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덱스펀드의 탄생배경
“투자사업은 거대한 사기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성과가 뛰어난 펀드매니저를 고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잘못된 생각입니다.” 하버드 대학기금을 세 배나 키운 잭 마이어가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말한 내용이다. 그는 개인투자자들이 좋은 투자성과를 내기 위해선 첫째 분산투자, 둘째 투자비용 절감, 셋째 장기투자를 꼽으면서 인덱스 펀드투자를 권하고 있다. (존 C. 보글의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에서 인용) 인덱스 펀드는 인덱스(Index=지수)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수익을 낼 것으로 목적으로 운용되는 펀드를 지칭한다. 인덱스 펀드는 1964년 CAPM( Capital Asset Pricing Model)에서 처음으로 소개됐고 7년 뒤인 지난 1971년 Wells Fargo Bank가 최초로 인덱스펀드를 만들었다. 뱅가드자산운용의 창업자 존 C. 보글은 이보다 4년 늦은 1975년 ‘뱅가드 S&P500’을 설립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공모펀드로서는 세계최초의 인덱스펀드인 뱅가드 S&P500은 운용규모가 113조원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큰 펀드이기도 하다. 이론적으로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의 수익률은 주식시장 총수익률에서 각종 금융비용을 뺀 금액이다. 이것이 인덱스펀드의 논리적 배경이다. 우리가 흔히 농담처럼 이야기하는 ‘도박장에서 돈 버는 선수는 도박장 주인’이라는 말이 인덱스펀드의 존립근거인 셈이다. 실제로 미국의 펀드 수익률을 측정한 결과,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은 일반주식펀드들이 올린 수익률보다 연평균 2%포인트 가까이 높았다고 한다. 이는 펀드에서 매년 떼는 신탁보수와 펀드가 거래하는 주식 중계수수료 때문이다. 일반주식 펀드를 잘만 고르면 지수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얻을 수도 있지만 평균적으로 성공적인 투자를 하려면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말이다. 미국에서 인덱스 펀드 운용규모는 2006년말 기준 810조원(환율 920원 적용)으로 전체 미국내 주식펀드 4,484조원의 18.1%를 차지한다. 대표적 인덱스펀드인 뱅가드 S&P500의 운용규모는 113조원으로 우리나라 전체 주식펀드 규모와 유사하고 미국 인덱스펀드 총액에서도 14%를 차지한다.
2. 한국 인덱스 펀드 현황
우리나라에 인덱스펀드가 언제 도입됐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다. 현존하는 인덱스펀드 중에는 지난 1999년 10월18일 설정된 우리CS자산운용의 ‘프런티어인덱스플러스알파’가 가장 오래됐다. 현재 가장 큰 인덱스펀드는 삼성운용의 KODEX 200 ETF로 1조3천억원에 달하지만 뱅가드500의 1.2%에 불과하다.
표1) 참조
우리나라 대다수 인덱스펀드는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펀드이나 최근 각종지수가 개발되면서 다양한 인덱스펀드가 선보이고 있다. 현재 전체 인덱스펀드 운용규모는 5조4천억원으로 전체 국내주식펀드 총액 중 10%를 차지한다. 미국과 비교하면 절대규모나 상대적 비중 면에서 모두 뒤처지나 미국의 인덱스 펀드역사가 30년 이상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펀드 수는 1999년말 5개에서 최근 106개로 급증했고 종류도 10여종에 달한다. 최근 9년 사이에 한국의 인덱스펀드 시장은 약진을 뛰어넘어 급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3. 한국 인덱스펀드의 성과-평균수익률 비교
인덱스 펀드의 장점은 첫째 평균수익률 측면에서 일반주식펀드를 앞선다는 점, 둘째 펀드간 성과격차가 좁아 펀드 선택위험이 일반주식펀드에 비해 작다는 점이다. 우선 한국의 인덱스펀드가 과연 일반주식펀드 성과를 앞서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최근 5년간 성과는 인덱스형(코스피200 추종형)이 연평균 25.1%로 일반주식펀드보다 연 0.6%포인트 낮았고 3년간은 3.0%포인트나 낮았다. 5년미만 성과는 인덱스형의 참패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999년부터 최근까지 약 9년간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인덱스형이 연평균 18.0%(누적 339.4%)로 17.4%(누적 320.7%)인 일반주식펀드를 연 0.6%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간 성과는 특정 주식집단의 움직임에 따라 100% 분산투자하는 인덱스형이 일반주식펀드보다 저조한 성과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10년이상의 장기성과를 관찰하면 이같은 주가움직임의 특이현상이 사라지고 인덱스형 본연의 장점, 즉 저비용 효과가 드러나게 된다.
표2) 참조
미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다. 1996년부터 2000년까지 5년간 최고의 인기를 누린 5대 일반주식펀드 운용사의 평균수익률은 21.0%로 뱅가드500이 올린 18.4%보다 높았다. 그러나 2001년부터 2005년까지 5년 동안 이 펀드들은 인덱스펀드보다 4%포인트 이상 낮은 성과를 보였다. 상승과 하락기간을 모두 포함한 10년간을 보면 일반주식 펀드는 연평균 7.8%로 인덱스펀드의 연 9.1%보다 1.2%포인트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인덱스형과 액티브형의 지난 9년간 성과차이는 우연인지 몰라도 펀드간의 신탁보수율 차이와 유사하다. 지난 2000년부터 최근까지 일반주식형과 인덱스형의 신탁보수율을 단순평균하면 각각 2.3%와 1.5%로 인덱스형이 0.8%포인트 싼 편이다. 펀드수수료가 수익률 차이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성과격차와 보수율 격차의 유사성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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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글 감사합니다 .. 처음부터 저런 자료부터 올리셨으면 오해가 없지 않습니까;-)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인덱스가 최고^^
하늘보며 님 인덱스펀드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나름 생각했는데 찬찬히 읽어보니 투자하는 이유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시구요 ^^
제가 인덱스를 하는 이유. 많은 책들에서 인덱스를 극찬하는 이유이죠. 제가 장기투자를 원칙으로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