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넷에 올린 글을 여기에도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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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첨에는 일반 신문의 기사처럼 글을 쓰려고 했었는데 컴퓨터가 있는 것도 아니요, 인터넷을 아주 편하게 접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짬이 날때 마다 일기 형식으로 쓰려고 맘을 바꿨슴다.
그리고 이번에는 6주간 일주일에 두번씩 90분간 있었던 여름방학 클래스를 마감하면서 이에 대한 글을 올립니다.
읽으시다가 사범 아닌 초보사범의 좌충우돌하는 글에 많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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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필로그 - 여름방학 클래스 상황 보고
지난 8월16일에 있었던 한인축제에서의 태권도 시범은 엄청나게 준비된 흰띠 아이들과 준비가 제대로 안된 성인 보조자들의 성과(?)로 많은 분들의 기억에 남는 행사가 되었고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추억과 "태권도 하면 여러가지 재미난 일들이 있다"는 생각을 심어준 계기가 되었습니다.
근데 한가지 웃긴것은 로칼신문(우리네로 따지면 부산신문, 서구소식 뭐 이런 주간 신문)에 제자 중에 가장 잘 하는 아이가 나온 것이 아니라 가장 많은 노력(?)이 필요한 루이가나온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단독으로 .....
사진 상으로 보면 이건 마치 엄청난 수련을 한 어린이의 발차기 같이 나온 것을 보고 '영국애들이 사진을 잘찍긴 잘찍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기본 동작과 바로 이어진 뛰어앞차기 격파에서 많은 관중들의 환호성과 박수 그리고 웃음을 만들어 내었는데 오히려 약간의 실수가 지역 주민들에게는 오히려 더 좋은 반응을 불러 일으킨거 같았습니다.
시범이 끝나고 난 다음 "우리 애도 태권도 배우고 싶어하는데 ..."하는 질문을 많이 들었거든요 ...
그리고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은 한인 축제에 참가하였던 한국관광공사 영국지사로 부터 11월10일에 있는 관광박람회에 와서 애기들 시범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며 직접 시범 제의를 받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날에 가서 할거구요.
나중에 이 사진들을 모아서 올려보도록 하죠. 근데 기대는 넘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컴퓨터도 없는데 어케 스캔을 해서 올리겠습니까? 하지만 최대한의 노력은 해보도록 하죠
그리고 그 다음 주 목요일에 운명(?)의 태권도 심사가 있었는데 총 10명 중 9명이 참가하게 되었고 이중에는 가장 어린 6살의 문현웅이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이라서 그런지 그리고 첫 심사가 대부분이라서 그런지 다들 긴장하고 있었는데 가장 아끼던 제자인 코난이 기본동작과 겨루기 격파에서 양호한 모습을 보여줘서 1등을 할 줄 알았는데 이게 왠걸 가장 어린 현웅이가 1등을 하였더군요.
근데 현웅이는 전에도 잠시 언급했었지만 야인시대의 김두한 처럼 되겠다고 태권도를 배우는 약간은 맹랑한 아인데 겨루기 중에 한번 차면 김두한 처럼 -안재모 처럼- 일부러 허리숙여 한바퀴를 도는 버릇을 가지고 있습니다.
심사는 유단자협회의 회장님이신 관장님이 직접 오셔서 보셨는데 관장님도 깜짝 놀라시더군요. 이때까지 이렇게 어린 애가 1등을 한 적이 없었다고 하시더군요. ^.^
심사평을 관장님이 해주시던데 -물론 영어로- 하이 스탠다드이고 하사범이 잘 가르쳤다..
뭐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v^.^V
일주일 뒤에 다시 급증과 시상식을 하면서 학부형들과 같이 기념사진도 찍고 하는데 새로온 학부형들이 질문을 하더군요.
우리 애 학교에서도 제발 가르쳐라 ..... 토요일 클래스도 니가 가르치냐? 그럼 우리애 보내겠다 ..... 옆 집에도 너 한테 배웠는데 행동이나 버릇이 좋아져서 보낼려고 한다
우리 애에게도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다 ...뭐 이런 기분 좋은 말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바로 이런 성과 -돈은 실질적으로 적자였지만- 때문에 많은 분들이 교육자로 활동하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돈 적자 난것은 생각은 안나고 그 기분을 즐겼고 그 기분은 지금 생각해도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바꾸고 싶지 않네요....
2. 저는 애들과 함께 있는 것이 좋아요 .....
제 나이가 좀 되다 보니 애기들이 무조건 귀엽게 보입니다. 그리고 10명 정도의 조카들과 한국서 지내다 보니 애기들을 데리고 놀고 겁주고 얼르는데는 이골이 난 거 같기도 하구요.
