제사회의 의혹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아부다비 일정을 마친 카니 총리는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남아공 요하네스버그로 이동했다. 이번 G20 회의는 트럼프 행정부가 남아공 내 인종 폭력 문제를 이유로 고위급 인사를 파견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핵심 광물 공급망 개선, AI를 활용한 지속 가능한 개발, 산불 및 재난 방지 등을 우선순위로 내세울 방침이다. 내년에는 UAE 국부펀드 관계자들이 캐나다를 답방해 구체적인 투자 기회를 물색할 예정이어서 '눈과 모래'의 경제 동맹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