전에 접시 딲을 때도 몸은 많이 힘들었지만 1주일에 1시간 있었던 태권도 클래스가 기다려 졌습니다. 애들을 가르치러 자전거 타고 학교로 가면 얼마나 피곤하든지 하지만 애들을 가르칠려고 세수하고 기합 넣고 하다 보면 어느새 새 몸이 되어 한시간을, 제가 생각해도
엄청난게 파워풀하게 보냈습니다- 보내고 집에 가면 9시 넘어서 그냥 쓰러지듯이 잠들곤 했는데 그렇게 잠들던 것이 가장 행복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발목이 피로골절이고 손목이 일하다가 인대가 늘어났지만 애들과 함께 있으면 목소리도 바뀌고 해서는 안되는 앉아쪼그려 뛰기, 팔굽혀 펴기를 막막 해댄답니다.
그리고 첨에는 애들이 우리 말로 카운터도 못하다가 요즘은 "둘둘 셋넷 다섯 여섯 .."하는 우렁찬 소리에 살며시 웃기도 합니다. 물론 태권도 수업시간 전에 화살기도라는 맘속 기도로
"오늘 이 시간도 우리 아이들에게 제가 줄 수 있는 최선의 영향을 줄 수있게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합니다" 기도를 클래스 시작 30분 전에 하고 나면 어찌나 신이 나고 재미있어 하는지 ...
때로는 벌주고 때로는 체벌도 마다 하지 않는 저를 좋아하고 따르는 아이들과 학부형을 보면 하루의 보람, 아니 일주일간 준비한 보람을 느낀답니다.
9월이 되면 이제 더 기대가 됩니다. 더 많은 아이들, 전혀 아이 같지 않은 고등학교에서도 가르쳐야하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더 많은 기쁨을 누릴 기회가 온다는 생각에 때론 실실 웃기도 합니다.
3. 1년간 가르치면서 느낀 것들 - 가르친 것이 아니라 뒤를 돌아본 순간들
작년 9월 학기부터 이기범 사범이 하던 클래스에서 보조로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한 이일이 어느덧 1년이 되었습니다.
첨에는 가르친다는 생각으로 애들에게 다가갔지만 나중에는 서서히 바뀌기 시작하더군요.
애들을 가르치려면 나 부터 똑발라야 하겠구나 ..... 하는 이 생각에서 나를 돌아보게 되더군요.
말을 할때나 길을 갈때 그리고 태권도를 가르칠때 공부할때 등 모든 순간에 나는 "선생님"이야 라는 생각에 다시 바로 할려고 하는 모습에서 나를 바로 하려는 촉매제가 바로 아이들이
되더군요.
태권도 발차기를 가르치기 위해서 그 전에 먼저 연습을 하게 되고 아이들에게 공부를 하라고
말 할때 마다 나는 얼마나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지? 하는 반문에 집에 가서 공부를 다시 하게 되더군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늘 아이들에게
"When I order anything, you don't need to say no just say YES, sir. or yes I can "
라고 가르치면서 항상 Try를 말하면서 나는 먼저 겁먹고 하지 않는 것이 있는지? 되돌아 보게 되고
내말에 내 스스로가 충실해질려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겨루기를 하면서 맞아 울더라도 다음에 다시 할려고 하는 그 어린 맘을 볼때마다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누가 말했던가요. 어른의 진정한 스승은 아이 라고 ........
4. 앞으로의 계획과 기타 잡설 ....
앞으로는 곧 열리게 될 클래스들과 시범 계획에 밚이 바쁠 것 같습니다. 다른 지역 일본 무술도장에 가서 태권도 클래스도 열게 되었고 fitness 스타일의 태권도 클래스도 일반 스포츠 센터에서 하게 되어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것을 실천하게 되어 기쁘기도 하지만 과연 선수생활도 없이 그냥 도장에서 학교 동아리에서 운동 삼아 배운 이 실력을 어떻게 하면 더 발전시킬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가지게됩니다.
하지만 운이 좋은지 ... 선수출신의 후배가 도와주고 여름동안 살도 8키로 빼서 몸이 많이 가벼워져 전에는 하기 힘든 것을 하게 되어 든든하기도 합니다.
발목은 피로골절이라서 맨소래담 로션으로 버티고 있지만 마음은 그리고 나의 이상은 이미 저 앞에 있고 몸도 거기에 따라 가고 있습니다.
이 황무지 같은 영국 땅에 제대로 태권도를 보급하고 싶은 그 맘은 확고해지네요. 그리고 태권도를 통하여 나의 나라 대한민국을 더 알릴 수 있다면 더 좋을 거 같습니다. 아니 그렇게 할 것이구요.
그리고 또 한가지, 일본애들이 매달 하다시피 하던 대영박물관에서의 공연을 이제는 막연하게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과 유단자협회 동료들과 꼭 이루어보고 싶습니다.
첫댓글 너무 멋져요.!!산적님...너무 보람되게 생활하시는 모습 정말 감동합니다..행복하세요..
박수 짝짝짝 짝짝!!
감사합니다. 정모때 뵙죠. 별다른 일 없으면 참석할 생각입니다
정말루 멋지시네여.. 화이팅~! ^^ 힘내여..